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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이 차를 들이셔야 합니다

이 땅의 어머니들에게 <모터트렌드>가 추천한다. 새로움과 우아함,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을 두루 갖춘 최고의 자동차는?

2019.03.21

 

한서진이 되고픈 어머니에게
DS DS 7 CROSSBACK

화제의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 재규어와 랜드로버 모델들이 각광을 받은 모양이다. 남성이 아닌 여성이 주인공인 흔치 않은 드라마는 대한민국을 뒤흔들 정도로 이슈를 만들었고, 상위 0.1%가 사는 상류사회의 이질적인 삶도 화제였다. 부유층 사회를 재조명한 드라마에서 예서 엄마가 레인지로버 벨라를, 김주영 선생이 XF를 탔다. 한두 번 탄 게 아니라 매회 여기저기 사방팔방 쏘다니며 차를 노출했고 그렇게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부자들의 차로 조명받았다.

 

레인지로버 벨라가 ‘멋진 여주인공이 타는 부자의 차’로 인식되면서 이 시대를 사는 부자 어머니들(강남 아줌마라고 해도 좋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될까? 천만의 말씀이다. 그녀들은 트렌드에 민감하다. 드라마에 노출되고 벨라를 찾는 이가 많아졌다는 것만으로도 그녀들에게는 이미 ‘한물간 것’이다. 그녀들은 트렌드를 좇지 않고 만들어가길 원한다. 벨라는 오히려 한서진 같은 부자 어머니가 되고자 하는 이들이 찾을 것이다. 그런데 진짜 부자 어머니들에겐 그저 벨라를 타는 곽미향으로 보일지 모른다.

 

곽미향처럼 보이지 않으려면 어떤 차를 타야 할까? 원래 자동차는 상품성과 제품력, 활용도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한서진이 되고자 하는 어머니에겐 특별한 가치와 이미지도 중요할 것이다. 트렌드를 앞서고 이끄는 안목이 있다는 것을 어필할 수 있어야 하고(허영), 누구에게나 시선을 끌어들일 만한 화려함(사치)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헤드램프만 화려한 게 아니다. 테일램프도 입체적으로 디자인했는데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더욱 빛난다.

 

단언컨대, 한국에선 DS 브랜드를 아는 이보다 모르는 이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이 차에 관심을 갖고 물어올 거다. 그럴 때 이렇게 말하면 된다. “프랑스 PSA 그룹의 최상위 럭셔리 브랜드입니다. 푸조, 시트로엥보다 위에 있지요.” DS는 원래 시트로엥의 고급 버전이었는데, PSA가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로 격상, 독립시켰다. 그리고 DS 7 크로스백은 DS 브랜드의 기함이다.

 

최신상 DS 7 크로스백은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를 응축해놓은 차다. SUV는 지금 가장 트렌디한 자동차 형태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SUV 판매량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많은 여성도 시야가 높고 타고 내리기 편한 SUV를 선호한다. 그런데 DS는 SUV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크로스백’이라고 한다. 옆으로 메는 가방이 아니라 엉덩이를 잘뚝하게 자른 크로스오버 SUV라는 뜻이다.

 

단순히 SUV 판매량이 많아지고 신상이라고 해서 이 차를 한서진 워너비에게 추천하는 건 아니다. 이 차는 명품의 나라 프랑스에서 만든 만큼 디테일에 강하다. 스마트키로 도어를 열면 헤드램프 안에 있는 3개의 수정 다이얼이 회전하며 영롱한 빛을 낸다. 이게 왜 필요한지는 모르겠는데, 신기하기도 하고 그 빛이 워낙 예뻐서 버튼을 계속 누르며 보게 된다. 그 밑에 있는 안개등은 이브닝드레스에 어울리는 귀고리 같은 느낌이다. 거대한 그릴 가운데 있는 DS 로고도 마치 금속 공예품 같다.

