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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은 과연 이어질까? 닛산 알티마 2.5

중요한 건 ‘무엇이 달라졌나?’가 아니다. ‘얼마나 좋아졌나?’이다

2019.09.12

 

“그래서 뭐가 다른데?”새로운 자동차가 출시되면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보통은 “아직 타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라며 대답을 피한다. 여기서 포인트는 많은 사람이 달라진 것, 즉 ‘변화’에 큰 관심을 보인다는 사실이다. 신차를 소개하는 자동차 브랜드의 단골 홍보 멘트 역시 “이전 모델 대비 향상된 신형 모델은…” 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6년 만에 6세대로 돌아온 신형 알티마는 바뀐 부분이 꽤 많다. 일단 차체 크기가 다르다. 길이와 너비가 각각 25mm씩 늘어났고 높이는 25mm 낮아졌다. 스포티한 느낌을 주기 위해 ‘낮고 넓게’ 디자인한 것이다. 동시에 휠베이스는 50mm 길어졌다. 길이는 25mm밖에 늘지 않았는데 휠베이스가 50mm나 길어졌다는 건 오버행을 줄였다는 말이다. 닛산이 ‘V 모션’이라고 부르는 V자 그릴의 존재감은 더욱 커졌다. 그릴 크기를 2배 이상 키웠는데 그릴을 감싸고 있는 V자 크롬 역시 헤드램프부터 범퍼 하단까지 길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덕분에 마치 ‘앞트임’을 한 것처럼 인상이 훤해졌다. 그에 비해 옆모습과 뒷모습은 변화 폭이 적다. B 필러에서 시작해 C 필러를 지나 트렁크로 이어지는 라인이 이전 모델에 비해 날렵하다. 리어램프를 서로 이어주는 듯했던 후면부 크롬 장식은 사라졌다. 그 대신 하단에 리어 디퓨저가 장착됐다.

 

 

실내는 완전히 탈바꿈했다. 바뀌지 않은 곳이 더 적을 정도다. 눈에 띄는 차이점은 내장형 디스플레이를 밖으로 꺼내 송풍구 위로 올린 점이다. 전과 달리 화면을 보기 위해 시선을 아래로 내리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플로팅 타입 디스플레이의 경우 편의를 위해 운전석 쪽으로 각도를 조절하기도 하는데 알티마가 그렇지는 않다. 디스플레이가 빠진 공간을 이용해 운전석부터 동승석까지 가로로 긴 크롬 장식과 우드 트림(진짜 나무는 아니다)을 넣어 시각적으로 넓어 보이는 효과를 냈다. 디스플레이 터치감은 버벅거림 없이 깔끔하다. 인포테인먼트의 한글화도 흠잡을 데 없다. 시승차였던 SL 트림은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하지만 운전대에도 있는 오디오 조작 버튼을 굳이 디스플레이 아래에 반복해 넣어 놓은 것은 조금 의아하다. 운전대도 원형에서 D컷으로 바뀌었는데 기능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 개인적으로 불편했던 부분은 기어레버다. 이전 세대와 같이 P-R-N-D-L 순으로 나란히 이어진 방식인데, 의식하지 않고 빠르게 조작하다 보면 기어레버가 자꾸 D 대신 L에 놓인다.

 

 

물론 보이지 않는 부분도 달라졌다. 엔진이다. 배기량은 그대로 2.5ℓ지만 기존의 포트 분사 대신 직분사를 선택했다. 부품의 80%를 교체했다는 신형 직분사 엔진은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4.9kg·m를 발휘한다. 이전 모델에 비해 4마력 올랐다. 운전자가 출력 변화를 체감하긴 어려울 듯하다. 공인연비도 소수점 아래 영역에서 소폭 향상됐다. 참고로 함께 출시된 2.0 터보 모델은 가변 압축비 방식의 VC 터보 엔진을 품었는데 2.5 모델과 연비는 비슷한 수준이지만 최고출력은 68마력 더 높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건 편안한 ‘저중력 시트’다. 리프와 엑스트레일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안락한 쿠셔닝이 등과 허리를 감싼다. 시승을 위해 2시간 이상 쉬지 않고 달렸을 때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닛산이 자랑할 만하다. 최적의 운전자세를 잡기도 편하다. 종종 유럽에서 넘어온 차를 탈 때 운전대 높이와 계기반, 시트 포지션이 어긋났는데(팔다리가 짧고 허리가 긴 탓일 수도 있다) 알티마는 몸에 맞춘 것처럼 잘 맞았다. 사각지대 경고 램프가 A필러 안쪽에 위치해 눈을 돌리지 않고도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하면 닛산 고유의 CVT 변속 메커니즘인 ‛D 스텝’은 마치 토크컨버터 기반의 자동변속기처럼 움직인다. 예를 들어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을 때 레드존까지 rpm 바늘이 빠르게 올라갔다 내려오는 식이다. 정지상태에서 급가속했을 때 거침없이 올라가던 속도는 시속 110km에서 한풀 꺾인다. 동시에 풍절음도 거세게 들이친다. 차마다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는 속도 구간이 있는데, 알티마는 그 구간을 시속 80~110km으로 세팅한 것 같다.

 

 

중저속에서 울컥거림 없이 부드럽던 브레이크는 고속에서도 부드럽다는 게 문제다. 만약 알티마를 타고 빠르게 달리고 있다면 평소보다 미리, 강하게 브레이크를 조작해야 한다. 코너를 돌아 나갈 때 느껴지는 반응은 직관적이고 일관적이다. 운전자로 하여금 ‘아, 내가 지금 한계속도보다 빠르게 코너에 진입했구나’라는 걸 깨닫도록 한다는 뜻이다. 속도를 바꿔가며 일부러 언더스티어를 낼 때조차 ‘음, 이 정도 속도면 이만큼 밀려나가겠지?’라고 예상이 가능하다.

 

 

닛산 관계자는 2.5 SL 트림이 신형 알티마의 주력이라고 밝혔다. 스마트 트림은 ‘2000만원대 수입차’라는 타이틀을 제외하면 가격 대비 안전·편의 사항이 부족하다. 반대로 2.0 터보는 옵션과 출력이 우수하지만 4000만원이 넘는다.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해야 하는 가격대다. 그래서 SL 트림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파일럿 어시스트가 들어가지 않은 점이 아쉽다. 해외 기사를 보면 닛산의 파일럿 어시스트 기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경쟁 모델들의 주행보조장치 완성도가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지난 2017년과 2018년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외한 수입차 가솔린 세단 판매 1위를 차지했던 알티마지만, 올해는 그 명성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불매운동을 차치하더라도 ‘기술의 닛산’을 내세우기엔 동급 경쟁 모델의 수준이 하루가 다르게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NISSAN ALTIMA 2.5 SL TECH

기본 가격/시승차 가격 2960만원/355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FWD, 5인승, 4도어 세단
엔진 직렬 4기통 2.5ℓ, 184마력, 24.9kg·m
변속기 CVT
공차중량 1500kg
휠베이스 2825mm
길이×너비×높이 4900×1855×1445
연비(시내,고속도로,복합) 11.1, 15.8, 12.8 km/ℓ
CO₂ 배출량 132g/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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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박호준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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