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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쉐보레 볼트 EV

기름으로 가든, 전기로 가든 연료를 준비해놓지 않으면 이런 꼴을 당할 수 있다

2019.01.24

 

뭔가 안 좋은 결말이 갑자기 떠올라도 ‘설마’ 하며 넘기는 편이다. 그렇게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끔 촉이 이상하게 곤두설 때가 있다. 평소엔 잘 생각나지 않는 최악의 결말이 떠오르면서 불길한 기운이 엄습할 때. 그날이 바로 그랬다.

 

촬영이 있어 전라북도 부안으로 내려가는 길이었다. 바쁜 일상에 치이느라 충전을 양껏 하지 못한 채 서울에서 출발했다. 다행히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충전소가 있어 걱정은 되지 않았다. 부안으로 가는 길에 적당한 휴게소에 들러 충전기를 물려놓고 간단한 아침 겸 점심을 먹으면 될 일이니까.

 

전기차는 길이 좀 막혀야 연비가 좋아진다. 특히 볼트 EV는 운전대 왼쪽 뒤편에 리젠 온 디맨드 버튼이 붙어 있는데, 이걸 꾹 누르면 회생제동이 된다. 브레이크를 밟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전력이 충전되고 차가 정지할 때까지 누르고 있으면 오토 홀드 기능까지 된다. 길이 막히면 차를 멈출 때마다 회생제동을 할 수 있어 전력 소모량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고속주행을 하면 배터리도 덩달아 신나게 방전된다. 요즘처럼 추운 날엔 그 속도가 더 빨라진다.

 

 

그날은 웬일로 도로에 차가 별로 없었다. 초겨울에 들어서 기온도 낮았다. 차의 주행가능거리는 내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었다. 속도를 줄여 에코 모드로 달려봤지만 규정 속도가 높은 고속도로에선 큰 효과를 보기 어려웠다. 안성휴게소까지 갈 수 있는 전력은 충분했지만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그런데 혹시 충전기가 고장 났으면 어떡하지?

 

안성휴게소에 도착했을 때 남은 주행가능거리는 약 10킬로미터. 안도의 숨을 내쉬고 충전기를 찾았다. 그런데 어디에도 충전기는 보이지 않았다. 예감이 좋지 않았다. 전국의 전기차 충전소를 알려주는 앱을 열었다. 앱은 당당히 안성휴게소의 급속 충전기 표시를 보여주고 있었다. 결국 안내소로 가서 충전기 위치를 물었는데, 주유소 공사를 하면서 충전기도 잠시 철거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가까운 충전소를 찾았다. 5킬로미터 이내 대형마트에 충전기가 있었지만 휴게소가 고속도로에 있는지라 경로는 돌고 돌아 20킬로미터가 넘는다. 결국 차와 함께 휴게소에 발이 꽁꽁 묶였다.

 

현대차는 이럴 때를 대비해 아이오닉 일렉트릭 운전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를 제공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쉐보레 고객 센터에 전화를 걸어 사정을 이야기하니 도와줄 수 없다고 했다. 올해 볼트 EV는 국내에서 5000대 가까이 팔렸지만, 한국지엠은 아직 이런 서비스를 제공할 단계는 아닌가 보다. 하는 수 없이 보험회사에 전화를 걸어 견인차를 불렀다. 30분 뒤 견인차에 볼트 EV를 싣고 다음 휴게소로 향했다. 이동하면서 ‘이럴 땐 참 전기차가 불편하다’는 생각을 했다. 견인차 기사 아저씨가 말했다. “요새 안성휴게소 출동이 많아졌어요. 여기 주유소가 없어지면서 남은 기름이 간당간당한 차들이 견인 서비스를 많이 요청하더라고요.” 기름으로 가든, 전기로 가든 연료를 준비해놓지 않으면 이런 꼴을 당할 수 있다.글_조두현(프리랜서 PD)

 

 

CHEVROLET BOLT EV

가격 4779만원 레이아웃 앞 모터, FWD, 5인승, 5도어 해치백 엔진 영구자석 AC 모터, 204마력, 36.7kg·m 무게 1620kg 휠베이스 2600mm 길이×너비×높이 4165×1765×1610mm 연비(복합) 5.5km/kWh CO₂ 배출량 0g/km

 

구입 시기 2018년 5월 총 주행거리 2만2000km 평균연비 5.5km/kWh 월 주행거리 400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5만원(충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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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조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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