 

 

실내는 더 화려하다. 모든 게 가죽과 금속(물론 크롬이다)이다. 풀 LCD 계기반은 화려한 레이저쇼를 보는 듯하다. 각종 스위치와 버튼도 금속 공예물처럼 각과 날을 잔뜩 세웠다. 센터페시아 가장 위에 있는(찾기 어렵다) 시동버튼을 누르면, 버튼 바로 위에 있는 무언가가 회전하면서 모습을 나타낸다. 프랑스 프리미엄 시계 브랜드 B.R.M의 아날로그 시계다. 시계를 왜 이렇게 숨겨놔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나타났다 없어지고 하는 모양새가 우아하긴 하다. 그 아래 모니터는 큼직해서 좋다. 인터페이스 레이아웃이 뾰족뾰족한데 이게 이 차의 디자인 콘셉트다. 이 차는 안팎에서 모두 뾰족한 날을 세운다. 그릴도 실내 스피커도 각종 버튼과 토글스위치도 빛 반사를 유도하기 위해 각을 세웠다.

 

센터스택엔 윈도 스위치가 모여 있다. 윈도 스위치를 가운데에 둔 건 어떤 경우에라도 안전을 위해 왼손은 늘 운전대를 잡고 있으라는 깊은 뜻이 담겼다. 이 차에서 왼손이 운전대에서 떨어지는 경우는 도어를 여닫을 때, 트렁크를 열 때 정도다. 그러니까 차를 세웠을 때뿐이다. 승차감은 나긋하고 2.0ℓ 디젤 엔진은 부드럽게 움직인다. 디젤 특유의 진동도 잘 잡아냈다. 다만 급가속에서 토크스티어 현상이 약간씩 이는데, 우아하고 부드러운 어머니 운전엔 별문제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헤드램프에 수정을 넣어 회전시키고, 각종 버튼과 스위치에 각을 넣고, 아날로그 시계를 숨겨야 할 명확한 이유는 없다. 그런데 이런 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다. DS는 이런 다름으로 오너에게 특별한 가치를 선사하고자 한다. 그래서 차체 실내외 디테일을 세공하듯 세심하게 다듬었다. 명품과 제품의 차이는 디테일에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값이 아무리 비싸더라도 디테일이 약하고 특별한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면 명품으로서의 가치가 낮다. DS 7 크로스백은 레인지로버 벨라 값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벨라보다 희소하고 특별한 감성을 전달한다. 지금 이 순간, 트렌드세터가 되고 싶은 어머니에게 DS 7 크로스백을 추천한다.글_이진우


 

뿌듯함을 누리세요
LAND ROVER RANGE ROVER VELAR

10여 년 전만 해도 서울의 강남 일대를 주름잡던 모델은 렉서스 ES였다. 그러다 메르세데스 벤츠 E 클래스에 바통이 넘어갔고, SUV 열풍에 힘입어 잠깐 포르쉐 카이엔이 강남을 접수하는 듯하더니 요즘은 랜드로버 레인지로버가 위력을 떨치고 있다. 지금 강남 사모님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모델은 단연 레인지로버 형제들이다.

 

이 가운데 레인지로버 벨라는 최근 등장한 드라마의 인기로 인지도가 수직 상승 중이다. 전형적인 레인지로버 형제들과 달리 낮고 매끈한 차체와 우아한 실루엣은 여성들이 원하는 듬직하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SUV에도 부합한다. 차체는 크지만 시야가 널찍해 좁은 골목을 다닐 때도 신경이 곤두서지 않는다는 건 벨라, 아니 레인지로버 형제들의 큰 장점이다. 시트 위치가 높고, 앞 유리가 큼직해 보닛 끝까지 운전석에서 시원하게 보인다. 엉덩이를 착 감싸는 푸근한 시트에 앉아 운전대를 쥐면 다른 차들이 모두 발아래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도로를 내려다보며 운전하는 재미가 좋다. 안락한 시트와 큼직한 앞 유리 덕에 막히는 길에서도 조바심 대신 여유가 생긴다. 여유롭게 운전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커다란 SUV의 미덕이다.

