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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너머의 미래, QX 인스피레이션 콘셉트

QX 인스피레이션 콘셉트는 크로스오버 전기차의 미래다

2019.04.22

 

인피니티는 어떤 브랜드인가? 닛산의 럭셔리 브랜드는 아직 젊다.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Q45 세단을 공개하며 세계 무대에 등장한 게 불과 30년 전이다. 하지만 인피니티의 퍼포먼스 정신은 F1 일본 그랑프리 등에서 포르쉐 904s를 뒤쫓던(종종 이기기도 했다) 경주차를 만든 1950년대 프린스 모터 컴퍼니 시절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닛산은 1966년 프린스 모터 컴퍼니를 인수했고, 프린스의 모델들은 오늘날 Q50을 있게 만든 선구자가 됐다.

 

디자인적인 면에서 인피니티의 전성기는 2001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FX 콘셉트를 공개했을 때다. 보다 양산형 모델에 다가선 FX45 콘셉트는 2002년에 공개됐고, 2003년 1월에 판매를 시작했다. 인피니티의 최근 콘셉트 모델 인스피레이션 시리즈 역시 상상력에 불을 붙이고 있다. 프로토타입 9과 10 콘셉트는 말할 것도 없다. 인피니티는 2021년부터 전기차 모델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엮는 QX 인스피레이션 콘셉트를 적절한 시기인 올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QX 인스피레이션은 디자이너들이 ‘베이비 FX’라는 별명을 붙인 중형 크로스오버 전기차다. 이 차는 프린스 자동차의 영혼과 FX 모델의 유산을 담고, 프로토타입 10 스피드스터 콘셉트의 라인과 1년 전 Q 인스피레이션에서 받은 영감을 그려냈다. 여기에 일본의 DNA를 한 스푼 첨가했다. QX는 특정한 차를 가리키는 것이 아닌, 인피니티 미래 라인업에 대한 방향성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이 차를 주목해야 합니다. 앞으로 실현될 미래에 대한 강력한 힌트가 많이 숨어 있으니까요.” 닛산의 글로벌 디자인 수장 알폰소 알바이사의 말이다.

 

QX 인스피레이션의 겉모습은 일본 아츠기에 있는 닛산 디자인센터에서 완성됐다. 인테리어는 닛산 런던 스튜디오가 맡았다. 이들은 미래를 함께 내다봤다.

 

인피니티의 미래를 대변하는 QX 인스피레이션은 넓고 낮은 자세가 인상적이다. 옆구리에 깊은 주름이 잡혔으며 프런트 그릴은 사라졌다. 돌출된 로고와 범퍼 주변을 감싸는 장식 덕에 웃는 얼굴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내는 대시보드가 앞으로 물러나 있어 넓고 탁 트인 느낌이다. 지그재그로 된 타일을 붙여놓은 것 같은 바닥과 뒤까지 길게 이어지는 대리석 테이블, 대시보드와 테이블 아래, 도어 안쪽 등에 우아하게 켜지는 오리엔탈 스타일의 금빛 라이트가 고급스러운 일본의 거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네모난 운전대와 우주선에서나 볼 법한 시트가 미래차 이미지를 잔뜩 풍긴다. 운전대 너머로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양옆에 넓게 펼쳐져 있다.

 

QX 인스피레이션의 겉모습은 일본 아츠기에 있는 닛산 디자인센터에서 완성됐다. 하지만 인테리어는 닛산 런던 스튜디오가 맡았다. 두 스튜디오의 합작품은 닛산-르노-미쓰비시 얼라이언스가 공유할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 위에서 차세대 인피니티가 어떤 모습일지 보여준다. 다양한 크기의 차체를 만들 수 있는 EV 플랫폼은 2020년 완성되며, 2022년까지 70%의 닛산-르노-미쓰비시 얼라이언스 모델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 계획에는 2020년부터 도입될 새로운 전기모터와 원가를 낮춘 배터리도 포함된다. 닛산-르노-미쓰비시 얼라이언스는 2022년까지 12개의 순수 전기차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모델들은 약 600km의 주행거리를 자랑하며, 충전 15분 만에 약 230km의 거리를 갈 수 있는 급속충전 기능도 발휘한다. 얼라이언스 산하 브랜드들은 소형과 중형 모델에 미쓰비시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도 적용할 계획이다.

