COLUMN

근검절약이 낳은 가치, 포르쉐 993 카레라 4S

포르쉐 스포츠카의 70년 역사를 기리기 위해 우리가 시대와 상관없이 가장 좋아하는 석 대를 모았다

2018.11.19

포르쉐 993 카레라 4S

 

앞모습

1. 휠 둘레로 이렇게 부풀어 오른 부분들은 프리미엄 소형 스포츠카였던 오리지널 911과 고성능차의 상징인 최신예 911 간의 차이를 보여준다.
2. 신비롭게 다듬어 깔끔하게 흐르는 면이 헤드램프에서 앞쪽 휠 둘레로 매끈하게 이어진다. 그 뒤로는 짤막한 펜더와 도어의 표면으로 움푹하게 파여 들어간다.
3. 보닛에 있는 이 흡기구는 단조롭고 부드럽게 흐르는 표면에 멋진 마침표를 찍는다. 시각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만 차의 윤곽을 손상시키지는 않는다.
4. 이렇게 휘감듯 보닛과 펜더, 범퍼를 구분하며 꺾이는 선은 그저 우아할 뿐 요란스럽지 않다. 처음 훑어봤을 때는 전반적인 의도를 제대로 알아차릴 수 없다. 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볼수록 강력한 시각적 표현을 담고 있다.
5. 미안하지만 둥글고 기운 형태의 헤드램프가 없다면 제아무리 911의 변형 모델이라 해도 완벽한 포르쉐로 대접받을 수 없다. 이렇게 테두리를 최소화하고 투명한 부분을 극대화한 형태는 그야말로 고전이다.
6. 범퍼 정면 아래쪽에 있는 세 개의 수수한 공기흡입구는 형태가 잘 빚어졌다. 다만 단순히 형태만으로는 별다른 주의를 끌지 못한다.
7. 앞쪽 모서리에 자리한 램프 클러스터도 마찬가지로 요란스럽지 않고 우아하다. 더불어 검은색 고무 범퍼 지지대가 시작되는 부분이기도 한다.
8. 이 공기흡입구의 세부 모습은 퍽 재미있다. 그러나 차 가까이에 서 있는 사람에게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여름, 나는 지금까지 접했던 사람 중 가장 훌륭한 디자인 개념을 품고 있는 친구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는 자동차와 관련된 작업을 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새 프로젝트를 실천하는 최고의 방법은 이미 존재하고 있으며 언제든 쓸 수 있는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라는 그의 이야기는 포르쉐의 경영 철학을 완벽하게 요약했다고 느꼈다. 1948년 자동차 회사로서 소박하게 첫발을 내디딘 포르쉐에 감정을 이입해보면 오스트리아 그뮌트의 제재소에 있던 튼튼한 끈이 바로 그런 역할을 했으리라고 상상하게 된다. 문자 그대로 쓰레기를 가지고 보석을 만들 듯, 그들은 군용 퀴벨바겐에서 쓸 수 있는 부품을 모조리 끌어모으는 한편 폭스바겐 오스트리아 딜러에게서 얻은 부품까지 더해 폭스바겐 핫로드를 만들었다.

 

정교한 핫로드인 건 틀림없지만, 기름 덜 먹는 작은 차를 뜯어 고쳤다는 사실만은 변함이 없다. 가장 좋은 부품들만 남겨두고 생김새와 성능 등을 모두 바꿔버렸다. 캘리포니아에 돌아온 미군들이 구형 포드 차를 개조한 것과 그들이 한 일은 근본적으로 같았다. 다만 가장 큰 차이는 소재로 쓰인 그 값싼 차가 포르쉐 엔지니어들이 직접 설계했던 바로 그 차였다는 점이다.

