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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앞에 사그라지는 열정, KTM 390 듀크

모터사이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면 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접는다. 나 자신뿐 아니라 타인의 안전을 위해 얌전히 내년 시즌을 기다려야 한다

2019.01.28

 

첫 시즌 오프가 예상보다 빨랐다. 모터사이클을 타고 고향 집을 찾은 김에 인근 지역을 탐방했다. 모터사이클 위에서 보는 재미는 쏠쏠했다. 하지만 서울로 돌아오는 길이 너무나도 힘들었다. 추위를 잘 타는 체질이 문제였다. 라이더 3개월 차로 열정은 충만했지만 추위 앞에서는 백기를 들어야 했다. 단풍이 한창인 가을에도 해가 떨어지면 추위에 몸을 떨었다. 그래서 10월부터는 핫팩과 기모 내피로 무장하고 달렸다. 날이 지날수록 사용하는 핫팩의 수도 점점 늘었다. 가슴과 하복부, 허리, 목덜미 등 한기가 드는 부위에는 무조건 붙였다.

 

11월 들어서는 보온과 방한에 더욱 철저히 대비했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양달과 응달의 기온 차가 극명해 몸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한여름, 허벅지 사이에서 100도를 웃돌았던 엔진도 기온이 떨어지자 몸을 전혀 데워주지 못했다. 온기는커녕 냉기마저 도는 듯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손끝 시림이다. 진즉 겨울용 글러브를 착용했고, 때에 따라 내피도 꼈다. 하지만 손가락 끝의 감각이 무뎌지는 것을 막을 순 없었다. 손끝 감각이 떨어지니 모터사이클 조작에도 문제가 생겼다.

 

우선, 오른쪽 손은 스로틀을 얼마나 감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래서인지 추위를 느낄수록 모터사이클 속력은 더욱 빨라졌다. 함께 라이딩을 즐기는 지인들이 속력을 늦추라고 할 정도였다. 당연히 속력이 높을수록 한기는 더욱 매서워졌고, 한기가 몸을 감싸는 시간이 오래 지속될수록 체력도 급격히 저하됐다. 클러치를 잡고 놓는 반응도 점차 느려졌다. 왼쪽 손가락 관절이 차례차례, 아주 천천히 겨우 움직였다. 이 같은 상황이 여러 차례 반복되자 지인들은 나에게 휴식을 권했다.

 

 

이렇게 모터사이클 첫 시즌을 마쳤다. 적어도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시작되는 11월 말까진 탈 수 있을 줄 알았다. 가을부터 장갑과 내복을 착용하는 나의 체질을 망각하고 말이다. 첫 시즌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오래 타고 싶었다. 욕심에 여러 방한 장비도 알아봤지만, 겨울철 도로 상황 등을 고려해 포기했다. 자칫 잘못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요새 모터사이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면 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접는다. 나 자신뿐 아니라 타인의 안전을 위해 얌전히 내년 시즌을 기다려야 한다. 다음 눈이 내리기 전에 KTM 영업사원에게 배터리 제거 방법을 물어봐야겠다.글_이주연(회사원)

 

 

KTM 390 DUKE

가격 719만원 엔진 수랭식 4스트로크 단기통, 44마력, 3.8kg·m 배기량 373cc 변속기 6단 수동 무게 149kg 시트 높이 830mm 휠베이스 1357mm 시동 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탱크 용량 15ℓ 서스펜션(앞, 뒤) 텔레스코픽, 모노 쇼크업소버

 

구입 시기 2018년 9월 총 주행거리 2330km 평균연비 26km/ℓ 월 주행거리 33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8만원(유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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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이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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