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우리나라 미래차, 컨트롤 타워는 어디 있을까?

전기차와 미래차에 관한 행사를 많이 연다고 미래를 잘 준비하고 있다고 할 순 없다. 중요한 건 내실이고, 컨트롤 타워다

2019.06.10

 

5월 초에 전기차 관련 행사가 둘이나 있었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EV 트렌드 코리아’와 제주도에서 열린 ‘국제 전기자동차 엑스포’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두 행사는 전기차를 주제로 하는 행사다. 전기차는 커넥티비티와 자율주행으로 완성되는 미래차의 핵심 플랫폼이다. 따라서 두 행사를 넓게 보면 모두 미래차를 주제로 한 행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불과 한 달 남짓 전인 3월에 2019 서울모터쇼가 열렸다. 서울모터쇼의 주제도 ‘지속 가능하고 지능화된 이동혁명’이었다. 기존의 완성차 전시 구역과 부품업체 전시 구역에 더해 ‘서스테이너블 월드(Sustainable World)’와 ‘커넥티드 월드(Connected World)’,  ‘모빌리티 월드(Mobility World)’가 추가됐다. 그리고 한국전력공사와 수소차 관련 단체, SK텔레콤, 테슬라 등이 이 구역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니까 두 달이 채 되지 않는 짧은 기간에 미래차를 주제로 한 굵직한 행사가 연달아 열린 것이다. 그런데 이뿐이 아니다. 6월에는 광주광역시에서 주최하는 국제 그린카 전시회가, 10월에는 대구광역시 주최의 대구 국제 미래자동차 엑스포가 계획돼 있다. e-모빌리티를 주제로 하는 영광 e-모빌리티 엑스포도 9월에 열릴 예정이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미래차 관련 행사가 올해에만 여섯 개나 열린다. 그리고 이들 행사의 후원사로는 정부 부처가 최소한 하나 이상 포함돼 있다. 해당 개최 지역의 광역지자체가 포함된 것은 물론이다. 그러니까 이들 행사에는 정부 예산, 즉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공공의 목적이 분명하고 공공을 위한 효용이 확실하도록 계획되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서울모터쇼의 경우 미래차에 대한 우리나라의 역량을 보여주겠다는 목표를 정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구체적인 방향이나 모터쇼에서 무엇을 보여주겠다는 구체적인 목적이 결여됐다. 예를 들면 이런 일이 있었다. 모터쇼 준비를 위한 사전 간담회에 모터쇼에 처음 참가하는 미래차 관련 정보통신 기업들이 초청됐다. 한창 간담회가 진행되던 중 한 업체 참가자가 이런 말을 했다. “미래차와 모터쇼를 위해 우리 도움이 필요하다는 건 알겠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원하는 게 구체적으로 뭔가요?” 대답은 없었다. 이건 새롭게 참가를 유치한 ICT 기업에 구체적인 메시지나 제품을 준비하도록 하는 가이드가 없었다는 뜻이다.

 

 

이번 전기차 모터쇼에선 그런 모호함이 더 두드러졌다. 국내 굴지의 자동차 회사와 배터리 제조사 등 메이저 브랜드가 넓은 장소를 채웠지만 우리나라의 새로운 미래차 경쟁력을 보여주기보다 제품 홍보에 집중했다. 그리고 주최 측은 두 달 동안 세 차례나 반복되는 행사에 참가 업체를 모집하는 것만으로도 여간 힘들지 않았다는 사실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았다. 그 결과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초소형 전기차나 전기 이륜차, 충전기 등 중소기업 특화 업종은 중국 기술과 중국 제품으로 가득 차게 됐다.

 

지난 몇 년 동안 참가했던 BYD에 이어 올해는 북경자동차(BAIC)가 부스를 차렸다. BYD가 버스, 청소차, 지게차 등 B2B 특수차에 집중해 대중의 저항을 피해 저변을 확보하려는 포석이었다면, BAIC는 승용 모델을 선보였다. 그들도 처음에는 렌터카 등 B2B부터 시작한다지만 결국 목표는 우리나라 시장을 노리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꽤 경쟁력 있는 전기차 제조 국가다. 배터리 경쟁력에서는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하지만 걱정스럽다. 유럽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풍요로운 미래 생활을 그리는 테마와 함께 고급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고 있고, 중국은 가격 대비 성능과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를 생산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중형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전동 킥보드와 전기자전거 등 개인용 모빌리티 솔루션 시장은 이미 중국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 틈새에서 살길을 찾아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가 제시할 수 있는 야무진 솔루션과 제품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 국내에서 열리는 이름만 국제 행사에 몇 개 업체가 출품했고 몇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는 것은 이제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우리나라의 미래차는 잘 되고 있는 것일까? 그 컨트롤 타워는 어디에 있을까?글_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모터트렌드, 자동차, 자동차 칼럼, 전기차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CREDIT

EDITOR : 나윤석PHOTO : EV 트렌드 코리아

모터 트렌드 ©motortrendkorea.com, ©motortrendkorea.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