 

내가 오래전부터 좋아하는 문구가 있다. ‘모든 기능을 쓰고, 없어질 때까지 쓰고, 잘 관리해서 쓰고, 쓸데없이 쓰지 말라.’ 미국 퀘이커 교도들로부터 비롯돼 대공황 시기에 널리 쓰인 말이다. 고귀한 포르쉐 356에서도 비록 몇 가지 나쁜 점들이 끝까지 남아 있었지만, 포르쉐는 폭스바겐 부품 활용이라는 개념을 사실상 시작할 때부터 끝까지 유지했다. 911이 완전히 356을 대체할 때까지 오랫동안 그런 개념을 잘 관리했다. 911은 초기 설계가 무척 빈약했다. 그 모델들이 그리 좋은 차는 아니었다는 점을 돌이켜보면, 페리 포르쉐가 911 개발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한스 토말라를 밀어낸 건 잘한 일이다. 물론 당시만 해도 포르쉐 AG는 너무 가난했다. 이미 마련한 자금 대부분을 써버려 완전한 대체 모델을 준비할 수 있는 설비조차 갖추지 못했다. 포르쉐는 911로 회사를 잘 꾸려나가야만 했다. 911은 50년에 걸쳐 꾸준히 높이 평가받았다. 성공작으로 도약하며 제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내가 좋아하는 문구의 마지막 문장인 ‘쓸데없이 쓰지 말라’는 부분도 포르쉐는 잘 해냈다. 50년이라는 시간 동안 포르쉐는 냉각 시스템에 들어가는 라디에이터와 냉각수 펌프, 파이프, 호스 등 자잘한 부품 없이 잘 버텼다. 덕분에 다른 영역에 투자할 수 있었다.

 

창립 후 50년 동안 포르쉐 AG는 엔지니어링 컨설팅과 특허 사용료, 다른 업체를 위한 자동차 설계로 수익을 내는 스포츠카 회사에 불과했다. 반면 오늘날 포르쉐는 SUV, 고급스러운 4도어 GT, 오리지널 356/1의 후손인 미드십 엔진 718 라인업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이렇게 이질적인 성격의 차를 만들면서도 명성을 얻을 수 있는 건 포르쉐의 모터스포츠 활동(분명 핵심 수익원은 아니다)과 언제나 빛을 잃지 않는 911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판매되고 있는 911은 사실상 수십 종류다. 1964년부터 100만 대 이상 만들어진 911은 지금껏 수백 가지 모델이 있었다. 대다수 사람들에게 911은 포르쉐 그 자체다. 올림픽 스키 챔피언인 장클로드 킬리와 기자 겸 사진가였던 베르나르 카이어가 몰고 출전했던 타르가 플로리오부터 지난 6월 르망 24시간 경주에 출전해 GT 클래스에서 우승한 경주차에 이르기까지, 911은 마칸을 모는 변두리 사람들조차 스타가 된 듯한 기분에 젖어들게 한다.

 

몇몇 애호가들은 더 고급스러운(게다가 더 무겁기까지 한) 그랜드투어링 카레라 모델들과는 달리 마지막 공랭식 포르쉐(1995~1998년 판매된 993)를 궁극적이고 가장 뛰어난 911 스포츠카로 여긴다. 사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디자인의 911은 993 카레라 4S다. 993 터보에서 고래 꼬리 모양 스포일러와 터보 엔진이 빠진 차다. 물론 최고출력이 겨우 130마력인 데다 작고 얇은 타이어를 끼운 오리지널 2.0리터 모델보다는 더 크고 강력하다. 아울러 에르빈 코멘다가 만든 폭스바겐 60K10 경주차에서 시작돼 모든 356과 911을 거쳐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형상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공기역학적 특성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지금은 믿기 어렵지만 911은 356처럼 단종돼 928로 대체될 예정이었다. 포르쉐 애호가 대부분이 절대 진정한 후속 모델로 인정하지 않는 바로 그 928 말이다.

 

