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가죽은 사양할게요, 식물성 자동차 소재의 세계!

동물의 가죽 대신 재활용과 식물 소재를 채택하는 자동차가 늘고 있다. 신종 채식(菜飾)주의자들이다

2020.03.11

 

PORSCHE TAYCAN

포르쉐 전기차 타이칸은 실내가 여느 포르쉐 모델과는 다르다. 조수석 쪽 대시보드에 디스플레이가 달렸고, 센터터널에도 변속 레버와 버튼 대신 매끈한 디스플레이가 놓였다. 인테리어 소재는 세 가지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일반적인 가죽과 올리브잎으로 무두질한 OLEA 클럽 가죽 그리고 가죽을 전혀 쓰지 않는 레이스 텍스(Race-Tex) 인테리어다. 레이스 텍스는 재활용 폴리에스터 섬유를 섞어 만든 신소재로 자전거나 모터사이클용 장갑에 주로 쓰인다. 포르쉐는 레이스 텍스 인테리어에 ‘레더 프리(Leather-Free)’란 수식어를 덧붙였다. 가죽을 쓰지 않은 인테리어란 뜻이다.

 

 

시트뿐 아니라 대시보드와 운전대에서도 천연 가죽은 찾아볼 수 없다. 바닥은 낚시용 그물에 사용된 섬유에서 뽑아낸 에코닐이란 소재로 덮었다. 바다에서 발견되는 쓰레기 중 반 이상이 그물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포르쉐는 이런 그물을 걷어내 만든 새로운 소재를 타이칸에 적용한 거다. 레이스 텍스 인테리어는 생산 단계에서 기존의 전통적인 소재를 쓸 때보다 80% 적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VOLKSWAGEN ID. SPACE VIZZION

폭스바겐은 친환경 소재로 사과 껍질에 눈을 돌렸다. 폭스바겐이 2019 LA 모터쇼에서 공개한 전기 콘셉트카 ID. 스페이스 비전은 시트와 도어 안쪽, 센터콘솔을 새로운 소재로 감쌌다. 사과주스를 만들고 남은 사과 껍질을 가공한 소재다. 폭스바겐은 이 소재에 애플스킨(AppleSki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우리가 새롭게 개발한 애플스킨은 실제 가죽은 아니지만 가죽처럼 매끄럽고 부드럽습니다.

 

 

지금까지 차에 사용하던 폴리우레탄의 20%를 애플스킨으로 대체할 수 있죠.” 폭스바겐 관계자의 말이다. ID. 스페이스 비전 실내에는 가죽이 전혀 쓰이지 않았다. 크롬 장식도 없다. 크롬처럼 보이는 건 실제 크롬이 아니라 페인트다. 플라스틱 소재도 쓰이지 않았다. 플라스틱 소재는 모두 애플스킨으로 대체됐다. 콘셉트카라 이대로 양산될 리는 없겠지만 애플스킨은 충분히 양산차에 적용될 수 있다.

 

 

LAND ROVER RANGE ROVER EVOQUE

재활용 알루미늄으로 섀시를 만들 만큼 재활용 소재와 친환경 소재에 관심이 많은 랜드로버는 신형 레인지로버 이보크에 두 가지 직물 시트 옵션을 마련했다. 하나는 덴마크의 섬유 디자인 전문회사 크바드라트(Kvadrat)가 만든 프리미엄 직물이고, 또 하나는 유칼립투스 직물이다.

 

 

크바드라트 직물은 내구성이 좋은 울 혼방 소재와 재활용 페트병을 재료로 만든 다이나미카 스웨이드를 조합해 만들었다. 한 대의 이보크 시트에 53개의 재활용 플라스틱 병이 사용됐다. 유칼립투스 직물은 코알라가 즐겨 먹는 유칼립투스에서 뽑아낸 소재와 합성 소재인 울트라 패브릭을 결합했는데 부드럽고 매끈한 데다 내구성도 좋다. 우습게 볼 직물 시트가 아니다.

