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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시승! ‘100% 지프, 100% 트럭’, 지프 글래디에이터

지프는 현재의 SUV 붐이 픽업트럭으로 옮겨갈 것이라 확신한다

2019.05.08

 

‘100% 지프, 100% 트럭’. 지난 4월 3일, 미국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지프 미디어 프레젠테이션에서 글래디에이터를 설명한 문구다. 아주 짧은 문장이 이 차를 완벽하게 표현한다고 생각했다. 지프는 오프로드 특화 브랜드이고 글래디에이터는 지프에서 오프로드를 가장 잘 달리는 랭글러를 베이스로 한다. 그러니 글래디에이터도 오프로드를 잘 달릴 것이다. 더불어 100% 트럭이라는 말은 트럭으로서의 용도도 완벽하다는 뜻. 쉽게 말하면 ‘오프로드를 잘 달리는 트럭’ 되겠다.

 

 

앞모습은 영락없는 랭글러인데 뒤는 생경하다. 이렇게 생긴 지프를 본 적이 없다. 로고가 없었다면 이 차가 지프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엄청나게 큰 로고를 뒤 한가운데 붙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옆모습도 조금은 낯설다. 길다. 차체 길이가 5539mm나 된다. 일반 랭글러보다 645mm나 길다. 휠베이스를 447mm 늘리고 오버행도 더 늘리면서 승객석을 그대로 두고 짐칸을 만들었다.

 

 

화물칸은 길이×너비가 1531×1442mm로 쌍용 렉스턴 스포츠(1300×1570mm)에 비해 길고 폭은 약간 좁다. 괴나리봇짐처럼 등 뒤에 있던 스페어타이어는 차체 밑으로 넣었다. 뒤 오버행이 길어 드라이브샤프트가 끝나는 곳 바로 뒤에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 타이어를 이곳에 넣지 못했다면 화물칸에 싣고 다녀야 했을 것이다.

 

 

그동안 지프가 만들었던 픽업들은 큰 반향이 없었다(모르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1992년 코만치 이후 27년 동안 픽업트럭을 만들지 않았다. 형제 브랜드 램과의 판매 간섭도 고려했을 것이다. 그런데 올해 글래디에이터를 내놓은 이유를 생각해보자. 우선 북미는 여전히 픽업이 가장 많이 팔리는 시장이다. 미국과 일본 브랜드 판매량이 엄청나게 높다.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한다면 돈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미국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랭글러(JL)를 투입했다. 또 FCA는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지프를 확장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인다.

 

 

더불어 글래디에이터는 픽업트럭 시장에서 특별한 존재로 각인된다. 짐을 싣고 오프로드를 달리는 콘셉트. 이를 위해 33인치나 되는 머드 타이어를 끼웠고, 이 큰 타이어를 끼우기 위해 펜더도 넓혔다. 당연히 키가 껑충해 손잡이를 잡고 시트에 올라야 한다. 또 지붕을 걷어내고 문짝을 떼고, 윈드실드를 앞으로 접을 수 있는 유일한 픽업트럭이다. 이렇게 글래디에이터는 출시와 동시에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도 높은 픽업이 됐다.

 

 