928은 사실 개인적으로 엔진이 보닛 아래 들어간 포르쉐 중 최고의 디자인이라 여기는 차다. 어떤 사람들은 ‘포르쉐가 만든 콜벳’이라 부르기도 한다. 실제로도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1956년 GM 기술센터의 임시 공간에서 두 명의 젊은이가 차세대 콜벳 C2 개발을 맡아 함께 일했다. 한 사람은 차체 형태를 만드는 스타일리스트인 나였고, 다른 한 사람은 구조를 책임진 아나톨 래핀이었다. 우리는 C1보다 짧은 휠베이스임에도 V8 엔진을 뒤로 밀고 변속기를 뒤쪽으로 옮긴 차를 만들었다. 쉐보레는 수십 년이 더 지난 뒤 C5 콜벳에 이르러서야 그런 배치를 썼다. 하지만 포르쉐는 같은 개념으로 만든 928을 1977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였고 1995년까지 생산했다. 래핀은 ‘너의 콜벳을 포르쉐가 만들었다’며 놀림받았다. 실제로는 911처럼 차체 뒤에 엔진을 배치한 차가 미국에서 금지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포르쉐가 바로 그 차를 만든 이유다. 928은 1950년대 할리 얼 시대에 나왔을 법한 모든 GM 디자인보다 훨씬 더 멋졌다. 당시 포르쉐의 엔지니어링은 당연히 쉐보레보다 한결 세련됐다. 타기 쉽고, 몰기 쉽고, 편안하고, 믿음직한 928 S4는 내게 역대 가장 뛰어난 일상용 고성능 GT였다. 928이 미국인들의 아이디어에서 크게 영향을 받은 것과 더불어 포르쉐 CEO 자리를 넘겨받은 지 3주 만에 911 단종 계획을 뒤집은 페터 슈츠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베를린에서 태어나긴 했지만 시카고에서 자란 미국 사람이었다. 그의 결정은 포르쉐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영원히 감사해야 할 일이다.

 

911을 기반으로 하는 경주차와는 별개로, 포르쉐는 자동차경주 영역에서만큼은 최초의 356/1과 같은 미드 엔진 배치에 충실했다. 1953년 파리 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인 550 스파이더가 그 시작이었다. 1954년 열린 카레라 파나메리카나 경주에서 두 대의 4.5리터 페라리에 이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자이언트 킬러’라는 명성을 포르쉐에 안겼다(다른 550 한 대는 4위를 차지했다). 국제 모터스포츠 대회 중 가장 험하다는 타르가 플로리오 경주에서도 1956년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미드십 구조에서도 포르쉐의 명성은 더욱 굳건해졌다.

 

550 중 일부는 고속 교통수단으로 쓰이기도 했다. 유럽의 개방형 도로에 속도제한이 없던 시절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550으로 공연을 위해 여러 곳을 빠르게 오간 일화는 유명하다. 그러나 특별판으로 생산 및 판매된 경주용 스포츠카 가운데 내가 가장 흥미롭게 여기는 차는 904 쿠페다. 가족들이 ‘부치’라고 부른 페르디난트 포르쉐 3세가 디자인했다. 포르쉐 AG는 911도 모두 그 스스로 디자인했다고 생각하기를 바랄 것이다. 포르쉐의 역사를 보여주는 사진에서 에르빈 코멘다를 잘라낼 정도였으니 말이다. 무슨 소련 시절 정치국원들이 눈 밖에 난 정치인들 취급하는 꼴도 아니고 말이다.

 

904는 형식 표시를 유지할 수 있었다. 당시 포르쉐의 새 프로젝트인 901을 911로 바꾸게 했던 푸조가 작명법에 관한 권리를 행사하기 전이었다. 904는 포르쉐 교수가 1930년대 중반에 만든(그리고 당연히 폭스바겐과 모든 포르쉐 356에 이어진) 아우토 우니온 그랑프리 경주차의 서스펜션 배치에서 벗어난 첫 번째 포르쉐 경주차였다. 포르쉐 최초로 만든 유리섬유 차체는 조금 무거웠고 매우 부적절했다. 차체를 만드는 데 잘게 부순 유리섬유를 분사하는 기술을 썼는데 갈라지기 쉬웠다. 중량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 작은 유람선을 만들기엔 괜찮았지만 경주차를 만들기엔 적합하지 않았다. 그러나 904는 전형적인 포르쉐의 앞모습을 비롯해 의도한 목적에 맞게 아주 멋지게 디자인된 잘생긴 야수가 분명하다. 1964년 타르가 플로리오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는 사실은 잘 만들어진 차임을 입증하기에도 충분하다.

