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7000달러짜리 차가 있다고?

인도가 7000달러로 괜찮은 크로스오버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미국에 가르쳐줄까?

2019.08.19

 

몇몇 선진국이 100년 넘게 자동차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그들 대부분이 개발도상국으로 진출하는 데 상당한 애를 먹고 있다. 그들은 아주 기본적인 것만 갖춘 선진국 자동차를 저렴하게 내놓으면 개발도상국 구매자들에게 잘 팔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 고객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만 미니멀리즘을 받아들일 뿐, 그들 역시 커다란 디스플레이를 소원하고 멋진 디자인을 보고 싶어 한다. 그들은 그저 자신의 상황에 맞게 ‘검소하게 설계된’ 자동차를 원할 뿐이다.

 

‘검소한 설계’라는 신조는 인도 첸나이에 있는 기술 서비스 제공업체인 힌두자 테크에 의해 전파되고 있다. 자동차 전문 컨설턴트인 먼로&어소시에이츠 CEO 샌디 먼로를 통해 이 회사에 대해 알게 됐다. 내 관심을 끈 건 인도에서 6671달러에 판매되는 르노 크로스오버였다. 그 차를 보고 싶다고 부탁했고, 샌디는 그 차를 설계한 힌두자 테크 개발진과의 자리를 마련해줬다.

 

피아트 500과 비슷한 크기에 최고출력 67마력, 최대토크 9.3kg·m를 내는 3기통 1.0ℓ 엔진을 품은 르노 크위드 클라이머는 메탈릭 블루 컬러를 바탕으로 주황색으로 멋을 부렸다. 전동식 창문과 잠금장치, 에어컨, 트립 컴퓨터가 적용된 디지털 계기반,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는 8인치 인포테인먼트 터치스크린, 운전자 에어백, 안전벨트 프리텐셔너, ABS가 달린 앞 디스크와 뒤 드럼 브레이크, 후방카메라, 로터리 조절식 5단 자동화 수동변속기 등이 특징이다. 크위드는 오직 앞바퀴를 굴리며 185mm의 최저지상고, 긴 서스펜션 트래블, 편평률 80의 타이어로 거친 길 위에서도 잘 달릴 것 같은 모습이다. 0.8ℓ 엔진에 수동변속기를 얹은 크위드 기본 모델의 가격은 3818달러에서 시작한다.

 

 

닛산이 가격 조정에 실패해 7000달러 위에서 오가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졌을 때 힌두자 테크는 크위드(그리고 플랫폼을 공유하는 닷선 레디고)의 개발 입찰을 따냈다. 힌두자 미국 지부장 비제이 말릭을 만나 그의 ‘검소한 설계’ 철학을 위한 다섯 가지 초석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 엔지니어링과 구매팀은 처음부터 협력하라. 엔지니어들은 그들이 만든 결과물에서 단점을 보지 못하지만 구매 고객들은 볼 수 있다. 그의 팀은 대량 공급업체로부터 경첩과 걸쇠 등 많은 재고품을 사들여 초기 설계에 적용한다.

 

● 공통된 인구 통계를 찾아라. 힌두자 테크는 선진국에서 부품을 대량으로 가져오기보다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브라질 등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가져와 규모의 경제를 추구한다. 레디고와 크위드의 차체 구조는 시장에 따라 1, 2, 4개의 에어백이 적용되도록 설계된다. 구조적으로 중요한 부분은 다양한 충돌 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다른 등급의 강철로 바꿔 강화하거나 규정에 맞춰 빈 공간으로 남길 수도 있다.

 

 

● 설계 기준을 재평가하라. 목표 시장에 필요한 기준이 영하 20℃라면 세계로 판매되는 자동차들은 영하 40℃에서 개발된다. 힌두자는 문 걸쇠에 100kg을 달아 문짝이 처지는 양을 0.5mm에서 1.0mm로 늘리는 것처럼 내부 요건을 완화해 얼마 안 되는 돈이라도 절약한다. 이는 보닛 아래와 해치, 트렁크 공간에 페인트를 칠해 트림 조각을 줄이는 것과 같은 원리다.

 

● 제조 과정을 간소화하라. 초기 헤드램프는 닛산의 V 모티프 디자인이 포함됐지만, 이런 디자인을 펜더에 적용해 찍어내려면 추가 비용이 든다. 모든 레디고와 크위드의 패널은 3회 이하의 공법으로 만들어진다.

 

● 설계 및 개발을 하나로 합쳐라. 광범위한 컴퓨터 지원 설계와 예비 테스트는 설계 비용을 30~50% 줄이고, 출시 시기를 1/3로 단축한다.

 

 

검소하다는 것이 싼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타타가 2009년에 2000달러가 안 되는 나노를 발표했을 때처럼 ‘세계에서 가장 싼 자동차’라고 소리 높여 장점을 내세운다면 고객들의 소유권에 오명을 씌우는 것과 같다. 심지어 벤틀리와 애스턴마틴조차 중복되는 과정과 부품 비용을 줄이려고 절약을 위한 설계를 채택한다.

 

검소하게 만들어진 크위드는 잘 팔린다. 인도에서의 높은 수요는 시간이 지나면서 지속 가능한 것으로 입증됐으며, 레디고와 크위드의 활약 덕분에 2015년 이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1%에서 5%로 높아졌다. 말릭은 크위드가 미국 법률과 안전 규정에 따른다면 1만2000달러 가격표를 달고 팔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기름기 쫙 뺀 디자인과 검소한 설계가 만난 결과물이 미국 자동차산업을 향해 다가온다. 운이 따른다면 그들은 미국 제조사가 신흥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배운 교훈에 따라 자국 시장에 제공하는 자동차 비용도 낮출 수 있다.글 Frank Markus

 

 

 

 

모터트렌드, 자동차, 르노 크로스오버, 힌두자 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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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Frank MarkusPHOTO : 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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