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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법, 잘 되고 있나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레몬법. 이러니저러니 해도 꼭 필요한 제도임은 틀림없다

2019.06.06

 

지난 1월 1일, 국내에도 ‘레몬법(자동차 교환 또는 환불 보장)’이 도입됐다. 오렌지를 샀는데 맛이 레몬처럼 신 경우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하자가 있는 신차에 대해 교환 또는 환불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다. 1년·2만km 이하의 차가 제조사 서비스센터에서 동일한 중대 결함으로 2회 이상 수리하거나, 동일한 일반 결함을 3회 이상 수리할 경우 이에 해당된다. 현재 절반이 넘는 자동차 브랜드가 시행 중이고, 몇몇 소규모 수입사를 제외한 나머지 브랜드도 시행을 준비 중이다. 그런데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브랜드는 브랜드대로 법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대체 왜 그럴까? 
일단 국내 레몬법은 강제성이 없다. 국토교통부의 중재위원회가 하자를 인정해도 제조사 또는 판매사가 이의 제기를 반복하면 분쟁은 계속 연장되며, 최악의 경우엔 민사로도 이어질 수 있다. 몇몇 소규모 수입사가 레몬법을 외면하고 있는 것도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비스센터에서 결함 수리를 반복한다 해도 이에 대한 하자 재발 통보와 중재 접수는 소비자가 직접 해야 한다.


소비자가 느낄 가장 큰 문제는 입증 책임이다. 인수 6개월 이내라면 제조사가 하자가 아님을 증명해야 하지만, 6개월이 넘었을 땐 하자 증거를 소비자가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국토부의 중재위원회는 사실관계만 확인한다. 자동차관리법에 포함됐을 뿐, 조건이 조금 완화됐을 뿐 과거 소비자보호법에 있던 내용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 셈이다. 


제조사, 특히 수입차 브랜드는 ‘30일’ 조항에 난색을 표한다. 입고 횟수에 상관없이 1년·2만km 이내에 동일 증상으로 누적 수리 기간이 30일이 넘어가면 교환 또는 환불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사실 수입차 브랜드는 특성상 부품 수급이 더딜 수밖에 없다. 핵심 부품은 주도면밀하게 재고를 관리하지만, 각 차 옵션에 맞게 프로그래밍된 부품(코디드 파츠)이나 개별 주문 차의 부품은 필요할 때마다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일부 수입차 브랜드가 입고 시 대차 서비스로 누적 기간을 상쇄하는 예외 조항 신설을 요구했지만 국토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문 제작이 일반적인 소규모 슈퍼카나 럭셔리카 브랜드는 현실적으로 지킬 수 없는 조항인 셈이다. 


물론 수입차 브랜드에겐 다른 고충도 있다. 수입사와 판매사가 달라 생기는 계약 주체 문제(자동차관리법에는 제조사로 명시돼 있다)와 딜러별 비공식 할인에 따라 상이한 환불 금액 등이 대표적이다. 부품 수입 시 배송업체의 사고로 누적 수리 기간 30일을 넘겼을 때의 책임 문제도 있다. 물론 메이저 수입차 브랜드 대부분은 이런 문제를 법률 검토와 회사 간의 협의를 통해 말끔하게 정리한 상태다. 


새로 도입하는 제도는 대부분 개정을 거치거나 판례가 생겨야 현실성이 생긴다. 레몬법처럼 이해가 첨예하게 얽혀 있는 문제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레몬법은 우리에게 분명 필요한 제도다. 하루빨리 자리를 잡아 소비자를 하자로부터 제대로 보호하고, 제조사가 악덕소비자의 횡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돕는 장치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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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류민PHOTO :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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