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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은 세련됐다, 아우디 A8 L 55 TFSI 콰트로

프리미엄 플래그십 세단 시장에서 가장 젊고 세련된 모델로 꼽히는 아우디 A8이 4세대로 진화했다. 그런데 다운시프트에 너무 박하다

2020.02.10

 

이렇게 보수적인 시장이 또 있을까? 프리미엄 플래그십 세단 시장은 대체로 전통적 브랜드의 ‘엄근진’ 분위기인 모델만 괜찮은 반응을 얻는다. 치밀하지 못한 파격이나 젊은 감각을 시도하면 시장에서 순식간에 도태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아우디 A8은 조금 손해를 보는 기분이다. 아우디 특유의 젊고 세련된 감각이 프리미엄 플래그십 세단 시장의 소비자들을 오히려 머뭇거리게 한다. 아우디 A8은 모나고 과장된 부분이 없다. 쇼퍼드리븐이라기엔 괜히 담백하고 깔끔하다.

 

 

그럼에도 A8은 세련된 플래그십과 우아한 첨단 세단이라는 패러다임을 꾸준히 추구해왔다. 판매량에는 부침이 있었다. 늘 2만대 초반에 그쳤던 A8의 글로벌 실적은 2011년 처음 3만 대를 넘어섰다. 2013년 3만9757대, 2014년 3만9606대로 정점에 올랐는데 하필이면 그때 디젤게이트가 터졌다. 판매량이 뚝뚝 떨어졌다. 2017년에는 1만5854대까지 내려갔다. A8로서는 위기였다. 그때 구원투수로 등장한 게 4세대 A8이다. 유럽에는 2017년부터, 그 밖의 시장에는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신형 A8은 끝내 반등에 성공했다. 2018년 A8은 전년 대비 1만대 가까이 실적을 늘리며 2만4541대를 기록했다.

 

 

신형 A8은 사다리꼴 형태의 싱글프레임 그릴을 옆으로 잔뜩 늘려 육각형으로 고쳐 넣었다. 반듯한 사각형이던 헤드램프도 그릴 쪽으로 날카롭게 파고들며 인상이 훨씬 젊어졌다. 스포츠 세단이라고 해도 손색없을 만큼 앞모습은 과감하다. 차체는 군더더기 없이 늘씬하게 뻗었다. A8 L은 전 세대보다 45mm 길어졌다. 다만 휠베이스는 6mm만 늘었다. 언제나 양 극단에 있던 리어램프는 이번에 처음 하나로 연결됐다. 전 세대와 마찬가지로 두툼한 크롬바로 이어진 리어램프는 얇아진 대신 보다 명확한 LED 그래픽을 넣었다.

 

 

실내는 첨단이 전통에 깃들었다. 송풍구 형태나 전체적인 형상, 소재 등은 전통적인 세단의 고급스러움이 깃들었는데 큼직한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세 곳에 배치해 첨단의 이미지도 듬뿍 담겼다. 다만 시동이 꺼진 차 안은 그저 고급스러운 가구 같다. 짙은 음영의 우드패널이 대시보드 상단을 얕게 가로지르고 무광 크롬으로 둘러싸인 깊은 광택의 피아노 블랙 하이글로시 패널이 대시보드 하단에 넓게 펼쳐졌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디스플레이는 태블릿 PC의 형태이고 다른 차들도 디스플레이를 베젤이 감싸고 있어 어색하지 않은데, 이렇게 버튼도 없이 매끈한 표면의 디스플레이는 낯설다.

 

 

파워트레인도 낯설다. 스포츠 모드가 아니라면 초반 반응이 답답할 정도로 억제됐다. 다운시프트 타이밍도 늘 반박자씩 늦다. 보닛 아래는 EA839 계열의 V6 3.0ℓ 가솔린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이 들어갔다.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51.0kg·m를 발휘한다. 인상적인 건 토크밴드와 최고출력 구간이다. 엔진회전수 1370rpm이라는 아주 낮은 시점에서 최대토크를 발휘하기 시작해 4500rpm까지 내내 전력을 쏟아낸다. 그리고 5000rpm이 되면 최고출력을 내뿜는다. 레드존이 6500rpm인데 6400rpm까지 최고출력을 뿜어낸다. 다시 말해 차가 달리고 있는 거의 모든 순간에 A8의 V6 엔진은 최대토크나 최고출력을 내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실제 반응은 상당히 억제됐다. 특히 초반 반응이 그렇다. 물론 플래그십 모델은 초반 반응을 의도적으로 둔하게 세팅한다. 예민하게 움직이면 승차감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걸 감안하더라도 반응이 더디다. 가속 반응도 마찬가지다. 답답한 마음에 가속페달을 깊이 밟으면 어느 순간 갑자기 튀어나간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

 

 

변속기는 8단 팁트로닉 자동이다. 아우디의 경우 S트로닉은 듀얼클러치, 팁트로닉은 토크컨버터 방식의 변속기다. 어쨌든 가속할 때 변속 타이밍도 아쉽다. 스포츠 모드든 그 밖의 모드든 가속할 때 아래 단으로 내리기를 상당히 주저한다. 적절한 변속 타이밍이 지난 뒤 다운시프트를 하니 갑자기 발진하듯 달려 나간다. 이게 오히려 승차감을 해친다. 차선을 변경할 때는 가속하면서 옆 차선으로 진입해야 하는데, 진입하는 시점이 다운시프트할 타이밍이면 낭패다. 속도가 붙지 않다가 뒤늦게 아래 단으로 변속하며 가속한다. 이때 진입하는 차선의 후방 차량과 급격하게 간격이 가까워지는 경우가 있다.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서스펜션 반응은 부드럽다. 댐퍼 속에 쫀득한 젤리를 채워 넣은 것 같다. 눌릴 때는 부드러운데 회복할 때는 탄력이 느껴진다. 불쑥 튀어 오르는 것과는 다르다. 오히려 유연한 쪽에 가까워 안락한 승차감을 만든다. 빠르게 달리면 바닥에 깔리듯 안정적인 감각을 선사한다. 코너에도 믿음직하지만 무게중심의 이동은 좀 있는 편이다. 조향 반응 역시 일관적이지만 민첩하지는 않다. 젊고 생기 넘치는 달리기보다는 플래그십이 갖춰야 할 덕목을 차분히 따르는 세팅이다.

 

 

아우디 A8 L 55 TFSI 콰트로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불과 5.8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340마력이면 1세대의 경우 S8에서나 만날 수 있던 출력이다. 그럼 스포츠 모드에서라도 손쉽게 A8을 몰아붙이도록 했으면 어땠을까? 다 좋은데 다운시프트를 머뭇거리는 게, 스포츠 모드에서도 망설이는 게 못내 아쉽다.

 

 

AUDI A8 L 55 TFSI QUATTRO

기본 가격 1억500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AWD, 5인승, 4도어 세단 엔진 V6 3.0ℓ 터보, 340마력, 51.0kg·m 변속기 8단 자동 공차중량 2165kg 휠베이스 3128mm 길이×너비×높이 5310×1945×1495mm 연비(시내, 고속도로, 복합) 7.7, 10.9, 8.8km/ℓ CO₂ 배출량 197g/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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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고정식PHOTO : 조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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