가장 궁금한 건 온로드 주행성과 승차감이었다. 훌쩍 길어진 휠베이스와 달라진 무게 배분이 어떠한 여향을 미쳤을지 궁금했다. 차체를 움직이자마자 랭글러와의 차이점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우선은 서스펜션이 랭글러보다 약간 더 무르다. 물렁거리는 33인치 머드 타이어를 감안하더라도 서스펜션 스트로크가 길어 눌렸다가 다시 자리를 잡는 과정이 좀 더 오래 걸린다. 왼쪽 앞이 눌리면 오른쪽 뒤가 늘어나면서 물침대와 비슷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앞뒤 액슬(다나 44)은 랭글러 루비콘과 같지만, 컨트롤 암과 컨트롤 암 지지대(브래킷)가 다르다. 또 뒤는 램 1500 픽업에서 가져온 멀티링크 코일 서스펜션이다. 뒤쪽에 짐을 많이 실을 것을 감안해 일반 승용 서스펜션이 아닌 화물용에 가까운 것으로 교체했다. 차체가 부드럽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다. 덕분에 노면 충격은 꾹꾹 누르며 부드럽게 달린다. 하지만 빠른 속도에선 차체 안정성이 떨어진다. 오프로드 타이어는 아스팔트에서 노면 그립이 약하고 높은 지상고로 바람이 밑으로 들이치기 때문이다. 루비콘보다 한 단계 낮은 오버랜드 모델도 시승했는데, 차체 출렁임이 훨씬 덜하고 고속 안정성도 높았다. 온로드 타이어를 끼우고 뒤쪽 서스펜션이 루비콘보다 훨씬 단단한 덕분이다.

 

 

길어진 차체는 움직임에서 큰 변화를 주지는 않아 운전하는 데도 큰 무리가 없었다. 물론 길어진 휠베이스만큼 회전반경이 커졌다. 차체 폭은 랭글러와 별 차이가 없다. 국내 주행 환경과 주차 등을 생각하면 다행이다.

 

 

진창과 바위가 널린 오프로드에 들어섰다. 사람도 걷기 힘든 곳에서 글래디에이터 루비콘은 4L 모드로 부드럽고 유연하게 진행해나갔다. 커맨드-트랙과 록-트랙 4×4 시스템이 운전자 모르게 마찰이 낮은 노면에서 최적의 접지를 만들고 슬립 디퍼렌셜이 네 바퀴의 토크를 조절한 덕분이다. 물론 속도를 올리면 앞 또는 뒤가 미끄러지는데, 이때는 어렵지 않게 드리프트를 만들 수 있다. 다만 드리프트 각을 조절하는 게 쉽지는 않다. 노면이 워낙 미끄럽기 때문이다. 바윗길에서는 43.6°의 접근각과 26°의 이탈각이 위력을 발휘한다. 바위를 잘 타고 넘으며 내리막에서는 스스로 속도를 조절한다. 아울러 76cm의 물길을 건널 수 있다.

 

 

참고로 글래디에이터 스웨이바 버튼 위에 오프로드 플러스 버튼이 새로 들어갔다(랭글러엔 없다). 4H 모드에서 스로틀과 브레이크, 스태빌리티 컨트롤이 모래 주행에 최적화된다. 더불어 앞 스웨이바가 연결되고 앞 디퍼렌셜은 열리고 뒤는 잠근다. 이로 인해 해변과 모래언덕을 더 쉽고 빠르게 주파할 수 있다.

 

 

오프로드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승차감이다. 액슬이 밑으로 떨어지는 스웨이바 디스커넥트 기능 덕분에 노면의 굴곡에 상관없이 차체 움직임이 크지 않고 위아래 움직임도 부드럽다. 반대로 온로드에서 더 뛰어난 주행성과 승차감을 보였던 오버랜드는 오프로드에서 몸을 힘들게 했다. 앞으로 진행은 잘 나아갔지만, 노면 굴곡에 따라 차체가 털썩거렸다.

 

 

파워트레인은 FCA 그룹에서 두루 쓰이는 286마력의 V6 3.6ℓ 자연흡기 엔진이 8단 자동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엔진이 부드럽게 회전하고 저속에서 넓은 토크밴드를 지녀 운전이 편하고 부드럽다. 8단 자동변속기는 지속적으로 기어 단수를 높이면서 연료효율을 높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프 글래디에이터는 다양한 활용성을 주무기로 한다. 5명이 더 많은 짐을 싣고 아웃도어로 나갈 수 있고, 그 아웃도어에 거친 노면이 있고, 깊은 물길이 있어도 거칠 것이 없다. 지프는 글래디에이터의 다양한 활용성을 어필하기 위해 여섯 종의 글래디에이터 콘셉트를 선보였다. 캠핑, 오프로드, 바이크 등 다양한 아웃도어 라이프에 글래디에이터가 어떠한 방식으로 적응하고 변화하며 활용되는지 보여준다. 새크라멘토에서 디트로이트까지 날아가서 실제 콘셉트카들을 보니 캠핑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지게 만들었다. 이 콘셉트카들은 출시되지 않더라도 FCA의 튜닝 및 용품 브랜드 모파(Mopar)에서 다양한 파츠를 구매해 똑같이 튜닝할 수 있다. 글래디에이터는 모파의 수익성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 차종이다.

