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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의 타이밍에 나타난 성숙한 전기차, 메르세데스 벤츠 EQC

우리를 미래로 안내할 메르세데스 벤츠 EQ 브랜드의 첫 번째 순수 전기차가 최적의 타이밍에 등장했다

2019.11.14

메르세데스 벤츠 EQ 브랜드의 첫 순수 전기차 EQC는 이전 세대 전기차와는 다르다. 차축과 전기 구동장치, 제어 모듈 모두를 완전히 새롭게 개발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EQC는 EQ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다. 더불어 다임러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구체화하는 제품이기도 하다. ‘앰비션(Ambition) 2039’라 불리는 그들의 미래 계획은 거창하면서도 짜임새가 있다. ‘세상을 바꾸는 첫 움직임(First Move the World)’이라는 목표 아래 미래적인 사고로 근본을 변화시키려고 한다.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위해 전략을 바꾸고, 동시에 미래 모빌리티의 본질에 다가가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탄소 중립적인 생산’이다. 이들은 앞으로 20년 안에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50% 이상을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지난 130년 동안 화석연료 기반의 제품으로 비즈니스를 이어온 회사가 20년이란 짧은 시간 안에 자신들의 뿌리를 절반이나 변화시키려 한다. 20년은 긴 세월 같지만 제품 수명 주기 관점에선 단 세 번의 기회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제품만으로 미래 모빌리티의 지속 가능성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그래서 종합적인 접근 방식으로 혁신을 추진하려 한다. 생산의 효율과 방식에도 변화를 준다. ‘팩토리 56’이라 불리는 첨단 생산 시설을 통해 재생 가능 에너지 범위도 늘려나간다. 독일 진델핑겐 공장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유럽의 모든 생산 시설에 관련 기술을 사용한다. 종합적인 탄소 저감 계획에 따라 최신형 자동차에서 재활용 부품 비중을 85%까지 높인다는 계획도 가졌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금까지 ‘최고의 자동차 제조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 여기서 말하는 최고란 시대적으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시선을 잡는 디자인, 선구적인 안전 기술, 제품의 경쟁력이나 판매량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미래적 사고를 통한 최고란 이전과 완전히 다른 방식의 기준을 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배출 가스가 없는 미래형 개인 모빌리티의 설계, 그리고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업의 의지와 기술력이다. EQC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이런 도전에 따른 이정표다. 제품이란 실체를 통해 그들의 계획을 확인하는 첫 번째 기회이기도 하다.

 

EQC는 누구나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매끈한 디자인의 도심형 SUV다. 전기차의 디자인 요소를 부분적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모든 것이 정제돼 있다.

 

모든 것에 이유가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왜 지금에야 완전 전기차를 등장시켰을까? 엄밀히 말하면 이 차는 메르세데스 벤츠 최초의 양산 전기차가 아니다. EQ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늘 새로운 영역에 누구보다 빠르게 도전하는 진보적인 브랜드다. 하지만 양산형 순수 전기차 시장의 기준에선 최초란 수식어가 지나간 지 오래다. 그만큼 시장엔 많은 제품이 있고 전기차 인프라도 상당 수준 갖춰진 상태다. 그런데도 EQC를 후발주자, 혹은 패스트팔로워라고 볼 수는 없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이미 수십 년 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전기에너지를 활용하는 법을 연구했다. 그리고 여러 양산 제품을 통해서 기술력을 입증해왔다.

 

“우리는 EQC를 최적의 타이밍에 세상에 내놨다고 생각합니다.” EQC 제품 개발 총괄 피터 콜브는 EQC를 ‘성숙한 기술’이라고 표현했다. EQ 브랜드로는 첫 번째 제품이지만 현재 전기차 시장에 등장한 제품과 비교할 때 성숙하다고 할 만큼 발전한 차라는 의미다. 기준은 명확했다. ‘EQC는 곧 메르세데스 벤츠다.’ 메르세데스 벤츠 엠블럼을 달고 있어서가 아니라, 메르세데스 벤츠의 기준으로 만든 차라는 게 정확한 설명이다. 이전의 제품처럼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갖추고, 내연기관 고객이 접할 때도 불만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기차이기에 고객이 불편을 감수하면 안 된다. 그러려면 전기차라는 특성에서 오는 이질감을 완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공간이나 편의장비도 수준급이다. 대시보드에는 신형 GLE처럼 와이드 스크린 콕핏이 달렸다.

