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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업일치, 조주연 통역사

좋아하는 것과 일이 일치할 때 덕업일치라고 한다. 조주연 통역사가 그렇다

2019.11.22

 

자동차 전문 통역사라고 불러야 할까?

자동차와 관련한 일을 자주 맡아 하는 건 맞다. 하지만 자동차 관련 학과를 전공하진 않았다. 자동차 전문 통역사라는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니 ‘전문’이라는 말을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국제회의 통역사라고 봐주면 좋겠다. 사실 나는 좀 특이한 케이스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회사들은 내부 통역사를 고용한다. 그래야 브랜드와 자동차에 대한 전문성이 쌓이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자동차를 좋아했다고 들었다.

차를 좋아하셨던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곰곰이 생각해봐도 인형보다 기차나 자동차 모형을 더 자주 가지고 놀았던 것 같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모나코로 가족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F1 그랑프리를 봤다.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지는 F1 경주차들과 땅이 울리는 듯한 엔진 소리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 후 자연스럽게 모터스포츠를 접하게 됐다. 직접 운전하는 것도 좋아해서 지금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서킷 주행을 즐긴다. 차를 고를 때도 주행성능을 우선시하는 편이다.

 

통역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F1이 열렸을 때 장내 아나운서로 참여했다. 그땐 대학원생이었는데 원래 맡았던 일은 영어로 간단한 장내 방송을 하는 정도였다. “곧 경기가 시작됩니다” 같은 안내 말이다. 그런데 경주 해설진에 문제가 생기면서 얼떨결에 나한테 마이크가 왔다. 학창 시절 줄곧 F1을 본 덕에 팀과 선수 이름, 어지간한 경주 규칙은 알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미숙한 점이 많았지만, 당시엔 주최 측과 현장에 있던 기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걸 계기로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와 꽤 오랫동안 일할 수 있었다. 최근 3년은 포르쉐 코리아와 함께하고 있다.

 

조주연 통역사와 이언 칼럼은 서로 ‘좋아요’를 눌러주는 사이다. 그녀가 재규어 디자인 어워드의 통역을 자주 맡았기 때문이다.

 

자동차 관련 통역만의 장단점이 있을 것 같다.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하면 일이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흔히 말하는 ‘덕업일치’를 이룬 셈이다. 얼마 전 다녀온 타이칸 공개행사처럼 이 일을 하지 않았으면 경험하기 어려웠을 법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것도 즐겁다. 반면 중립적인 통역을 유지하는 게 어렵다. 통역의 기본은 화자의 말을 있는 그대로 청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전달 과정에서 통역사의 견해가 들어가면 안 된다. 그런데 간혹 첨언을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사실관계를 바꾸는 게 아니라 부가 설명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는 뜻이다. 그럴 때마다 ‘이걸 어디까지 말해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

 

따로 자동차 공부도 하나?

주로 브랜드가 제공하는 자료집을 참고한다. 브랜드마다 차이는 있지만 새로운 모델이 나오거나 기술 관련 세미나가 열리면 관련 자료를 수백 페이지씩 전달받는다. 질의응답 도중 어떤 개념이나 용어가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미리 숙지해야 한다. 그 밖에도 자동차 관련 뉴스를 챙겨 보는 편이다. 외신 기사 위주로 읽는다. 아무래도 미국이나 유럽이 자동차 관련 소식이 빠른 것 같다. 주변에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그들이 들려주는 업계 속사정이나 알짜배기 정보도 꽤 있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간혹 자동차 관련 통역 일을 해보고 싶다고 조언을 구하는 후배들이 있다. 그럴 때마다 그들에게 “어떤 브랜드의 무슨 차를 좋아하니?”라고 묻는다. 만약 우물쭈물 대답을 망설인다면 꽝이다. 이 일을 하려면 당연히 자동차를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아해야 관심이 생기고, 관심이 생겨야 하나라도 더 알게 된다. 물론 외국어 능력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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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박호준PHOTO : 조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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