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그토록 오래 기다렸는데, 쉐보레 콜벳 C8

C8의 스타일링은 대단히 실망스럽다. 유감이다. GM의 미드십 로터리 엔진 콘셉트카나 아스트로벳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면 훨씬 더 좋았을 텐데

2019.11.25

 

기어코 나왔다. 그토록 기다렸던 미드 엔진 콜벳이다. 쉽진 않았다. ‘늦어버리면 아무짝에도 소용없다’는 오랜 표현이 콜벳엔 대체로 들어맞았으니까. 개발은 몇 해씩 지연됐고, 자금은 수백억 원씩 부족했다. 1세대 콜벳의 플랫폼은 원래 4년만 생산하려 계획했지만, 그 두 배도 넘는 10년이나 사용했다. 처음 ‘스팅레이’라 불린 2세대는 1세대 등장 후 10년 뒤 나왔다. 당초 계획보다 5년 늦었다. 1955년, 나는 1958년 출시를 예정했던 2세대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변속기를 뒤 차축에 배치한 진보적인 섀시는 2세대부터 쓰려 했으나, 1997년 나온 5세대에 이르러서야 적용했다. 이러한 배치의 첫 양산은 1977년, GM이 아닌 포르쉐 928을 통해 이뤄졌다. 928 개발에 참여한 아나톨 래핀은 끝내 무산된 1950년대의 2세대 콜벳 개발을 나와 함께 했다. 나는 1957년 GM을 떠났다. 그 뒤 40년간 벌어졌을 이면의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러나 무척 흥미롭고 실현 가능성도 매우 높았지만, 끝내 투자할 수 없었던 프로젝트가 많았으리라 짐작한다. 조라 아커스 던토프가 최소 60년 전부터 미드 엔진 콜벳을 주창했음을, 스몰블록 V8 엔진을 운전석 뒤에 놓은 미드 엔진 연구용 1인승 콘셉트카 CERV를 1950년대에 이미 만들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만큼 이 차는 너무 늦게 나왔다.

 

GM은 1970년대에 몇 대의 미드 엔진 콘셉트카를 만들었지만 콜벳의 시제품은 아니었다. 양산할 뻔했던 로터리 엔진을 과시할 목적이었다. 정말 아쉬운 점은 그 차들이 이번에 나온 C8보다 더 멋지다는 것이다. C8의 스타일링은 대단히 실망스럽다. 유감이다. 제네바 모터쇼에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지루하고 평범한 슈퍼카가 아닌, 진짜 새롭고 흥미진진한 모습을 기대했다. 그런데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솔직히 엉망이다. 휘감기는 네 개의 테일램프와 그 밖에 다양한 틈과 통풍구, 망, 날개, 들쭉날쭉한 표면 등은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뒤에서만 10개도 넘는 수평선을 찾을 수 있다. 앞모습도 다를 바 없다. 앞쪽이 짧고 두툼한 옆모습도 놀랍다. 아마 그 모든 것은 기능적으로 보이려는 의도였겠지만, 내게는 그저 경솔하고 어수선할 뿐이다. 1953년부터 시작된 콜벳의 역사에도 걸맞지 않은 데다, 우아한 C1의 후손으로 탁월한 기술까지 물려받은 이 차에 우리가 기대한 바와도 동떨어졌다.

 

나는 C8이 세계적인 수준의 성능을 갖춘 매우 훌륭한 차일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다만 미국식의 일상적인 편의성에 쉬운 정비성까지 결합됐을 뿐이다. 드라이섬프 엔진을 얹었다면 일반적인 수리 비용을 기대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그래도 1968년 나온 콘셉트카 아스트로벳이나 1960~70년대 GM에서 내놓은 미드십 로터리 엔진 콘셉트카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면 훨씬 더 좋았을 텐데….
글_Robert Cumberford

 

 

