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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 정복하는 프레임 보디 대결, 쉐보레 콜로라도 & 기아 모하비

길을 벗어나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오프로드에선 역시 보디 온 프레임 자동차다

2019.12.13

 

보디 온 프레임은 든든한 섀시 위로 별개의 보디를 만들어 얹는 자동차 제작 방법이다. 옛날에는 승용차도 모두 보디 온 프레임 구조였다. 과거 영국에서 백야드 빌더 열풍이 일었던 것도 프레임 위 보디만 바꾸는 작업이라 가능했다. 보디 온 프레임 구조는 비틀림 강성이 뛰어나 무거운 짐을 실을 수 있고 오프로드 성능에도 유리하지만, 주행감각이 트럭 같아 운전하기가 조금 부담스럽다. 특히 트레일러를 끌 땐 차체가 강한 보디 온 프레임 구조 자동차가 유리하다. 하지만 오늘날 이런 차는 흔치 않다. 보디 온 프레임 구조와 모노코크 구조는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주고받는다.

 

모노코크 보디는 프레임 없이 차체를 이루는 패널들이 서로 지탱하는 구조다. 대체로 20세기 중반부터 시작됐는데 지금은 거의 모든 자동차가 모노코크 구조를 쓴다. 모노코크 보디는 충돌했을 때 차가 우그러지면서 차체가 충격을 흡수해 승객에게 가해지는 부담을 줄인다. 모노코크 보디는 핸들링도 좋다. 차가 좀 더 내 마음 같이 움직이고, 무게도 가벼워 연비가 좋다.

 

험로를 주파하는 보디 온 프레임 구조 자동차는 단단한 뼈대 위로 대부분 파트타임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달아, 저속기어를 갖춘 정통 오프로더를 표방한다. 강한 이미지의 보디 온 프레임 구조는 무엇보다 오프로드에서 마음이 편하다. “관리만 잘해주면 내 차는 영원무궁할 거야!”

 

 

KIA MOHAVE THE MASTER

두툼한 선으로 멋을 낸 신형 모하비는 멋지다. 독특한 불빛이 매력을 더한다. 새 프런트 그릴은 ‘호랑이 코’ 모양이 아니다. 이런 걸 ‘타이거 페이스’라고 하나? 기아 차들은 호랑이 코 디자인에서 멀어질수록 멋지다. 안팎으로 새로운 모습이 앞으로 10년은 더 견딜 것 같아 보인다. 하긴 모하비는 V6 3.0ℓ 엔진 등 여러 부품을 나눠 쓰는 기아의 군용 소형 전술차 KM1 때문에라도 쉽게 없앨 차가 아니다.

 

 

7000여 대가 사전 계약된 모하비의 90%는 고급형 마스터즈, 그리고 60%는 블랙 펄 컬러라는 소식에 고급차 레인지로버 이미지가 겹친다. 오프로드를 신나게 즐기다 고급 식당으로 턱시도를 입고 가는 차로 모하비는 그럴듯하다. 모하비 엠블럼은 왜 따로 만든 것일까? 멋진 차에 엠블럼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굵은 선의 인테리어 역시 겉모습과 어울린다. 대시보드 디자인과 실내에서 부드러운 느낌은 클래식한 듯 모던하다. 12.3인치 모니터가 깔끔하고,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은 살짝 감동을 일으킬 정도다. 다양한 편의장비로 가득한 차는 우아한 가죽시트와 더불어 럭셔리하다. 5인승의 시승차는 앞뒤 공간도 상당히 여유롭다.

 

 

최고출력 260마력에 1500rpm부터 가능한 57.1kg·m의 강력한 토크는 2.3톤의 차를 7.6초 만에 시속 100km에 이르게 한다. 보디 온 프레임의 육중한 무게가 조용하게 그러면서 세차게 뻗어나간다. 가벼운 운전대 때문인가, 다른 보디 온 프레임 차에서 느꼈던 부담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무거운 차가 낮게 깔려 안정감 있게 달린다.

