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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는 생각보다 엄청났다, 링컨 에비에이터 vs. 캐딜락 XT6

미국산 7~8인승 럭셔리 SUV 비교에서 승자가 확실하게 가려졌다

2020.03.25

 

쓸데없이 긴 서론으로 여러분의 시간을 뺏지 않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겠다. 시간을 끌어봐야 좋을 건 없으니까. 3열 시트를 갖춘 미국산 럭셔리 SUV를 고르는데 링컨 에비에이터를 두고 캐딜락 XT6를 산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선택이 될 것이다. 값을 따져보면 두 차는 무척 비슷하다. 모두 시작 가격이 5만 달러 후반이다. 우리가 비교한 시승차를 기준으로 링컨의 SUV에는 7만5120달러, 캐딜락에는 7만3040달러의 가격표가 붙는다. 두 차 모두 나름의 강점이 있지만 거의 모든 기준에서 에비에이터가 3열 시트를 갖춘 럭셔리 SUV로서 자질이 더 뛰어나다. 다음 내용을 읽어보면 여러분도 그 이유를 알게 될 거다.

 

 

파워트레인: 엔진, 변속기, 연비는?

두 차 모두 휘발유를 먹는 알루미늄 V6 엔진이 동력을 만들어내는데 한 차에는 두 개의 터보차저가 달렸고 다른 차는 자연흡기 방식이다. 자연흡기 엔진은 캐딜락 보닛 아래에 놓여 있는데, GM이 쉐보레와 뷰익, GMC 등의 모델에 기본으로 얹는 것과 같은 V6 3.6ℓ 버전이다. 캐딜락에서는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7.5kg·m를 낸다. 엔진과 짝을 이루는 변속기는 9단 자동이다. 링컨은 V6 3.0ℓ 트윈터보 엔진에서 406마력의 최고출력과 57.4kg·m의 최대토크를 뽑아낸다. 이건 포드 익스플로러 ST에서 강력함을 발휘하는 엔진과 똑같이 튜닝한 것이다. 변속은 10단 자동변속기가 맡는다.

 

 

하지만 두 차는 스포츠카가 아니라 온 가족을 태울 수 있는 7~8인승 SUV다. 출력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 장담하건대 물론이다. 에비에이터의 엔진은 XT6의 것보다 출력과 토크의 최고치가 더 높다. 그러나 터보차저를 사용하기 때문에 더 낮은 영역에서 더 높은 토크를 낸다. 고속도로에서 다른 차를 추월할 때를 가정해 보자. XT6를 몰고 있다면 엔진 회전 한계인 7100rpm에 이르러 V6 엔진이 출력을 최대로 발휘할 때까지 가속페달을 힘껏 밟아야 한다. 반면 에비에이터의 엔진은 같은 수준의 가속력을 발휘하기 위해 XT6에서처럼 힘껏 밟지 않아도 된다. 이 말은 곧 엔진이 빨리 회전하거나, 그만한 소음과 진동을 일으키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그저 드러나지 않게 조용히 움직여도 그 속도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상식으로는 더 강력한 엔진을 얹은 차가 연료도 더 소비하기 마련이지만 이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두 차의 네바퀴굴림 모델은 EPA(미국환경보호국) 기준 연비가 도심 7.2km/ ℓ, 고속도로 10.2km/ℓ로 같지만 네바퀴굴림이 아닌 경우엔 링컨의 고속도로 연비가 0.4km/ℓ 더 좋다.

 

 

실내는 어떨까?

차 안에 있을 때 내리고 싶지 않았던 쪽은 링컨이다. 시동을 걸기도 전에 부드러운 가죽과 벤틀리를 연상케 하는 금속 다이얼, 믿기지 않을 만큼 편안한(게다가 마사지 기능도 있다) 시트가 탑승자를 반긴다. 나에게는 앉는 위치가 조금 높은 듯하지만 일단 알맞게 조절하고 나면 편안함만큼은 최고다. 시트 조절 버튼은 메르세데스 벤츠처럼 도어 안쪽에 달려 있고, 도어에 있는 버튼 어느 것을 건드리더라도 대시보드 가운데 달린 스크린에 허리 받침과 마사지 기능을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팝업 메뉴가 뜬다.