 

 

벨라의 실내는 고급스럽기 그지없다. 시트는 물론 대시보드와 도어 안쪽에도 부드러운 가죽을 휘감았다. 특히 최고급 모델은 가죽에 유니언잭 무늬를 넣어 시트를 특별하게 꾸몄다. 앞자리 시트는 세 가지 메모리 기능은 물론 열선과 통풍도 갖췄다. 이 정도는 국산 소형 SUV에도 있는 편의장비 아니냐고? 하지만 고급스러움과 안락함이 남다르다. 시트에 앉으면 온몸이 푹 파묻히는 기분이다. 게다가 헤드레스트가 말캉말캉해 머리를 댔을 때의 느낌도 아주 좋다.

 

벨라는 레인지로버 형제들 가운데 두 개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놓인 센터페시아를 가장 먼저 물려받았다. 대시보드부터 센터콘솔까지 매끈하게 이어진 패널이 세련된 느낌을 잔뜩 풍긴다. 위쪽에 있는 디스플레이에서는 내비게이션을 세팅하거나 전화를 걸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아래에 있는 디스플레이에서는 시트와 실내 온도를 조절하거나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다. 차고를 낮추거나 높이는 것도 아래에 있는 디스플레이에서 해당하는 아이콘을 터치하면 된다. 반응은 꽤 빠르다. 스마트폰을 조작할 때처럼 손가락을 대거나 화면을 살살 넘기면 되는데 그때 느낌도 좋다. 그 아래 달린 둥근 다이얼은 재규어와 랜드로버에만 있는 특별한 기어변속 다이얼이다. 살짝 들고 돌리면 기어가 착착 바뀐다.

 

레인지로버 벨라는 오프로드에서 자신감을 주는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도 갖췄다.

 

레인지로버 모델 가운데 처음으로 가상 계기반도 달았다. 시동을 걸면 아무것도 없던 모니터에서 둥근 속도계와 RPM 게이지가 나타난다. 태코미터 사이에는 차의 각종 기능을 설정하는 메뉴를 띄울 수 있는데 운전대에 달린 메뉴 버튼을 누르면 된다. 지도를 띄우거나 태코미터 위치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속도계나 RPM 게이지만 띄울 수도 있다. 메뉴 버튼이 단박에 눌리지 않고 한 박자 뜸들이며 눌리는 게 조금 답답하긴 하지만 미래 자동차에 앉아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흐뭇하다.

 

운전대에도 버튼은 없다. 세로로 길쭉한 타원형 모양 터치스크린 패널이 양옆에 달렸다. 오디오를 조작하거나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을 세팅하거나 레인 어시스트와 열선 스티어링휠을 켤 수 있는데 레인 어시스트를 켠 다음 크루즈컨트롤을 세팅하면 잠깐이지만 준자율주행도 경험할 수 있다. 차가 스스로 차선을 지키며 달리고, 차선을 벗어나면 운전대를 꺾어 차선 안으로 넣어준다. 앞차와 속도가 너무 가까우면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아 간격도 벌린다. 첨단 느낌이 물씬한 SUV에서 각종 첨단 장비를 경험하다 보니 왠지 우쭐한 기분도 든다. 도로에 나서면 이런저런 차에 치이기만 하는 여성 운전자들에겐 우쭐한 기분을 주는 차가 필요하다.

 

 

벨라의 달리는 느낌은 영락없는 레인지로버다. 정속으로 달릴 땐 출렁출렁 여유가 넘친다. 과속방지턱도 꿀꺽 삼기는 에어서스펜션 덕에 승차감이 마냥 부드럽고 편하다. 하지만 오프로드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작은 바위를 타고 넘는 건 물론 650mm의 물속도 거뜬히 달릴 수 있다. 벨라를 타고 오프로드를 달릴 일이 얼마나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안 돼서 못 가는 것보다 갈 수 있는데 안 가는 게 낫다.

