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꿈틀대는 한국의 모빌리티 생태계

모빌리티 사업은 누가 누구의 이동수단을 운전하고 이동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그게 바로 자가용과 영업용의 분류 기준인데, 여기서부터 잡음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2019.11.26

 

요즘 모빌리티 사업이 뜨겁다. 논란의 시작은 자가용을 그냥 영업용으로 쓰자는 데서 출발했다. 어차피 자가용을 365일 사용하지 않는다면, 필요할 때 영업용 택시로 용도 전환하자는 것이다. 이 경우 공급자가 많이 늘어 이용자는 저렴한 비용에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택시에 비해 월등히 많은 자가용이 영업을 겸용하면 기존 택시 수요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소비자는 관심이 없다. 누가 태워주든 좋은 차로 친절하게 이동시켜주면 그만이다. 게다가 오랜 시간 택시의 불친절과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던 국민들은 자가용의 영업 전환을 크게 반겼다. 하지만 정부에게는 영업용 택시 종사자도, 자가용 택시 이용자도 국민이다. 그래서 고육지책을 마련했다. 그게 바로 영업용 택시 사업의 기능 다변화다. 좋은 차로 불편함 없이 친절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안이다. 지난 7월에 발표된 택시-모빌리티 상생안이 그 결과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택시 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먼저 타입 1로 불리는 ‘플랫폼 운송사업’은 새로운 앱 기반의 자가용 및 렌털 택시 플랫폼 사업자가 기존 택시 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 진입로를 만든 게 핵심이다. 물론 진입하려면 입장료를 내야 한다. 바로 면허 인수 비용이다. 그래서 과거 턱없이 높았던 입장료를 낮추는 데 주력했는데, 인위적으로 내릴 수 없어 기존 면허를 빌려 영업할 수 있도록 했다. 어차피 시간이 흐를수록 고령 택시 운전자가 많아지는 상황을 감안한 조치다.

 

타입 2는 가맹택시다. 전국의 모든 택시를 프랜차이즈로 묶을 수 있는 방법이다. 친절하고 서비스 좋기로 유명한 일본의 MK 택시를 떠올리면 된다. 이용자(손님) 응대 방식을 매뉴얼로 만들고 실내 공간을 쾌적하게 통일하되 개인 및 법인택시를 가맹회원으로 두는 식이다. 대신 가맹택시 사업자는 호출 앱을 통해 이용자를 가맹회원(택시)과 연결해준다.

 

마지막 타입 3은 택시와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호출 사업이다. 이들은 미터기가 아닌 GPS 기반의 앱 결제도 가능하도록 했고, 단순 중개 기능을 넘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육성된다. 이렇게 보면 결국 국내에서 모빌리티 사업은 한마디로 택시에 모아지는 중이다. 언제, 어디서든 정해진 경로가 없는 택시를 배제하면 이동 서비스의 확장 자체가 불가능해서다. 택시와 이용자를 연결해야 돈을 벌 수 있고, 택시 사업에 직접 뛰어들어 프랜차이즈를 만들어야 유료 부가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 게다가 택시를 호출하는 사람은 이동이 분명하게 필요하다는 점에서 다른 이동 방식을 제안할 수도 있다.

 

물론 모빌리티 사업의 수익성 측면만 보면 암울하다. 기존 택시 사업도 자가용의 지속적인 보급 확대로 어려운 마당에 수익을 내야 하니 쉽지 않다. 그래서 정부가 거리 운임은 여전히 통제하되 서비스 요금은 기업 자율에 맡겼다. 차 안에서 제공 가능한 모든 서비스를 해주라는 식이다. 커피를 배달시켜도 되고, 때로는 간단한 샌드위치를 주문해도 된다. 이동이라는 본질적인 서비스에 부가적 편의를 제공해 수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용자의 만족도가 높을수록 추가 비용에 대한 불만도 사라진다. 일종의 서비스 선순환이다.

 

수익 추구의 방향성이 정해지자 서서히 대기업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이들은 막강한 자본을 앞세워 필요한 스타트업에 발을 뻗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 그룹만 해도 택시를 비롯해 ‘이동 매니저’ 기업들에 투자를 완료했고 CJ와 LG, SK 등도 빠르게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SK는 초단기 렌털 기업인 쏘카에 지분을 참여했으며 현대차는 모빌리티 매니저를 표방하며 시작된 ‘코드42’와 예약 기반의 택시 모빌리티 기업인 마카롱택시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롯데 또한 그린카와 롯데렌탈 등을 앞세워 이동 서비스 진출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이들이 추구하는 이동 서비스의 목표는 더 이상 이용자가 이동수단과 방식을 고민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부산을 갈 때 무엇을 타고 갈지, 그리고 어떤 경로로 이동할지 고민하는 수고를 덜어준다. 이용자는 오로지 이동 여부만 결정한 뒤 앱에 목적지만 입력하면 이동수단과 시간, 비용 등을 계산해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육상 이동은 하늘 및 바닷길과 달리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사전에 다양한 경험적 데이터가 쌓일수록 최적화된 경로의 예측 가능성은 높아진다. 동일한 비용일 때 경쟁자보다 예측을 잘해 더 일찍 도착할 수 있다면 그만큼 시간 비용을 이용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 따라서 모빌리티 산업에서 핵심 경쟁력은 ‘어떻게 이동시켜 줄 것인가’라는 점이다. 물론 어떻게라는 표현이 다소 포괄적일 수 있지만, 어떻게만 확보된다면 누가는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결국 스타트업들이 어떻게를 위해 노력한다면 대기업은 뒤에서 누가 관점으로 접근해 모빌리티 스타트업의 성장을 바라보는 중이다.

 

그 결과 현재 국내 모빌리티 시장은 카카오T와 대기업을 등에 업은 예약 택시 마카롱의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덩치로 보면 카카오T가 월등히 크지만 마카롱택시 뒤에는 대기업이 있다. 택시라는 사각의 링 밖에서 ‘렌털 택시’ 사업을 전개하는 ‘타다’가 있지만 곧 택시 면허제도로 편입될 예정이다. A에서 B까지 돈을 받고 사람을 태워주는 유상 운송사업의 경우 정부가 택시 면허제도를 유지하기로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누가, 어떻게 이동시켜 줄 것인가?’를 놓고 다투는 시장의 공정한 원칙은 만들어진 셈이다.

글_권용주(자동차 칼럼니스트, MBC라디오 차카차카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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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모터트렌드>편집부PHOTO : KST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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