 

 

FX부터 QX까지

인피니티의 전기차 시대를 이해하려면 브랜드를 정의하기 위해 자아 성찰의 시기를 갖던 2017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알바이사는 인피니티 브랜드의 30주년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린 전동화가 인피니티 DNA와 디자인 언어의 일부가 되고, 순간을 반영하길 원합니다. 이는 우리의 생각과 마음의 전환이 새로운 언어를 어떻게 소비자에게 전달하는지 보여줍니다.”

 

QX 인스피레이션의 겉모습은 FX에 경의를 표하는 디자인이다. 인피니티 FX는 2000년 닛산 디자인 아메리카의 디자인 디렉터로 새로 부임한 알바이사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남겼다. 당시 알바이사는 세 가지 세트로 구성된 FX 사진을 받아 들고 양산에 들어갈지 말지 선택해야 했다. “그때 시장에서 진정한 프리미엄 SUV로 여겨지는 차는 BMW X5가 유일했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FX를 처음 접했을 당시의 충격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는 렉서스 RX는 닛산 무라노와 경쟁했다고 회상했다. “세 번째 FX 사진 세트를 봤을 때 완전히 매료당했습니다. 항공모함을 삼킨 달걀 같은 모양이었거든요. 길고 매끈한 항공기 위에 챙이 둥근 중산모가 올려 있는 것 같은 모습 말이죠.” 특히 보닛부터 트렁크 모서리까지 쭉 뻗은 라인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덟 대의 FX를 갖고 있는 이 남자는 “난 FX와 사랑에 빠졌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다음 출장에서 전 그 디자이너를 찾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그를 보며 인간이 어떻게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할 수 있는지를 봅니다. 당시에는 기준으로 삼을 만한 모델도, 확실한 트렌드도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자동차 세계에 아주 환상적이고 중요한 무언가를 창조했죠.”

 

 

현재로 돌아와서, 인피니티 디자인 디렉터 카림 하비브는 미래의 크로스오버에 예전 FX가 보여준 마법을 되살리는 임무를 맡았다. 새로운 스케치는 1년 전 일본에서 나왔다.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독특한 것들을 시도했습니다. 인피니티의 새로운 전기차가 어떻게 생겨야 하는지, 일본에 뿌리를 둔 브랜드가 어떻게 등대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 탐구했죠.” 하비브의 말이다.

 

알바이사는 전동화와 자율주행을 향해 달려가는 자동차산업에서 QX 인스피레이션이 FX처럼 또 하나의 이슈 메이커가 되기에 충분한 허세와 오만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Q 인스피레이션은 길고 나긋나긋하며 우아한 플래그십 세단이었지만 QX 인스피레이션은 좀 더 콤팩트하며 QX50 같은 소형이나 중형 크로스오버를 미리 보여주는 모델이다. 보디 온 프레임의 플래그십 SUV QX80을 뺀 모든 QX 모델에 적용할 수 있다. QX80이 큰 존재감을 유지해야 하는 반면 QX 인스피레이션은 보다 민첩하고 활기차 보이도록 디자인됐다.

 

 

<모터트렌드>는 아츠기 글로벌 디자인센터에서 QX 콘셉트를 본 첫 번째 외부인이다. 크로스오버 역시 세단처럼 간결하면서도 극적인 예술적 기교를 추구한다. 앞부분은 상어의 코를 닮았다. 알바이사는 상어를 무서워하지만 새로운 콘셉트카에 이 디자인 요소를 넣는 것을 허락했다. 그릴을 형상화한 LED 라인은 만족스러운 식사 후 웃음 짓는 상어의 모습처럼 보인다. 속이 뚫린 인피니티 로고는 ‘전기차가 멸종시킨 기능적 요소’인 그릴 없이 얼굴 가운데에 솟아 있어 한층 두드러져 보인다. 양쪽 범퍼 끝에 있는 공기 흡입구는 배터리를 식히는 역할을 한다. 인피니티 특유의 더블 아치 그릴은 사라졌지만 디자이너들은 보닛 끝에 큰 아치를 만들고 아래쪽에 작은 아치를 그려 넣어 체면치레를 했다. QX 인스피레이션의 헤드라이트는 얇아졌다. 날카로운 라인에 격자무늬 패턴을 새겨 넣어 날렵하면서도 깊이가 느껴진다.