 

벨라는 곳곳에 여성 운전자들이 손뼉을 치며 좋아할 만한 요소를 숨겨놨다. 랜드로버가 플러시 도어 핸들이라고 이름 붙인 손잡이는 스마트키에 있는 열림 버튼을 누르거나 손잡이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스르륵 튀어나왔다가 문을 잠그거나 시속 8km 이상으로 달리면 다시 들어간다. 벨라에는 퍼들 램프도 있는데 도어를 열면 랜드로버 실루엣이 나타나는 둥근 불빛을 발아래 쏴준다. 누군가 에스코트해주는 것 같아 뿌듯하다.

 

고급스러우면서 안락하고, 듬직하면서 푸근한 SUV. 벨라는 여자들, 어머니들이 원하는 SUV에 가장 가까운 모습이다. 뿌듯한 ‘하차감’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드라마에서도 여자 주인공과 그렇게 잘 어울렸나 보다.글_서인수


 

결코 후회할 수 없는 카드
LEXUS ES 300h

“계기반 양쪽에 튀어나온 저 뿔은 뭐야?” ESC 해제 스위치와 주행모드 전환 스위치였다. 아내의 질문에 쉽게 설명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찰나, 그녀가 말을 이었다. “뭔지 몰라도 좋아 보이네.” 한 방 얻어맞은 기분에 난 크게 웃고 말았다. 별 필요도 없을 연설을 시작할 뻔했다. 어쩌면 저 ‘뿔’을 평생 돌려보지 않을 운전자도 많겠다는 생각이 뒤를 이었다. 남자가 여자의 시선을 이해한다는 건 외계인을 납치하는 것보다 어렵다. 따라서 고백하건대, 이 세상 어머니들에게 추천할 만한 자동차를 남자의 사고방식으로 접근한 이번 기획도 무척이나 무거운 주제였다. 그래서 이례적으로 본격 시승을 하기 전 차량 스펙과 관련된 자료를 하나도 찾아보지 않았다. 남자들이 좋아하는 흔한 숫자 경쟁 대신 몸으로 느껴지는 감성적인 매력이 무엇인지 관찰하고 귀를 기울이기 위해서다.

 

많은 이들이 새로운 렉서스의 패밀리 룩으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흉측하다는 의견은 진보적이란 의견으로 바뀌어갔다. 이번 ES의 겉모습도 예외는 아니다. 파격이 조화라는 단어와 어울릴 정도로 완성도가 높아졌다. 그러나 진짜 백미는 인테리어다. 이전 ES에서 조금씩 아쉬움을 주던 마무리가 모두 개선된 점이 반갑다. 손 큰 미국 고객 중심의 느낌이 강했던 구형의 버튼들은 세련된 디자인과 적당한 크기로 돌아왔다. 특히 실내 온도 표시장치와 온도 조절 스위치는 조작할 때 느낌이 맛깔스럽다. 온도를 바꿀 때 오르내리는 숫자 그래픽은 다분히 여심을 흔들 만큼 우아하고, 손톱이 긴 여성들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양각을 주었다.

 

 

실내 트림의 품질도 가격대와 브랜드를 감안할 때 최고의 정성을 들였다. 특히 시마모쿠 우드 트림은 장인들이 38일 동안 67개의 공정을 거쳐 제작한다고 하니 은밀하게 소유욕을 자극한다. 심지어 그들은 손끝 감각으로 0.1mm의 차이를 감지하는 영역에 있다.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담겨 있고 보기도 좋으며, 만져보면 부드러운 결이 꽤나 매력적이다. 센터스택 좌우도 두툼하게 가죽으로 두르고 도어 트림과 센터콘솔까지 비스코텍스라 불리는 입체 무늬 물결 패턴으로 공을 들여 곳곳에서 고급 브랜드임을 어필한다. 동급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의 허를 찌르는 듯하다. 센터콘솔은 마법의 힌지가 달려 있어 운전석이나 조수석에서 각자 편한 방향으로 열 수 있는데 아내는 이 부분에서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운전석에서의 흠은 해상도가 떨어지는 계기반이다. 그렇기에 HUD 옵션은 욕심을 부려볼 만하다. 경로 안내부터 주행에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에 계기반에 시선이 머무르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가로배치 엔진과 앞바퀴굴림 기반의 신규 플랫폼으로 얻은 광활한 뒷자리는 축복이다. 차 안에서 아이들의 옷을 갈아입히거나 베이비 시트에 아이가 타고 내릴 때에도 한결 수월하다. 유모차부터 골프백까지 편식 없이 먹어 치울 정도로 폭과 깊이 모두 여유 있는 트렁크 또한 젊은 엄마부터 노후를 즐기는 어머니 세대까지 대응하기에 충분하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ES 300h의 가장 큰 장점이다. 기름을 적게 먹는 만큼 주유소에 가는 빈도도 줄여준다.