 

 

인류의 라이프스타일이 다변화되면서 SUV가 활개 치는 세상이 됐다. 75년 동안 SUV만 만들었던 지프가 물 만난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런데 지프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SUV 프런티어였던 그들은 SUV 붐이 픽업트럭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 판단했고 그들의 아이코닉과 같은 랭글러를 픽업트럭으로 변모시켰다. 이 같은 생각은 지프만 가진 건 아니다. 폭스바겐과 현대차 등이 양산을 염두에 둔 픽업트럭 콘셉트를 선보였고, 프리미엄 브랜드 벤츠는 그들 역사 처음으로 X 클래스 픽업트럭을 출시했다. 여러 정황과 분위기를 살피면 지프의 픽업트럭 시장 진출은 당연한 수순임과 동시에 적절한 판단으로 보인다.

 

 

참고로 글래디에이터는 총 네 가지 모델(스포츠, 스포츠 S, 오버랜드, 루비콘)이 출시되고 이 중 루비콘만 내년에 국내에 들어온다.

 

 


 

GLADIATOR CONCEPT

 

 

M-715 FIVE QUATER

1968년 선보인 군용 지프 M-715의 오마주다. 후드 아래에 700마력을 내는 V8 6.2ℓ 슈퍼차저 엔진이 들어간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앞은 탄소섬유를 사용하고 화물칸은 알루미늄 패널에 구멍을 뚫었다. 지프의 디자인 아이덴티티인 7슬롯 그릴이 없다.

 

 

WAYOUT

캠핑카 콘셉트다. 화물칸 위에 두 명이 잘 수 있는 텐트를 얹고, 텐트 바로 밑은 앞을 제외한 차체 3면을 가릴 수 있는 어닝을 달았다. 뒤쪽 휠하우스 뒤를 파내 탈착식 기름통을 단 것도 특징이다.

 

 

FLATBILL

사막 주행과 모터크로스를 즐기는 오너를 위한 두 가지 콘셉트가 접목됐다. 두 대의 모터사이클을 싣기 위해 뒤 테일게이트를 떼고 바이크 고정 장치를 달았다. 사막 주행을 위해 무려 40인치에 달하는 타이어를 끼웠다.

 

 

J6

2열을 없앤 쇼트 휠베이스 글래디에이터다. 차체는 일반 글래디에이터보다 짧지만 짐공간이 30cm 더 길다. 뒤 오버행이 짧아 스페어타이어를 차체 바닥에 넣을 수 없어 화물칸으로 올렸다. 앞으로 전복되는 사고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파손을 막는 스팅어 범퍼를 달았다.

 

 

JT SCRAMBLER

화려한 컬러 배색이 돋보이는 스크램블러는 1980년대 CJ8 스크램블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콘셉트다. 다양한 노면에서 오프로드 성능을 내세운다. 차체 앞과 윈드실드 밑 그리고 지붕에 LED 라이트를 달았고 서스펜션을 일반 모델보다 5cm 높였다.

 

 

GRAVITY

암벽등반가를 위한 지프의 제안이다. 암벽을 타고 넘으려면 앞바퀴를 보고 운전하는 게 좋다. 그래서 도어와 지붕을 뗐다. 높은 비탈에서 뒤에 실은 짐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서랍을 달았다. 그래비티의 모든 부품은 현재 모파에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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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이진우PHOTO : FCA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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