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CHCAR

3의 전쟁, 테슬라 모델 3 & BMW 3시리즈

모델 3는 3시리즈가 군림하던 콤팩트 스포츠 세단의 왕좌를 빼앗을 수 있을까? 세 명의 에디터가 깊이 고민했다

2020.01.13

 

정말 절묘한 운명이다. 테슬라 모델 3는 원래 ‘모델 E’나 ‘모델 ≡’이 될 뻔했다. 그런데 모델 E는 포드가 미리 등록해놓은 상표였다. 삼선(≡)은 아디다스가 자신들의 등록상표와 너무 비슷하다고 항의했다. 그래서 택한 게 알파벳 E를 뒤집어놓은 듯한 숫자 3이다. 그런데 모델 3가 속한 차급에는 이미 전설적이란 표현이 지나치지 않은 BMW 3시리즈가 떡하니 자리한다. 어찌 보면 둘의 대결은 숙명인지도 모른다. 3과 3의 대결은 이렇게 시작됐다.

 

 

모델 3는 3시리즈가 군림하던

콤팩트 스포츠 세단의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까?

 

YES!

모델 3와 3시리즈는 각각 미래 자동차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전통이 깃든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을 대표한다. 극명한 대비다. 테슬라는 모든 모델이 전기차이고, 최첨단 자율주행 기술 등을 내세운다. BMW는 대표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로 역동적이고 짜릿한 주행감에 일가견이 있다. 실제 BMW의 기술과 노하우가 흠뻑 밴 3시리즈의 주행감각은 모델 3가 넘기엔 어려운 수준이다. 코너를 돌아나가는 자세와 운전대로 전해지는 감각, 거친 듯 예리한 반응까지 운전자가 이 등급의 세단에서 기대할 수 있는 역동성과 짜릿함을 3시리즈는 최상급에 가깝게 선사한다.

 

 

반면 모델 3는 가속만 압도적이다. 기대 이상의 정교하고 생동감 있는 주행감각을 보여주지만 아직 3시리즈만큼은 아니다. 물론 기함인 모델 S보다는 영민하고 날카로운 움직임이 느껴져 테슬라의 빠른 발전에 감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3시리즈의 능숙한 민첩함이 얼마나 깊이 무르익었는지를 새삼 깨달았다.

 

다만 자동차의 본질은 주행인데, 자동차를 오직 달리는 감각으로만 판단하는 건 너무나 고리타분하다. 디자인과 고급스러움, 첨단 장비, 공간, 편의성, 실용성, 유지비용 등 다양한 면에서 우리는 시시때때로 자동차에 대한 만족감을 느낀다. 그렇기에 모델 3는 3시리즈의 자리를 대신하기에 충분하다.

 

 

일단 모델 3의 초반 가속만큼은 슈퍼카를 능가한다. 앞에 가속만 압도적이라는 뜻은 전체적인 주행감에서 3시리즈에 살짝 밀린다는 것일 뿐, 모델 3의 어마어마한 가속 성능이 무의미하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순식간에 반응해 순간적으로 튀어나가는 이 후련한 가속력은 모델 3의 백미 중 백미다.

 

단순하면서도 의미가 명료한 실내 디자인도 매력적이다. 전통적인 내연기관차의 디자인 문법을 굳이 따를 필요 있냐는 테슬라의 외침이 들리는 듯하다. 처음 보면 조금 허한 느낌인데 타다 보면 결국 ‘뭐가 더 필요할까’라는 결론에 이른다. 더불어 이전의 테슬라 모델들에 비해 짜임새도 좋아지고 조립 품질도 크게 향상됐다. 소재와 색상의 배치 및 조화도 더욱 세련됐다.

 

 

테슬라라는 브랜드와 모델 3라는 차가 주는 이미지도 탐난다. 친환경적이고 첨단 기술에 능숙하며 젊고 세련된 이미지다. 그리고 3시리즈를 타는 사람보다는 모델 3를 타는 사람이 훨씬 ‘힙’해 보인다.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많지 않을 거다. 따지고 보니 주행감을 제외하면 꽤 많은 부분에서 모델 3는 3시리즈보다 높은 만족감을 선사한다. 굳이 유지비나 연료비, 관리 편의성 등을 따지지 않아도 모델 3의 상품성이 좀 더 높아 보인다.

