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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바꾼 車車車

인상 좀 찌푸려야 통하는 시대다. 그래서 따져봤다. 누구 얼굴이 셀까?

2019.06.20

 

사진부터 슥 본 독자라면 이게 대체 무슨 자동차고, 이게 대체 무슨 기사인가 싶을 거다. 얼마 전 <모터트렌드> 에디터들끼리 자동차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 자리에서 난 이런 말을 꺼냈다. “얼굴만 보면 모닝이 AMG GT보다 더 빨라 보일걸?” 웃자고 한 이야기였지만 난 진짜로 그렇게 생각했다. 현행 모닝을 사이드미러로 처음 봤을 때 깜짝 놀랐기 때문이다. 마치 “얼쩡거리지 말고 얼른 비켜”라고 말하는 듯한 인상이었다.

 

하지만 내 의견에 다른 에디터들은 동의하지 않는 듯했다. 그래서 난 출력 대비 얼굴이 무섭게 생긴 차와 순하게 생긴 차 몇 대를 골라 짝을 지었다. 그리고 자동차 디자이너에게 맡겨 동급 경쟁자처럼 만든 후 비교해보기로 했다. SUV처럼 부풀린 맥라렌 720S와 현대 싼타페, 미드십 스포츠카 버전의 푸조 3008과 람보르기니 우라칸, AMG GT의 비율로 거듭난 기아 모닝과 AMG GT. 이 세 쌍의 차를 보고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싼타페 vs. 720S

720S를 SUV로 바꾸니 이렇게 근사한 얼굴이 됐다. 카이엔을 닮은 것 같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혔고, 무엇보다 라인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정리된 게 좋다. SUV로 변신한 720S를 보니 싼타페가 오징어로 보인다. 현대차가 맥라렌 디자인 수장 로브 멜빌을 영입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제발 싼타페의 못난 얼굴을 바꿔줬으면 좋겠다. 역시 맥라렌의 얼굴은 SUV에서도 힘을 느끼게 한다. 싼타페가 인상 쓰고 센 척만 하는 얼굴이라면 720S는 그냥 센 얼굴이다. 아, 그런데 맥라렌 씨, SUV 만들어도 되겠는데요?서인수

 

바짝 웅크린 슈퍼카의 얼굴을 SUV만큼 껑충하게 해놓으니 별로 예쁘지 않다. 독특하게 느껴졌던 헤드램프도 이렇게 무난했나 싶다. 역시 자동차가 주는 인상의 핵심은 비례다. 비례가 달라지면 맥라렌이고 뭐고 아무 소용 없다. 인상은 확실히 싼타페가 좀 더 강렬하다. 그리고 더 매력적이다. 2.0ℓ 디젤 SUV라고 인상까지 고울 필요 있을까? 안 그래도 단조로운 색상의 차만 가득한 도로인데 말이다.고정식

 

사실 싼타페의 사나운 얼굴을 세상에 알리고자 빠르지만 인상은 순한 720S를 골랐다. 그런데 720S의 SUV 버전이 예상했던 것보다 근사하다. 원형보다 비율이 더 안정적으로 보인다. 인상도 꽤 강렬하다. 과격하다고 생각했던 싼타페가 조잡하게만 보일 정도다. 사실 싼타페는 디자인 완성도가 아주 뛰어난 편이다. 헤드램프인 척하는 얄따란 주간주행등과 현란한 그릴의 조화가 특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런 얼굴이었으면 적어도 300마력은 되었어야 한다.류민

 


 

 

3008 vs. 우라칸

3008 미드십 스포츠카. 꽤 그럴싸하다. 우라칸으로 변신한 3008을 보다가 다시 우라칸을 보니, 우라칸이 왠지 밋밋하단 느낌마저 든다. 얼굴만 놓고 보면 3008이 더 세 보인다. 130마력이 아닌 500마력은 넘어 보인다. 혹시 일부러 그렇게 디자인한 걸까? 130마력이라고 다른 차들이 업신여길까 봐?서인수

 

람보르기니의 선이 이렇게 간결해 보일 줄은 몰랐다. 3008을 슈퍼카의 비례로 다듬으니 범퍼 아래가 현란하다. 선 사이 간격이 줄어서는 아니다. 존재감 약하던 범퍼 하단의 공기흡입구가 부쩍 도드라졌기 때문이다. 잘만 다듬으면 진짜 슈퍼카 얼굴로도 손색없겠다. 3008 디자인의 원형인 쿼츠 콘셉트의 헤드램프도 CG처럼 변형된 모습에 더 가깝다. 사실 우라칸은 스포츠카 디자인의 표본이다. 그런 우라칸이 3008보다 단정해 보일 줄은 몰랐다.고정식

 

펠린 룩. 푸조가 무려 20년간 이어온 디자인 테마다. 고양이처럼 날렵해 보이는 게 특징이다. 사실 푸조 디자인에 큰 불만은 없다. 테마가 얼굴만이 아닌, 옆과 뒷모습에도 고루 녹아 있어 설득력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스타일링과 성능 사이에서 느껴지는 괴리다. 푸조 대부분의 모델은 150마력 안팎의 디젤 엔진을 얹는다. 높아봤자 200마력이다. 스포티한 외모와는 당최 어울리지 않는 수치다. 그런데 미드십 스포츠카가 되니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런 분위기라면 130마력이라도 상관없을 거 같다.류민

 


 

 

모닝 vs. AMG GT

AMG GT에 모닝 얼굴이 이렇게 잘 어울릴지 몰랐다. 이렇게 붙여놓으니 900마력은 돼 보인다. 요즘 나오는 전기 슈퍼카의 얼굴 같다. 다만 장난스러워 보이는 느낌도 없진 않다. AMG GT는 우아하고 위엄도 서려 있는데 모닝을 이렇게 바꾸니 애니메이션 주인공처럼 됐다. 왠지 말도 할 것 같다. 밋밋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커지면서 아래가 어정쩡해진 감도 있다. 역시 고든 바그너가 일을 잘하는 거였어.서인수

 

비례를 바꾼 모닝은 정말 강력해 보인다. 특히 범퍼 양 끝 공기흡입구는 브레이크 패드를 얼릴 듯이 공격적이다. 반면 AMG GT의 인상은 순하다. 스포츠카는 구조적 특징에서 비롯된 분위기가 압도하는 경우가 많다. AMG GT 역시 쭉 뻗은 보닛으로 승부한다.고정식

 

모닝의 완승이다. 그런데 이게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반전 매력이라는 말이 있다. 주로 생김새만 보고 짐작한 것보다 더 높은 퍼포먼스를 낼 때 쓰인다. 자동차에서라면 더더욱 그렇다. 포르쉐 911의 팬 중에서도 이런 매력 때문에 빠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모닝은 반대다. 무시무시한 얼굴을 하고는 딱 경차다운 성능만 낸다. 기대가 크니 박탈감도 크다. 경차는 경차다운 인상을 지녔으면 좋겠다. 작은 차만이 낼 수 있는 발랄한 분위기가 있는데, 이렇게 인상을 구기고 있을 필요가 있을까 싶다. 그래서 난 이전 세대나 전전 세대 모닝이 더 좋다.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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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류민PHOTO : CG_Mike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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