 

 

FORD MUSTANG MACH-E

포드는 자신의 새로운 전기차에 머스탱 마하-E란 이름을 붙였다. 머스탱의 헤리티지를 계승하는 전기차란 뜻에서다. 새로운 전기차답게 신박한 기능과 장비가 가득하다. 스마트폰을 열쇠로 쓸 수 있고, 일반적인 손잡이 대신 B 필러에 달린 래치로 문을 연다. 대시보드와 도어 안쪽, 시트를 휘감은 소재는 언뜻 가죽처럼 보이지만 실제 가죽이 아니다. 가죽처럼 보이도록 만든 합성 물질이다. 포드는 누구보다 신소재 개발에 열심이다. 이들이 특히 관심을 보이는 소재는 재활용 식물성 소재다.

 

 

지난해 말에는 맥도날드와 손잡고 원두 껍질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커피 생두를 원두로 볶아내는 로스팅 과정에서 매년 수십만 킬로그램의 원두 껍질이 나오는데 이 원두 껍질을 재활용해 자동차 부품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원두 껍질을 저산소 상태에서 고온으로 가열한 다음 플라스틱이나 다른 첨가물과 섞어 알갱이로 만들면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자동차 부품은 기존의 플라스틱 부품보다 무게가 20% 남짓 가볍고, 부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도 25% 절약할 수 있다. 이르면 올해 말부터 미국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할 머스탱 마하-E에 앞으로 원두 껍질로 만든 부품이 쓰일지도 모른다.

 

 

POLESTAR 2

볼보자동차의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폴스타 2에 가죽이나 동물성 소재를 쓰지 않는 인테리어를 기본으로 얹을 계획이다. 폴스타 CEO 토마스 잉엔란트는 천연과 재활용 소재를 적극 사용해 차의 무게를 줄이는 것은 물론 플라스틱 사용량과 버려지는 소재의 양도 줄이겠다고 밝혔다.

 

 

폴스타가 눈여겨보는 소재 가운데 하나는 스위스에 기반을 둔 천연섬유 가공회사 비컴프(Bcomp)의 파워립스(powerRibs)와 앰플리텍스(ampliTex)다. 파워립스는 천연섬유와 복합 소재를 결합해 만든 격자무늬 판이고, 앰플리텍스는 아마 소재로 짠 직물인데 둘을 결합해 자동차 보디나 인테리어 소재로 쓸 수 있다. 폴스타는 이 밖에도 와인 코르크나 낚시용 그물을 인테리어 소재로 활용하는 방법을 구상 중이다. “중요한 건 이런 소재가 디자인이나 럭셔리를 해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떤 소재를 사용하든 우린 더욱 고급스러우면서 현대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폴스타 디자인 책임자 막시밀리안 미소니의 말이다.

 

 

BMW i3

BMW i3는 지구를 걱정하는 전기차답게 실내의 25%를 재생 가능한 소재와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구성했다. 시트에 앉으면 독특한 소재가 눈길을 끈다. 대시보드 위와 도어 안쪽, 시트 등을 장식하고 있는 한지처럼 보이는 소재다. 아욱과에 속하는 직물에서 얻은 케나프라는 소재를 재생 플라스틱과 섞어 만든 신소재인데, 환경 친화적일 뿐 아니라 기존의 석유계 플라스틱보다 30% 가벼워 차의 무게를 줄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i3에는 두 가지 시트 옵션이 있다. 하나는 뉴트로닉 직물 시트고 또 하나는 스텔라릭 가죽 시트다. 뉴트로닉 직물 시트는 커버의 40% 남짓을 천연 울 소재로 만들어 통기성이 좋다. 스텔라릭 가죽 시트는 천연 올리브잎에서 추출한 물질로 무두질한 가죽을 사용한다. 100% 식물 소재는 아니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BMW의 철학이 담긴 시트임은 분명하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자동차 인테리어, 식물소재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각 제조사 제공

모터 트렌드 ©motortrendkorea.com, ©motortrendkorea.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