 

실제로 EQC는 아주 파격적인 형태의 자동차가 아니다. 누구나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매끈한 디자인의 도심형 SUV다. 전기차의 디자인 요소를 부분적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모든 것이 정제돼 있다. 기괴한 앞모습이나 저렴한 실내를 애써 포장하려고 하지 않는다. 새로운 소재와 첨단 편의장비, 고급 가죽이 조화를 이뤘다. 그래서 이전에 메르세데스 벤츠를 타본 사람이라면 이 차가 크게 낯설지 않다. 차에 앉자마자 곧바로 호흡을 맞출 수 있다. 시트를 맞추거나 칼럼식 기어레버를 눈으로 보지 않고 조작할 수 있다. 익숙한 통합 제어장치와 중앙 제어 인터페이스를 통해 차의 여러 기능을 자연스럽게 제어할 수 있다.

 

EQC는 구동시스템 구조나 성능 면에서도 뛰어난 안정화를 이뤘다. 기본 개념은 기존 전기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차 중심부, 가장 낮은 부분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두고 앞뒤 구동축에 모터를 달아 네바퀴굴림 주행 특성을 지닌다. 앞뒤 모터가 발휘하는 시스템 출력은 408마력(78.0kg·m)이다. 한 번 충전으로 450km 정도를 달릴 수 있다(유럽 기준). 얼핏 보면 모든 것이 기존 전기차보다 조금 더 발전한 수준이다. 하지만 EQC는 이전 세대 전기차와는 분명히 다르다. 차축과 전기 구동장치, 제어 모듈 모두를 완전히 새롭게 개발했다. 일부는 이전 방식을 개선하기보다 미래 기준에 맞춰 새롭게 고안했다.

 

 

예컨대 새로운 배터리는 차의 중심에 위치하지만, 서브프레임과 차체 두 지점에서 각각 고무 마운트로 연결된다. 쉽게 말해 차체와 배터리, 모든 구동 계통이 한판에 연결된 구조가 아니라 모든 부분이 영리하게 떨어져서 연결된다. 이렇게 분리된 디자인은 내구성을 높이는 목적과 함께 진동과 소음(NVH)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로 이런 변화는 운전자가 몸으로 느낄 수 있다.

 

EQC를 타고 일반도로를 달릴 때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승차감과 정숙성이다. 다른 전기 자동차처럼 노면을 따라 통통 튀지 않는다. 하체에서 전해지는 진동과 소음을 대단히 억제하고 있다. 급가속 중 가속페달에서 갑자기 발을 뗐을 때 모터 출력이 순간적으로 끊기면서 차체가 울컥거리지 않는다. 기분 나쁜 울컥거림이나 진동, 소음 없이 부드럽게 움직인다. 수치로 표현할 수 없는 이런 차이가 곳곳에 존재한다. 앞뒤 바퀴에 달린 전기모터도 주목할 만하다. 둘은 전혀 다른 주행 특성을 보인다. 앞 모터는 저속 영역과 중간 부하 범위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뒤 모터는 역동적인 주행 환경에서 특성을 발휘하도록 설계됐다.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사용하는 지능형 네바퀴굴림(AWD)처럼 작동한다는 뜻이다. 앞뒤 모터는 서로 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지만, 주행 상황에 따라 동력을 지능적으로 분배하면서 안정적인 주행과 스포티한 주행의 경계를 넘나든다.

 

운전대 너머로 보이는 계기반에서 미래 자동차 분위기가 물씬 난다.

