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자동차 회사들의 2020년 약속은 잘 지켜지고 있을까?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박태수는 약속을 지켰지만 모두가 약속을 지키는 건 아니다. 자동차 회사와 관련 업체가 공약한 2020년의 약속을 살폈다

2020.04.13

 

“자율주행차를 양산하겠어요.”
메르세데스 벤츠

2013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당시 다임러 그룹을 이끌던 디터 제체 회장은 “2020년까지 양산형 자율주행차를 선보이겠다”며 S 500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를 소개했다. 1888년 칼 벤츠의 부인인 베르타 벤츠가 독일 만하임에서 포츠하임까지 약 100km를 달린 길을 똑같이 달린 S  500 자율주행차였다. 벤츠는 2년 후 열린 2015 CES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자율주행 기술을 만천하에 자랑했다. 안팎으로 미래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F 015 럭셔리 인 모션의 뒷자리에 라스베이거스 시장을 태우고 공항에서 전시장까지 자율주행으로 이동한 거다. 2015 CES는 자율주행 경연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여러 회사가 자율주행 기술을 자랑했다. 아우디는 A7 파일럿 드라이빙 콘셉트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까지 약 885km를 자율주행으로 달려왔다.

 

2020년을 자율주행차 양산의 원년으로 삼은 회사는 많았다. 최근 드라마틱한 탈출 사건으로 이슈가 된 카를로스 곤 전 닛산 CEO는 자율주행차 판매 계획을 구체적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2018년 자율주행차를 처음 출시하고, 2020년에 본격적으로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못할 듯하다. 완전 자율주행차를 출시하기까지 여러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사고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자율주행차가 아직 없다는 거다. 지난 2018년 미국 애리조나에서 우버 자율주행차가 보행차를 치어 숨지게 한 사고가 일어난 이후 각 자동차 회사의 자율주행차 개발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 1월 11일 올라 칼레니우스 다임러 그룹 회장은 완전 자율주행 승용차 개발을 보류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신 자율주행차 사업의 우선순위를 트럭에 두겠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벤츠가 자율주행 기술에 힘을 쏟지 않겠다는 건 아니다. 올해 출시될 신형 S 클래스는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품을 것으로 보인다. 차가 스스로 달리면서 차선을 바꾸는 것은 물론 교통 흐름을 고려해 차선을 바꾸고, 교통신호를 파악해 빨간불일 때 스스로 멈추는 것도 가능한 수준이다(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큐 어시스트,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 등으로 스스로 차선을 유지하며 달리고 멈추는 지금의 준자율주행 기술은 레벨 2에 해당한다). 참고로 우리나라 국토교통부는 오는 7월부터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기준을 개정했다. 그러면 본격적인 자율주행 시대는 언제 오는 걸까? 전문가들은 완전 자율주행차의 상용화 시기를 2030년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V2X 시스템을 상용화하겠습니다.”
현대·기아차

2017년 현대·기아차는 3년 안에 V2X 시스템을 상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V2X는 차와 운전자를 비롯해 차와 차, 차와 보행자 사이의 무선통신을 뜻한다. V2X가 상용화되면 교통 상황이나 도로 상황, 보행자 정보 등을 차끼리 공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km 앞에 사고가 났다면 이를 다른 차에게 알려 주의를 주는 거다. 지난해 4월 현대차는 2021년에 제네시스 G90에 근거리 전용 무선통신(DSRC) 기반 V2X 기능을 기본으로 얹겠다고 발표했다. 계획했던 2020년보다 1년 늦어지는 셈이다. 하지만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지난해 4월 유럽연합이 V2X 표준 기술로 DSRC 방식을 채택하겠다고 입법안을 올렸지만 7월 유럽이사회가 이를 거부하면서 표준 기술이 정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정으로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우리나라 관련 업계는 DSRC와 C-V2X에 대한 개발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C-V2X는 와이파이가 아닌 5G 같은 이동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한편 지난해 폭스바겐이 선보인 8세대 신형 골프는 DSRC 방식의 유럽 표준 ITS-G5를 기반으로 하는 V2X 기능을 챙겼다. 참고로 DSRC 방식은 크게 미국 표준(Wave)과 유럽 표준(ITS-G5)으로 나뉘는데 둘이 호환되지 않는다.