 

 

달리는 동안 디젤 엔진이라는 걸 의식하지 못했다. 차는 조용한데 달리는 질감이 좋다. 모노코크 앞바퀴굴림 차의 직진 주행 안정성만큼은 아니더라도 아주 만족할 만하다. 구형에 있던 에어 서스펜션을 없앤 건 아쉽지만, 이 정도 주행성능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승차감이 떨어진다, 진동이 몸으로 전해지면 피로가 누적된다’ 등 보디 온 프레임 차의 단점은 모하비에 전혀 해당되지 않는다.

 

 

스티어링도 전동식으로 바뀌어 ADAS 탑재가 가능해졌다. 모하비의 준자율주행 장비는 최고의 성능에 최신 장비로 채웠다. 예를 들어 스마트 크루즈컨트롤도 내비게이션에 기반을 두고 있어 터널이 나오면 자동으로 외부 공기를 차단한다. 모하비는 컴포트, 에코, 스포츠 같은 드라이브 모드뿐 아니라 진흙길, 모래, 눈길 같은 터레인 시스템도 갖췄다. 흔치 않은 저속기어의 존재가 매력 포인트다.

 

 

시승차는 오프로드에 맞지 않는 온로드용 타이어를 신었지만 저속기어에 넣고 가파른 경사에 도전했다. 가파른 언덕을 신기하리만치 슬금슬금 올라간다. 경사가 심한 길에서 시야가 가리는 순간 서라운드 뷰가 유용하게 쓰인다. 어떤 지형을 만나도 모든 게 버튼으로 해결되는 참 쉬운 모험이다. 내려올 땐 HDC 버튼을 눌러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슬금슬금 내려왔다. 미끄러운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를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없어 위험할 수 있다.

 

 


 

 

CHEVROLET COLORADO

미국에서 픽업트럭의 인기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자동차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라고도 하고, 말을 탄 카우보이에 비유하기도 한다. 미국인은 꼭 필요하지 않아도 픽업트럭을 산다. 미국 자동차 역사에서 픽업트럭은 포드 모델 T부터 시작된다. 지금은 미국차가 제조경쟁력을 잃어 소형차를 거의 포기했지만, 픽업트럭은 미국이 25%의 관세로 확고하게 지키는 영역이다.

 

 

SUV가 인기몰이를 하는 와중에 픽업트럭도 조금씩 바뀌는 중이다. 픽업트럭은 원래 2인승 모델이 중심이다. 우리가 더블캡이라 부르는 4도어 스타일의 크루캡은 과거 공사장 인부들을 태우기 위해 조금 쓰이는 정도였다. 그런데 픽업트럭의 인기가 오르면서 이제는 크루캡이 일반 가정용으로 많이 쓰이는 차가 됐다. 픽업트럭의 주류가 된 크루캡은 픽업트럭의 성격이 바뀐 것을 말한다.

 

픽업트럭이 인기를 끌면서 자동차회사는 고급화로 부가가치를 높이려 한다. 과거 상상할 수 없었던 카펫을 깐 픽업트럭이 늘었다. 고급 옵션으로 가득한 트럭이 어색하지 않다. 다행히 고급형은 주로 대형 픽업트럭에 적용되고, 미국에서 중형 트럭의 이미지는 아직 경제적인 차로 여겨진다. 콜로라도는 기능을 우선으로 하는 픽업트럭으로, 필요한 것만 챙겼다.

 

 

콜로라도를 보는 순간 ‘간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픽업트럭은 마음 편하게, 쉽게 탈 수 있는 운송수단이다. 원하면 간단한 차를 개성에 맞게 꾸밀 수 있다. 간단한 듯하지만 그들만의 노하우가 만만치 않다. 미국의 젊은이가 픽업트럭을 많이 타는 이유는 값이 싸고 보험료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주로 타는 픽업트럭에는 튜닝 부품이 많다. 간단한 모양의 콜로라도는 개조가 쉬워 젊은이 취향에 맞는다. 국내에도 쉐보레는 많은 튜닝 부품을 제공할 예정이고, 애프터마켓을 통한 공급도 예상된다. 콜로라도는 랭글러처럼 꾸미기 나름인 차다.

