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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괴물의 지붕을 벗기다, 쉐보레 카마로 SS & 포드 머스탱 GT

우린 왜 컨버터블에 끌릴까? 해답을 찾기 위해 카마로 SS와 머스탱 GT의 지붕을 벗겼다

2019.08.22

커다란 V8 엔진의 소리를 더 좋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소리를 크게 하는 것이다. 쉐보레 카마로 SS와 포드 머스탱 GT의 지붕을 벗기면 화끈한 사운드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으며 아직 서른이 되지 않았고, 샴푸 광고처럼 바람에 머리카락이 흩날릴 때마다 잠시 잠깐 내면의 나르시시스트를 일깨운다. 확실히 컨버터블을 좋아하는 사람의 자격을 갖고 있다. 하지만 컨버터블을 완전히 지지할 수는 없다. 그건 한 가지 이유 때문이 아니라 사소한 문제들 때문이다. 내게 컨버터블은 지붕을 벗었을 때 어색해 보이는 차이고, 많은 이들이 온전한 지붕을 지닌 쿠페나 세단만큼 잘 다루지 못하는 차다. 걱정도 없진 않다. 지붕을 연 채로 달리다 정지신호에 서 있을 때 누군가 잭나이프를 들고 다가와 5센트 동전과 아이폰 케이블을 강탈해 가면 어쩌지?

 

컨버터블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다. 1950~70년 오픈카 전성기에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33종이 넘는 컨버터블을 판매했다. 하지만 지금 미국산 컨버터블은 쉐보레 카마로와 콜벳, 지프 랭글러와 글래디에이터, 포드 머스탱, 뷰익 캐스카다뿐이다. 그나마 캐스카다는 곧 단종될 예정이고, 랭글러와 글래디에이터는 쿠페나 세단의 형태가 아닌 SUV다. 그러니까 머스탱과 콜벳, 카마로 컨버터블이 지금 미국에서 팔리는 제대로 된 컨버터블인 셈이다.

 

 

컨버터블 전성기가 지난 것은 분명하지만 컨버터블 추종자들은 지금도 있다. 과연 내가 놓치고 있는 게 뭘까? 시장에서 가장 상징적인 컨버터블 두 대를 살피면 컨버터블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을 사로잡을 궁극의 컨버터블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쉐보레 카마로 SS와 포드 머스탱 GT 컨버터블을 데려왔다.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의 하늘이 어두워지고 햇빛이 숨을 죽이는 5~6월에 운전의 재미와 짜릿한 쾌감으로 발과 머리를 적실 수 있는 컨버터블은 단연 두 모델이니까.

 

카마로와 머스탱의 경쟁은 전설처럼 이어져왔다. 52년 동안 두 차는 <모터트렌드> 잡지와 영상 속에서 25번 이상이나 박빙의 승부를 펼쳤고 다양한 결과를 만들었다. 2015년과 2016년 6세대 카마로와 머스탱으로 펼친 비교 테스트에서 둘 다 두 번씩 승리했다. 카마로 SS는 V8 부문을 지배했고, 머스탱은 4기통 터보 엔진 대결에서 쉘비 GT350R을 앞세워 두 번의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럼 지붕을 잘라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엄마들조차 카마로 SS의 무서운 얼굴을 받아들일 순 없다. 고맙게도 포드의 디자이너들은 머스탱의 디자인 공식을 그리 많이 망치지 않았다.

 

본격적인 경쟁지난해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머스탱은 새로운 디자인과 화려한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보닛 아래에는 최고출력 466마력, 최대토크 58.1kg·m를 내는 V8 5.0ℓ 엔진이 자리하며, GT350에서 가져온 클러치와 플라이휠에 6단 수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오늘 나온 시승차는 퍼포먼스 팩 1로 알려진 GT 퍼포먼스 패키지를 추가로 얹었는데 이 패키지에는 강성이 높아진 차체와 업그레이드된 앞 브렘보 브레이크, 최종 기어비 3.73의 토센 LSD 등이 포함된다. 퍼포먼스 팩 2는 머스탱 컨버터블에는 적용되지 않지만 시승차에는 고성능 타이어와 마그네틱 라이드 서스펜션이 적용됐다. 이 같은 장비가 모두 담긴 시승차의 값은   5만5735달러다. 확실한 건 LA 공항의 허츠 렌터카에서 빌릴 수 있는 차는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역사는 포드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머스탱 GT는 카마로 SS와 몇 번이나 대결했지만 그때마다 패했다. 게다가 지난해 포드가 머스탱을 업데이트했지만 쉐보레 역시 올해 카마로를 새롭게 선보였다. 쉐보레의 기계적인 개선점은 4기통 모델에 대부분 초점이 맞춰졌다. 카마로 SS는 파워트레인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공기를 남김없이 빨아들일 것 같은 거대한 ‘플로타이’ 그릴 너머에는 최고출력 461마력, 최대토크 62.9kg·m를 뿜어내는 V8 6.2ℓ 엔진이 자리한다. 6단 수동변속기도 그대로다. 차체와 서스펜션 튜닝도 이전과 다름없다. 그 대신 쉐보레는 카마로 SS의 앞뒤 모습을 못생기게 만드는 데 돈을 낭비했다. 마지막 문장에 대해 다시 얘기하자면, 난 아름다움이란 언제나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카마로 SS의 독특하면서도 어디서 본 듯한 앞모습은 영화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위해 새로 디자인한 것처럼 보인다. 고맙게도 이런 모습을 단 몇 달만 더 보면 된다. 우리의 테스트가 끝난 뒤 쉐보레는 곧바로 2020년형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공개했다. 음, 이건 ‘코 성형술 2.0’이나 다름없지만 그래도 조금 낫다.