앞모습

1 차 앞쪽 가운데를 가르는 멋진 분할선은 콜벳의 괜찮은 특징이지만, 보닛을 가로지르는 여러 개의 선은 혼란스럽고 지저분하며, 근본적으로 지나치다.
도색한 보닛과 앞유리 사이의 커다란 틈새는 와이퍼의 기계장치가 공기 흐름에 방해되지 않게 할 뿐만 아니라 탑승자의 시야에서도 벗어나게 한다.
이렇게 살짝 도려낸 이유를 모르겠다. 기본이 된 형태의 표면을 복잡하게 바꾼 부분이 전체적으로 너무 많다.
테일램프 끝부분과 측면 공기흡입구의 꺾어진 부분에서 뻗어 나와 휠 아치 위에서 사라져버리는 이 선들은 그 자체로 강렬한 윤곽을 만들어낸다.
5 휠은 굉장하다. 단순하며 여유롭고 개방적이면서 무척 강해 보인다. 훌륭한 디자인이다.
문 뒤쪽 분할선을 따라 차체 측면을 위아래로 살펴보면 얼마나 많은 면이 지나는지 알 수 있다.
차체 측면에 있는 이 검은색으로 부푼 부분은 르노의 작은 차들의 상징이 됐다. 콜벳에는 이 부분을 왜 넣었을까?  그저 검은색으로 된 뭔가를 넣고 싶었을까?

 

 

뒷모습

1 차체 뒤 아랫부분은 공기역학 연구의 결과라며 무척이나 내세우고 싶은 듯 보이지만, 설명이 필요할 만큼 복잡하다. 검은색 페인트로 칠한 덕에 드러나지 않아 오히려 다행이다.
2 덧붙인 스포일러는 시각적인 측면에서 실제 차체 뒷면을 일정 부분 깔끔하게 만든다.
3 문짝 뒤쪽에서 솟아나오는 뒤 펜더 단면의 곡선이 아름답다.
4 복잡한 구조로 이뤄진 상단의 중심선 단면 곡선도 아름답다. 위아래 두 곡선이 조화롭다. 좋은 결과물이다.
5 형식적으로 만들어진 측면 뒤 유리는 폰티액 피에로처럼 불투명한 검은색으로 처리됐다. 투명한 유리라면 더 멋졌을 텐데.
6 측면 공기흡입구를 커다란 검은색 날로 휘감은 것은 승객석 뒤쪽에 뭔가 대단한 것이 있음을 드러낸다. 표면의 변화를 감안하더라도 지나쳐 보인다.
7 조금 짧긴 하지만, 앞 펜더 단면을 이루는 곡선은 무척 멋지고 문 표면으로 잘 스며든다. 그 자체만 보면 표면이 불필요하게 복잡하지만 말이다.
8 아주 평행하지도, 아주 수평적이지도 않은 뚜렷한 선들이 모여 있는 또 하나의 사례다. 어수선하기 짝이 없다.

 

 

윗모습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곡선을 이루는 이 평평한 부분은 테일램프 위에 있는 스포일러의 바깥쪽 가장자리 직선을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
이 뾰족한 형태는 매력적인 편이지만 겉모습의 다른 곳에 비해 특별하다는 느낌은 아니다.
3 펜더의 정점을 이루는 선은 문 뒤쪽부터 매우 평평하게 이어지고, 안쪽으로 휘어져 들어가는 선은 스포일러가 각을 이루는 부근에서 사라진다.
4 바깥쪽은 A 필러로부터 이어져 나오고, 안쪽은 지붕을 파고든 여러 개의 선 중 하나에서 뻗어 나왔다. 강렬한 여러 선이 그릴을 둘러싼다.
지붕 위, 평평한 세 면으로 이뤄진 이 구조물 안에는 카메라가 들어 있다. 사각지대 없이 온전한 뒤쪽 상황을 볼 수 있도록 실내 룸 미러로 영상을 보낸다.
6 측면 공기흡입구는 문 표면에 대한 자부심을 잔뜩 드러낸다.  차체 뒤쪽이 무척이나 넓은 C8은 마치 복륜식 픽업트럭처럼 보일 만큼 빵빵하게 부푼 두툼한 뒤 펜더를 가졌다.
옆에서 보면 이 두 개의 선은 본질적으로 같은데, 두 선이 만드는 면은 뒤쪽으로 가면서 점차 넓어진다.
테일램프 가장자리 아래 이렇게 살짝 튀어나온 부분이 있다. 그릴의 바깥쪽 모서리를 둘러싸는 면의 앞쪽 끝이다.

