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무지와 혐오가 만든 가짜 뉴스의 공포

무지와 공포를 이용한 혐오가 사회에 퍼져 있다. 냉철하게 원인을 찾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건강한 사회는 진실한 방향으로 가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2020.03.09

현대 팰리세이드

 

올 겨울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큰 이슈였다. 예방과 치료법이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질병은 인류에게 언제나 공포의 대상이었다. 중세시대 페스트, 근대에 들어 유럽과 세계를 휩쓴 독감, 1970~80년대에는 에이즈가 그랬고 에볼라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137억 년 전 빅뱅에 의해 우주가 탄생하고 38억 년 전 지구라는 행성에서 생명체가 처음 나타났다는 거대한 시간과 존재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그저 작은 점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들 사이에 갈등과 싸움이 존재한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나타난 혐오와 억지들이 그렇다. 처음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해 가장 많은 사람이 생명을 잃거나 고통받는 중국 사람들에 대해서도 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번 겨울에 새로 발생한 병인데 몇 년 전부터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중국인들을 돌려보내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이자 무지다.

 

또 현지 우리 국민의 귀국과 치료를 반대하거나 이들이 머물 장소로 우리 지역은 안 된다고 시위에 나서던 사람들도 있었다. ‘내가 낸 세금을 왜 그들을 위해 써야 하느냐’는 이유가 붙는데, 본인이 해외에서 그런 일을 당했을 때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전국 유치원이나 학교도 무조건 휴교해 아이들을 집에 머물러야 한다는 사람도 봤다. 교사가 감염되었거나 가능성이 높은 곳이면 모를까, 무조건 휴교령을 내린다면 부모가 모두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은 아이들을 맡길 방법이 없는 데다 경제적인 충격도 크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최악의 경우를 놓고 비현실적이고 극단적인 방법을 시행하지 않는다고 생떼를 부린다. 이쯤 되면 무지와 혐오가 만나 억지를 낳은 셈이다.

 

이는 자동차에도 있다. 현대 팰리세이드 전복사고와 관련된 일이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번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운전자의 부주의다. 팰리세이드의 결함이고 현대차 때문이지 어째서 운전자에게 책임을 돌리느냐고 소리 지르기 전에, 가장 큰 원인이라는 단어를 썼다는 것을 일단 기억해주기를. 애당초 교통사고라는 것은 단 하나의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 저 사고만 해도 몇 가지 조건이 겹쳐 전복까지 발생한 것이다. 환경적으로 차의 속도가 계속 높아지는 긴 내리막도 원인이다. 만약 경사도가 낮고 짧았다면? 시동이 꺼졌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 없이 차가 멈추고 가속페달을 밟아도 움직이지 않는 운전자가 다시 시동을 걸고 출발하면 될 일이다.

 

내리막에서 한번 멈춘 것도 또 다른 사고의 원인이다. 엔진에서 발생하는 진공을 이용하는 하이드로백 방식의 브레이크 부스터는 시동이 꺼지고 한두 번 브레이크를 밟으면 제동력이 사라진다. 운전자가 여성이었던 것도 원인 일 수 있다. 이건 성차별이 아니라 남녀의 기본적인 체력 차이에 관한 이야기다. 내리막에서 시동이 꺼지고 가속이 붙는 경우, 만약 건장한 성인 남성이었다면 체중을 실어 브레이크를 세게 밟으면 유압으로도 차를 세울 수 있다. 물론 시프트 바이 와이어 타입의 전자식 자동변속기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레버 타입의 기계식 변속기였다면 R에서 D로 넣지 않고 그대로 후진하는 일은 없었을 테니까 말이다.

 

현대 팰리세이드의 버튼식 변속기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운전자의 부주의와 조작 미숙이 가장 크다. 처음 후진을 마치고 변속기를 D로 바꿀 때 제대로 확인만 했다면, R 상태에서 내리막으로 진입해 변속기 보호 차원에서 시동이 꺼지지도 않았을 것은 물론 브레이크도 정상적으로 작동했을 것이 분명하다. 물론 기계식 레버보다 헷갈릴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R-N-D 순서로 버튼을 배치하면서 각도를 다르게 하는 것은 물론 D에는 아래쪽에 돌기까지 넣었다. 또 어떤 것이 선택되었는지 클러스터에 경고음과 함께 보여주기도 한다. 게다가 기계식 레버를 바꿀 때는 운전자가 눈으로 직접 확인한다. 이걸 하지 않았다는 가장 큰 원인을 놔두고 ‘경고음이 더 크게 울렸어야 했으며 내리막이면 시동이 꺼지지 않고 버텼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게다가 몇몇 인터넷 커뮤니티와 흔히 말해 자동차 전문가들 사이에서 벌어진 상황은 더 황당하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소비자의 권익 보호라는 탈을 쓰고 자동차 제조사 협박이었다. 사고가 난 차와 작동 방식이 전혀 다른 변속기를 얹은 차로 내리막 시동 꺼짐 테스트를 한 것은 한 편의 블랙코미디다. 또 제조사가 새 차를 산 운전자에게 충분한 설명과 안내를 해야 했다는 말도 있다. 도대체 운전자를 얼마만큼 바보로 생각해야 “기어 레버 변속할 때는 확실하게 바뀌었는지 꼭 직접 확인하세요”라는 말을 해줘야 할까?

 

물론 사고가 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원인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분석하는 것이 맞다. 혐오와 공포 뒤에는 이를 이용하는 누군가가 있다. 지금의 코로나19 사태에서 돌아다니는 가짜 뉴스는 대부분 이를 이용해 정부를 공격하는 것이 목적인 경우가 많다. 많은 자동차 관련 이슈도 그렇다. 거짓과 과장으로 공포를 불러일으켜 그걸 이슈를 만들려는 사람들이 있다. 자극적인 말이 그럴듯해 보이더라도 차분하게 원인과 이유를 따질 필요가 있다. 그래야 가짜 뉴스에 휘둘려 불안해지거나 나중에 진실이 밝혀진 후 창피당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건강한 사회는 진실과 더 좋은 쪽으로 가기 위한 방향 찾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 당신은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글_이동희(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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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모터트렌드>편집부PHOTO :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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