 

과거에는 차체 옆으로 나온 머플러가 불법이었는데, 붉은색 방향지시등과 더불어 한미법규 상호인증협약에 따라 허락됐다. 미국은 시승차처럼 숏박스 적재함의 경우 리어 게이트를 내려 모터사이클을 싣고 달리는 것이 합법이다. 따라서 번호판을 범퍼에 달아 항상 뒤에서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간단한 대시보드와 실내 분위기가 모하비와 사뭇 다르다. 스마트키가 아닌 열쇠를 꽂아 시동을 켜고 끄는 것이나 계기반이 오래전 모습이다. 많은 미국인은 오래된 생활습관을 바꾸기 원치 않는다. 흙 묻은 등산화를 신고 타는 차에는 물청소가 가능한 인테리어가 어울린다. 큼직한 버튼은 장갑을 끼고 조작하는 데 편리하다. 뒷자리 쿠션 아래는 소총을 넣어두어야 한다. 간단한 대시보드지만 뛰어난 마무리가 인상 깊다. 미국 픽업트럭이 많이 좋아졌다.

 

직분사, 가변밸브 타이밍의 V6 3.6ℓ 휘발유 엔진은 최고출력 312마력으로, 0→시속 100km 가속을 7초대로 달린다. 최고속도는 시속 165km 정도다. 8단 기어는 파워 전달이 부드럽다. 능동형 연료제어 시스템은 V6 엔진을 4기통으로 작동하도록 해 복합연비가 리터당 8km 정도 된다.

 

 

온로드에서 콜로라도는 동작이 크게 쿨렁거린다. 과거 미국차에서 익숙한 주행감각으로 좋은 의미다. 뒷바퀴에 리프 스프링과 리지드 액슬을 쓰는 보디 온 프레임 구조지만 승차감은 좋다. 휘발유 엔진이 적당히 조용하게 달린다. 콜로라도는 차폭이 크게 넓지 않아 도심에서 운전하는 데 부담이 없다. 좁은 길도 요리조리 빠져나갈 것 같다. 반면 차가 껑충해 과격한 코너링은 두렵다. 힘이 좋아서 더 신경 쓰이지만, 콜로라도는 빨리 달릴 차가 아니다.

 

시승차는 네바퀴굴림 모델이다. 기계식 LSD는 헛도는 바퀴를 자동으로 잡아줘 어떤 길도 헤쳐 나갈 수 있다. 사실 차체가 긴 크루캡 모델은 본격적인 오프로더는 아니다. 휠베이스가 길어 걱정했지만 차체가 높아 별문제는 없었다. 오프로드에서도 승차감이 좋고 힘은 여유롭다. 경사가 가파른 언덕을 성큼 오르고, HDC는 없지만 로 기어만으로 내리막길을 꾸물꾸물 내려온다. 도강 능력도 80cm에 이른다. 콜로라도가 못 갈 캠핑장은 없다.

 

 

3.2톤의 견인 능력을 갖춘 콜로라도는 트레일러 스웨이 컨트롤 기능을 포함한 스태빌리트랙 차체 제어 시스템을 갖춰 안전하고 편하다. 몇 가지 단점을 꼽자면 옵션으로 넣을 수 있는 발판 위치가 애매해 바지가 더럽혀진다. 나에겐 필요 없는 옵션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장비다. 또 앞 범퍼 아래 에어댐이 낮게 달려 험한 지형에서 조금 걸리적거린다. 그래도 고속 주행에서 역할이 크다면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길이가 긴 차는 평소 주차 문제도 없지 않을 거다.

 

픽업트럭의 매력은 마음 편하게 타는 차가 아닌가 싶다. 트럭이기에 조금 더러워도 신경 쓰지 않을 것 같다. 콜로라도는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차로, 콤팩트 카처럼 움직이지만 진정한 일꾼으로 쓸 만하다. 그 안의 내가 멋져 보이는 건 그냥 덤이다. 미국에서 1년에 14만대 남짓 팔리는 인기 모델 콜로라도는 픽업트럭 100년 역사의 쉐보레가 만든다. 최고의 승용차가 독일산이라면, 최고의 픽업트럭은 미국산이다.
글_박규철

 

 

 

 

 

 

모터트렌드, 자동차, 기아차 신형 모하비, 쉐보레 콜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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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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