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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RC카를 봤나!

RC의 본말은 라디오 컨트롤 (Radio Control)이 아니라 ‘리얼 컨트롤(Real Control)’인 것 같다. 진짜 재밌고 진짜 차같다

2019.11.11

 

네가 록 크롤링을 알아?
오프로드 RC카의 매력!

매주 일요일 아침 7시면 인천 원적산 기슭이 북적이기 시작한다. 간편한 옷차림에 등산화를 신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때문이다. 멀리서 보면 평범한 등산 동호회 같지만 사실 이들은 ‘RC ICOURT’라는 RC카 동호회 회원들이다. 아빠를 따라 나온 초등학생부터 RC카 세계에 입문한 지 30년이 넘었다는 사람까지 나이대가 다양하다. 이날은 약 20대의 RC카가 모였는데 많이 모이는 날은 그 두 배가 넘기도 한다. 회원들은 간단한 안부 인사를 건네자마자 차 이야기를 주고받기 바쁘다. “이거 3D 프린터로 만든 거야?” “타이어 바꿨네. 어디서 샀어?” “이야, 도색 제대로 했네” 같은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7시 30분쯤 산행이 시작됐다. RC카와 나란히 줄지어 등산로를 오르는 모습이 볼만하다. 일요일 아침 일찍 모임을 시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다른 등산객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 간혹 “산에서 이게 뭐 하는 짓이냐”며 역정을 내는 등산객도 있기 때문이다. 한참 웃고 떠들며 RC카를 조종하다가도 맞은편에서 사람이 내려오면 일사불란하게 길을 비켜준다. 죄송하다는 인사도 잊지 않는다. 원적산은 해발 200m가 되지 않는 낮은 산이지만 RC카와 함께 오르면 왕복 3시간은 족히 걸린다. 조금이라도 큰 돌만 보이면 삼삼오오 달려들어 록 크롤링 대결을 펼치는 탓이다. 지프 윌리스를 모는 회원은 RC카 하부를 보여주며 “가파른 언덕이나 돌을 오르기 위해 토크 위주로 세팅을 해요. 스웨이 바 분리나 차동 기어 잠금 장치도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회원들은 주로 8~10:1 비율의 RC카를 구매한다. 입문에 필요한 비용은 30만~50만원이다. 국내에는 RC카 파츠가 흔치 않아 튜닝을 하려면 해외에서 직접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배송료를 아끼기 위해 공동 구매를 하기도 한다. “저는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필요한 부품을 직접 만들어요. 용접은 기본이고요.” 만약 RC카 세계에 입문하기 위해 정보를 얻고 싶다면 동호회 가입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월 회비도 없다. 모임 후 다 같이 먹는 점심값만 준비하면 된다. 세상 건전하다.

 

 

내가 아직도 장난감으로 보이니?
온로드 RC카의 매력!

“속도감이 슈퍼카 뺨 두 번 친다니까?” 얼마 전 오랜만에 만난 선배가 RC카를 두고 한 말이다. 난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자 그가 답답해하며 한번 가보라고 소개해 준 곳이 김포에 위치한 ‘GRC RC카 서킷’이었다. 취재를 위해 서킷을 찾았을 땐 대회가 열리는 중이었다. 홍콩, 싱가포르, 중국, 일본, 독일에서 찾아온 40여 명의 외국 선수들이 실력을 겨루는 국제 대회였다. GRC의 김윤탁 대표는 “올해가 2회째예요. 이 정도 규모의 RC카 대회가 열리는 곳은 우리나라에서 GRC가 유일합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형광 조끼를 입은 진행 요원, 클래스별 랩타임이 적힌 기록지, 코스를 분석하는 선수들 모습이 모터스포츠 현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경주에 나가는 RC카는 매우 정교하다. 크기만 줄여놨을 뿐 실제 차와 다를 바가 없다. 모터 출력, 종감속비, 서스펜션, 디퍼렌셜까지 일일이 세팅해야 한다. 경주는 5분 동안 진행되는데 코너에서 차가 스핀하다 못해 경주장 밖으로 튀어나가기 일쑤다. RC카의 순간 속도는 시속 70km에 육박한다. 일반적으로 컨트롤러의 방아쇠를 당기면 가속, 밀면 제동이다. 스티어링 휠은 컨트롤러 옆면에 동그란 모양으로 붙어 있는데 1mm 이하로 조작이 가능하다. 그래서 처음 RC카를 조종하면 직진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대회에 참가하지 않고 취미로 RC카를 즐기려면 비용이 얼마가 들까? 부품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초기비용으로 50만~80만원은 투자해야 한다. 주행을 즐길 때마다 타어어와 베어링 오일도 소모된다. 결코 부담 없는 취미는 아니다. “나만의 차를 만들어나가는 재미가 있어요. 나사를 조이고 기름칠을 하면서 말이죠. 세팅값을 바꿀 때마다 주행감이 달라지거든요. 실제 차로 그렇게 하려면 수천만원이 들지만 RC카는 아니에요. 이렇게 아들과 함께 취미 생활을 할 수도 있고요.”

 


 

 

김윤탁 GRC 대표에게 물었다!

RC카 전용 서킷을 만들게 된 계기가 뭔가?2009년 우연히 RC카의 세계를 알게 됐다. 장난감 자동차인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실제 자동차로는 엄두도 내지 못할 다양한 주행과 실험이 가능하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RC카는 조종할 때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무언가에 몰입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그런데 막상 RC카를 즐길 공간이 너무 부족했다. 그래서 2012년 GRC를 만들었다.

 

 

어떻게 하면 RC카 고수가 될 수 있을까?많이 하면 된다(웃음). 직접 차 안에 타지 않는 것만 빼면 달리는 요령은 실제 자동차 경주와 똑같다. 아웃-인-아웃으로 서킷을 공략하는 것, 감속 포인트를 익히는 것 말이다. 5분밖에 안 되는 짧은 경기지만 타이어와 모터 열 관리도 해야 한다. 자신의 차에 대한 이해는 기본이다.

 

 

향후 목표가 궁금하다.해외에서는 ‘미니 모터스포츠’라고 부를 만큼 마니아층이 두텁다. 2012년에 비하면 우리나라도 RC카를 즐기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 개그맨 권재관 씨도 GRC의 단골 중 한 명이다. 국제 대회가 꾸준히 개최되면서 GRC가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초보자도 겁낼 것 없다. 강인모 매니저가 시작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주며 입문 과정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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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박호준PHOTO : 조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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