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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통 엔진의 매력, 쉐보레 말리부 & 트라이엄프 스피드 트리플 R

쉐보레 말리부와 트라이엄프 스피드 트리플 R을 타며 3기통 엔진을 있는 그대로 느꼈다. 비록 비주류에 속하는 엔진이지만 매력은 다분했다

2019.05.03

 

자동차 3기통 대표
CHEVROLET MALIBU E-TURBO

중형 세단에 1.35ℓ라니. 심지어 3기통이다! 물론 기통 수만으로 엔진을 판단할 순 없다. 말리부에 들어가는 1.35ℓ 엔진은 과급기를 더했다. 기운이 다르다.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를 발휘한다. 경쟁모델인 현대 신형 쏘나타의 2.0ℓ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60마력, 최대토크 20.0kg·m를 낸다. 최고출력은 4마력 낮지만 최대토크는 4.1kg·m 높다. 과급압이 높은 터보 엔진의 특성상 토크가 더 세다.

 

 

낮고 넓은 엔진회전 영역에서 최대토크가 뿜어질 때 가장 큰 차이점은 가속감이다. 초반부터 강하게 바퀴를 굴리기 때문에 빠르고 시원한 가속감을 선사한다. 말리부의 경우 1500~4000rpm에서 최대토크를 내고, 출력도 상대적으로 낮은 5600rpm에서 정점을 찍는다. 가속에 더 유리하다. 다만 실제 가속 성능은 변속기의 영향도 크다. 말리부 1.35와 쏘나타 2.0은 사용하는 변속기도 CVT와 토크컨버터 6단 자동으로 제각각이다. 하지만 이번엔 엔진만 얘기하기로 했으니 실제 가속감 차이는 시승기를 참고하시길.

 

 

쉐보레 말리부의 3기통 1.35ℓ 터보 가솔린 엔진은 연비에서도 현대 신형 쏘나타의 4기통 2.0ℓ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보다 뛰어나다. 17인치 휠을 장착한 경우 복합 기준 말리부의 연비는 14.2km/ℓ다. 쏘나타는 13.3km/ℓ다. 0.9km/ℓ 차이로 말리부가 앞선다. 말리부가 1400kg으로 더 가볍지만 15kg 차이에 불과하다. 심지어 말리부는 제3종 저공해자동차 인증까지 받았다.

 

결국 성능과 연비 모두 실린더 하나 모자란다고, 배기량이 줄었다고 무시하면 안 된다. 터보차저의 가세는 기대 이상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GM은  CSS(Cylinder Set Strategy)를 추진하면서 열관리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일단 CSS란 기본이 되는 실린더 세트를 이어 붙여 다양한 종류의 엔진을 만든다는 개념으로 GM의 새로운 파워트레인 전략이다. 기본 실린더의 용량은 375cc, 450cc, 500cc, 625,cc, 675cc로 총 다섯 가지인데, 말리부가 품은 3기통 엔진의 기본 실린더는 450cc다.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날로 강화되면서 시작된 전략이기에 연비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로터리 밸브에 넣은 전자제어식 능동형 열관리 시스템이 핵심인데, 냉각수와 엔진 블록의 온도를 일정하게 관리해 열효율을 최대로 끌어올린다. 아울러 과급을 조절하는 웨스트 게이트를 전자식으로 바꿔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브레이크 부스터도 전자유압식으로 교체해 엔진 부하를 줄였다. 작은 배기량에 첨단 기술까지 더해 효율을 더욱 높였다.

 

 

그럼 다운사이징한 3기통 엔진은 장점만 있을까? 아니다. 3기통 엔진을 널리 사용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일단 소음과 진동에 취약하다. 4기통 엔진은 양 끝 두 개의 피스톤이 위로 향할 때 가운데 두 개의 피스톤은 아래로 내려간다. 서로 반대로 작용하는 힘이 균형을 이뤄 소음과 진동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반면 3기통 엔진의 피스톤은 순서대로 움직인다. 맨 앞 피스톤이 정점을 찍으면 다음은 가운데 피스톤, 그다음은 마지막 피스톤이 꼭대기로 올라선다. 그리고 다시 첫 번째 실린더에서 압축 또는 배기 행정을 수행한다. 때문에 소음과 진동이 심하다. 힘의 균형 따위 없다. 쉴 새 없이 오르내릴 뿐이다. 실제 말리부도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 소음과 진동이 꽤 있는 편이다. 동급에서는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소음 진동이다. 소음과 반대되는 음파를 발생시켜 소음을 줄이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이 작동하지만 저회전대에서는 어쩔 수가 없다.

