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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대에 오르다, 토요타 수프라 vs. 포드 셸비 GT350

토요타의 새로운 스포츠 쿠페가 포드 셸비 GT350과 정면 대결을 펼친다

2019.12.26

 

‘용꼬리(Tail of the Dragon)’라 불리는 도로 위 두 개의 노란 실선이 지형을 따라 굽이치다, 이글거리는 테네시의 태양조차 뚫을 수 없을 만큼 빽빽한 나무숲 앞에서 사라진다. 눈앞에 펼쳐진 17.7km, 318개의 코너는 2020년형 토요타 수프라가 어떤 가치를 지녔는지 우리에게 증명해줄 것이다.

 

 

숨 막히는 열기 때문인지, 아니면 우리가 운이 좋았는지 모르겠지만 미국 129번 국도의 이 명성 높은 구간은 으스스할 정도로 조용했다. 모터사이클 라이더들도 없고 자동차도 없다. 단지 수프라와 깊은 고독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곳은 내가 기억하는 어떤 장소보다 수프라를 둘러싼 과잉 홍보와 과장, 온갖 논란, 그리고 시끌벅적하게 상충되는 의견들을 뚫고 나가기에 완벽한 곳이다.

 

토요타 수프라는 조금 과한 BMW Z4인가? 이런 생각은 수프라가 전하는 재미에 몰두하다 보면 금세 사라진다.

 

당신은 이미 수프라에 대한 이야기를 대충 알고 있을 거다. 토요타는 단종된 뒤에야 컴퓨터 게임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덕분에 아이콘의 자리에 오른 스포츠카를 되살리고 싶어 했다. 회사 내 정통파는 직렬 6기통 엔진을 얹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그러기엔 제작비가 너무 컸다. BMW와 협업은 수프라가 Z4와 한 쌍이 되는 쪽으로 흘러갔지만, 그들의 개발 사이클은 초기부터 분리돼 BMW는 Z4를 더 부드럽고 푸근하게 만들고, 수프라는 포르쉐 카이맨을 추격하는 데 더욱 초점을 맞춰 더 단단하게 만들어졌다. 그들의 말이 맞고 틀린지는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다. 다만 외모와 느낌, 소리가 BMW 같은 토요타에 올라타는 게 불편할 뿐이다. 우리는 그럴듯하게 포장된 홍보 내용을 낱낱이 파헤쳐보고, 수프라의 탄생 뒤에 얽힌 지저분한 경제학은 한쪽으로 미뤄둘 생각이다. 오직 용꼬리 도로, 그리고 켄터키주 볼링 그린에 있는 NCM 모터스포츠 파크에서 그 차의 가치를 증명할 것이다.

 

 

내가 고독했다고 했던가? 사실 감안해야 할 다른 녀석이 있다. 포효와 콧김을 내뿜으며 사이드미러 안에 나타나 이글거리는 불길을 쏘아댔다. 우리는 수프라와 붙일 어마어마한 상대를 준비했다. 포르쉐 718 카이맨은 아니다. 그건 너무 뻔하니까. 대신 우리는 한때 수프라를 정의했던 잘빠진 근육과 공격성을 갖춘 자동차를 원했다. 앞 엔진에 뒷바퀴를 굴리고, 넘치는 힘과 개성을 겸비한 자동차 말이다. 포드 머스탱 셸비 GT350은 단순히 순형 포니카 DNA를 지닌 역동적인 차의 기준이 아니다. 수프라가 사기꾼임을 드러낼 수 있는 탐정과도 같은 차다.

 

게다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저렴하기까지 하다. 6만235달러부터 시작하는 수프라보단 더 비싸지만 셸비는 최고출력 533마력, 최대토크 59.3kg·m를 발휘하는 V8 5.2ℓ 자연흡기 엔진을 품었다. 아, 셸비는 수프라 오너들에게 허락되지 않은 6단 수동변속기도 있다. 그에 비해 수프라는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50.5kg·m를 내는 BMW 직렬 6기통 3.0ℓ 터보차저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린다. 셸비보다 작고 무게도 181kg 가벼워 엔진의 약점을 상쇄한다.

 

이 대결은 당신 예상과 사뭇 다르겠지만, 토요타 수프라 vs. 포드 머스탱 셸비 GT350은 꽤나 흥미진진한 대결이다.

