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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트 입은 독일 미남, 폭스바겐 아테온

자동차 얼짱계의 슈퍼루키다. 잘생긴 외모에 탄탄한 주행성능까지 겸비했다. 그런데, 매너는 좀 별로네?

2019.02.06

 

루키즘(Lookism), 우리말로 하면 외모 지상주의. 겉모습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을 일컫는다. 요즘은 외모 지상주의가 만연해 ‘외모도 스펙’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사람을 겉으로만 평가하면 안 되지만, 나도 모르게 멋지고 예쁜 외모에 끌리는 것은 막을 방도가 없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건 인간의 본능이니까. 그렇다면 자동차는 어떨까? 철저하게 외모로만 평가받을 정도로 루키즘이 강조되는 시장이다. 아무리 성능 좋은 차를 만들더라도 못생긴 외모로는 승산이 없다. 못생긴 외모를 들이댔다가는 소비자에게 무참히 외면받는다. 그래서 일단 자동차는 잘생기고 봐야 한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최근 아테온을 출시하면서 대놓고 잘생긴 차라며 당당하게 자랑했다.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 슈테판 크랍이 “아테온은 폭스바겐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모델”이라고 강조했을 정도다. 아테온에 내걸린 캐치프레이즈도 ‘차, 그 이상의 아름다움’이다. 출시 행사장의 분위기도 남다르다. ‘디 아테온(The Art:eon)’이라는 아트&라이프스타일 하우스를 열고, 아테온 전시와 함께 아테온을 표현하는 예술 작품으로 채웠다. 아니, 얼마나 아름답고 멋지길래? 폭스바겐 브랜드는 수수한 외모에 실용성으로 승부 보던 브랜드 아니었나?

 

 

솔직히 잘생기긴 했다. 아테온의 얼굴을 보자마자 혹했다. 익숙한 느낌의 폭스바겐 얼굴을 갖추긴 했는데, 지금까지 봐왔던 심심한 분위기는 아니다. 얼굴에선 강인함이 느껴졌고 몸매는 다부졌다. 특히 저 부리부리한 눈매, 주간주행등이 길게 뻗은 라디에이터그릴과 이어지면서 인상적인 눈빛을 만들어냈다. 또 입체적인 조형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표정도 달라진다.

 

 

아테온은 CC의 뒤를 잇는 쿠페형 세단이다. 세단이지만 섹시한 힙라인을 가졌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 라인은 더욱 아찔해졌다. CC의 트렁크는 뒤창과 분리된 형태였는데, 아테온은 뒤가 통째로 열리는 해치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뒤꽁무니가 더욱 날렵하게 빠졌다. 물론 MQB 플랫폼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휠베이스가 2840mm 늘어났다. 덕분에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아졌다. 비율만 좋아졌을까? 실내 공간도 넓어졌다. 처음엔 쿠페 라인을 가졌으니까 2열 헤드룸이 비좁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트의 각을 눕히고 헤드라이너를 깊게 파면서 적당한 머리공간을 만들어냈다.

 

넉넉한 것은 아니어도 성인이 앉는 데 큰 문제는 없다. 뒷좌석에선 바닥 위로 높게 솟은 센터터널이 걸릴 뿐이다. 국내에선 판매되지 않지만 아테온에는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갖춘 4모션 모델이 있다. 뒤쪽에 동력을 보내기 위해 만들어놓은 프로펠러 샤프트 공간이 있는데 이게 꽤 높다. 가운데 앉는 사람은 의도치 않게 ‘쩍벌 포즈’를 취해야 한다.

 

 

운전석에서 바라보는 인테리어 분위기는 다소 심심하다. 심지어 아랫급 모델인 파사트 GT와 인테리어 레이아웃이 똑같다. 그래도 나름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모델인데, 고급감을 좀 더 높이거나 약간의 변화라도 줬어야 하는 거 아닌가?

 

또 다양한 편의 기능을 잘 갖추고 있으나 사용성은 그리 편하지 않다. 특히 열선 및 통풍시트가 그렇다. 버튼을 눌러 3단계로 조절은 할 수 있다. 그런데 열선에서 통풍으로 또는 통풍에서 열선으로 변경하려면 조작 버튼을 눌렀을 때 터치 디스플레이에 뜨는 화면을 한 번 더 만져야 한다. 정차 중에나 할 만하지 달릴 때는 영 불편하다. 버튼 하나만 더 넣어줬어도 한결 쉬웠을 텐데…. 그리고 스티어링휠 열선 버튼은 또 왜 이리도 멀리 있는지. 조수석에 앉은 사람에게 버튼 좀 눌러달라고 부탁해야 할 판이다.