 

 

앞모습

1 사다리꼴 그릴은 부분적으로 판이 들어갔다. 판 중앙으로 보닛 가운데에서 내려온 선이 V자 형태로 이어진다.
2 그릴 세부 요소 중 유일하게 한눈에 드러나는 건 검은색 가로 바다. 바깥쪽 공기흡입구를 가로지른다. 존재감이 대단한 그릴보다 위치상으로는 훨씬 더 앞에 있다.
3 삼각형에 가까운 형태로 중앙을 날카롭게 찌르는 헤드램프는 무척 멋지다. 주간주행등 바깥쪽의 투명한 부분은 마치 공기흡입구가 있는 듯 보인다.
4 헤드램프 안쪽과 바깥쪽 부분으로부터 뻗어 나온 면에는 날카롭게 꺾인 부분이 둘 있다.
5 이 산뜻한 중심선은 빌 미첼이 좋아하고 밀어붙였던 2세대 콜벳의 ‘칼주름’을 떠오르게 한다. 당시 그 선은 후방 시야에 지장을 주면서도 끝내 들어갔다. C8에서는 선이 앞 유리 아래쪽 끝부분에서 마무리된다.
6 보닛과 지붕에 움푹 파인 주름은 깊고 날카롭게 음각돼 면의 가로 흐름을 깨뜨린다.
7 차체 색상의 사이드미러는 바깥쪽으로 뻗은 밝은 금속의 연결부에 올려놓은 것처럼 보인다.
8 펜더의 정점과 헤드램프 사이에 있는 하나의 분할 면과 보닛 위에 들어간 다른 하나의 분할 면이 만들어내는 역방향으로 꺾인 곡면을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9 또 하나의 파인 면이 앞쪽 모서리 주변을 감싸다가 앞 휠 아치에 이르기 전 사라진다.
10 이 얇고 평평한 띠는 그릴을 가르는 붉은 기둥 바로 위에서 둘로 나뉜다.

 

 

실내

1 문에 있는 미러 조절 장치는 실용적이고 편리하다.
2 ‘사각형’ 운전대는 조금 어색해 보이지만, 현재 F1 경주차를 떠오르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3 운전대에 있는 직진 안내용 빨간 띠는 경주차에서 비롯된 게 틀림없다.
4 터치스크린의 표시는 크고 구분이 잘됐으며 선명하다.
5 패널과 문, 좌석에 있는 붉은 재봉선은 기분 좋고 섬세하며 돋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운전석 전체를 보면 스포츠카보다 럭셔리 쿠페나 세단에 가까운 분위기다.
6 길게 늘어선 이 인체공학적이지 않은 작은 스위치들은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물론 오랫동안 사용한다면 20여 개의 스위치가 무엇이고 어디에 있는지 기억하겠지만, 한 대 이상의 차를 규칙적으로 모는 사람에게는 훨씬 오랜 경험이 필요할 거다.
7 5점식 안전벨트를 위해 마련한 듯한 좌석 앞 가운데 부분은 스포티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기본으로 들어가는 3점식 안전벨트와 무관하다. 멋있어 보이긴 한다.
8 긴급 잠금 해제 장치다. 차가 방전되면 전자 제어되는 문을 열리게 한다.

 

 

뒷모습

1 네 개의 단정한 배기구는 도색한 차체 아래에 있는 검은색 배출구 영역 여섯 개 가운데 두 개에 들어 있다.
2 이 바깥쪽 모서리 그릴은 미드십 엔진 배치에서 항상 문제가 되는 엔진룸 열기를 배출하는 곳으로 추정된다.
3 테일램프는 지난 여러 세대에 이어져 온 4등 구성을 재현하고 있지만, 사람들이 스포츠카에서 기대할 만한 모습은 아니다. 세단에 더 어울린다.
4 번호판을 다는 부분에 윤곽선을 이중으로 둘렀다. 전 세계 모든 번호판에 맞춘 크기다.
5 이 차에는 리어 스포일러와 사이드미러 하우징이 모두 차체 색상이다. 반면 다른 버전에서는 검은색이다. 구매자가 고를 수 있는 것일까?
6 뒤 유리 양쪽에 들어간 홈에는 약간 밝은 부분이 있다. 이것 또한 열기 배출이 목적일까?
7 뒤 유리 자체는 아주 작다.
8 지붕 양쪽 가장자리와 위쪽 구조물의 표면 변화로 인해 안쪽을 향한 세 개의 띠가 만들어졌다. 두 개만 돼도 충분했을 거다. 아예 없는 게 차라리 나았을 것도 같다.
9 차체 뒷부분을 가로지르는 수평선이 너무 많다. 내가 센 것만 해도 10개는 된다. 제대로 알아볼 수 없는 아래쪽 검은 부분에는 더 있을지 모른다.
10 차체 맨 아래에는 벌어진 틈같이 생긴 작은 배출구가 두 개 더 있다. 기능이 있는 걸까? 아니면 장식에 지나지 않을까?

