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빠르고 정확한 정보는 텍스트에 있다

동영상 콘텐츠가 넘쳐나는 것은 자동차 분야도 마찬가지다. 다만 깊이가 있고 원하는 정보를 얻기에는 비효율적이다. 그래서 텍스트로 된 정보를 꾸준하게 읽는 것이 중요하다

2019.12.18

 

2019년 한 해도 이렇게 지나갔다. 개인마다 즐겁고 기쁜 일과 함께 힘들고 어려운 일도 있었을 것이다. 결국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흘러 다시 한 살을 더 먹어야 하는 시간이다. 이렇게 나이가 들어갈수록 경험이 쌓이고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며 지혜를 갖추게 되는 것은 장점이겠지만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 흔히 말하는 ‘꼰대’가 될까 걱정이다. 예전부터 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을 비하하는 단어인데, 30년 전에 내가 쓰던 단어의 대상이 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역시나 세월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그나마 법을 어기지 않고 약자를 배려하며 정의를 추구한다는, 원칙 아닌 원칙으로 그럭저럭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와 관련해서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 대한 ‘꼰대 경보’를 울리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2015년 폭스바겐으로부터 시작한 디젤 게이트가 터졌을 때 사실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입장이었다. 100년 넘게 사람들을 실어 나르고 그 과정에서 추억을 공유하는 대상이었던 자동차가, 몇몇 회사의 잘못으로 이렇게 비난을 받아야 하는가 혹은 모든 악의 근원인 것처럼 취급되는 게 옳은가 고민이 컸다. 당장 내연기관 자동차를 멈추고 전기모터로 갈아타야 한다는 이야기에도 “그것이야말로 비현실적이다”라고 항변했었다.

 

4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 세상이 됐나? 미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분기 판매된 차 중에서 수동변속기를 단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가 더 많이 팔렸다. 우리나라에서도 2018년 현대 코나 EV가 1만1193대 등록되며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에서 처음으로 1만대 넘게 팔린 전기차가 됐다. 이는 디젤 엔진을 얹은 르노삼성 QM3의 6367대보다 많고 쉐보레 트랙스의 1만2787대를 위협하는 숫자다. 아마 올해 판매 마감을 하고 나면, 코나 EV는 이 두 차종뿐 아니라 기아 스토닉의 판매량(1만6047대)까지 넘어설 것이다. 물론 준중형급 이상의 SUV에서 아직 대세는 디젤 엔진이 분명하지만, 이미 변화가 시작된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또 다른 걱정은 자동차 콘텐츠의 변화다. 요즘 콘텐츠를 만들고 전달하는 방법은 동영상이고 그걸 활용하는 플랫폼의 대세는 유튜브다. 인터넷 속도가 빨라졌고 심지어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어디서나 고화질 영상을 볼 수 있게 된 것이 크다. 해외 시승 영상이나 F1 경주 중계도 비디오테이프로 받아 보던 시절을 생각하면 상전벽해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실시간 라이브 방송으로 세계 어디서나 신차 발표회를 보는 것도 가능하다. 새 차가 나오고, 영어로 된 보도 자료를 받은 후 그걸 번역해 월간지에 원고를 쓰면 다음 달이나 돼야 내용을 알게 되던 때와 비교하면 더 그렇다.

 

물론 정보 전달 속도가 빨라진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더욱이 자동차처럼 움직여야 하는 물체라면 영상으로 보는 것이 필요하다. 게다가 소리는 어떤가. 영상을 보는데 V12 엔진을 얹은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가 서킷을 질주하는데 흉포한 배기 소리가 없다면 그 느낌이 반감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런 감각적인 부분과 빨리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을 제외하면 영상엔 어떤 단점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것은 영상 시청 시간이다. 예를 들어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에 달린 변속기인 e-CVT의 원리가 궁금하면, 한국어로 된 영상은 없으니 해외 유튜브를 뒤져야 한다. 제목만으로는 내용을 알 수 없으니 20분짜리 영상을 틀어놓고 처음부터 봐야 한다. 빨리 감기를 할 수 있지만 그러다 놓치는 부분이 있을까봐 그러지도 못한다. 18분쯤 지났을 때 이 영상에는 답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투덜거리면서 다음 영상을 튼다. 그렇게 두 시간쯤 유튜브를 헤매다 보면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후회가 밀려온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동영상은 정확한 정보를 빠르게 찾는 데 비효율적이다. 더욱이 한글로 된 콘텐츠들은 제목 장사를 하며 모든 정보를 담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시작하면서 인사말 5분, 사는 이야기 5분을 지나 정작 정보가 되는 것은 채 5분을 넘지 않는다. 내가 찾는 정보가 언제 나오려나 지켜보는 것도 그렇고, 5초 정도씩 건너뛰어 넘겨보면 된다고 하지만 이것도 역시 영상을 계속 봐야 하는 일이다. 반면 텍스트로 된 정보는 찾기 쉽고 직관적이다. 특히 자동차 기사들은 제목과 전문을 계속 확인하면, 내가 찾는 내용인지 확인할 수 있어 낭비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는 구글에서 필요한 내용을 검색할 때도 마찬가지다. 전체 구조를 보여주는 사진을 보면서 요약된 내용을 읽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정확한 검색어만 입력하면 정보를 찾는 것도 훨씬 쉬워진다.

 

그래서 이 부분만큼은 나는 꼰대가 된다. “자동차를 잘 알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텍스트로 된 정보를 정기적으로 읽으라고 말한다. 차의 디자인과 달리는 모습 등을 빨리 보고 싶다면 일단 영상을 확인하고, 그에 대한 깊은 내용을 알고 싶다면 전문지를 읽어야 한다. 얼마나 봐야 할까? 최소 1년이다. 자동차는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을 지나며 달라진다. 지금 당장 <모터트렌드> 정기구독을 신청하자. 굳이 <모터트렌드>가 아니더라도 2020년 한 해 동안 자동차 전문지를 열심히 읽다 보면 차에 대한 지식이 더 넓어지는 걸 느끼고 자동차가 더 재미있어질 것이다.

글_이동희(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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