 

링컨 에비에이터

 

에비에이터에서는 마치 스타인웨이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것처럼 네 개의 P, R, N, D 버튼 중 하나를 눌러 기어를 선택할 수 있다(송풍구 아래에 있다). 디지털 계기반은 단정하고 잘 정돈돼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캐딜락에 있는 것보다 넓고 밝으며 정보를 더 잘 전달하고, 앞 유리에 표시되는 부분도 더 높다(시선에 더 가까이 표시된다는 뜻이다).

 

링컨 에비에이터

 

2열 무릎 공간은 충분하지만 키가 185cm에 달하는 난 천장에 머리가 닿는다. 이건 에비에이터의 실내 공간 위쪽을 차지하는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있다. 시트 자체가 조금 좁고 뒷자리 가운데 놓인 센터콘솔이 값싸 보이는 플라스틱이지만 앞자리 센터콘솔 뒤에 달린 멋진 터치스크린에선 2열의 온도를 조절하거나 열선과 통풍 시트를 조작하는 것은 물론 오디오 시스템도 조절할 수 있다.

 

링컨 에비에이터

 

오디오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링컨의 오디오는 아주 칭찬할 만하다. 하만의 서브 브랜드인 레벨이 개발한 오디오는 천장에 달린 네 개를 포함해 모두 28개의 스피커로 이뤄져 있다. 난 모든 주파수와 음량 수준에서 빈약한 점이나 왜곡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특히 머리 위에 달린 스피커는 선명한 음장을 만든다. 그리고 에비에이터는 도어 열림 경고를 비롯해 모든 경고음을 디트로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녹음한 것으로 만들었다. 이 오디오 시스템은 균형이 뛰어나고 특별할 뿐 아니라 끝내주는 소리를 낸다.

 

 

캐딜락은 이 부분에서 에비에이터와 견줄 만한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지만(난 CT6-V 시승기에서 34개의 스피커를 갖춘 보스 파나레이 시스템을 극찬한 적 있다) XT6 시승차는 14개의 스피커를 갖춘 보스 시스템을 챙겼다. XT6의 여러 요소와 마찬가지로 이것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훌륭하지만 링컨의 레벨 시스템과 비교하기에는 부족하다. 게다가 XT6의 대시보드에 달린 스크린은 에비에이터보다 작다. 기어 레버는 매번 당기고 난 뒤에 가운데로 돌아가는 길쭉한 조이스틱이어서, 지금 기어가 D에 있는지 R에 있는지 즉각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그리고 연료 게이지는 왜 그렇게 정확하지 않을까? 여덟 개의 작은 LED로 표시하는데 계기반과 같은 색이어서 읽기 어려울 뿐 아니라 여덟 개 표시에 가장 가까운 연료량만 표시한다.

 

캐딜락 XT6

 

캐딜락에는 탄소섬유 장식이 아주 많다. 진짜 탄소섬유이기는 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XT6가 2.1톤이 넘는 럭셔리 SUV이면서도 경주차 분위기가 나는 경량 소재로 꾸민 점이다. 가족을 태우는 7~8인승 SUV에 어울리지 않는 장식이다. 차에 걸맞지 않은 장식이라는 건 스포트 트림 모델인 시승차도 다를 바 없다. 두 차를 시승한 기자들은 모두 에비에이터의 실내가 낫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내장재 품질이 더 뛰어날 뿐 아니라 세심하게 배려한 실내 설계도 링컨을 평범한 차의 훌륭한 버전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럭셔리한 차가 갖춰야 할 실내가 바로 이런 것이다.

 

캐딜락 XT6

 

캐딜락의 3열은 근소한 차이로 우세하다. 하지만 두 차 모두 3열 공간이 크게 훌륭하진 않고, 머리와 무릎 공간은 비슷한 수준이다. 그래도 링컨의 3열 바닥이 5cm 정도 더 높다. 무릎 공간을 꼼꼼히 따지지 않는다면 3열만 놓고 봤을 때 캐딜락이 조금 더 나은 선택이다. 아울러 캐딜락은 2열과 3열 시트를 모조리 접으면 완전히 편평해진다. 에비에이터는 모든 시트를 폈을 때 트렁크 공간이 더 크지만, 시트를 모두 접으면 2열 시트가 3~5cm 높아진다.

