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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뿜은 서킷 대결, 맥라렌 600LT vs. 포르쉐 911 GT3 RS

맥라렌 600LT와 포르쉐 911 GT3 RS가 격렬하게 맞붙었다

2019.07.04

 

캘리포니아 로사몬드

윌로 스프링스의 그늘진 메인 직선주로는 얕은 물웅덩이로 뒤덮여 있었다. 그 위를 포르쉐의 신형 911 GT3 RS가 울부짖으며 질주했고 출발선 위로 물안개가 피어올랐다. 사막엔 하루 종일 미칠 듯한 추위와 함께 장대비가 내렸다. 다행히 시승하기 한 시간 전 먹구름은 사라졌고 트랙엔 바람이 몰아치면서 노면을 빠르게 건조시켰다. 물웅덩이들이 햇빛 아래서 조금씩 자취를 감추자 프로 드라이버 랜디 포브스트는 트랙 노면을 살폈다. 곧이어 트랙 주행이 가능하다고 알려왔다.

 

드라이버 보고 랜디 포브스트(가운데)는 제스로 보빙던(왼쪽)을 붙잡고 프로 드라이버로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있다.

 

맥라렌은 이날을 위해 영국에서 엔지니어 두 명과 레이서 한 명을 보냈다. 그들은 이 대결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600LT는 젖은 노면에서 영리한 타이어 전략으로 포르쉐를 기습했다. 두 차 모두 트랙에 최적화된 고무로 만든 피렐리 P 제로 트로페오 R과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컵 2R을 신었다. 과연 어떤 차가 승리할까?

 

 

트랙에서 프로 드라이버가 두 차를 가지고 몇 초 안에 결승선을 들어오는지는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만약 당신이 트랙용 퍼포먼스카에 20만 달러를 지불했다면, 그 차가 비슷한 가격의 다른 차보다 빨라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나? 적어도 한 가지는 확실하다. 맥라렌에 이건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두 차의 출력을 측정했고, 600LT의 휠 마력이 포르쉐보다 100마력 이상 높다는 걸 알아냈다. 무게도 쟀다. 탄소섬유로 만든 맥라렌이 또 한 번의 승리를 가져갔다(포르쉐보다 68kg 가볍다).

 

 

우리가 이런 말을 할 거라 기대하지 않았지만, 분명 좋은 기회였다. 한 번쯤 포르쉐의 패배를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었다. 알다시피 포르쉐에는 승리의 DNA가 있다. 사진 촬영 때도 그랬지만, 영상 촬영으로 인한 과도한 부하는 포르쉐가 그간 보여줬던 강점을 더욱 부각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포르쉐가 패배할지도 모르는 대결이었다.

 

그렇다면 왜 포르쉐(특히 911)는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일까? 이 질문엔 수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영상 촬영은 사진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린다. 덕분에 운전석에 앉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우리에겐 좋은 일이다). 극한의 성능을 뽑아내기 위해 트랙의 노면을 갈기갈기 찢는 데 많은 시간을 쏟고, 브레이크 페달을 있는 힘껏 밟는다. 그리고 차를 원래대로 돌려놓고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한다. 그렇기에 퍼포먼스만큼 내구성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트랙에서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빠른 랩타임이 중요하지만 영상으로 남기기 위해서는 수십 바퀴 이상 트랙을 돌아야 하고, 드리프트 장면까지 찍어야 한다. 차를 가혹하게 다루는 일이다. 가끔은 공포스러울 때도 있다. 이런 경험들로 인해 차가 싫증 날 때도 있다. 포르쉐는 어떠냐고? 그럴 때가 없다. 일관되고 자신감이 넘치며 날카롭다. 포르쉐를 몰아붙일수록 이 차가 얼마나 특별한지 알게 된다.

 

 

대결을 시작하기 전, 우리가 파악한 정보는 다음과 같다. 맥라렌 600LT 가격은 30만9310달러, V8 3.8ℓ 트윈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600마력, 최대토크 63.2kg·m를 발휘한다. 테스트팀이 측정한 600LT 무게는 1407kg으로 911 GT3 RS보다 가볍다. 911 GT3 RS도 600LT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바이작 패키지와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외관엔 멋진 라바 오렌지색을 적용해 22만5940달러의 가격표를 달고 있다. 수평대향 6기통 4.0ℓ 자연흡기 엔진은 정밀함과 회전력, 적절한 소음까지 잘 어우러졌다. 8250rpm에서 최고출력 520마력, 6000rpm에서 47.8kg·m를 낸다. 무게는 1472kg이다. 기록 측정을 위해 탱크에는 기름을 가득 채운 상태로 무게를 재야 한다. 911 GT3 RS에는 선택 사양을 통해 89.7ℓ의 거대한 탱크를 넣을 수 있다.