 

그럼에도 쉐보레 말리부 3기통 1.35ℓ 엔진은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중형 세단의 표준처럼 여기는 2.0ℓ 자연흡기 엔진과 비교해 반응성이 뛰어나다. 연비도 앞선다. 못내 아쉬운 건 품질이 아니라 시장 반응이다. 부분변경 모델인 말리부라 세대를 변경한 쏘나타에 가렸다. 1350cc의 배기량 역시 중형 세단 엔진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에 못 미친다. 중형세단=2000cc란 공식과 고배기량=고출력이란 선입견이 너무 크게 작용한다. 감각적으로는 말리부 1.35가 쏘나타 2.0보다 더 낫다. 연비도 더 좋고.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또 ‘쉐슬람’으로 오해받겠지?글_고정식

 


 

 

 

모터사이클 3기통 대표
TRIUMPH SPEED TRIPLE R

요즘 모터사이클 제조사 대부분이 단기통과 2기통, 4기통 엔진을 품은 모델을 출시하는데, 유독 3기통 엔진은 보이지 않는다. 예전에는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3기통 엔진을 간간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젠 국내에 판매되는 3기통 모델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럼 3기통 엔진을 얹은 모터사이클의 수는 왜 줄어든 걸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는 파워다.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이 더 높은 파워를 선호하기에 제조사들은 3기통보단 4기통 엔진에 집중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도 영국 트라이엄프는 50년 동안 3기통 엔진으로 다양한 모델을 만들어오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스포츠 네이키드 바이크인 스피드 트리플 R이다. 그들은 왜 3기통 엔진을 고수할까? 3기통 엔진에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걸까?

 

 

트라이엄프 스피드 트리플 R에는 1050cc 수랭식 3기통 엔진이 들어갔다(RS에는 765cc  3기통 엔진이 들어간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1.3kg·m를 발휘하는데 숫자만 보고선 3기통 엔진의 특징을 알아채기 어렵다. 3기통의 특징을 알려면 2기통과 4기통의 특징을 살펴야 한다. 2기통 엔진은 두 개의 실린더를 배치하는 방식(V, 병렬, 수평대향 등)에 따라 아주 다양한 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감성적인 부분을 자극하고, 각각의 피스톤이 폭발하는 간격은 특유의 고동감과 토크를 전달한다. 반면     4기통 엔진은 실린더가 4개이다 보니 부드럽고 매끈하게 회전하는 것이 특징이다. 엔진 회전수를 높이기에도 무리가 없어 보통 스포츠 타입의 모터사이클에 얹힌다. 두 엔진의 장점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게 3기통이다. 3기통 엔진은 간격 폭발이 매끄러운 토크 특성과 고회전에서의 힘도 얻을 수 있다.

 

 

스피드 트리플 R의 3기통 엔진은 2기통과 4기통의 장점을 절반씩 취했지만 전체적인 성질은 2기통보단 4기통에 가깝다. 크랭크가 120° 회전할 때마다 각 실린더가 번갈아 동일한 간격으로 연소하기 때문에 엔진의 회전 감각은 꽤 매끈한 편이다. 개인적으로 아주 매끈한 4기통의 엔진 회전 감각보다는 날것의 거친 느낌이 살아 있는 3기통에 더 마음이 간다. 저회전과 고회전 영역의 회전 질감 차이가 확연한데, 저회전에서는 고동감이 휘몰아치고 회전수를 쌓을수록 점차 부드러워진다. 사람에 따라서는 급변하는 모습에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다.

 

 

3기통 엔진은 4기통에 비해 엔진 크기가 작고 무게 또한 가볍다. 스피드 트리플 R의 엔진 배기량은 1050cc지만 엔진 크기와 무게는 직렬 4기통 600cc 수준이다. 엔진 배기량에 비해 무게가 가벼우니 최고출력인 140마력보다 힘이 넘치는 듯 느껴진다. 엔진 고회전에서 몰아치는 힘도 상당하다. 그렇다고 2기통의 색이 옅은 것도 아니다. 2기통에서나 느낄 수 있는 두툼한 토크 덕분에 급가속을 하거나 다른 차를 추월할 때 앞으로 치고 나가는 맛이 나쁘지 않다. 이러한 특징들 때문에 최근에는 MV 아구스타와 야마하에서도 미들급 스포츠 모터사이클용으로 3기통 엔진을 확대 적용하는 추세다.

 

3기통 엔진이 2기통과 4기통 엔진의 장점들만 담은 건 아니다. 두 엔진의 장점을 뒤집어 생각하면 3기통의 단점이 고스란히 보이기 때문이다. 2기통 엔진이 주는 감성과 고동감을 온전히 느끼기 어렵고, 4기통 엔진보단 회전 질감은 매끄럽지 못하며 힘도 부족하다. 하지만 3기통의 장단점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관점에 따라, 라이더에 따라, 상황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모든 건 유동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트라이엄프는 3기통의 왕자라 불릴 만큼 3기통 엔진을 가지고 어떻게 요리해야 할지 아주 잘 알고 있다. 오랫동안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독보적인 영역을 완성해온 덕분이다. 눈치챘겠지만 스피드 트리플의 트리플이 3기통을 뜻한다. 트라이엄프에게 3기통 엔진은 이름을 내놓을 만큼 자신감이 넘친다. 트라이엄프는 2019년부터 모토2에 3기통 엔진을 공급한다. 분명 3기통 엔진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증명해낼 기회가 될 것이다.글_김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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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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