 

EQC의 급가속은 세련됐다. 차의 모든 중심이 순간적으로 뒤로 쏠리는 게 아니라 차분하고 안정적으로 여유 있게 뻗어나간다. 모터는 강력한 최대 토크(78.0kg·m)를 초반부터 노면으로 쏟아낸다. 가속력은 힘차고 가볍고 경쾌하다. 수치상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5.1초다. 흥미로운 건 최대 토크가 이렇게 높은데도 스포츠카처럼 순간적으로 짜릿한 가속력을 제공하고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토크를 사용하는 결이 다르다. 타이어의 토크스티어나 배터리 내구성 감소 같은 불안정 요소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아주 효과적으로 움직이려 한다.

 

코너링 성능도 믿을 만하다. 저속의 깊은 코너부터 고속의 완만한 코너까지 모든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돌아나간다. 복잡한 구조의 구동계를 가졌음에도 타이어의 남은 접지력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앞뒤 무게 배분을 49대 51로 맞춘 것도 의도적인 세팅이다. 움직임 특성을 원하는 수준으로 조율하기 위해 앞뒤 모터 특성을 변화했을 뿐 아니라 트랙 너비(1625/1615mm)나 앞뒤 타이어 폭도 다르게 세팅하고 있다(235/255mm). 엔진 소리만 없을 뿐이지 이전 메르세데스 벤츠의 3.0ℓ 휘발유 모델을 타는 듯한 감각이다. 순수 전기차라는 핑계로 희생시킨 주행 감각은 없다. 전기차의 간지러운 주행 특성을 메르세데스 벤츠의 풍요로운 주행 감각으로 채웠다.

 

센터콘솔 앞에는 고급스러운 터치패드가 놓였다

 

물론 순수 전기차만의 특별한 기능은 존재한다. 다섯 가지 드라이빙 모드가 특징이다. 컴포트, 스포츠, 인디비주얼(맞춤형 설정)은 이전 내연기관 모델에서도 볼 수 있는 기능이다. 주목할 부분은 ‘에코’와 ‘맥스 레인지’다. 에코는 높은 주행 효율성과 낮은 배터리 소모를 목표로 한다. 맥스 레인지는 최대 주행거리를 달성하는 데 초점을 둔다. 각 기능에서 운전자가 임의로 제동력에 따른 충전(회생제동)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

 

에코 모드에서 가속페달을 천천히, 깊게 밟으면 최대 가속력의 70% 수준에서 페달 조작에 경계가 느껴진다. 경계에 페달이 살짝 걸리는 느낌. 이 기능을 ‘햅틱 페달’이라고 한다. 이 상태가 가속과 속도, 에너지 효율 면에서 균형 잡힌 상태를 의미한다. 계기반 가속 게이지에 파란색으로 표시되는 영역이다. 맥스 레인지 모드에서는 내비게이션의 맵 데이터와 주행 센서, 운전 보조 기능을 총동원해 주행거리를 최대로 길게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내비게이션 경로상 전방에 내리막길이나 코너가 등장하면 EQC가 운전자의 페달 조작과 상관없이 미리 전기모터의 출력을 살짝 낮추면서 에너지 낭비를 줄이도록 적극적으로 개입한다(유럽 테스트 기준).

 

 

컴포트, 에코, 맥스 레인지에서는 회생제동 범위도 다섯 가지로 임으로 설정할 수 있다. 내연기관 모델과 달리 운전대 뒤, 양쪽에 달린 패들 버튼으로 회생제동 수준을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 D+, D, D 오토, D-, D- -로 설정이 가능하다. ‘+’는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 같은 관성 주행이 가능하다. 차가 탄력으로 주행할 때 버려지는 에너지를 배터리로 적극적으로 회수하지 않는다. 대신 운전이 편하고 자연스럽다. 여기서부터 ‘-’ 쪽으로 모드를 변환할수록 회생제동이 급격하게 강해진다.

