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CAR

포드 익스플로러, 시간은 거꾸로 간다

포드 익스플로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6세대로 거듭나며 스타일과 성향, 성능이 모두 젊어졌다

2020.01.10

 

“저렇게 큰 SUV가 필요하긴 해?” 7~8년 전쯤 도로를 빠르게 달리는 한 SUV를 보고 누군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그때 우리가 본 건 포드 익스플로러였다. 그중에서도 5세대. 당시 국내 SUV 시장은 현대 싼타페와 기아 스포티지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현대 베라크루즈와 기아 모하비, 쌍용 렉스턴 같은 조금 큰 덩치의 SUV도 있긴 했지만 ‘대형’이라 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했다. 그래서 익스플로러의 몸집은 더 커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굳이 필요치 않을 것 같던 대형 SUV의 인기는 현재 기대를 뛰어넘었다. 국내 대형 SUV 시장의 잠재력을 확인한 게 바로 그 포드 익스플로러다. 그중에서도 5세대의 공이 혁혁하다. 초석을 견고하게 다져놨다. 그리고 10년 가까운 현역 생활을 마감한 그 5세대의 후속, 6세대 신형 익스플로러가 지난 11월 국내 출시됐다.

 

 

신형 익스플로러는 9년 만에 등장한 완전변경 모델로 안팎으로 모든 게 새로워졌다. 일단 골격부터 바꿨다. 종전까지 앞바퀴굴림 플랫폼을 사용했는데 6세대 익스플로러는 뒷바퀴굴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사실 앞바퀴굴림 방식은 부품 수가 적고 구조가 비교적 간단해 설계와 공간 활용, 경량화에 유리하다. 이는 곧 높은 연료 효율과 넓고 실용적인 공간에 유리하다. 그런데 익스플로러는 웬일인지 이런 장점을 포기했다.

 

 

포드가 이렇게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건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실제 포드는 5세대보다 덩치가 약간 커진 6세대 익스플로러의 공차중량을 110kg이나 줄였다. 연료 효율도 향상됐다. 2.3ℓ 에코부스트 엔진 네바퀴굴림 기준으로 최고출력은 30마력, 최대토크는 1.4kg·m 끌어올렸는데, 연비는 복합 기준으로 오히려 1km/ℓ 높였다. 공간도 넓어졌다. 승객석과 짐공간 모두 늘었다. 탑승공간은 4324ℓ나 확보됐으며 적재공간은 최소 515ℓ에서 최대 2486ℓ까지 확장된다.

 

 

그러면서 뒷바퀴굴림 특유의 정제된 승차감과 예리한 핸들링을 확보했다. 뒷바퀴굴림 방식은 주요 부품이 앞에 몰려 있는 앞바퀴굴림 방식과는 달리 무게 균형을 최적화할 수 있다. 덕분에 서스펜션 세팅도 네 바퀴 모두 고르게 맞출 수 있다. 이런 점들은 핸들링과 승차감에서 뒷바퀴굴림 기반이 더욱 우위에 설 수 있게 한다.

 

 

더불어 엔진 동력을 앞바퀴로 바로 전달할 필요가 없어 앞 오버행을 짧게 줄이고 휠베이스를 길게 늘일 수 있다. 덕분에 겉보기에 훨씬 멋진 비례의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데, 6세대 익스플로러와 5세대 익스플로러의 옆모습을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신형이 훨씬 역동적이고 안정적이다. 안정적인 인상은 앞모습도 마찬가지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높이를 줄이고 옆으로 끝까지 늘려 굉장히 넓고 낮게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로는 5세대와 비교해 높이는 같고 폭과 길이만 10mm 늘었을 뿐이다. 사실 그동안 익스플로러는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경계를 확실히 두고 구분했는데 6세대는 그게 모호해진 최초의 익스플로러다. 다만 옆모습과 뒷모습의 변화는 크지 않다. 두툼한 C필러를 차체 색상으로 칠해 쿼터글라스를 뚜렷하게 분할하는 전통도 계속해서 이어졌다. 리어램프는 높이를 줄이고 구성을 다시 했다. 좌우로 길게 뻗었던 가는 크롬바는 짧게 줄이고 두툼하게 키웠다.

 

 

실내는 완전히 달라졌다. 세로형이던 기존의 레이아웃을 모두 풀고 가로형으로 구성했다. 여백이 많던 오디오 및 공조장치 제어부는 버튼 수를 줄여 중앙에 몰아 밀도 있게 배치했다. 보기에도 좋고 조작하기에도 편리하다. 그 위로는 가로형 8인치 디스플레이가 들어갔다. 음성인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싱크 3는 물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모두 지원한다. 주목할 건 오디오다. 뱅앤올룹슨이다. 입문형인 베오플레이 계열이긴 하지만 곳곳에 배치된 12개의 스피커가 세련된 사운드를 들려준다.

 

 

운전대는 살짝 작아졌다. 움켜쥐는 것만으로 스포티한 기분을 준다. 성능도 스포티해졌다. 최고출력 304마력, 최대토크 42.9kg·m를 내는 2.3ℓ 트윈스크롤 터보 가솔린 엔진은 성미가 급하다. 초반부터 야생마처럼 움찔움찔한다. 익스플로러는 온로드부터 오프로드까지 아우르는 7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하는데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에코부스트 엔진은 에코는 빼고 오롯이 부스트만 남은 듯 반응한다. 엔진 회전수를 내내 높이 사용하면서 익스플로러를 계속 거세게 밀어붙인다. 이 정도로 시원한 토크감을 SUV에서 경험하는 건 드문 일이다. 익스플로러는 움직임도 제법 기민하다. 미국산 대형 SUV 특유의 유연한 감각을 충분히 보여주면서도 코너에서는 무게중심을 순식간에 무너뜨리지 않고, 기대보다 빠르게 돌아나간다. 타이어도 흡족하다. 온로드에 특화된 미쉐린 프라이머시다. 소음도 적고 접지도 끈끈했다.

 

 

국내 대형 SUV 시장도 이제는 꽤 치열해졌다. 모델 수만 많아진 게 아니라 각자 매력도 분명해 선택이 쉽지 않다. 느껴보니 새로운 익스플로러는 그중 가장 젊다. 국내 대형 SUV 시장을 개척한 모델이라 조상님이 아닌가 싶겠지만 6세대로 거듭나며 성향과 스타일 모두 제일 젊고 생생해졌다. SUV 전문 브랜드로 탈바꿈하려는 포드의 전략에 수긍이 간다. 이 정도 실력이라니.

 

 

FORD EXPLORER LIMITED

기본 가격 599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AWD, 7인승, 5도어 SUV 엔진 직렬 4기통 2.3ℓ 터보, 304마력, 42.9kg·m 변속기 10단 자동 공차중량 2085kg 휠베이스 3025mm 길이×너비×높이 5050×2005×1775mm 연비(시내, 고속도로, 복합) 8.1, 10.2, 8.9km/ℓ CO₂ 배출량 189g/km

 

 

 

 

모터트렌드, 자동차, 포드, 익스플로러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CREDIT

EDITOR : 고정식PHOTO : 조혜진

모터 트렌드 ©motortrendkorea.com, ©motortrendkorea.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