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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MT 어워즈, 장하다 장해! - 1부

올해도 우린 각 분야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자동차에 상을 주기로 했다. 잘해서 주는 상도 있지만 아쉬워서 주는 상도 있다

2019.12.18

 

올해의 얼굴
기아 모하비 더 마스터

기아차는 12년이나 된 모하비의 생명을 연장하기로 했다. 요즘 거의 쓰이지 않는 보디 온 프레임 구조를 자랑하며, 단단하고 든든한 주행감을 어필한다. 프레임 섀시의 특성상 비틀림 강성이 높은 건 사실이다. 다만 요즘 잘 쓰이지 않는 이유는 무겁기 때문이다. 더불어 모노코크 섀시도 강성이 굉장히 좋아져 굳이 무거운 프레임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모하비는 거의 쓰이지 않는 섀시를 사용하는 12년이나 된 차였다.

 

그런데 기아차는 늙은 모하비를 젊게 보이려고 얼굴에 변화를 줬다. 아니 ‘갈아엎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 모르겠다. 그 모습이 어찌나 강렬한지, 이전 모하비가 어떻게 생겼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다. ‘호랑이 코’ 프레임이 헤드램프까지 확장되면서 차체 전면을 감싸고 있다. 프레임 안쪽은 여러 개의 네모가 모여 또 다른 격자 프레임을 만든다. 일찍이 이런 대담한 디자인의 기아차를 본 적 없으니 그 존재감이 무한 확장돼 소비자들의 시선을 강타했다. 12년이나 된 차지만 소비자들은 신선하고 대담한 디자인에 매료됐는지 앞다퉈 전시장으로 달려갔고, 사전계약 11일 만에 7000대의 뉴 페이스 모하비가 팔려나갔다. 물론 얼굴만 바꾼 건 아니다. 진동과 소음을 개선하고 최신 전자 장비를 추가하기는 했다.


기아차 디자이너들은 모하비에 새 얼굴을 선사하며 새 생명을 창조하는 마법을 부렸다. 당연히 칭찬받아 마땅하니 <모터트렌드> 올해의 얼굴상을 수여한다. 아, 잘생겼다고 주는 상은 아니다.
이진우

 

 

신박한 기술
BMW 후진 어시스턴트 시스템

올해 역시 다양한 새 차가 새로운 기술을 자랑하며 등장했다. 현대의 신형 쏘나타는 스마트키로 주차할 수 있는 원격 스마트 주차보조 시스템과 태양광 패널을 붙인 솔라 루프로 자동차업계를 술렁이게 했고, 랜드로버의 신형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차 안 디스플레이에서 노면 상황을 보여주는 클리어사이트 그라운드 뷰로 오프로드 마니아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현대 베뉴의 적외선 무릎 워머나 계기반에까지 스마트폰 화면을 미러링하는 쌍용의 미러링 기술 역시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 기술이었다. 하지만 <모터트렌드>는 올해 가장 신박한 기술로 BMW의 후진 어시스턴트 시스템을 꼽았다.

 

신형 X5와 Z4, 3시리즈, X7 등에 얹힌 이 기술은 최대 50m까지 달린 길을 기억했다가 그대로 후진하는 기술이다. 사용하기도 간단하다. 변속기를 후진에 두면 후방카메라로 찍은 화면과 어라운드 뷰 화면이 나오고 옆에 후진 보조 시스템이란 메뉴가 보인다. 이 메뉴를 손가락으로 살짝 터치하면 스스로 운전대를 돌려 뒤로 움직인다. 운전자는 그저 브레이크 페달만 밟으면 된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에서 후진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만약 가파른 산길이라면, 그런데 옆이 천 길 낭떠러지라면 자신 있게 후진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BMW 후진 어시스턴트 시스템은 이럴 때 요긴하다. 지하주차장에 잘못 들어갔을 때도 유유히 뒤로 나올 수 있다. 참고로 지난 8월호에 실린 박호준과 3시리즈의 후진 대결에서 3시리즈가 이겼다. 어떻게 차에 질 수 있느냐고? 여러분도 분명 3시리즈를 이기진 못할 거다. 장담한다.
서인수

 

현대 쏘나타 씬 #시리즈

 

빛나는 자동차 광고
현대 쏘나타 씬 #시리즈

흔히 자동차 광고라고 하면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자동차가 도로를 질주하다가 마지막에 브랜드와 차 이름을 느끼하게 영어로 말하면서 끝이 난다. 10년 넘게 자동차 광고를 봐왔지만 이런 정형화된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다양한 디바이스를 활용해 기존의 클리셰를 탈피한, 세련되고 색다른 광고가 줄을 이었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였던 광고는 현대 쏘나타다. 현대차는 모바일용 광고인 ‘쏘나타 씬 #시리즈’에서 자동차 광고 문법에서 벗어나 스마트폰 광고 문법을 따랐다. 현대차는 쏘나타의 원격 주차, 인공지능 비서, 디지털 키, 빌트인 캠을 주제로 모바일용 광고 영상을 공개했는데, 기능 위주로 선보인 광고는 애플이나 삼성의 스마트폰 광고에서 볼 수 있었던 방식이다. 사용한 색상도 핑크색, 보라색, 파란색 등으로 다채롭다. 이런 색상 콘셉트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새로 개발한 디스플레이의 컬러 재현력을 자랑하기 위해 자주 사용한다. 게다가 이 영상은 TV나 컴퓨터 모니터가 아닌 스마트폰 화면에 맞춘 세로 포맷의 화면비로 제작해 전통적인 광고 형태와 거리를 뒀다. 광고 내용 역시 보수적인 현대차 광고에서 볼 수 없었던 위트와 재치가 살아 숨 쉰다. 특히 우리 눈을 사로잡은 건 ‘디지털 키’ 편이다. 광고 속 남자는 여자친구와 헤어질 방법을 고민하다가 그녀에게 주었던 쏘나타 접근 권한을 삭제한다. 여자는 차에 다가가 스마트폰을 도어 손잡이에 터치해도 열리지 않는 것을 보고 이별을 직감한다. 잠수 이별의 또 다른 형태인 것 같은데 혹시라도 따라 하진 않았으면 한다. 잠수 이별이 상대방에게 상처를 준다는 순수하고 인간적인 감정을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다. 광고 속 여자는 앞 유리에 립스틱으로 ‘잘 타고, 잘 살아라’고 쓰기만 했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차가 긁히거나 사이드미러 하나 깨질 각오는 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선관