 

‘D- -’에서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완벽하게 시내 주행이 가능할 정도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자마자 급격하게 속도가 줄면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배터리로 재충전한다. 회생제동을 별도로 조작하기가 귀찮다면 ‘D 오토’에 두면 된다. 그럼 EQC가 상황에 따라 최적화된 회생제동으로 세팅에 변화를 준다. 글로 이해하는 건 어렵지만 사용해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두어 시간이면 자유자재로 쓸 만큼 직관적이다.

 

 

EQC의 배터리는 80kWh 리튬 이온 구성이다. 72개 셀로 구성된 모듈 네 개와 48개 셀로 구성된 모듈 두 개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다. 제작은 다임러의 자회사 도이치 어큐모티브에서 맡았다. 배터리의 무게는 650kg 수준으로 다른 전기차에 비해 가볍다. 그런데도 한 번 충전으로 약 450km(유럽 기준)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특히 이 배터리는 전류 안전성을 포함해 모든 부품이 시장의 충돌 안전 기준보다 높은 수준을 충족시킨다. 브랜드 관계자에 따르면 “어떤 면으로 보나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안전성뿐 아니라 시스템을 최적화한 것도 특징이다. 배터리는 외부 온도에 영향이나 주행 상황에 따른 성능 변화를 줄이기 위해 수랭식 구조로 만들어졌다. 배터리 모듈 안쪽에 얇은 핀으로 냉각수가 통과하고, 한 개의 히트 펌프와 두 개의 전기 히터 부스터 시스템으로 저온 상태에서도 빠르게 예열할 수 있다. 높은 충전 효율성도 자랑한다. 가정에서 7.4kW의 완속 충전을 기본으로, 전용 월 박스에서 220V 소켓보다 세 배 빠른 속도로 충전이 가능하다. 전용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110kW급 충전도 가능하다. 이 경우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40분이면 된다(제조사 예상치). 실제로 노르웨이 오슬로의 한 휴게소에서 테스트해본 결과 배터리 용량 3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20분 정도가 걸렸다. 배터리 용량 80% 수준이면 계기반상 주행거리가 340km 이상이다. 휴게소에 들러 커피 한 잔 마실 시간마다 주행거리가 340km 이상 늘어난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재급유만큼이나 현실적이라는 의미다.

 

 

모든 것이 자연스럽다

EQC는 실내 공간 디자인이나 편의장비도 수준급이다. 실내는 터치스크린을 사용한 와이드 스크린 콕핏과 최신 터치패드, 하이 글로시 로즈 골드 색상의 에어벤트 등 전기차의 특징을 두루 강조한다. 모든 부분에서 이전 제품처럼 완성도 높은 마무리를 자랑한다. EQ 브랜드의 전용 인포테인먼트로 차의 각종 정보를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자연어 인식이 가능한 인공지능 인터페이스 ‘MBUX’도 갖추고 있다. 이론적으론 “내일 아침 8시까지 배터리를 85%까지 충전해줘” 같은 복잡한 명령어를 인식하고 관련 기능을 실행한다. 더불어 스마트폰으로 미리 경로를 설정하거나 최적의 위치에서 충전소를 찾고 통합 지불까지 가능한 ‘메르세데스 미’와 ‘메르세데스 차지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EQC는 한 가지 특징을 내세워 설명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거의 모든 부분에서 순수 전기차의 기준을 발전시켰으며, 동시에 메르세데스 벤츠란 기준도 분명하게 만족시킨다. 차를 경험하는 동안 모든 것이 편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일부는 너무 자연스러워서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였다. 다시 말해 누가 어디에서 어떻게 타더라도, 이질감을 크게 느끼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것이 EQC가 내세우는 특징이다. 그만큼 잘 조율된 결과물이다. EQ 브랜드의 첫 순수 전기차로서 이루고자 한 목표를 충분히 이뤘다는 생각이다. 벤츠의 최신 기술을 가득 담은 전기 SUV EQC를 곧 국내에서도 만날 수 있다.글_김태영(자동차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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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최민석,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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