 

엎치락뒤치락 포르쉐 911 GT3 RS와 맥라렌 600LT의 주행감각은 매우 다르다. 하지만 둘 다 우위를 점할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다.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에 위치한 K&N 엔지니어링 첨단 시설의 다이노(출력을 측정하는 롤러)에선 격차가 더 벌어진다. 다이노에 올라간 차를 보는 건 언제나 놀랍다. 벨트로 차를 고정했을 때의 기대감, 측정할 때의 좌절감, 스로틀이 열릴 때의 흥분감, 주저앉는 뒤꽁무니. 앞바퀴가 들리고 롤러 위에서 앞으로 나아가려는 엔진의 모든 힘을 벨트가 저지한다. 911 GT3 RS의 휠 마력이 겨우 436마력밖에 되지 않았을 땐 약간 실망했다. 다이노 테스트에서 600LT는 광폭해진다. 포르쉐처럼 듣기 좋은 소리는 아니지만 굉음을 내며, 엔진의 순수한 분노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위에 달린 배기파이프에서 불꽃이 터지고, 다이노 그래프는 뒷바퀴에 537마력이 전달되는 곡선을 보여준다. 무려 100마력의 어드밴티지가 주어진 것이다.

 

 

우월한 성능은 맥라렌의 손쉬운 승리로 이어질까? 너무 성급하게 굴지 말자. 우리의 일반도로 코스는 샌디에이고 카운티에 있는 팔로마 산을 가로지르는데, 여기서 포르쉐는 마법 같은 성능을 보여준다. 엔진과 PDK 변속기는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며, 그들이 보여주는 정확성은 포르쉐의 모든 역동적인 부분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스티어링은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차의 디테일을 맛깔스럽게 전달한다. 브레이크는 놀라울 정도로 강력하며, 뛰어난 섀시 안정성은 코너에서 뒤가 흐를 걱정 없이 최적의 드라이빙 라인을 그릴 수 있게 도와준다. 일단 차체 앞부분을 코너에 집어넣으면 빠른 가속으로 이어진다. 뒤꽁무니에 위치한 엔진은 다소 시대착오적일 수 있지만 엔진이 실린 위치 덕분에 구동력이 매우 독특하고 무시무시할 정도로 효과적이다. GT3 RS의 약점은? 전혀 없다. 하지만 이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GT3 RS의 모든 요소가 한곳에 집결돼 운전이 직관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맥라렌은 매우 특별하고 흥미진진하다. 미드십 엔진은 슈퍼카 같은 느낌을 준다. 마치 화살촉 끝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이며, 600LT가 가속하는 방식은 관성이 없는 듯하다. 믿기 어려울 정도다. 유압식 스티어링 또한 특별하다. 하지만 맥라렌에는 포르쉐의 아찔한 반응(꼭 기억해라. 포르쉐엔 뒷바퀴 조향장치가 있다)이 결여됐다는 생각도 들었다. 피드백은 날것이며 여과되지 않았다. 앞바퀴가 위로 뜨고 손바닥으로 표면이 부드럽게 밀리는 것처럼 느껴질 때 그려진 그림은 기가 막히게 생생하며, 만족스러울 정도로 대담하다. 600LT는 방향감각을 잃을 정도로 빠른 속도에 비명을 지르는 공간과 운전 경험으로 운전자를 차 깊숙이 끌어당긴다.

 

운전대를 더 분주하게 조작해야 한다. 코너를 돌며 브레이크를 잡으면 뒤가 쉽게 미끄러진다. 코너 초반과 중반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면 언더스티어가 발생한다. 트윈터보 엔진의 토크는 뒷바퀴를 순식간에 휠 스핀에 빠뜨릴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졌다. 환상적인 ESC 다이내믹 모드는 이런 특징 중 가장 날이 선 부분을 앗아가지만, 전자장비의 도움을 받지 않은 600LT는 폭력적이고 까다로우며 무척 재미있다. 특별한 두 차의 우열을 가리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앞서가다 와인딩 코스와 트랙을 함께 달린 포르쉐와 맥라렌은 드라이버 내면에 숨겨왔던 레이싱 DNA를 촉발시킬 만큼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우리는 포르쉐를 타고 트랙에 도착했다. 피트로 들어가니 맥라렌 사람들의 표정이 어두웠다. 600LT의 랩타임은 1분 24.71초. 윌로 스프링스 트랙에서 포브스트가 세운 11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하지만 승리를 장담할 정도로 충분히 빠르진 않았다. 불안감이 엄습했다. 

 

빠르게 움직이는 라바 오렌지색 차는 8번 코너에 들어간 다음 9번에서 곧장 앞으로 달려나갔다. GT3 RS의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의 맹렬한 소리가 바람에 의해 잘게 쪼개졌다. 포르쉐는 우월한 다운포스와 믿을 수 없는 구동력으로 힘의 열세를 뒤집을 수 있을까? GT3 RS의 랩타임을 확인한 맥라렌 팀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 GT3 RS의 랩타임은 1분 23.67초, 우리가 윌로 스프링스에서 세운 기록 중 다섯 번째로 빠르며 최고출력 899마력을 내뿜는 포르쉐 918 스파이더보다 10분의 1초밖에 느리지 않았다. GT3 RS를 통해 포르쉐는 또 한 번 우리의 높은 기대치를 넘어섰으며, 이런 사실은 평소보다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다.글_Jethro Boving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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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Julia Lapal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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