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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니컬 트럭, 결코 바라지 않았던 한류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한 한류가 희망이라면 이것은 파멸이다. 이런 한류는 바라지 않았다

2019.05.16

 

테크니컬 트럭이라는 명칭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름만 들어서는 최신의 기술이 들어간 트럭인 것 같다. 하지만 아니다. 테크니컬 비이클(Technical Vehicle)이라고도 하는 이 명칭은 중동, 아프리카 같은 분쟁지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개조해 사용된 차를 뜻한다. 트럭이 어떻게 다양한 형태로 사용되냐고? 이 트럭들은 단순한 물자 운반, 인력 수송은 물론이고 기관포, 로켓포 심지어는 미사일까지 달린 무기로 개조된다. 테크니컬이라는 명칭은 소말리아에서 구호 활동을 벌이던 국제 구호단체가 현지 경호, 치안 유지 등을 이유로 현지 무장세력에게 현금을 전달한 것에서 유래됐다. 기술원조 자금으로 불렸던 이 돈이 반정부 단체들이 무기와 차량을 사 개조하는 데 사용됐기 때문이다.

 

테크니컬 트럭 중에 원조이자 가장 유명한 것은 토요타 픽업트럭이다. 1986년도에 벌어진 리비아-차드 분쟁은 ‘토요타 전쟁’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당시 리비아군은 소련에서 수입한 전차와 장갑차도 많았고 병력도 우세했다. 하지만 차드군은 이 열세를 토요타 픽업트럭을 활용한 기동력으로 각개격파해 뒤집었다. 차드군의 인상적인 토요타 트럭의 활용은 세계 각국 특수부대의 전유물인 차량 게릴라전을 제3세계의 가난한 군대나 무장집단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주로 토요타 픽업트럭을 개조한 초기의 테크니컬은 차체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선에서 무장을 갖추어 기동성을 최대한 중시했다. 하지만 내전 등의 분쟁이 점점 더 격해지면서 무장세력들의 화력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이에 기동성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고중량의 무기들을 탑재할 수 있는 차대가 튼튼하고 적재함이 큰 트럭으로 수요가 변했다. 토요타만큼 부품을 구하기 쉬운데다가 튼튼한 트럭을 가진 가성비 제조사가 어디일까? 잘못된 한류의 비극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1종보통 운전면허시험의 친구이자, 좌석이 엔진보다 약간 앞에 있어 우스갯소리로 진정한 국산 미드십 모델이라고까지 하는 현대 포터와 기아 봉고는 흔히 1t 트럭이라 불린다. 하지만 과적이 생활화된 한국의 차량답게 최대 적재 하중을 한참 넘어 2~3t까지 견딜 수 있다. 과적이 가능하고 잔고장이 없는 강한 모습은 새로운 테크니컬 차량이 되기에 충분했다. 1t이 넘는 무기에다 철판을 덧대고 탄약을 실어도 거침없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포터나 봉고보다 더 큰 무게를 실을 수 있는 마이티에는 다연장 로켓이나 지대지 미사일까지도 탑재한다. 가격 또한 전술차량을 대표하는 미군의 험비 가격의 1/40 수준이라고 하니 안 쓸 이유가 없을 것이다.

 

한국인으로서 한류가 퍼지는 것은 환영한다. 하지만 이런 식의 한류는 곤란하다. 현대, 기아도 이런 불명예를 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원조 테크니컬 토요타는 2015년에 미국 재무부로부터 ISIS가 왜 이리 많은 토요타 픽업트럭을 가졌는지 설명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비슷한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제조사 입장에서는 곤욕스러울 수 있다. 말이 좋아 저항의 상징이지 자식과 같은 차가 흉악한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을 것이다. 시가전이 점점 더 중요해지면서 당분간 수요가 끊길 일은 없다는 것이 현대, 기아차에게 마냥 좋은 일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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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주찬휘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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