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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의 레이스에 의한 레이스를 위한, BMW M8 GTE

M8 GTE 경주차를 맛보다

2019.03.13

조준 사격 운전석에 앉아 벨트를 단단하게 매자. M8 GTE는 포르쉐, 페라리, 쉐보레, 애스턴마틴을 정조준한다.

 

최근까지 활약한 BMW의 M6 GTLM 클래스 경주차는 최고 수준에 도달한 GT3다. 독일 운전자들을 위해 제작된 판매용 경주차인 M6 GT3와 뿌리가 같다. 반면 신형 M8 GTE는 타협이 없는 순수한 경주차다. 이미 르망 내구레이스에 출전했고 올해엔 북미에서 열리는 IMSA 웨더테크 스포츠카 챔피언십에도 출전한다. M8 GTE는 훌륭한 공력 효율과 뛰어난 안정성, 세련된 전자장비 등이 특징이다. 결론은 운전하기 쉽다는 얘기다. 하지만 에스토릴 서킷에 내린 전날 폭우 때문에 이런 좋은 조건들이 운전자의 신경을 안정시키는 데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서킷 랩타임 기록을 세우려고 하지 않아도 M8 GTE와 함께하니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어마어마한 자동차의 숫자들이 그리 과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심지어 최고출력 600마력이 넘는 ‘베이비’ 슈퍼카라 할지라도 말이다. 마력당 무게비가 자동차가 만들어내는 이야기의 전부라고 말할 수는 없다. GTE 경주차는 맥라렌 세나(약 816kg)보다 훨씬 무거운 998kg의 다운포스를 만든다. 아무리 날씨가 춥고 노면이 젖었어도 M8 GTE는 일반도로용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의 뇌를 뒤흔들 정도의 코너링과 제동 성능을 가져야만 한다.

 

 

V8 트윈터보 엔진은 익숙하다. M5 및 일반도로용 M8의 엔진과 기본 구조가 같지만 GTE 규정에 맞게 배기량만 4395cc에서 3981cc로 줄였다. 최고출력은 각 경주의 퍼포먼스 밸런스 규정에 따라 500~550마력으로 맞췄다. 탄소섬유를 곳곳에 사용해 차체 무게는 1225kg으로 가볍다. 변속기는 6단 시퀀셜 방식이다. 그 외에도 M8 GTE에는 탄소섬유로 만든 프로펠러 샤프트, 조절식 리미티드 슬립 디퍼렌셜, 탄소섬유로 된 클러치 등이 들어간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더블위시본이며, 4단계 조절 댐퍼가 들어간다.

 

 

옆구리가 엄청나게 쪼이는 운전석에 오르는 일은 힘들다. 다리에 쥐가 날 것 같다. 타고 내리는 것을 우아하게 하려면 수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시야는 좋다. 앞에는 엔진 설정, 와이퍼, 그 밖의 여러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빨간색, 녹색, 파란색, 하얀색 버튼 16개와 7개의 다이얼이 더해진, 직사각형에 가까운 운전대가 있다. 운전자는 양쪽 손잡이에 그저 손가락을 올려놓고 다이얼로 트랙션 컨트롤(왼쪽)과 ABS(오른쪽)를 조절하면 된다. 온도, 변속기 단수, 속도, 엔진 회전수를 보여주는 LED 화면도 있다. 대시보드 중앙에 있어야 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자리에는 뒤를 보여주는 디스플레이가 자리한다. 시트는 고정식이지만 페달 박스와 운전대는 조절할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적당히 위협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클러치는 무겁고 왼쪽이 치우쳐 있다. 드라이버는 오직 출발과 정지 때에만 클러치를 사용한다. 50% 이상으로 스로틀을 열고 시속 56km까지는 클러치를 밟아 정지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M8은 엄청난 굉음과 함께 출발하지만 야단스럽지는 않다. 웨트 타이어를 미리 예열해놓았다. 트랙은 기분 나쁘게 축축했다. 하지만 점차 마르고 있었다. 에스토릴 서킷은 1년 내내 이렇다. 트랙이 마를 것이라 기대하면 소나기가 내리곤 한다.

 

스티어링은 약간 무겁지만 피드백이 가득하다. 공기를 정밀하게 압축해 작동되는 변속기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고 섬세함이 느껴진다. ABS가 없는 브레이크는 환상적일 정도로 강력하다. 하지만 브레이크가 잠겨 자갈로 처박힐까 두려웠다. 실수를 줄이기 위해 상당히 여유를 두고 트랙을 달렸다. M8 GTE는 다운포스를 사용하기 위해 더 빠른 속도(약 82kg의 압력과 함께)로 달리라고 운전자를 부추긴다. 그리고 브레이크가 잠기는 것을 피하기 위해 속도를 줄이면서 다운포스를 없앤다.

 

 

직선 구간에서의 성능은 맥라렌 600LT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코너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언더스티어에 대한 두려움 없이 속도를 높이고 조금 더 일찍 스로틀을 열었다. 트랙션 컨트롤은 과하지 않다. 심지어 노면이 축축한 곳에서도 부산하거나 지나치게 개입하지 않는다. 한계를 점차 높이며 코너 안쪽으로 뛰어들어도 경이로운 모습으로 탈출한다. 차체 앞뒤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경주차는 겁을 주지만 BMW M8 GTE의 날렵함과 균형감은 즐거움을 준다.

 

오직 좌우로 좁게 이어지는 9번과 10번 언덕 코너에서 M8 GTE의 덩치가 드러난다. 운전자가 방향을 바꿀 때 어설프게 무게를 감추려는 듯하다. 구동력이 다른 코너에서처럼 황홀하지 않다. 물론 이런 모습은 곧바로 잊힌다. 13번 파라볼리카 코너는 절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오른쪽 코너다. 이곳에서 M8 GTE는 물기로 번들거리는 표면을 달리는데도 속도를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안정적이고 듬직하다. 직선 구간에 접어든 후 M8 GTE가 내뿜는 배기음은 세상을 놀라게 하고도 남을 정도다. 안정적이고 날렵하다. 아름다운 균형감을 자랑하면서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 뻔할 것 같지만 M8 GTE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일반도로용 M8도 M8 GTE와 같기를 소망한다.글_Jethro Boving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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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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