 

DS DS3 크로스백

 

명불허전 인테리어
DS DS3 크로스백

이 글을 쓰는 지금은 2019년 11월 11일이다. 그리고 아직 국내에 DS3 크로스백이 출시되지 않았다. 출시도 되지 않은 차에 굳이 올해의 인테리어상을 주는 건 DS3 크로스백의 새롭고 전위적인 인테리어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다. DS 홍보담당자에게 몇 번이고 전화를 걸어 출시 날짜를 확인했고, 크나큰 이변이 없는 한 12월에 출시할 예정이라는 답을 들었다. 그러니까 올해의 인테리어상을 주는 데 문제는 없다.

 

사진을 보면 우리가 왜 DS3 크로스백의 인테리어에 혀를 내둘렀는지 알 거다. 센터페시아 위에 놓인 버튼과 송풍구가 마름모 모양이다. 지금껏 이토록 전위적인 디자인의 버튼과 송풍구를 본 적은 없다. 그 아래 변속레버 양옆으로 창문을 내리고 올리는 버튼을 마련했는데, 이것 역시 밋밋한 버튼이 아니다. 날렵한 면이 입체감 있게 교차하도록 디자인했다. 운전대 너머로 보이는 계기반도 예사롭지 않다. 양 끝을 삼각형으로 디자인했다. 그 안에 보이는 속도 화면도 마름모 모양이다. 운전대에 달린 버튼 역시 작은 마름모를 촘촘히 그려 넣었다. 대시보드 양 끝에 달린 송풍구는 비대칭 사각형으로 디자인했다. 이 정도면 혹시 마름모 성애자가 디자인했나 의심스러울 정도다. DS 크로스백은 프랑스의 아방가르드한 감성을 오롯이 녹여냈다. PSA 그룹이 아니면 절대 할 수 없는, 아니 하지 않을 인테리어다. 그런데 그게 이상하지가 않다. 사진에서는 꽤 근사해 보인다. 음, 사진발인가?
서인수

 

 

지금까지 이런 엔진은 없었다
현대 CVVD 엔진

밸브 제어 기술은 중요하다. 이를 통해 출력과 연비를 모두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엔진 밸브 제어의 핵심은 ‘타이밍’이었다. 밸브가 열리는 타이밍을 상황에 맞게 최적으로 조절하는 CVVT가 최첨단 기술로 군림하고 있었다. 그런데 현대에서 지난 7월 CVVD(Continuously Variable Valve Duration)라는 새로운 기술을 들고 나왔다. 바로 밸브가 열려 있는 시간을 조절하는 기술이다. 핵심은 시간이다. CVVT는 밸브가 열리는 시점을 조절할 순 있지만, 열려 있는 시간은 제어할 수 없다.

 

즉 밸브가 일찍 열리면 일찍 닫히고, 늦게 열리면 늦게 닫힌다. 그런데 현대는 전기모터를 이용해 캠샤프트의 회전 중심을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회전 중심을 왼쪽으로 옮기면 왼쪽 절반은 천천히 돌고 오른쪽 절반은 빠르게 회전하는 편심 원리로 밸브가 열려 있는 시간을 다스릴 수 있다.

 

이 말은 곧 압축비를 실질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예를 들어 피스톤헤드가 올라오는 상황에도 밸브를 열어둔 채 어느 정도 기다리다, 원하는 시점에 밸브를 막고 압축을 시작하면 유효 압축비를 낮게 만들어 연비를 최대로 늘릴 수 있다. CVVT와 CVVL이 부분적으로 거두던 효과를 CVVD에서 최대로 누리는 셈이다. 캠샤프트의 회전 중심을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으로 옮기는 데 걸리는 시간은 0.5초다. 1400단계로 세밀하게 조절이 가능하며, 유효 압축비는 4:1에서 10.5:1까지 사용할 수 있다.

 

현대는 CVVD를 통해 엔진 성능은 4% 이상, 연비는 5% 이상 좋아졌다고 밝혔다. 배출가스는 12% 이상 낮췄다고 한다. 물론 성능 4%나 연비 5%를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하기는 어렵다. 기술적으로는 엄청난 진보여도 소비자들은 별거 아닌 듯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CVVD는 현대의 엔진 기술력이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올해 CVVD만큼 혁신적인 엔진 기술을 난 아직 찾아보지 못했다.
고정식

 

 

 

 

모터트렌드, 자동차, MT 어워즈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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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각 제조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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