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경험이 풍부한 그녀, 홍세아

홍세아는 재주꾼이다. 할 줄 아는 게 참 많다

2019.09.24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타이즈 숏팬트 포에버21, 신발 나이키

 

이틀을 연달아 만났다. 첫날은 영암 서킷, 둘째 날은 서울의 어느 스튜디오에서였다. 첫 만남은 날씨 때문에 힘들었다. 체감온도가 40℃를 넘나드는 날 그늘 한 점 없는 서킷 위에 서 있는 건 ‘사우나 안에 있는 것 같다’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만큼 덥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 역시 레이싱 카 옆에 서서 연신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런데도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심지어 살뜰히 드라이버와 관람객을 챙기고 있었다. 폭염 특보를 핑계로 시원한 미디어 센터에만 있으려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24시간 만에 다시 만난 그녀는 서킷에서와 달리 한결 수수한 모습이었다. 스튜디오가 집에서 가까워 걸어왔더니 그새 땀이 났다며 투덜거리는 모습은 묘하게 귀엽기까지 했다. 어제 서킷에서는 괜찮았냐고 묻자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일이니까요. 더워도 참아야지 별수 있나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ASA 6000 클래스의 ‘CJ EnM’ 팀 소속인 그녀는 올해가 레이싱모델 데뷔 첫해다. “아는 동생이 추천해줘서 얼떨결에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래서 첫 라운드 때는 레이싱 규칙도 잘 모르고 해서 실수도 많이 했죠. 하지만 이젠 적응했어요. 우렁찬 엔진 소리를 들으면 설레서 가슴이 두근두근해요.”

 

홍세아가 레이싱모델 활동에 금세 적응할 수 있었던 건 다양한 직업을 경험하며 쌓은 내공 덕이다. 배우, 통역, 필라테스 지도자, 영어 강사, 에디터 등 남들은 한 번 하기도 어려운 일을 전부 해봤다. “2년 전 <죽어야 사는 남자>라는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했을 땐 SNS로 협박성 메시지를 받기도 했어요. 제가 아랍 항공사 승무원 역할이었는데 돈 많은 남자 주인공에게 끼를 부리는 장면이었거든요.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그땐 정말 무서웠어요.” 내친김에 영어 강사에 대해서도 물었다. 알고 보니 교포 출신이었던 걸까? “그냥 영어 공부가 좋았어요. 학생 때 영어만 엄청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아요. 덕분에 유학을 다녀오지도 않았는데 간단한 수행 통역이나 교습이 가능한 수준이 됐죠. 앞으로도 기회만 된다면 더욱 다양한 일을 해보고 싶어요”라고 야심 차게 말하는 그녀의 모습이 꽤 진지했다.

 

스포츠 톱과 레깅스 모두 포에버21

 

계속 일 이야기만 한 것 같아 화제를 바꿨다. 문득 레이싱모델은 시간 날 때 뭐 하며 보내는지 궁금했다. “마사지 받는 걸 좋아해요. 고등학생 때 친구 따라 입문(?)한 후로 끊질 못하고 있어요. 요즘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꼭 받아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답변이었다. 정말 그게 전부냐고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쳐다보자 그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 “운동도 자주 해요. 매일 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얼마 전 이파 필라테스 인스트럭터 과정을 수료한 것도 그래서예요. 처음엔 뻣뻣했던 몸이 수업을 받을수록 유연해지는 걸 느끼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원래 여행도 좋아했는데 최근에는 바빠서 갈 시간이 없었어요.”

 

한참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녀가 나에게 물었다. “아, 그런데 혹시 제 인상이 차갑고 새침해 보이나요?” “글쎄요, 무슨 일이 있었나 봐요?”라고 되물었다. 참고로 이럴 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그러자 그녀는 “원래 외향적인 편이 아니어서 친한 사람이 아니면 말수가 적어요. 그래서인지 저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도도하고 쌀쌀맞을 거라 생각하더라고요. 고치려고 노력 중이긴 한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대답할 타이밍이었다. “아니요. 저는 오히려 세아 씨가 밝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걸요? 1시간 동안 대화하면서 한 번도 차가운 인상은 받지 못했어요”라고 말이다. 그러자 시무룩했던 그녀의 표정이 다시 밝아졌다.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닌 진심이었다. 조금만 신기한 이야기를 해도 큰 눈을 더욱 크게 뜨며 “엥? 정말요?”라고 말하는 그녀는 ‘쌀쌀맞음’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니 혹시 그녀를 서킷에서 만난다면 간단한 인사라도 건네보길 추천한다.스타일링_박선용

 

 

 

 

모터트렌드, 모델, 홍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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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박호준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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