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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이게 남아공 텐션인 기라! BMW M 페스티벌

남아공에서 열리는 BMW M 페스티벌엔 아주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다

2020.01.02

 

길거리에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아주 가끔 허름한 차림의 비쩍 마른 흑인 한둘이 느릿하게 길을 가거나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전부다. 슬레이트로 지은 듯한 주거 지구엔 흑인 몇몇이 모여 담소를 나눈다. 하얀 이를 드러낸 것이 무언가 즐거워 보이기는 한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차창 밖은 이러했다. 건조한 풍경에 풍요롭지 않은 느낌이다.

 

‘이런 곳에서 행사를 한다고?’ 20시간 가까이 날아 이곳까지 온 이유는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BMW M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BMW 남아공 주관으로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이 행사는 BMW M 오너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서킷 이벤트다.

 

 

요하네스버그 시내로 들어오니 딴 세상이다. 서울 강남보다 크고 멋진 빌딩이 즐비하고, 도로에 굴러다니는 차들도 서울에서도 보기 힘든 비싼 차가 많다. 길거리엔 많은 사람이 지나는데, 하나같이 멋쟁이들이다. 옷을 잘 차려입었고, 과감한 액세서리로 개성을 표현한다. 남아공이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 중에서 가장 잘사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특히나 요하네스버그는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잘사는 도시란다. 5년 전 나미비아에서 아프리카 대륙의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을 느꼈다면, 이번 남아공에서는 그와는 전혀 다른 생각지 못했던 생경함에 놀라웠다.

 

BMW M 페스티벌은 요하네스버그 인근 키알라미 서킷에서 열린다. 예전에 F1 경주까지 열렸던 굉장히 큰 서킷이다. 재정 문제로 F1이 열리지 않은 지 꽤 됐지만, 몇 년 전 포르쉐가 인수하면서 새로 단장해 아주 멋진 서킷으로 거듭났다.

 

 

‘그런데 왜 아프리카에서 이런 행사를 하는 거야?’ “남아프리카공화국은 BMW M 모델의 판매 비중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시장입니다.” 이 한마디로 행사의 당위성이 깔끔하게 정리됐다. M 모델 판매 비중이 높으니 특별히 M 브랜드를 위한 행사를 기획한 것이다. 더불어 자동차 시장의 변방으로만 여겼던 아프리카에서 비싼 BMW M이 많이 팔린다는 게 놀라웠다. 하긴 요하네스버그 시내만 보면 비싼 차가 많이 팔릴 만도 하다.

 

 

행사는 여느 나라에서 열리는 서킷 이벤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킷 전역에 빠른 비트의 음악이 흥을 돋우고 서킷에선 여러 BMW M 모델이 배기음으로 존재감을 발산하며 질주한다. 푸드 트럭 앞엔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고 BMW 옷이나 모자 등 라이프스타일 제품도 많이 팔린다. 자동차 경주가 열리는 서킷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늘 봐오던 서킷 이벤트와는 분위기가 약간 다르다. 참가자와 관람객들의 표정이 훨씬 더 밝고 몸짓도 크다. 술을 마시지 않았음에도 술에 취한 것처럼 즐거워한다. 아마도 이게 남아공 텐션인가 보다.

 

 

BMW M 페스티벌엔 서킷 이벤트만 있는 건 아니다. 현장에서 차를 판매하기도 한다. 특별한 색을 입혔거나 또 마블 히어로를 차체 전체에 두른 모델도 있다. 그런데 가격이 한국보다 20~30% 더 비싸다. 이도 싸게 판매하는 거란다. 아프리카는 한국보다 유럽에서 훨씬 가까우니 물류비용이 더해진 건 아닐 테다. 그러니 세금이 더 높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런데도 M 모델 판매량이 많다는 건 그만큼 돈 많은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그런데 남아공 인구는 한국보다 인구가 800만 명 많은데,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5분의 1 수준으로 낮다. 결과적으로 빈부의 격차가 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행사의 최고 백미는 택시 드라이빙이었다. 일반 M 모델이 아니라 M4 DTM 경주차가 키알라미 서킷에 등장했다. 이 차는 쉽게 말해 껍데기만 M4고 뼈대(탄소섬유 모노코크)부터 경주차로 만들었다. 이 경주차를 DTM 드라이버 셸던 반더린데가 운전한다.

 

그동안 여러 자동차 그리고 여러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차에 타봤는데, 이번이 가장 충격적이었다. 첫 번째 코너에서부터 뇌수가 앞으로 쏠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목 부상 방지용 장치 한스(HANS)를 하지 않았다면 아마 비루한 모가지가 꺾였을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이렇게 강한 브레이크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물리학의 법칙 따위는 가볍게 무시한 듯했다. 엄청난 속도로 코너를 돌 때도, 그리고 맹렬히 가속할 때도 놀람의 연속이다. 타이어 그립의 한계가 없는 것처럼 빠르게 돌고 맹렬하게 가속한다. 이렇게 강한 중력도 처음 경험한다. 아마도 자동차 기자를 하면서 가장 충격적인 순간이 아닐까 싶다.

 

 

BMW M 페스티벌은 흥겹고 즐거웠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참가자 모두가 그래 보였다.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고, 제한과 제약 없이 참가자들이 패독과 피트를 드나들며 하고 싶은 걸 하고 즐기고 싶은 걸 즐긴다. 더불어 이 행사엔 아주 특별한 택시 드라이빙까지 있으니 세상 그 누가 오더라도 즐겁고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다음 BMW M 페스티벌은 2년 후인 2021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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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이진우PHOTO : BMW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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