 

초승달 모양 C 필러는 사라졌다. 대신 뒤쪽의 작은 창문 아래 날렵한 장식을 더했다. 이 장식은 연한 금빛 조각과 일본 신사의 대문에 칠하던 붉은색 조각으로 이뤄져 있다. 인피니티의 특별한 붉은색은 브레이크 캘리퍼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새로운 콘셉트카가 그릴과 두 개의 눈, 초승달 모양 C 필러라는 인피니티의 세 가지 주요 특징을 바꿨다고 알바이사는 말한다. 보다 단순하게 강렬함을 표현하는 새로운 시대를 따른 것이다.

 

인피니티의 이름은 앞뒤로 길쭉하게 하얀 백라이트로 새겨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테일램프에는 가운데에서 가장자리로 갈수록 크기가 커지는 도트 패턴을 사용했는데 가로로 길게 늘어섰다. 뒷모습에선 스포일러에서 아래로 계단처럼 나뉜 깔끔한 라인이 눈에 들어온다. 미래적인 모습을 완벽히 갖추기 위해 22인치 휠과 가느다란 사이드미러, 도어를 여는 센서를 챙겼다. 문을 열면 퍼들램프가 ‘인피니티’ 라는 글자와 부채 모양 로고를 바닥에 쏘며 운전자를 반긴다. 실내에선 무드등이 은은하게 켜지고, 사계절을 표현한 향기가 퍼진다.

 

QX 인스피레이션은 비어 있는 공간의 정점을 뜻하는 일본어 ‘마(ま)’를 염두에 두고 디자인됐다. 이건 차분한 공간에서 인테리어 요소가 더욱 강조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일본의 DNA

알바이사와 하비브는 콘셉트카에 보다 많은 일본의 DNA가 반영되길 원했다. 이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에 대한 여러 생각을 검토했다. 닛산의 디자인 스튜디오들은 일본적인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해석해보라는 요청을 받았다. QX 인스피레이션에서 가장 먼저 발견할 수 있는 일본적인 요소는 종이접기에서 영감을 받은 옆면 주름이다. 위쪽이 길게 확장된 주름은 깊고 날카롭다. 금색 트림은 두 조각이 만나는 부분의 틈 사이를 메운다. 그래프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라인은 꽤나 흥미롭다.

 

이런 디자인은 알루미늄을 종이처럼 구부려 기하학적인 모양을 만든 ‘프로토타입 10 콘셉트’에서도 선보인 바 있다. 프로그램 디자인 디렉터 나카무라 다이스케는 디자인 팀이 최적의 주름 비율을 찾기 위해 숙련된 모델러들의 손을 빌려 100여 가지의 다양한 모양을 테스트했다고 전했다. 한옥 대문처럼 가운데에서 양쪽으로 열리는 도어를 열면 전기차에 대한 놀라운 해석이 펼쳐진다. 바닥은 기하학적 패턴의 타일 같아 보이지만 금색 라인을 강조한 마이크로 스웨이드로 만들었다. 일본의 다다미 매트를 현대식으로 해석한 것이다.

 

 

도어 안쪽은 불완전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일본의 철학 ‘와비사비’를 표현하기 위해 진한 갈색 가죽과 흠이 있는 향나무 소재를 결합했다. 퀼팅 장식이 들어간 회색 직물은 잔주름을 만들기 위해 실을 뒤로 보내는 독창성을 발휘했다. 이 소재는 도어와 대시보드를 두루 장식한다. 머리 위쪽의 격자무늬 글라스 루프는 완만하게 구부러진 조각으로 이뤄져 있다. 실내에서는 검게 보이지만 위에서 보면 흰색을 띤다.

 

도어 안쪽과 센터 콘솔에 대리석을 사용한 건 독창적이다. 기다란 대리석 테이블 뒤쪽에는 금색 꽃병이 놓여 있어 거실 같은 분위기를 만든다. 거실은 자율주행차 시대와 잘 어우러지는 실내의 모습이다. 양산 모델에 대리석을 적용하진 않겠지만 대리석처럼 보이는 보다 가벼운 소재를 쓸 것으로 보인다. 대리석 테이블은 앞쪽으로 가면서 반들반들한 스크린으로 바뀐다. 뒷자리 시트는 미래지향적인 모습이다. 스크린이 2열 시트 가운데 놓였는데 조작하기가 수월하다.

 

“QX 인스피레이션은 서양의 허세와 동양의 사려 깊은 배려를 매력적으로 조합했습니다.” 알바이사의 말이다. “또한 FX에 경의를 표하는 모델이죠. 이 차가 바로 인피니티의 정점입니다.” 하비브가 덧붙였다.글_Alisa Pridd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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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인피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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