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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미친 짓이야!

그래 맞다. 우리가 이 껑충한 녀석으로 드리프트와 8자 테스트를 감행했다. 절대 만우절 장난이 아니다

2019.06.26

 

“이 차가 테스트하기에 안전하다고 생각해?” 냉철한 테스트 디렉터 킴 레이놀즈가 평소 사무실 책상 너머로 보이던 모습보다 훨씬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난 즉각 대답했다. “킴, 그들은 이 차로 드리프트를 했고, 난 적어도 한 시간은 촬영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이 차는 부서지거나 뒤집히지 않아. 우린 평소대로 테스트를 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킴은 늘 그랬던 것처럼 계속해서 심사숙고를 했다. 26인치 휠(회전 질량이 엄청나다)을 신은, 무게가 1950kg에 달하는 차로 시속 97km로 달리다가 제동할 때 일어나는 물리학 법칙이나 이 차로 드래그 레이스용 직선주로를 처음 달려보는 것에 대해 말이다. 그는 정지 상태에서 차가 움직이고 거대한 휠이 회전하기 시작할 때 유니버설 조인트나 드라이브샤프트가 부서질 수 있는 상황도 고려했다. 그러더니 몹시 불안한 표정으로 부산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반경 30m짜리 8자 테스트 코스에 키가 거의 1950mm에 달하는 세단을 던져 넣었을 때 생길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대한 걱정 때문인 듯했다. “가장 약한 연결 부위가 어디지? 어딘가 안전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꼭 말을 해줘야 해.” 킴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헬멧을 가져가자고.” 내 말에 얼굴이 조금 밝아진 킴은 좋은 생각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모터트렌드> 테스트 디렉터 킴 레이놀즈

 

녀석을 만나다

다음 날 아침 킴과 나는 ‘동크 앤 도넛’ 차를 좀 더 가까이서 살펴보자마자 <모터트렌드>의 새로운 비디오 스트리밍 시리즈 <드리프트 디스>의 스타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차는 202마력짜리 V8 4.3ℓ 엔진과 4단 터보 하이드라매틱 4L60 자동변속기를 갖춘 쉐보레 카프리스 클래식카를 기반으로 1995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에서 만들어졌다. 2년 동안 15만2678km를 달린 쉐보레 카프리스를 5500달러에 사서, 5일하고도 12시간의 시간을 거쳐 지금의 형태로 개조한 거다.


우리는 우선 맞춤 제작한 4링크 서스펜션으로 차체를 약 500mm 높여 거대한 휠과 델린트 데저트 스톰 D8+ 타이어가 짝을 이룬 305/30R26 사이즈의 바퀴가 들어갈 자리를 확보했다. 연료분사식 엔진은 아산화질소를 주입해 출력을 끌어올리는 NOS 시스템과 짧고 소리가 커진 배기 시스템을 제외하고 순정 상태 그대로 남겨뒀다.


변속기는 자동차 제작자인 지미 카드웰, 도미닉 바이로, 딜런 휴스의 손을 거쳐 혈기왕성해진 기어스타의 4L60E 제품으로 교체했다. 이 변속기는 토크컨버터 방식으로 3800rpm에서 기어가 변속된다. 왜 3800rpm이냐고? 각 부위를 보호해 부품이 조각조각 찢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예방 조치다. 순정 드라이브샤프트는 뒤 차축에 닿을 정도로 충분히 길거나 강하지 않다. 뒤 차축은 5.11:1의 링 기어비를 갖추고 있는데 이것 또한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다. 원래 기어비는 3.23:1이지만 뒷바퀴를 굴리기 위해 좀 더 강화됐으며 결과적으로 강한 제동에도 견딜 수 있게 됐다.


드리프트를 시도하기 위해 디퍼렌셜 또한 고정됐는데 이건 양쪽 뒷바퀴의 회전수를 고정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계적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뒤쪽 드럼 브레이크는 드리프트 머신처럼 핸드 브레이크와 곧장 연결된 윌우드 디스크로 교체했다. 앞서 설명한 모든 부분은 조잡하게 끼워 맞춘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설명을 복잡하게 했지만 이 차는 프로가 만든 것처럼 매우 훌륭하다.

 

 

녀석을 멈추다

질주를 하기에 앞서 시속 97km에서 제동성능을 테스트해보기로 했다. 지상고가 매우 높은 탓에 보트에서 몰래 빌려왔을 것 같은 운전대를 붙잡고 운전석에 올랐다. 다행히 안전벨트와 헬멧 모두 갖춰져 있다. 미끄러운 토크컨버터 변속기와 큰 타이어를 신은 차로 시속 97km로 달리다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제동거리가 길어지면서 시끄러운 비명이 들린다. 내 방식대로 제동을 확실히 하기 위해 핸드 브레이크를 부드럽게 잡아당겼다. 핸드 브레이크는 기능적으로 확실히 작동했지만, 제대로 된 제동압력을 만들기 위해 레버를 몇 번 펌프질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순정 카프리스는 ABS를 갖추고 있지만 이 차에 ABS가 달려 있는지는 알 길이 없다.


첫 제동은 연습이었다. 이후 완전한 한계 제동 상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양의 제동압력을 사용했다. 결과는 인심 좋게 말해 ‘방향 안정성 문제’를 드러내며 50.2m를 기록했다. 제동거리가 길어 코스를 벗어났지만 바퀴가 잠기진 않았다. 난 질척한 페달 감각이 불만이었지만 제동 시스템은 전적으로 신뢰했다.


