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라스트마일을 위한 모빌리티 서비스,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가

최신과 첨단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편리함과 공정한 경쟁이 늘 최선인 것도 아니다. 안전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공공성을 함께 가진 새로운 비즈니스를 기대한다

2019.06.11

 

최근 바퀴 달린 탈것들이 다양해지고 있다. 전기모터와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기모터를 이용한 킥보드와 자전거, 모노 휠 등 개인 운송수단의 종류는 물론 사용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더욱이 이런 새로운 기계들은 처음 만들어지거나 신기술이 쓰인 것이 많기 때문에 개인이 보유하기에는 값이 비싸다. 그래서 공유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가 최근 많이 늘고 있다. 자동차나 모터사이클처럼 이미 있는 운송수단 대여 서비스가 아니기에 많은 신생 업체들이 이런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당장 스마트폰의 앱스토어에 들어가 ‘모빌리티’라는 단어로 검색하면 10개 가까운 킥보드 및 전기자전거 관련 앱을 찾을 수 있다.

 

개별 서비스를 들여다보면 거의 대동소이하다. 앱으로 개인 인증과 결제 정보를 등록하면 서비스 지역에서 필요한 시간 동안 사용하고 그만큼의 요금을 결제한다. 업체에 따라 킥보드의 크기나 속도, 종류가 다르고 이용 가능한 시간과 반납 방법 등에 차이가 있을 뿐 실질적으로 사용자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은 하나다. 버스나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지역과 시간에서의 이동 방법을 제공받는 것이다. 흔히 ‘퍼스트마일’ ‘라스트마일’이라고 하는, A 지점에서 B 지점을 가는 동안 처음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방식이다. 지금은 이 구간을 이동할 때 사람의 힘, 그러니까 두 다리를 이용해 걷거나 자전거를 굴린다. 여기에 전기모터가 달린 개인 운송수단을 이용한다면 계절에 따른 온도의 영향, 미세먼지는 물론 언덕과 내리막 같은 환경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사업 초기라는 조건이 붙기는 하지만 지금의 이런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서비스는 한계도 명확하다. 애당초 인구 밀집도가 높은 대도시가 대상인데, 이는 이용할 사람들이 모여 있어야 한다. 너무 넓지 않은 공간에 사용자들이 많아야 전동 킥보드나 전기자전거의 충전과 회수, 관리가 편해지는 것은 물론 자주 빌려 타는 등 운영 시간이 길어야 회사도 수익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개인 모빌리티 서비스가 필요한 곳은 어딜까? 사실 서울은 지하철과 버스, 특히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마지막으로 걸어서 집까지 가야 하는 거리는 그리 멀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물론 내가 원할 때 당장 움직일 수 있다는 것과 환경의 영향을 생각하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운동 삼아 익숙하게 걷던 출퇴근길을, 앱으로 예약을 하는 번거로움과 함께 돈을 내가며 굳이 이런 서비스를 이용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실제로 이 라스트마일 서비스가 필요한 곳은 대도시가 아니라 대중교통이 촘촘하지 않은 중소 도시와 외곽 지역인데, 이곳은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다.

 

만약 사람들에게 이동의 자유성을 보장하고자 한다면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생각해 돈이 되는 곳에서 여러 업체가 경쟁을 통해 싸우기보다, 필요한 지역에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교통수단의 하나로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서울특별시가 운영하는 자전거 공유 서비스인 서울 자전거 ‘따릉이’의 경우도 예산 지원 등 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용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합격이다. 만약 중국처럼 민간을 통해 이 사업을 시행했다면 어땠을까? 치열한 경쟁과 관리 부재로 망한 회사들이 속출하면서 수백만 대의 폐자전거가 산을 이루었을지 모를 일이다.

 

또 서울 강남역 주변이나 홍대역, 시청역 등 사람들이 너무 많은 지역에서는 도리어 개인 모빌리티 서비스의 사용성이 크게 떨어진다. 유동 인구가 많아 사업성이 좋은 지역이 실제로 이런 개인 운송수단을 사용하기는 불편해지는 모순이 발생한다. 도로에 사람들이 적어야 속도를 높여 걷는 것보다 빠르고 편하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인도와 차도가 나뉜 곳에서는 어디로 달려야 하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빠른 속도로 차도를 달린다면 시간을 줄일 수는 있지만 사고 위험성은 높아진다. 전동 킥보드와 전기자전거가 어느 곳을 달릴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기준과 단속 부분은 차치하고라도 말이다.

 

헬멧 등 안전장비의 의무 착용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애당초 킥보드라는 기계는 사람이 다리를 이용해 밀어 움직이며 높은 휴대성을 갖도록 만들어졌다. 때문에 낮은 속도와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작은 바퀴가 달렸다. 그런데 여기에 전기모터를 달아 속도가 높아지면 전혀 다른 문제가 생긴다. 바퀴가 작기 때문에 도로의 충격을 흡수하지 못해 급격하게 불안정해진다. 자전거처럼 바퀴가 크면 쉽게 넘어갈 요철도 킥보드는 그대로 넘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예를 들어 킥보드를 발로 밀어 시속 10km로 달린다면 이는 사람이 가볍게 뛰는 정도다. 하지만 여기에 전동모터를 달아 시속 24km로 달린다면? 100m를 15초에 달리는 것 같은, 일반적인 사람들의 전력 질주에 해당한다. 제어가 힘들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운동에너지는 속도의 제곱에 비례해 커지기 때문에 몸이 받는 충격도 두 배로 커진다. 시속 4km로 걷다가 넘어졌을 때와 시속 16km의 킥보드에서 떨어졌을 때 몸이 받는 충격은 단순한 4배가 아니라 64배가 된다. 가벼운 찰과상이 아니라 손목과 두개골, 다리 골절을 비롯한 심각한 부상을 입게 되는 이유다. 자주 보이는 자전거용 헬멧은 뇌손상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보호 수단일 뿐, 코와 턱 등 노출된 피부와 치아 등을 보호하지 못한다. 바퀴가 큰 자전거보다 전동 킥보드가 훨씬 불안정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속도를 시속 10km 이내로 제한하거나 제대로 된 헬멧을 사용하는 것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미래에 세상을 바꿀 새로운 기술이나 제도가 나왔을 때 당장 오늘의 현실에서 모두에게 환영받는 것은 어느 시대와 사회에서도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자동차가 처음 만들어져 도로에 나왔을 때도 그랬다. 폭음에 가까웠던 엔진의 소리와 끄는 말 없이 움직이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라스트마일 모빌리티에 대한 다양한 시도도 마찬가지다. 최신과 첨단 기술이 쓰였다고 모든 것이 좋을 수는 없다. 낯설고 누구도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해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게다가 공정한 경쟁과 쉽고 편한 사용성이 항상 최선은 아니다. 공공성과 장기적인 관점, 그리고 안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글_이동희(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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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이진우PHOTO :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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