 

꼼짝 못하게 에워싼 채 종잡을 수 없이 심술부리는 용꼬리 도로에서 수프라는 작고 민첩하게 느껴진다. 수프라의 엔진은 초반부터 강력한 토크를 전달하고 엔진 회전 속도를 올리더라도 예리하게 움직인다. 이 길은 수프라에게 훌륭한 심판대라는 확신이 든다. 수프라는 부드럽고 직감적으로 도로를 공략하는 방식이 아주 효과적이고 즐겁다.

 

스포츠 모드는 엔진 회전이 레드라인을 넘겼을 때 탁탁 튀고 으르렁거리는 소리로 운전자를 환영하지만 스티어링은 불편하고 부자연스러운 무게감을 준다. 다행히 가벼운 스티어링을 표준으로 설정한 채 성난 엔진, 변속기, 그리고 댐퍼를 조절할 수 있다. 결코 좋은 느낌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부드럽고 정확한 반응이 수프라의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 일본 스타의 외모는 1000마력을 내뿜는 몬스터 같지만 실제로는 느긋하다. 그다지 강한 근성을 보여주지 않아도 수프라는 빠르고 우수한 보디 컨트롤을 갖췄으며 감미로운 안정감을 선사한다.

 

보수적인 운전자들에게 셸비 GT350이 수동변속기 차라는 사실은 절대 사소한 이슈가 아니다.

 

셸비는 수프라의 모든 움직임을 그림자처럼 뒤쫓았는데, 내뿜는 소음이 굉장했다. 조니 리버먼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큰 소리였다. 이 점은 굉장히 마음에 든다. 리버먼이 탄 수프라가 멀어져가는 것을 지켜보며 몇 분 뒤에 따라가기로 했다. 아무런 방해 없이 GT350을 경험하기 위함이다. 신형 GT350은 날카로움을 선사하면서도 사용 편의성을 더하기 위해 미묘하게 수정되고 개선됐다. 두툼하고 속이 빈 안티롤 바(22~24mm)의 최적화를 위해 앞부분 스프링 비율을 10% 높였고 뒷부분은 6% 줄였다. 마그네라이드 댐퍼도 다시 돌아왔다. 비록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은 그대로지만 ABS와 EBD는 감속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다시 프로그래밍됐다. 마지막으로 GT350은 커다란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컵 2를 신었다. 앞바퀴는 295로 괴물 같은 크기고, 뒷바퀴는 305/35R19다. 접지력은 당연히 문제 될 것 없다.

 

 

하지만 당신이 GT350에 기대하는 것은 엔진일 것이다. 셸비의 V8 엔진은 토크가 부족할진 모르겠지만 응답성, 힘, 그리고 격렬한 움직임 등을 따져본다면 이만한 차가 없다. V8 엔진의 그르렁거리는 전형적인 반응이나 정밀하게 튜닝된 작은 블록에서 나오는 남다른 쿵쿵거림은 잊는 게 좋다. GT350은 꿉꿉한 공기 속으로 맹렬히 달려가 그 공기를 산산조각 내버린다. 용꼬리 도로의 헤어핀 구간에서 수프라가 더 신속하게 빠져나가는 건 놀라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나는 어떤 영역에서도 부드러운 수프라의 회전력보다는 생생하게 울부짖으며 콧김을 뿜어내는 셸비 엔진과 맞바꾸겠다. 게다가 수동변속기를 사용하니 도로가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 단지 노면을 매끄럽게 훑고 지나는 게 아니다. 도로의 모든 디테일을 받아들이고 중요한 기어 변속 결정을 내리며 이 미친 도로를 몸으로 체험시킨다.

 

 

이러한 체험은 섀시로 확장된다. GT350은 뻣뻣하다. 아마도 몇몇에게는 심할 정도로 뻣뻣할 수 있다. 커다란 앞바퀴 타이어가 캠버에 물려 있을 때 소심하게 스티어링 조작을 해도 차가 운전자를 이끈다. 주행모드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차에 다양한 모드(노멀, 스포츠, 트랙, 웨더, 드래그)가 있고, 여기에 댐퍼와 스티어링 설정도 개별적으로 할 수 있다. 도로에서는 가장 부드러운 댐퍼, 가장 가벼운 스티어링, 그리고 엔진 응답성을 스포츠 모드로 하고 트랙션 컨트롤을 활성화하는 게 가장 완벽할 것 같다. 더 공격적인 설정은 스티어링을 끔찍할 정도로 질척거리게 하고 서스펜션을 필요 이상으로 요란스럽게 만든다.

