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안전벨트는 중요하다. 누가 뭐래도

첨단의 최신 안전기술도 안전벨트를 매는 습관보다 더 안전하게 승객을 지킬 순 없다

2019.08.16

적외선 카메라로 찍힌 열선 안전벨트는 승객의 안전을 높이기 위한 메르세데스의 최신 아이디어를 보여준다.

 

전 세계를 큰 충격에 빠트린 자동차 사고가 있었다. 1997년 8월 31일, 메르세데스 벤츠 S 280 뒷자리에 타고 있던 영국의 전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프랑스 알마 다리 터널 콘크리트 기둥에 충돌한 사고로 사망했다. 이 사고로 그녀의 연인 도디 알파예드도 운명을 달리했다. 그는 런던의 해로즈 백화점을 운영하는 이집트 억만장자 모하메드 알파예드의 아들이기도 했다. 둘이 탔던 검정색 벤츠를 운전한 헨리 폴도 사망했다. 보디가드였던 트레버 리스 존스만 살아남았다.

 

이 사고가 더욱 충격적이었던 건 이들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차에 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3세대 S 클래스(W140)의 글로벌 론칭 행사에서 최첨단 능동형, 수동형 안전장비를 확인한 난 S 클래스가 가장 안전한 차라고 생각했다. “만약 사고가 난다면 이 차는 내가 생존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자동차라고 믿는다”고 말할 정도였다.

 

확실히 비극적인 사건이다. 당시 메르세데스 벤츠의 안전담당자였던 잉고 칼리나 역시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여겼다. 사고 몇 달 후 그를 만났을 때 그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차에서 사망한 이유를 꽤 확신했다. 하지만 엔지니어들이 완전히 부서진 S 280을 자세히 살펴보기 전까진 공식적으로 말을 하지 못했다. “우린 아무것도 모릅니다. 차량 점검을 요청할 계획이지만 영국이 이를 허락하지 않을 겁니다.”

 

난 메르세데스 벤츠가 흥미롭고 실험적인 최신 안전기술이 탑재된 자동차를 선보이는 ‘ESF(Experimental Safety Vehicle) 2019’ 행사에서 그 운명적인 8월의 밤을 떠올렸다. 이전 행사처럼 올해 ESF도 벤츠의 양산차를 기반으로 한다. 올해는 최근 출시된 GLE로 앞으로 10년 안에 양산되는 벤츠에 적용될 능동형, 수동형 안전장비를 선보였다. ESF 2019에 소개된 호기심을 자극하는 많은 기술은 자율주행차를 위해 만들어졌다. 메르세데스 안전센터 책임자 로돌포 쉐네부르크는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거의 일어나지 않을 테지만, 사고 자체가 일어나지 않는 건 아니라고 지적했다. 자동화된 차와 자동화되지 않은 차가 도로에서 뒤섞이게 될 몇 년 동안은 특히 더 그럴 것이다.

 

ESF 2019에서 소개된 인명구조용 아이디어들 중에는 앞좌석 양옆에 내장된 에어백도 있다. 이건 시트가 뒤로 완전히 젖혀졌을 때도 탑승객을 보호하기 위한 아이디어다. 차가 주차돼 있을 때 자율주행 시스템 센서를 이용해 사고 위험이 있는 보행자나 자전거가 지나가는 것을 경고하는 기능도 소개됐다.

 

이 안전 콘셉트카에는 정지된 상태에서 뒤쪽에서 충돌을 예측하면 충돌하기 전 전속력으로 자동 전진해 사고를 피하는 기술도 담겼다. 그 후에는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아 충돌 에너지를 줄인다. 이 차에 달린 뒷좌석 열선 안전벨트는 언뜻 장난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 뒤에는 꽤 진지한 생각이 깔려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뒷좌석 탑승객의 70%만이 안전벨트를 매는 것으로 확인됐다. 몇몇 동유럽 국가의 경우는 30% 이하의 뒷좌석 탑승객이 안전벨트를 맨다. 중국이나 인도는 뒷좌석 탑승객의 안전벨트 착용률이 제로에 가깝다. 열선 기능이 더해진 뒷좌석 안전벨트는 탑승객의 벨트 사용을 장려하고, 부피가 큰 외투를 벗도록 해 안전벨트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아이디어다. 이 벨트는 사용하기 쉽게 버클에 조명도 들어온다. 가장 영리한 부분은 따로 있다. 버클을 고정해야만 뒷자리에 마련된 USB 포트를 쓸 수 있다.

 

ESF 2019에서 각종 스마트한 안전기술을 선보인 메르세데스 안전 연구원들은 아주 기본적인 기술이 교통사고에서 생명을 구하는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는 걸 알고 있다.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차의 뒷자리에 타고 있었다. 탑승자의 생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단단하게 설계한 실내 공간과 그것을 감싸는 세심한 크럼플 존이 있는 자동차에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다.글_Angus MacKenz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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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Angus MacKenziePHOTO : 메르세데스 벤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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