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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는 달린다

매번 색다름과 놀라움을 선사하는 르노가 이번에는 태백 스피드웨이에서 일을 벌였다

2019.09.06

 

눈을 의심했다. 르노가 보내온 시승행사 초청장에 ‘클리오 트랙 주행’, ‘트위지 슬라럼’, ‘마스터로 수동운전 마스터’라고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태백 서킷이 다른 서킷에 비해 코너 개수가 적고 평이한 편이기는 하지만 최고출력이 90마력밖에 되지 않는 클리오가 얼마나 잘 달릴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다른 에디터는 “뭐? 트위지로 슬라럼을 한다고? 옆으로 넘어지는 거 아니야?”라며 짓궂은 농담을 던졌다.

 

 

큰 착각이었다. 이전의 어떤 슬라럼보다 트위지로 즐긴 슬라럼이 가장 짜릿했다. 트위지는 스티어링휠 감각이 예리하진 않지만 차체 중심에 낮게 얹은 배터리 덕에 밸런스가 뛰어나다. 전기모터는 뒷바퀴를 굴리는데 가속페달을 밟은 상태에서 급격한 방향 전환을 해도 ‘차가 넘어가려 한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서스펜션이 단단해서 롤링도 거의 없다. 흡사 카트를 타고 있는 것 같을 정도다. 다만, 13인치 콘티넨탈 타이어는 테스트가 반복될수록 눈에 띄게 접지력이 감소했다.

 

 

마스터 주행에서도 놀라움은 계속됐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수동변속기를 조작해본 적 없다는 참가자가 15인승짜리 마스터 버스를 곧잘 다루는 진기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심지어 그 참가자는 마스터를 타고 서킷을 달리기까지 했다(물론 옆자리에 인스트럭터가 함께했다). 1종 보통면허를 취득한 후 짧게는 3년, 길게는 7년 만에 수동변속을 해본다는 참가자들 역시 금방 수동운전 감각을 되찾았다. 마스터가 수동변속 모델인데도 오토 스톱&스타트 시스템과 토크와 제동력을 조절해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 ‘익스텐디드 그립 컨트롤’ 같은 안전·편의장치를 적용한 결과다.

 

마무리는 클리오가 장식했다. 1.5ℓ디젤 엔진과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폭발적인 가속을 뽐내진 않았지만 시종일관 경쾌했다. 이질감 없이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만 돌아가는 직관적인 핸들링 감각도 운전재미를 더한다. 만약 접지력이 우수한 스포츠 타이어를 신었다면 클리오가 가진 한계를 조금 더 끌어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클리오가 잘 달린다는 뜻이다.

 

 

사실 서킷 위에서 베스트 랩타임을 가로막는 건 클리오의 운동성능이 아닌 운전자의 운동능력인 경우가 더 많다. ‘운전대 조향을 최소한으로 하며 곡선구간을 직선처럼 통과해야 한다’는 인스트럭터의 말을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몸이 따라주지 못했다. 감속 타이밍을 놓치거나 운전대를 과하게 조작하면 어김없이 타이어가 울부짖었다. 마치 “아니야. 틀렸어. 다시 해봐”라고 꾸짖는 것처럼 말이다.

 

시승행사를 통해 르노가 던지고 싶었던 메시지는 확실했다. ‘자동차의 기본은 달리는 데에 있고 르노는 달리는 차를 만든다’이다. 글로벌 누적 판매대수가 1400만대가 넘는 클리오는 물론이고 초소형 전기차인 트위지와 상용차인 마스터조차 예상을 뛰어넘는 탄탄한 주행 능력을 뽐냈다. 행사를 시작할 때 르노 관계자가“오늘은 그저 자유롭게 실컷 차만 타고 가시면 됩니다”라고 말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지난해에는 영암, 올해는 태백에서 열린 르노의 롱텀 시승행사가 내년에는 어디서 열릴지 벌써 궁금하다.

 


 

 

SM6와 달린 500km서울에서 태백 스피드웨이를 오갈 때 발이 되어준 차는 SM6였다. 지난 7월, 2020년형으로 돌아온 SM6는 인테리어 디테일과 편의사항을 소소하게 가다듬었다. SM6는 2.0ℓ 자연흡기, 1.6ℓ가솔린 터보, 2.0 LPG로 구성되어 있는데 시승차는 2.0ℓ 자연흡기 모델이었다. 도심과 고속도로는 물론 태백산의 굽이치는 산길에서도 SM6는 불안한 기색 없이 내달렸다. 중형 세단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다고 볼 수 있다. 500km를 달리는 동안 기록한 연비는 13.1km/ℓ였다. 공인 복합연비보단 높고 고속도로 연비보단 낮은 수치지만, 기름 걱정 없이 마음껏 가속페달을 밟은 것치곤 양호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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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박호준PHOTO : 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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