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이런저런 요즘 자동차들

자동차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그에 따른 자동차 문화도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자동차 세상이 점점 재미있어진다

2020.04.16

제네시스 G70

 

1.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상을 받아 전국이 들썩거렸다. 반가운 소식을 접하며 문득 작년 <모터트렌드> 올해의 차가 생각난다. 제네시스 G70가 올해의 차에 뽑힌 것 말이다. 봉 감독의 아카데미상 수상은 전 국민이 환호했지만, 제네시스의 <모터트렌드> 올해의 차 수상은 모든 국민이 알 만한 소식은 아니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모터트렌드> 올해의 차에 어떤 차가 뽑혔는지 모두가 안다. 우리의 자동차 문화가 아직 그들만큼 성숙하지 못했을 뿐이다.

 

영화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의 인생과 CJ라는 거대 그룹의 힘으로 아카데미상을 거머쥘 수 있었다. 제네시스 수상은 현대자동차 50여 년 역사와 자동차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한 수많은 사람의 땀과 노력이 일구어낸 성과였다. <기생충>의 아카데미상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이루어진 것이다. 한국차의 <모터트렌드> 올해의 차 수상도 있을 수 없는 일이 이루어진 것이었다.

 

50년 전 <모터트렌드>를 읽는 것이 취미였던 소년은 50년 후 대한민국 차가 <모터트렌드> 올해의 차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그때 거리에는 녹다운 생산된 코티나가 터덜거리며 달리고 있었다. 문득 고 정주영 회장에게 고개가 숙여진다. 한 번도 뵌 적은 없지만 한없이 우러러보인다.

 

기아 스토닉

 

2. 기아 스토닉이 곧 페이스리프트될 모양이다. 왠지 섭섭한 기분이 든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코나보다 스토닉 디자인을 좋아한다. 코나의 전위적인 디자인보다 스토닉의 가볍고 간단한 모양이 좋다. 스토닉의 판매대수가 미미한 것이 안타깝다.

 

기아차가 멋져도 판매대수는 항상 현대차가 많았다. 자동차 파는 데 디자인보다 브랜드 이미지가 앞서는 걸까? 자동차 살 때 디자인으로 차를 고르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많은 영업소를 가진 브랜드가 많이 팔리는 걸까? 기아 디자이너는 왠지 억울할 것만 같았다. 최근 기아 K5, 셀토스 판매대수가 현대차를 앞지르는 걸 볼 때면 이 차들은 얼마나 좋기에 이 모든 난관을 극복했을까 싶다.

 

테슬라 모델 3

 

3. 요즘 차는 준자율주행 장비가 많이 달려 나온다. 차선 이탈을 경고하고, 자기가 알아서 차선을 따라 도는 모습이 기특하다. 그런데 ‘이런 장비가 필요한가?’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앞차와 거리를 유지하며 달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한번 익숙해지니 없어서는 안 될 것 같다. 앞차가 서면 따라 서는 긴급제동 장비도 졸릴 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차로 유지, 차로 이탈을 막는 장비가 과연 필요한가 싶다.

 

요즘은 시승할 때 기자들이 준자율주행 장비를 테스트한다.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달리다가 경고가 울리면 다시 잡는다. 몇 초간 손 떼고 달릴 수 있는지, 주행차로의 가운데로 가는지 궁금해한다. 그런데 이런 테스트가 필요한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운전대에서 잠시 손을 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무엇보다 조작이 복잡하고 차마다 방법이 달라 운전하는 데 정신이 없다. 쓸데없는 장비가 자꾸 다른 데 신경을 쓰게 한다. 자동차 핸들링을 평가하고, 차의 성능을 얘기하던 시간은 전자장비로 가득한 옵션을 체크하는 시간으로 채워진다.

 

음성인식 장비도 아직은 명령어를 완벽하게 알아듣지 못한다. 실수가 잦아 유용하기보다는 재미로 여겨진다. 유리창 하나 올리고 내리는 데 버튼 하나 누르면 될 것을, 말로 하고 말을 잘 알아듣는지 기다린다. 버튼식 기어변속이나 다이얼식 기어 노브도 미래의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데, 아직은 완성된 장비가 아니라 뚜렷한 이점을 모른다.

 

이런 운전자 보조장치들은 자동차 메이커가 충분히 테스트한 후, 레벨 5 정도의 자율주행차가 나올 때 달아주면 될 것 같다. 지금은 불완전한 장비를 상품으로 내놓고, 소비자로 하여금 테스트하도록 유도하는 것 같다. 자율주행차로 가는 과도기에 우리는 미완성의 장비를 비싼 값에 사고, 운전하는 데 괜히 정신없어하는 것 아닌가 싶다.

 

메르세데스 벤츠 GLC 350e

 

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의 연비를 그 차의 휘발유(또는 디젤) 엔진 연비로 표시하는 우리의 인증 방법은 PHEV의 의미를 왜곡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언제나 쓸 수 있는 엔진이 있어 주행거리 불안이 없는 전기차다. 이론상 직장이 가깝고, 출퇴근 거리가 멀지 않다면 전기모터만으로 다닐 수 있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1년 내내 주유소에 갈 필요가 없다. 이런 차의 연비를 휘발유 엔진만으로 달리는 수치를 표시한다면 소비자에게 PHEV의 장점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거다.

 

유럽에서 공인연비는 전기로 달리는 거리와 화석연료로 달리는 거리를 일정 비율로 섞어 연비를 발표한다. 독일에서 벤츠 GLC 350e의 공인연비는 46km/ℓ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엔진만으로 달리는 연비 9.7km/ℓ를 공식 연비로 표시한다. 외국에서 인기 있는 PHEV가 우리나라에서 많이 팔리지 않는 이유 같아 보인다.

글_박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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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모터트렌드>편집부PHOTO : 각 제조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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