 

셸비에서는 수프라의 손쉬운 퍼포먼스나 부드럽게 완화된 역동성이 없다. 대신 운전자를 움직이게 한다. 응답은 굵고 빠르며 접지력은 더 좋다. 섀시는 정밀하고 신뢰가 가며 수프라 오너는 절대 경험하지 못할 피드백을 선사한다. 또 하나, 셸비는 아주 높은 레벨의 접지력이 장점인데 한계점에서 면밀함이 돋보인다. 앞부분은 절대 접지를 잃을 것 같지 않고, 뒤 차축에 토크를 최대로 전달해도 충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천하무적이라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곧 이은 강력한 오버스티어로 인해 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 반면 수프라는 진보된 섀시와 침착하고 부드럽게 다듬어진 주행감 덕분에 한계를 넘어서는 영역에서도 손쉽게 다를 수 있다.

 

두 차가 트랙을 달렸을 때, 포드 머스탱이 승자라는 건 명백했다. 토요타는 수프라 TRD로 결과를 뒤집을 수 있을까?

 

우리는 셸비에게 완전히 빠져버렸다. 물론 수프라에게도 감탄은 했지만 사랑에 빠지지 못한 채 용꼬리 도로를 떠났다. 수프라는 노면을 빠르고 부드럽게 장악하며 안정감이 돋보였지만 성질 고약한 머스탱을 능가하냐는 질문에는 선뜻 대답할 수가 없었다. 성격이라고 할까? 정체성? 그게 바로 수프라가 갖지 못한 점이다. 물론, 이걸 뭐라 딱 꼬집을 수 없는 난센스라고 부를 수 있고, 수프라가 더 훌륭한 실내와 좋은 승차감, 머스탱을 부끄럽게 만드는 만족도와 품질을 갖췄다고 지적할 수도 있다.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스포츠카가 우리의 마음을 얻으려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수프라가 셸비에게 패배하지 않기 위해 넘어서야 할 시간은 2분 16초다. 이 시간은 전문 레이서 랜디 포브스트가 NCM 모터스포츠 파크 트랙을 GT350로 거칠게 밀어붙인 결과다. 포브스트는 GT350을 타면서 놀라울 정도로 잦은 언더스티어를 기록했지만 경이로운 주행과 제동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또한 모든 회전 영역을 다뤄보는 걸 좋아했다.

 

 

“환상적인 밸런스야.” 포브스트가 수프라로 주행한 뒤 활짝 웃으며 말했다. “언더스티어가 거의 없고 회전할 때 아주 공격적이거든. 브레이크 대응도 수준급이고. 이 차는 진짜 스포츠카 같은 느낌인데.” 그는 수프라 댐핑을 조금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민첩함과 공격성도 함께 원했다. 스톱워치가 모든 걸 이야기해준다. 수프라는 2분 21초를 기록했다. 셸비에 근접하지 못했다. 공정성을 위해 수프라에 접지력 좋은 미쉐린 스포츠 컵 2 타이어를 끼웠다. 결과는 2분 19초, 더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셸비보다 부족하다.

 

 

그래서 이게 전부인가? 셸비 GT350은 트랙 대결에서 수프라에 모욕감을 줬고, 캐릭터와 흥분 같은 부분에서도 한 수 가르쳐줬다. 게임 끝인가? 수프라에서 파생될 매우 특별한 차가 기다리고 있다. 토요타 자체 튜닝 브랜드인 TRD(Toyota Racing Development)에서 나올 수프라 TRD는 더 예리하고 재미있으며 주행마다 번뜩이는 마법이 있을 거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토요타가 그 열정에 더욱 부채질하고, 수프라에서 억제되고 고상한 기준을 넘어설 수 있다면, 그리고 재미난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두둑한 배짱과 강렬함, 더욱 수프라다움을 심어줄 무언가를 알아낸다면, 정말 대단한 차가 나올 것이다. 카이맨을 능가하는 상상을 하고 있는 토요타의 머릿속으로 셸비 GT350이 들어갔을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셸비의 맹렬함과 포니카로서 갖는 거친 오락적 요소들로부터 몇 가지 팁은 받지 않았을까? 
글_Jathro Boving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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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James Lip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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