 

최대한 부드럽게 오른발을 움직이면 연비는 27km/ℓ까지 치솟는다. 다른 차와 페이스를 맞춰 달릴 때에도 꾸준히 15~17km/ℓ를 기록했다. RPM 운용 범위가 낮아진 새로운 CVT 제어 로직은 이제 어지간한 가속에도 좀처럼 2000RPM을 넘기지 않고 차분하게 동력을 전한다. 하나 엄마들에게 하이브리드 구동계가 보여주는 최고의 장점은 연비가 아니다. 기름을 적게 먹는 만큼 주유소에 가는 빈도를 줄여준다는 장점이 더 크다. 셀프 주유소가 늘어난 요즘, 기름 묻은 주유건을 직접 손에 쥐고 싶어 하는 엄마들이 많을 리 없다. 언제 아이 입 속에 간식을 넣어줘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문자 그대로 ‘적막’ 상태에 돌입하는 EV 모드는 롤스로이스도 흉내 낼 수 없는 하이브리드 구동계의 특권이다. 유럽산 프리미엄 중형 세단은 대부분 2.0ℓ 직분사 휘발유 터보로 재편돼 소음과 진동 부분에선 오히려 한 걸음 퇴보했기에 장점이 더욱 두드러진다. 하물며 디젤 엔진이라면 비교 불허다.

 

 

ES는 수입 중형 세단에서 인색함을 보여주던 수많은 안전과 편의 장비도 알뜰하게 챙겼다. 앞차와의 거리를 알아서 조절하며 차선을 추적하고, 위급할 땐 스스로 제동을 걸기도 하며 사각지대 속 존재를 경고한다. 공조 장치와 외기 순환 기능뿐 아니라 열선·통풍 시트, 열선 운전대 모두 각각 오토 모드가 있는데 외부 조건에 따라 스스로 전원을 켠다. 옵션이 많아질수록 이것저것 켜고 끄는 게 복잡하다던 어머니가 떠오른다. ES라면 평생 조작 버튼 누를 일 없이 운전하실지도 모르겠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버튼 역시 간단하고 익숙한 위치에 있다. 터치패드는 스마트폰 화면을 조작하듯 직관적으로 쓸 수 있다는 면에서 편리하다. 커서 이동 속도와 진동의 크기는 각자 취향에 맞게 설정을 바꿀 수 있다. 헤드램프 스위치에는 ‘OFF’가 없다. 켜거나 오토에 둬야 한다. 따라서 혹시라도 야간에 스텔스(?) 운행을 할 실수를 원천적으로 방지한다.

 

주행 감각은 안락하고 여유롭다. 노면 상황을 한 템포 늦게 걸러 전달하는 느낌이다. 스포티한 주행 감각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렇다고 평균 이하의 통제력을 지녔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휠베이스 안쪽으로 들어온 배터리팩의 위치 때문인지, 뒤쪽 더블위시본의 위력 때문인지 몰라도 뒷바퀴 접지력이 선명해졌다. 위급한 조타에도 꼬리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푸근한 모성 본능이 살아 있는 움직임이다. ES 300h의 최고 매력은 단점을 찾기 어렵다는 것. 그래서 이 시대 엄마, 어머니들에게 추천해도 걱정이 가장 적을 자동차라고 하겠다. 가끔 아빠가 뺏어 타기에도 좋고.글_강병휘(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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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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