 

물론 이런 판단은 섣부르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하지만 한 세그먼트를 대표하는 모델이라면 완성도도 높아야 하지만 가장 진취적이고 혁신적이어야 한다. 그렇다. 그래서 테슬라 모델 3다.
글_고정식

 

테슬라 모델 3의 실내에선 물리적인 버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그만큼 미래 느낌이 물씬 난다.

 

모델 3는 3시리즈가 군림하던

콤팩트 스포츠 세단의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까?

 

NO!

모델 3의 스포츠 모드(가속 모드)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고성능 스포츠카에서 느낄 수 있는, 시트에 몸이 파묻히는 느낌이 아니었다. 놀이공원에서 경험했던 것과 비슷하다. 아랫배를 간지럽히며 눈앞의 공간이 무한한 선으로 빠르게 지나갔다. 이미 모델 S에서도 놀랄 만한 가속력을 경험했지만 3의 가속력은 S보다 한 단계 발전했다. 핸들링은 명확해졌고 주행감각 역시 짜임새 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이전 테슬라와의 비교다.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에 비하면 갈 길이 멀다. 특히, 여전히 드러나는 품질 문제는 모델 3의 바퀴를 옭아매는 그림자다.

 

물론 이전 세대(F30)였다면 ‘모델 3에 왕좌를 빼앗길 수도 있겠다’는 의심이 들었을 수 있다. 판매량을 위해 ‘드라이빙 머신’이라는 타이틀과 거리를 두고 안락함을 선택했으니까. 사실 지금의 모델 3가 콤팩트 스포츠 세단의 왕좌를 넘본다는 이야기도 어찌 보면 이전 세대 때문이다. 모델 3가 뛰어나다기보다는 3시리즈가 힘이 빠졌다고 보는 게 합당하지 않을까? BMW가 계속해서 ‘드라이빙 머신’을 고집했다면 지금 여러분이 보고 있는 이 기사는 영원히 만나지 못했을 거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BMW는 그 물을 다시 담고 싶어 했다.

 

BMW 3시리즈의 실내 디자인은 기존 모델과의 유기성을 고려했다. 전통을 중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선택이다.

 

7세대 3시리즈(G20)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 현재 판매되는 콤팩트 스포츠 세단 중에 이만한 완성도를 가진 모델을 찾기란 쉽지 않다. 경량화와 기술, 디자인, 안전장비, 인포테인먼트 등 거의 모든 요소에서 진일보했다. 모델 3만큼 파격적이거나 놀라운 변화는 아니지만, 여기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기존 모델과의 유기성을 중요하게 여기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미 가지고 있는 요소의 수준이 출중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균형을 깨지 않는 선에서 변화를 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피라미드의 정점에 있는 모델은 보수적 변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대신 주행감각에서 변화의 밀도는 아주 높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더 빠르고 예리해졌다. 완벽한 무게 배분(50:50)과 무게중심도 낮아 굽잇길에서 인상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가속력은 모델 3만큼 빠르진 않지만 무게감, 엔진의 회전 질감, 속도만큼 귓가에 쌓이는 소리, 노면을 구르는 바퀴의 느낌 등 자동차의 변화에 따라 몸이 반응한다. 이쯤 되면 자동차가 아니라 신체의 일부분으로 느껴진다. 운전자의 조작에 자동차는 재빨리 반응하고, 바퀴를 굴려 앞으로 달려나가는 과정에서 운전자는 자동차와의 유대감을 맛볼 수 있다. 제대로 된 콤팩트 스포츠 세단이라면 이런 부분을 간과할 수 없다. 이게 바로 진짜 ‘드라이빙 머신’인 셈이다.

