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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가 바다로 간 까닭은?

르반떼와 기블리를 타고 동해로 향했다. 마세라티는 왜 우리를 바다로 안내했을까?

2019.08.08

르반떼 트로페오, 르반떼 GTS, 기블리 S Q4 (왼쪽부터)

 

마세라티의 다른 이름은 삼지창이다. 마세라티는 창립 후 한 번도 이 엠블럼을 놓은 적이 없다. 넵튠의 삼지창에서 본뜬 이 엠블럼은 마세라티의 근원과 지향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넵튠은 포세이돈이다. 신들의 왕인 제우스에 필적하는 그의 강력한 무기가 바로 삼지창이다. 엠블럼은 볼로냐 마조레 광장에 있는 넵튠의 분수에 포세이돈이 들고 있는 삼지창에서 영감을 얻었다. 결국 삼지창 엠블럼에는 마세라티가 비롯된 볼로냐와 추구하는 강력한 힘, 예리한 주행성능 등이 모두 담긴 셈이다. 지난달 마세라티는 소규모로 시승 행사를 열며 목적지를 동해의 맑고 푸른 바다로 정했다. 포세이돈이 바다의 신이란 걸 생각하면 마세라티가 바다로 향한 건 무척 당연한 것처럼 보였다.

 

바다로 향한 모델은 고성능 SUV의 통쾌한 성능을 보여주는 르반떼 GTS와 트로페오, 럭셔리 스포츠 세단의 날카로운 움직임을 간직한 기블리 S Q4였다. 르반떼는 두 모델 모두 초강력 SUV의 후련한 가속성능을 유감없이 쏟아내며 동해로 내달렸다. 짭조름한 바다 향에 본능처럼 이끌리듯 후끈하게 속도를 끌어올렸고 대담하게 코너를 돌아나갔다.

 

인상적인 건 이번에 처음 시승한 르반떼 트로페오였다. V8 3.8ℓ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590마력, 최대토크 74.8kg·m를 내뿜는다. 길이는 5020mm나 되고 무게가 2300kg이나 나가는 육중한 SUV지만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시간은 3.9초에 불과하다. 후련한 가속감과 작렬하는 배기음은 슈퍼카와 그리 다를 게 없다.

 

코너에서 네 바퀴를 굴려 보다 안정적인 몸놀림을 선보인다. 물론 바닥을 움켜쥐고 달리는 감각까지 슈퍼카를 떠오르게 하진 않는다. 무게중심이 높은 구조적인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중이 좌우로 크게 넘어간다. 물론 에어 서스펜션으로 차체를 최대 35mm까지 낮출 수 있고, 기계식 LSD와 토크벡터링으로 접지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 여타 SUV와 비교하면 꽤 빠르다. 움직임도 능란하다.

 

 

GTS는 균형감이 돋보였다. 트로페오는 무거운 앞머리를 매섭게 몰아붙여 코너에서 운전자에게 매우 예민하고 예리한 제어를 요구하는데, GTS는 그보다는 덜하다. 때문에 르반떼가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코너링은 어쩌면 GTS에서 나오지 않을까 싶다. 감각적으로는 GTS 쪽이 더욱 짜릿했다. 트로페오는 솔직히 너무 거세게 몰아붙여 조금은 무서울 정도였다.

 

기블리 S Q4는 트윈터보를 곁들인 V6 3.0ℓ 가솔린 엔진을 품었다. 최고출력 430마력, 최대토크 59.2kg·m를 발휘하는데, 페라리 마라넬로 공장에서 만드는 사나운 심장이다. 기블리에는 마세라티 고유의 레이싱 헤리티지가 배어들었다. 일단 서스펜션 세팅부터 앞 더블위시본, 뒤 멀티링크다. 하긴. SUV인 르반떼에도 같은 구성을 고집한 마세라티다. 알루미늄으로 만든 서스펜션은 손끝에 전하는 감각도 가볍다. 섀시 반응도 묵직하기보다 경쾌하다. 네 바퀴를 모두 굴려 강하게 바닥을 딛고 달리지만 운전자에게 좀 더 많은 역량을 요구한다. 운전자의 실력을 실제 이상으로 느껴지게 하는 독일차와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마세라티는 운전자에게 더 많은 여지를 주면서 더욱 짜릿한 주행감을 스스로 획득하게 만든다. 간담은 좀 서늘하지만 날것 같은 느낌이 손맛의 생생함을 극대화한다. 하긴. 마세라티는 단순히 럭셔리 브랜드가 아니다. 레이싱 헤리티지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진 마세라티다. 그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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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고정식PHOTO : 고정식, 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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