 

디자이너 제리 컴버스는 래핀과 내가 일하던 시기에 GM 스타일링 부서에 함께 있었다. 그는 경주용이 아니라 승용차로 쓰였던 904를 비롯해 여섯 대의 포르쉐를 소유했다. 당시 그가 살고 있던 샌프란시스코는 이국적인 차를 몰기에 알맞은 도시는 아니었다. 그는 “높이가 채 1미터도 되지 않는 쿠페는 교통 정체가 심한 곳에서 몰고 다니기에 적절한 차는 아니”라며, “범퍼가 없어 어디에 주차하든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 차는 원래 네덜란드 경주팀이 가지고 있었다. 모든 904 중 국제 대회에서 가장 많이 우승한 차였다. 부품 수급 때문에 결국 차를 팔게 됐지만 그는 “기회가 되면 여전히 904를 살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포르쉐 993 카레라 4S

 

실내사진에 보이는 차는 몇 가지 액세서리를 더한 상태다. 911 소유자들이 이따금씩 약간 손대는 부분이다. 모든 사람이 바닥에 깔린 가죽 매트를 정당화하지는 않을 것이다. 포르쉐 공장에서 출고한 차들은 전혀 그럴 리 없으니까. 물론 그렇게 한다면 수입은 조금 늘겠다.

1. 풋레스트 쪽에서 바라보면 페달이 스티어링 컬럼과 운전자 몸 중심선에서 오른쪽으로 무척 날카롭게 파고든 것을 알아챌 수 있다. 어색해 보이기는 해도, 나는 어느 세대든 관계없이 911을 몰 때 그런 것이 성가셨던 적이 없다.
2. 얕고 둥글게 튀어나와 운전석을 곧게 가로지른 이 부분은 어처구니없을 만큼 단순하다. 하지만 멋지면서도 무미건조하고, 또 그러면서 실용적인 대시보드의 기준선이 된다. 화려하지도, 과장되지도 않게 꾸며서 진지한 운전자에게는 아주 이상적인 환경이다.
3. 태코미터는 당연히 있어야 할 자리에 있다. 운전자가 시선을 최소한으로 옮겨도 볼 수 있는 곳에 있다는 얘기다.
4. 요즘 에어백은 더 작아졌지만, 제법 큰 이 가운데 에어백 수납공간은 카레라 4S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까지 주진 않는다.
5. 가죽으로 감싼 포르쉐의 변속기 레버는 운전자가 다루는 장치들에 약간의 품격을 더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기어 레버가 알맞은 위치에 있고 또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됐다는 사실이다. 레버의 움직임은 정확하고 운동감각적으로 만족스럽다.
6. 역시 요란하지 않고 담백하며 솔직하다. 오롯이 기능에만 충실한, 단순한 디자인이다. 좌석은 보기 좋고 편안하면서 만듦새까지 훌륭하다. 356을 내놓았던 초기부터 줄곧 그랬지만.

 

포르쉐 993 카레라 4S

 

옆모습1. 뒤 유리 밑 그릴 주변에 살짝 솟은 부분 아래 있는 데크 끝부분은 위쪽으로 약간 곡선을 그리며 반사된다. 이는 시각적으로 911의 차체가 길어 보이는 효과를 낸다.
2. 옆을 정면에서 봤을 때 미묘하게 다듬은 측면 뒤쪽 연장선 역시 차체를 길어 보이게 한다.
3. 앞뒤 휠아치 사이 문턱 아래로부터 비롯된 선들로 이렇게 차체 표면까지 변화를 줌으로써 멋지게 차별화했다. 거의 모든 종류의 차들은 여전히 평평하고 단순한 띠 모양을 널리 쓰고 있다.

 

포르쉐 993 카레라 4S

 