 

 

게다가 3시리즈는 안주하지 않는다. 이미 BMW에서도 3시리즈 전기차 개발에 착수했고, 7세대 모델을 출시하기 전부터 위장막 쓴 전기차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은 걸 보면 꽤나 공을 들이는 것이 분명하다. 이는 전기차 시대가 와도 콤팩트 스포츠 세단의 왕좌는 오직 3시리즈의 것이라는 BMW의 결연한 의지를 나타내는 게 아닐까?
글_김선관

 

 

모델 3는 3시리즈가 군림하던

콤팩트 스포츠 세단의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까?

 

YES!

시간은 흐르고 세상은 변하기 마련이다. 혁신은 미래를 앞당긴다. 변화의 양상은 발전을 거듭할수록 속도가 붙는다. 미래는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우리 앞에 도래할 것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자동차다. 지금은 사람들 대부분이 반자율주행 기능이 들어간 차만 타도 “세상이 좋아졌다”며 감탄하지만, 머지않아 완전 자율주행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때 가서 “차는 자연흡기 6기통에 수동변속기가 진짜!”라고 말하면 요즘 흔히 말하는 ‘꼰대’를 자처하는 셈이다. ‘탈(脫)꼰대’는 어려운 게 아니다. 그저 열린 시각으로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이면 된다. 그런데 벌써 자동차 시장에 그런 보수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너무 기존의 틀 안에서만 생각하는 게 아닐까?

 

 

BMW 3시리즈와 테슬라 모델 3를 비교하기에 앞서 기존 자동차에 대한 고정관념을 최대한 배제하고자 마음먹었다. 아니, 사실 모델 3를 경험한 순간 그런 고정관념이 싹 사라졌다. 처음 이 차를 눈으로만 봤을 땐 심플한 생김새 때문에 그저 그런 전기차로 판단했다. 심지어 이리저리 어긋난 외관 패널로 차체 움직임도 왠지 허술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운전대를 잡고 달려보니 예상과 전혀 달랐다. 엔진의 걸걸한 사운드 없이 전기모터가 만드는 미세한 고주파음만 내며 달리는데 재미있다. 수많은 차를 시승해봤지만 이런 종류의 재미는 처음이다.

 

 

대배기량 엔진으로 괴력을 쏟아내는 슈퍼카도 즐겁지만, 모델 3는 다른 의미의 재미를 가져다준다. 어떤 면에서는 더 짜릿하기도 하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선 완전 다른 차로 변한다. 차라기보다 우주선에 가까운? 가속페달을 밟으면 진공상태에서 달리듯, 대형 자석으로 당겨지듯, 블랙홀로 빨려가듯, 아무튼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느낌으로 아주 빠르게 달린다. 더 놀라운 건 스티어링 감각이다. 운전대를 돌리는 대로 빠릿빠릿하게 방향을 바꾸는데 허둥거림이 거의 없다. 낮게 깔린 차체 밸런스 덕분에 움직임은 매우 안정적이다.

 

 

3시리즈와 모델 3를 번갈아 타보는데 머릿속이 혼란스럽다. 분명 330i도 높은 수준의 스포츠 주행을 선보이는데 모델 3를 타자 그 기억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더 빠른 M340i를 가져와도 마찬가지다. M3는 가져와야 비슷한 기분이라도 날 것 같다. 아직 모델 3를 접하지 못한 사람들은 글과 영상으로 이 차에 대한 느낌을 상상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직접 타봐야 체감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실제로 타본다면 꽤 큰 충격에 사로잡힐 것이다. 아직 조립 품질이 형편없긴 해도 이렇게 매번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는 브랜드는 테슬라가 유일하다. 얼마 전, 공개한 사이버 트럭만 봐도 테슬라는 평범하지 않은 자동차 제조사임을 금세 알 수 있다. 지금은 다소 받아들이기 어렵고 충격적일 수도 있겠지만, 미래를 받아들이려면 이런 변화쯤은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새로운 변화가 앞으로의 자동차 시장을 이끌어갈지도 모른다.
글_안정환

 

 

 

 

 

모터트렌드, 자동차, 스포츠세단, 테슬라 모델 3, BMW 3시리즈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조혜진

모터 트렌드 ©motortrendkorea.com, ©motortrendkorea.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