 

카마로 SS는 최고출력 461마력, 최대토크 62.9kg·m를 뿜어내는 V8 6.2ℓ 엔진을 얹고 있다.

 

카마로 컨버터블에는 아무런 퍼포먼스 패키지가 마련돼 있지 않지만 시승차에는 마그네틱 서스펜션과 퍼포먼스 배기 시스템 등 5만2775달러의 몸값에 걸맞은 몇 가지 요소가 조합돼 있다. 카마로의 외모는 끔찍하지만 운전 중 볼 일이 없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트랙으로 데려간 두 차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97km까지 4.4초 만에 달리고, 400m를 12.7초에 주파하는 등 똑같이 무시무시한 수치를 보여줬다. 12.7초에서 카마로는 시속 181.7km, 머스탱은 시속 182.8km를 기록해 카마로가 조금 뒤졌을 뿐이다.

 

8자 테스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이어졌다. 카마로 컨버터블은 카마로만큼 자연스럽고 균형이 잘 잡혀 있으며, 스로틀 입력만으로도 다루기 쉬워 보일 정도로 움직임이 좋다. 카마로는 8자 테스트에서 24.3초, 평균 횡가속도 0.82g의 기록을 보였다. 머스탱은 훨씬 반항적인 기질을 보였지만 카마로와 8자 테스트 시간은 같았다(횡가속도는 0.80g를 기록했다). 머스탱은 강하게 몰아붙일 때 제 실력을 보여준다. 코너에 들어갈 때는 언더스티어를 보이더니 코너를 탈출할 땐 갑자기 오버스티어로 바뀐다.

 

머스탱의 V8 5.0ℓ 엔진은 최고출력 466마력, 최대토크 58.1kg·m를 뽑아낸다.

 

8자 테스트에서 보여준 머스탱의 몸놀림은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도로에서 머스탱 GT는 전혀 다른 짐승으로 돌변했다. 지붕을 열어젖힌 채 LA의 넓은 길을 유유히 달리는 건 포드가 특히 잘하는 일이다. 마그네틱 서스펜션에서 비롯한 승차감은 부드럽고 탄력적이다. 코요테 V8 엔진은 6단 기어에서 빈둥거리는 게 행복하겠지만, 열렬히 달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길 때면 더 행복해진다. 포드의 V8 엔진은 활기차고 빠르게 회전하며, 7400rpm의 레드존까지 온 힘을 다해 치솟는다. 무엇보다 화려한 액티브 퍼포먼스 배기 시스템 덕분에 지붕을 열면 정말 장대한 소리가 귀를 파고든다. 머스탱의 수동변속기는 빠르고 정확하며 기계적으로 만족스럽게 변속하지만 수동 변속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탄력적인 클러치 때문에 요동치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8자 테스트에서 보여준 실력에 비하면 머스탱의 와인딩 실력은 나쁘지 않다. 노면이 좋지 않은 길가로 몰고 가지만 않는다면 훌륭한 기세로 질주할 거다. 특히 파사데나 위 언덕에 있는 유명한 앤젤레스 크레스트 고속도로를 3, 4단 기어로 달릴 때 행복이 마구 솟구친다. 스티어링의 무게감은 훌륭하고 정확하지만 살짝 변덕스러우며 이따금 미세한 입력에 극적으로 반응한다.

 

카마로는 노면이 좋은 도로에서 여전히 더 나은 모습을 보인다. 카마로 SS는 웅장한 미시시피강처럼 코너에서 코너로 돌진한다. 차체와 스티어링, 서스펜션이 너무 잘 정리돼 있어서 GM이 카마로 엔지니어들에게 월급을 인상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엔지니어들의 임금 인상을 위해 디자이너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건 어떨까?). 카마로의 커다란 V8 6.2ℓ 엔진은 포드의 것보다 느긋하지만, 그 자체만 따지면 훌륭하다. 토크와 파워 곡선은 기름지고 조금 느리게 회전하지만 이게 더 많은 힘을 필요로 하는 이유가 되진 않는다. “30초만 열심히 몰아봐도 카마로가 뛰어난 스포츠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지.” 에번스의 말이다. “머스탱이 좋은 스포츠카인 건 맞지만 신경질적이고 자신감이 없어.” 속도를 조금 낮추고 시내로 돌아오자 카마로의 다른 모습이 보였다. 변속기와 브레이크는 포드만큼 훌륭하고, 엔진은 머스탱만큼 시내를 즐겁게 달릴 수 있다. 기계적인 관점에서 시내 주행의 가장 큰 차이점은 쉐보레의 클러치가 좀 더 다루기 쉽다는 거다. 약간 단단하지만 여전히 수긍할 만한 클러치 감각을 보인다.