30m짜리 드래그 레이스용 직선 코스를 17.7m로 나눈 콘크리트벽 사이를 유턴해보면 뒤 차축이 정말로 고정돼 있고 두 타이어가 격렬하게 날뛰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의 두 번째 제동거리는 46.9m였고, 세 번째는 46.3m였다. 네 번째와 마지막 제동은 브레이크에 페이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똑같이 46.9m를 기록했다. 참고로 과거에 시승했던 1993년형 신형 카프리스의 97km에서 제동거리는 40.5m였다.

 

 

본격적으로 달려보자

드래그 레이스용 직선코스에서 엔진회전수가 최대로 치솟을 때 왼발로 브레이크 페달을 꾹 밟았다(동시에 오른손으로는 핸드 브레이크를 잡아당겼다). 엔진회전계가 없어 정확히 몇 rpm이었는지 알 수는 없었다. 이후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고 차를 출발시켰다. 타이어가 약간 끽끽거리는 소리를 내며 출발했으니 기어 변속 시점인 3800rpm에 도달한 게 분명했다. 동크 앤 도넛의 동력 전달 과정은 질척거린다. 윗단으로 변속하는 건 꽤 부드럽지만 힘이 많이 든다.


동크 앤 도넛은 그리 날카롭지 않은 소음을 냈다. V6 엔진을 얹은 픽업트럭을 떠올려보라. 이 차의 느낌도 비슷하지만 그보다는 소리가 좀 더 크다. 하지만 모든 소리가 폭력스럽지는 않다. 난 엔진으로 유입되는 질소를 감지할 수 없었지만 질소가 제 역할을 한 게 틀림없다. 시속 97km까지 가속하는 데 8.8초가 걸렸고, 250m를 16.9초 만에 시속 129km의 속도로 주파했으니 말이다. 옵션인 260마력짜리 V8 5.7ℓ 엔진으로 시속 97km까지 8.5초 만에 가속하고, 250m를 16.6초 만에 시속 134.2km로 내달리는 1993년형 카프리스와 비교하면 이 차는 그리 낡은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후 각각의 주행은 더디게 진행됐다. 이전보다 휠스핀이 더 많이 일어났다고 느꼈지만 구경꾼들은 “휠스핀 따윈 하나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소리쳤다. 난 3800rpm 근처에 가보지도 못했고, 변속기로 동력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가속이 줄고 있었다.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차례고, 킴의 테스트와 8자 코스 주행을 위해 질소와 브레이크를 아끼고 싶었다.

 

구멍이 숭숭 뚫린 핸드 브레이크를 고정시키면 뒤쪽 디스크 브레이크가 작동한다. 

 

8자 테스트 스타트!

프로 수준의 개조를 보고 킴은 전보다 덜 망설였다. 하지만 타이어 압력이 그의 새로운 걱정거리로 떠올랐다. 테스트하기에 앞서 아침에 차를 점검할 때 앞, 뒤 타이어의 압력은 각각 38과 60psi로 설정돼 있었다. 우린 드리프트를 시도하지 않을 것이었기에(적어도 처음 목적은 그랬다) 앞 타이어에 맞춰 뒤 타이어의 압력을 낮추기로 했다. 킴의 새로운 걱정거리는 다음과 같았다. “타이어 압력 차이가 차를 뒤집히지 않게 하는 것이라면? 만약 접지력을 잃고 차가 미끄러진다면?”


그는 헬멧을 쓴 뒤 차에 올라 망설이며 준비를 했다. 그다음 어떻게 됐냐고? 차는 8자 코스를 화끈하게 돌았고, 타이어도 멀쩡히 달려 있었다. 그의 베스트랩은 28.5초였는데 이건 2019년형 쉐보레 실버라도 RST와 거의 비슷한 수치다. 킴은 테스트 후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 ‘소음이 어마어마하게 크지만 소리만큼 빠르게 가속하진 않는다(거대한 휠 때문일까?) 브레이크 감각은 끔찍하고(유압 시스템이 물먹은 스펀지 같다), 두 번째 랩을 달리고 난 뒤 페이드 현상이 나타나 제동이 거의 되질 않았다. 브레이크가 주행을 방해하고 있다. 제동력을 신뢰할 수 없어서 원하는 만큼 빠른 속도로 코너에 진입할 수가 없다. 코너를 돌아나갈 땐 거의 대부분 언더스티어가 일어나면서 무기력하게 회전하고, 이따금 꽁무니가 바깥쪽으로 살짝 흐른다. 코너링이 생각보다 극적이지 않아서 놀라웠다.’

 

아산화질소 분사 시스템은 최고출력을 순정 상태보다 80% 상승시킨다. 브이박스 데이터 수집장치 아래쪽에 보이는 게 동크 앤 도넛의 출력을 뻥튀기시키는 장비다. 

 

킴은 이 차를 ‘전혀 무섭지 않고 매우 바보스럽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드리프트 디스>의 동료들과 함께한 동크 앤 도넛에 대한 우리의 경험은 이 차의 최상급 제작품질을 증명했다. 실제 아무것도 폭발하지 않았고, 차가 뒤집어지지 않았으며 으스러지지도 않았다. 지나고 나서 보니 이 차의 한계를 테스트하는 것보다 실제 도넛 가게로 운전해 가는 것이 더 두려웠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반 도로로 끌고 나갔다면 수많은 운전자들이 SNS에 올리기 위해 앞으로 달려들어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이댔을 거다. 그러면 동크 앤 도넛은 도로 위의 차를 차례로 밟고 지나갔을 테고, 모두들 “지금 지나간 것 좀 봐!”라며 소리쳤을 게 분명하다. 아무리 봐도 그게 더 위험했을 것 같다.  

글 Chris Walton 

 

 

 

 

 

 

모터트렌드, 자동차, 동크 앤 도넛, 쉐보레 카프리스 클래식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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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Brandon Lim, James Lip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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