 

 

주행 특성은 누가 낫지?

우리가 시승한 두 차는 모두 네바퀴굴림 모델이지만 에비에이터와 XT6의 뼈대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XT6는 앞바퀴굴림 플랫폼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사실상 길이를 늘린 캐딜락 XT5라 할 수 있다. 에비에이터가 플랫폼을 공유하는 모델은 신형 포드 익스플로러가 유일하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링컨은 포드에 더 좋은 가죽시트를 얹은 차에 불과했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건 새로워진 링컨의 차다. 새 링컨은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다. 에비에이터의 안팎에 담긴 어느 것을 둘러봐도 아랫급 차에 쓰이는 것을 찾아볼 수 없을 거다. 그러니까 캐딜락은 또 다른(더 작은) 캐딜락과 뼈대를 공유하고 링컨은 포드와 뼈대를 공유하지만, 링컨이 플랫폼 공유를 더 잘 구현했다.

 

새로운 뒷바퀴굴림 기반 플랫폼을 쓴 에비에이터는 앞뒤 무게 배분에서 균형이 조금 더 좋고, 대형 SUV에서 중요한 견인능력에서는 매우 우세하다. XT6의 견인 무게는 1814kg으로 제한돼 크로스오버 수준이지만 에비에이터는 견인 장비를 갖춘 가족용 차를 대체하기에 더 잘 맞는다. 500달러짜리 옵션인 견인 패키지를 달면 최대 3039kg까지 끌 수 있다.

 

두 차의 크기는 거의 정확할 만큼 같지만(두 차의 길이 차이는 2.5cm를 넘지 않는다), XT6는 경쟁차보다 훨씬 더 작은 차처럼 달린다. 한 가지 이유는 휠베이스에 있다. XT6의 휠베이스는 에비에이터보다 165mm 짧다. 이건 링컨의 바퀴가 차체 바깥쪽으로 더 밀려나 있는 반면, XT6는 앞뒤 오버행이 더 길다는 뜻이다. 캐딜락은 무게도 180kg 정도 가벼워 방향 전환이 더 자연스럽지만 고속에서는 커다란 링컨만큼 안정적이지 않다.

 

우린 에비에이터가 가속할 때 차체 앞이 들리고 제동할 땐 앞이 가라앉는 현상이 XT6만큼 뚜렷하지 않다고 느꼈다. 링컨은 좌우는 물론 위아래로도 꽤 출렁거리지만 서스펜션은 작은 요철이나 거친 노면에서 충격을 더 잘 흡수하고 캐딜락보다 상당히 안락한 승차감을 보인다. 에비에이터는 실내가 훨씬 조용하고, 실내로 들이치는 타이어와 바람 소리도 적다.

 

디자인, 성능, 안락함, 호화로움: 두 차를 어떻게 비교하더라도 링컨은 캐딜락보다 앞선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차이는 두 차의 길이 이상으로 크다.

 

에비에이터의 완벽한 승리!

이제 3열 시트를 갖춘 럭셔리 SUV로서 링컨 에비에이터가 캐딜락 XT6보다 강력한 이유를 분명히 알 수 있을 거다. 파워트레인은 더 능력이 뛰어나고 더 세련되며 더 효율적이다. 실내는 디자인이 더 훌륭한 것은 물론 고급스러운 소재로 더 잘 꾸몄다. 에비에이터가 민첩한 차라고 할 순 없겠지만 놀랄 만큼 안락하며, 큰 장비도 견인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럭셔리 SUV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에비에이터가 본바탕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XT6는 잘 꾸민 쉐보레에 새 옷을 입힌 것 같은 느낌이 여전한 데 비해, 에비에이터는 익스플로러라고 착각하지 않을 정도로 세련된 럭셔리 자동차가 됐다. 캐딜락에게는 중요한 숙제가 던져졌다.

글_Duncan brady

 

 

 

 

모터트렌드, 자동차, 링컨 에비에이터, 캐딜락 XT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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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Wes Alli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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