 


 

 

인터뷰
커크 베니언

제너럴 모터스 디자인 센터의 벽면은 오랜 세월 동안 수백 명쯤 되는 젊은 디자이너들이 그린 미드십 엔진 쉐보레 콜벳 스케치로 뒤덮였다. C8 외관 디자인 책임자인 커크 베니언의 도전은 1984년, 그가 입사하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니언은 “클리블랜드 예술대학 재학 시절에 미드십 엔진 콜벳을 만들었어요”라고 했다. “당시 저희는 모델링으로 5분의 1 크기의 차를 만들었죠. 대학생이라면 아마 모두가 만들고 싶었을 거예요”라고 밝혔다.

 

베니언이 입사한 첫해, 당시 디자인 책임자 척 조던은 모든 디자이너에게 나중에 콜벳 인디 콘셉트카가 될 차에 대한 제안을 스케치하도록 했다. 베니언은 2000년쯤 정식으로 콜벳 스튜디오에서 일하게 되기 전까지 다양한 GM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몇 년 뒤, 그는 두 명의 선행 엔지니어링 직원과 함께 미드십 엔진 구성에 관한 일을 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2009년 GM이 파산하기 전 그들은 실물 크기 실내 구조 모형과 클레이 모델을 만들었다. “그때 통장 잔고에 남아 있는 돈이 없었죠.”

 

그러나 미드십 엔진 프로젝트는 2년 뒤 다시 시작됐고, 베니언은 일부 혹독한 비난으로부터 결과물을 쉽게 지켜냈다. 그는 문 크기가 엔진이 앞에 있는 C7만큼 크고 실용적이라고 말한다. 그는 “운전석을 42cm 앞으로 옮겼다”며 “사람들은 엔진이 앞에 있는 콜벳에 타고 내릴 때와 같은 방식으로 이번 미드십 엔진 콜벳에 타고 내릴 수 있죠”라고 설명했다.

 

앞 보닛이 뚝 떨어지기 때문에 운전석에 앉아 눈으로 볼 수 있는 건 앞 펜더 모서리뿐이다. 그 가장자리에 있는 건 베니언이 좋아하는 세부 요소인 LED 헤드램프다. “이제는 정면에서 봤을 때 둥근 프로젝터가 들어간 반원형이 아니에요. 수평형이죠.” 그의 말이다. “헤드램프를 타이어 반대쪽으로 당겨서 라디에이터 위로 끌어내렸죠. 그렇게 모서리 쪽으로 붙인 겁니다. 덕분에 날렵한 모양으로도 램프의 기능을 할 수 있게 됐죠.”

 

주목할 만한 다른 요소로는 문 아래 있는 로커 패널의 ‘검은색 각반’이 있다. 이는 돌이 튀는 것을 막아 페인트가 벗겨지지 않도록 돕는다. 뒤 유리 꼭대기 가장자리에 있는 룸미러 카메라와 뒤 유리의 미묘한 곡선, 그 아래에 있는 돌출부는 1963년형 2세대 콜벳을 적절히 참고한 것이다.

 

“콜벳의 매력은 언제나 시대를 상징한다는 점”이라고 베니언은 말한다. “그 점이 차에 대한 반향을 일으키고 인기와 관심을 끌어올리죠. 저희는 이 차를 전투기 같은 군용기의 영향을 받은 차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런 비행기들은 무척 당당한 자세를 갖고 있죠. 저희는 언제든 출격할 수 있는 듯한 모습의 당당한 차로 만들고 싶습니다.”
글_Todd Lassa

 


 

 

GM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할리 얼의 눈에 띄어 GM 디자인실에 입사했다. 하지만 1세대 콜벳 스타일링 등에 관여했던 그는 이내 GM을 떠났고 1960년대부터는 프리랜서 디자인 컨설턴트로 활약했다. 그의 디자인 영역은 레이싱카와 투어링카, 다수의 소형 항공기, 보트, 심지어 생태건축까지 아울렀다. 디자인과 디자이너에 대한 그의 강직하고 수준 높은 비평은 전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1985년 <모터트렌드> 자매지인 <오토모빌>의 자동차 디자인 담당 편집자로 초빙됐고 지금까지도 매달 <오토모빌> 지면을 통해 날카로운 카 디자인 비평을 쏟아내고 있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디자인, GM, C8 콜벳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CREDIT

EDITOR : 고정식PHOTO : 쉐보레

모터 트렌드 ©motortrendkorea.com, ©motortrendkorea.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