 

 


 

 

“전기차를 만들겠어요.”
다이슨

무선청소기와 날개 없는 선풍기로 유명한 영국의 가전업체 다이슨이 2016년 돌연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2020년까지 20억 파운드(약 3조원)를 투자해 급진적이면서 차별화된 전기차를 선보이겠습니다. 본격적인 출시는 2021년입니다.” 이후 다이슨은 4000명이 넘는 엔지니어가 전기차 개발에 힘을 쏟고 있으며, 영국 훌라빙턴 비행장 부지에 2억 파운드(약 3000억원)를 투자해 연구센터와 각종 테스트 시설도 짓고 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다이슨의 새로운 전기차는 6~7인승 구조의 크로스오버가 될 것이라며 간략한 디자인도 공개했다. 하지만 다이슨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10일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이 직원들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전기차 프로젝트를 중단한다고 밝힌 거다.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게 이유였다. 실패할 게 뻔한 사업에 더는 투자할 수 없단 얘기다. 다이슨은 500여 명에 달하는 전기차 프로젝트 관련 직원을 진공청소기나 헤어드라이어 등 다른 제품과 관련한 분야로 옮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이슨 전기차는 볼 수 없게 됐지만 애플 전기차는 아직 모른다. 공식적으로 발표한 건 아니지만 지난 2014년부터 애플이 전기차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2016년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애플의 전기차 개발은 더 이상 비밀도 아니라며 테슬라 직원 수십 명이 애플로 옮겨갔다고 불편해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전기차 프로젝트의 자율주행 팀 직원 200여 명이 대량 해고되면서 애플이 전기차 개발에서 손을 뗀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애플이 목표로 한 전기차 출시 시기는 2021년이다. 과연 2021 CES에서 애플 전기차를 볼 수 있을까?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을 상용화하겠습니다.”
닛산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를 선보인 회사답게 닛산은 전기차 관련 기술 개발에 관심이 높다. 이들은 지난 2011년 리프의 무선충전 영상을 공개하며 2020년까지 플러그를 꽂지 않고도 충전할 수 있는 무선 급속 충전기술을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무선충전은 전기차 시장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만약 무선충전이 상용화된다면 주차하는 것만으로도 충전을 할 수 있어 충전소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 전기차 무선충전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주차 면에서 자기장을 일으켜 차에 전기가 유도되는 원리를 이용하는 자기유도 방식과 주차 면과 차 사이의 자기공명 현상을 이용해 에너지를 보내는 자기공명 방식이다.

 

 

닛산은 자기유도 방식을 쓰는데 전송 반경이 넓어 칸에 딱 맞게 주차하지 않아도 충전할 수 있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닛산은 이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2018년에 기술 개발을 마쳤기 때문이다. 참, 전기차는 아니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무선충전 기술은 이미 출시됐다. BMW는 2018년에 530e i퍼포먼스에 처음으로 무선충전 기술을 하사했다. 커다란 무선충전 패드에 차가 다가가면 충전이 시작된다.

 

 


 

 

“비행 택시 서비스를 선보이겠어요.”
우버

2017년 포르투갈에서 열린 테크 콘퍼런스 ‘웹서밋 2017’에서 우버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해 비행 택시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서비스 이름은 ‘우버 에어’가 될 것이며 2020년 시범 비행을 실시한다고도 덧붙였다. 우버는 계획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올해 시범 비행을 마치면 2023년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댈러스에서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시작된다. 우버는 차로 1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를 10분 안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랑했다. 올해 1월에 열린 CES에서 현대차는 우버와 함께 개발한 우버 비행 택시를 선보였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며 조종사를 빼고 최대 네 명이 탈 수 있는 전기 항공기다. 최대 운항거리는 100km이며, 가득 충전하는 데 5~7분이 걸린다. 현대차는 앞으로 완전 자율 비행기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니까 이대로라면 지금의 헬기 운항 서비스와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2020년 자동차 업계 약속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각 제조사 제공

모터 트렌드 ©motortrendkorea.com, ©motortrendkorea.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