 

 

직렬 4기통 2.0ℓ TDI 디젤엔진도 같다.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낸다. 다행히 변속기는 단수 하나 더 추가한 7단 듀얼클러치(DSG). 엔진의 힘을 더 효율적으로 나누겠지만, 주행에서 느껴지는 체감은 거의 없다. 복합연비도 15.0km/ℓ로 비슷한 수준. 그래도 일단 1900rpm에서부터 뿜어지는 최대토크 덕에 초반 가속이 경쾌하다. 힘을 맹렬하게 쏟아내는 타입은 아니지만, 기대되는 성능은 충분히 나온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7.7초. 최고 속도는 시속 239km다.

 

격벽을 넘어 차체 안으로 들이치는 엔진의 소음과 진동은 꽤 거친 편이다. 물론 겨울이라 엔진이 쉽게 열을 올리지 못해 더 걸걸한 사운드를 냈을 수도 있다. ‘차는 조용하고 안락한 게 최고야!’라고 외치는 사람은 사실 아테온과 그리 잘 맞는 타입은 아니다.

 

 

그건 시트에 앉는 순간부터 알 수 있다. 아테온의 시트는 몸을 잘 잡아주지만 약간 딱딱하다. 또 그에 못지않게 서스펜션도 단단하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어느 정도 억제하긴 하지만 굴곡과 흐름은 엉덩이로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이러한 하체 세팅은 코너를 만났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차체 기울어짐이 적어 원심력에 잘 대응하고, 스티어링휠을 감는 대로 코너 안쪽으로 깊게 파고든다. 콘티넨탈 콘티에코콘택트 5(245/45 R18) 타이어도 노면을 꽤 쫀쫀하게 움켜쥔다. 고성능 타이어도 아니고 노면 온도도 낮은 상황인데 타이어가 의외로 열일했다. 고속에서도 흐트러짐이 적다. 거친 풍절음에 정신없긴 하지만, 차체에서 느껴지는 안정감은 뛰어나다. 튼실한 하체를 믿고 더 극적으로 몰아보지만, 변속기가 다소 소극적이다. 내구성을 염두에 둔 세팅으로 하드코어 하게 변속하지는 않는다. rpm을 더 높게 가져가기 위해 왼쪽 패들시프트를 당겨보지만 쉽사리 저단을 내주진 않는다.

 

 

거동을 느껴보기 위해 차체를 요리조리 돌리는 동안 차선이탈 방지 기능이 자꾸 방해했다. 잠시 기능을 꺼놓기 위해 왼쪽, 오른쪽을 살펴봤는데 기능해제 버튼이 안 보인다. 결국 끄지 못한 채 안전하게 몰아야 했다. 정차한 다음 찬찬히 살폈으나 그 기능만 해제할 수 있는 버튼은 따로 있지 않았다. 주행 보조 시스템 기능을 끄려면 터치 디스플레이를 여러 번 만져 조작하든지, 방향지시등 레버 끝에 달린 버튼을 눌러 주행 보조 시스템 창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도 몇 번의 조작을 더 거쳐야 기능을 해제할 수 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멋진데 사용성은 왜 이리 번거로운지 참, 이제는 독일차도 국산차의 편리함을 배워야 한다. 그래도 아테온은 폭스바겐의 탄탄한 기본기를 잘 전수받은 독일 미남이다. 소비자를 유혹하기 위해 잘 다려진 슈트까지 꺼내 입었다. 그런데 외모만 가꿀 줄 알았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매너는 아직 제대로 터득하지 못했다. 겉모습에 걸맞은 친절한 매너까지 갖춘다면 금상첨화일 텐데.

 

VOLKSWAGEN ARTEON 2.0 TDI ELEGANCE PRESTIGE

기본 가격 5711만1000원(2018년형) 레이아웃 앞 엔진, FWD, 5인승, 5도어 해치백 엔진 직렬 4기통 2.0ℓ 디젤, 190마력, 40.8kg·m 변속기 듀얼클러치 7단 자동 공차중량 1684kg 휠베이스 2840mm 길이×너비×높이 4860×1870×1450mm 연비(시내, 고속도로, 복합) 13.6, 17.2, 15.0km/ℓ CO₂ 배출량 125g/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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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안정환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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