 

 

둘의 차이는 지붕을 벗었을 때 확연해진다. 카마로의 지붕은 시속 48km 이내로 달리면서도 여닫을 수 있는데 약 15초가 걸린다. 리모컨 키로 지붕을 열면서 그대로 떠날 수도 있다. 난 카마로 컨버터블이 지붕을 벗었을 때 모습을 더 좋아한다. 비록 트렁크 공간을 희생하긴 하지만 완벽하게 트렁크 안으로 자취를 감춘다. 차체와 같은 컬러의 지붕 조각이 뒷자리 뒤쪽에 마지막으로 덮여 깔끔한 모습을 유지한다. 머스탱은 지붕이 접혀서 뒷좌석 뒤쪽으로 쌓이는 모습이 별로 근사해 보이지 않는다. 검은색 커버도 어색하다. 카마로의 실내 또한 꽤 훌륭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근사해 보일 뿐 아니라 포드보다 쓰기도 편하다. 인테리어 디자인에선 스타일과 상상력이 부족할 수 있지만 차값에 비해 소재는 좋은 편이다.

 

문제는 실내 공간이 비좁다는 거다. 금속 지붕이 사라지긴 했어도 카마로 컨버터블의 실내 공간은 쿠페보다 더 좁게 느껴진다. 쿠페의 경우에도 낮게 기운 앞유리 탓에 시야가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자세도 불편했는데, 이 단점은 컨버터블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실내에 수납공간이 거의 없다는 것도 큰 단점이다. 특히 지붕을 열었을 때 트렁크는 정말 쓸모없다. “지붕이 트렁크의 90%를 차지한다는 사실이 다른 장점을 모조리 가려버려.” 에번스의 말이다. “극도로 좁은 트렁크 입구는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거나 마찬가지야.” LA 공항 주변 고속도로에서 카마로 컨버터블에 탄 여행객들이 그들의 짐을 무릎 위에 올려놓은 모습을 자주 보고 왜 그럴까 궁금했는데 이제 그 이유를 알았다.

 

컨버터블 뒷자리에는 절대 타고 싶지 않지만 꼭 타야 한다면 머스탱이 좀 더 낫다.

 

머스탱에는 그런 문제가 없다. 머스탱은 여닫는 데 10초가 걸리는 지붕을 달리면서는 열 수 없다는 게 확실한 단점이지만 실내와 수납공간에 있어서는 카마로보다 확실히 뛰어나다. 트렁크 입구는 상당히 넓으며, 지붕을 열었을 때도 두 개의 여행용 가방을 집어삼킨다. 실내 거주성 역시 머스탱이 훨씬 낫다. 머스탱의 실내 디자인이 훨씬 성공적이라는 것에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한결 인체공학적일 뿐 아니라 스타일도 훌륭하다. 동반석 대시보드에 붙은 ‘머스탱’ 금속판을 비롯해 전통적인 보조 게이지와 토글스위치, 풀 디지털 계기반 등이 더 특별하고 고급스러운 차처럼 보이게 한다. 간단히 말해 머스탱은 훨씬 조화롭고 잘 어우러진 디자인이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카마로 SS와 머스탱 GT를 타고 LA 곳곳을 쏘다니며 배기 사운드로 귀 호강을 즐긴 뒤 컨버터블의 매력을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말해야겠다. 두 대의 포니카는 모터사이클 같은 오픈 에어링의 경험과 머슬카의 인정사정없는 가속과 황홀한 사운드, 클래식 스포츠카의 자세와 균형을 선사한다. 우리가 시승한 컨버터블 모두 쿠페보다 무겁고 느리며 훨씬 비싸지만 날씨와 도로가 어우러질 때 불꽃 튀듯 순수한 기쁨을 마구 안겨줄 것이다.

 

둘 중 하나를 고르라는 건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의 질문에 답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카마로 SS 컨버터블은 우리가 좋아하는 굽은 길과 트랙에서 더 훌륭한 자동차지만 머스탱 GT는 훨씬 나은 컨버터블이다. 머스탱은 의도한 만큼의 운전 감각을 주거나 한계에서 자신감을 불어넣진 못하지만, 그렇다고 ‘게임 오버’라고 이해한다면 당신은 기사를 잘못 읽은 거다. 머스탱은 핸들링 부문에서 포기한 것들을 스타일과 공간, 거칠고 재미있는 파워트레인으로 보상한다. 난 금속 지붕을 온전히 얹은 차의 편안함을 포기하지 않겠지만, 당신이 화끈하면서 실용적인 컨버터블을 원한다면 머스탱 GT 컨버터블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글_Christian Seabaugh

 

 

1st Place
Ford Mustang GT

오리지널 포니카는 뛰어난 엔진과 훌륭한 실내 공간 덕분에 승자의 자리에 올랐다.

 

2nd Place
Chevrolet Camaro SS

카마로의 성능이 더 뛰어나지만 컨버터블로서 인체공학적인 결함을 지나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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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Robin Traj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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