뒷모습1. 차폭 전체를 감싸는 테일램프는 기본적으로 미국 자동차업계의 아이디어를 가져온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하며 솔직하고 만족스러운 디자인 해법이 담긴 미국차는 없었다.
2. 중앙 보조제동등을 달기 위해 추가한 패널은 단정하며 나무랄 데가 없다.
3. 차체 가장 넓은 부분은 뒷바퀴 위로 튀어나온 뒤 펜더의 표면이 만들어낸다. 여기서부터 시작해 부드럽게 뒤쪽으로 흐르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위쪽으로는 떡 벌어진 어깨를 연상시키는데 옆에서 보면 깔끔한 반사광을 만들어낸다.
4. 철제 도어는 원래 모습 그대로지만 문턱 아래는 끝부분이 얕은 곡선을 그리며 팽팽하게 뻗었고 약간 튀어나왔다. 바로 이 부분이 펜더의 튀어나온 부분으로 이어지며 캐릭터 라인 역할을 한다. 그러면서 시각적으로 차체를 길어 보이게 만든다.
5. 차체 뒷부분을 감싸는 모서리 사이 아래쪽 턱에 페인트의 변화로 생긴 강렬한 수평선이 놓였다. 양 끝으로 쭉 펼쳐질 뻔했지만 배기구를 넣기 위해 파놓은 부분이 가로막았다.
6. 범퍼에 달린 고무는 그리 어색해 보이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이다.

 

 

포르쉐 928 S4
 

1. C 필러가 기둥처럼 서 있는데도 928의 시야는 정말 좋았다. 이탈리아산 경쟁모델 대다수는 물론이고 콜벳보다도 확실히 더 나았다.
2. 코너 램프가 단정하고 깔끔하다. 램프는 탄성 있는 재질의 범퍼 표면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충분히 들어가 있다. 앞모습은 전체적으로 포르쉐임을 금세 알아볼 수 있다. 당시에는 깔끔한 처리였다.
3. 포르쉐는 폭스바겐과 포르쉐가 함께 만든 914를 통해 헤드램프가 돋보이지 않는 차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뒤로 나온 모든 포르쉐 차들은 헤드램프를 눈에 확 띄도록 만들었다. 실제 쓰려면 이렇게 팝업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4. 이 작은 공기흡입구가 커다란 엔진을 냉각하기에 알맞으면서 에어컨은 물론 실내 통풍까지 처리했다는 사실이 조금 놀랍다. 그러나 실제로 그랬다.
5. 신축성이 있는 이 작은 충격흡수용 띠는 아마도 차체에서 가장 넓은 부분에 필요했겠지만 없는 쪽이 더 보기 좋았겠다.

 

포르쉐 904 GTS

 

1. 문 바로 뒤에 있는 공기흡입구는 리어 미드십 쿠페로서 시대를 앞선 것이었다. 하지만 이 차가 무척 오래전에 달리기는 했어도 그 옛날 영국식 고정용 띠를 두른 것은 좀 지나치다는 느낌이 든다.
2. 길쭉한 헤드램프 커버는 이탈리아 코치빌더들이 썼던 날렵한 타원형이 아니다. 곧게 뻗은 안쪽 선이 뚜렷하게 보닛(띠를 두르지는 않았다)을 파고든다.
3. 기다란 앞부분 끝단은 극단적으로 날렵해 보인다. 하지만 거의 대칭인 형태를 미루어 짐작하건대 차체 앞쪽에 많은 양력이 생성됐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차들을 구상한 시절에는 아무도 그런 것을 자세히 알지 못했다.
4. 차 전체를 둘러싸며 차체에 뚜렷한 수평적 기준을 만드는 이 움푹 파인 선은 시각적으로 차체를 멋지게 강조한다. 하지만 나중에 나온 캔암 경주차들과 달리 실제 파이프 용접 섀시 구조와는 관계가 없어 보인다.
5. 합금 성형 제품도 있었겠지만, 356에 쓰였던 프레스 성형 휠의 소재는 아마도 강판인 것 같다.

 

GM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할리 얼의 눈에 띄어 GM 디자인실에 입사했다. 하지만 1세대 콜벳 스타일링 등에 관여했던 그는 이내 GM을 떠났고 1960년대부터는 프리랜서 디자인 컨설턴트로 활약했다. 그의 디자인 영역은 레이싱카와 투어링카, 다수의 소형 항공기, 보트, 심지어  생태건축까지 아울렀다. 디자인과 디자이너에 대한 그의 강직하고 수준 높은 비평은 전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1985년 <모터 트렌드> 자매지인 <오토모빌>의 자동차 디자인 담당 편집자로 초빙됐고 지금까지도 매달 <오토모빌> 지면을 통해 날카로운 카 디자인 비평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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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고정식PHOTO : Jade Nel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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