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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하기에 가장 수월한 전기차는?

전기차 충전소를 찾았다. 충전 네트워크는 진화하고 있고 빠르게 나아지는 중이다

2020.04.28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의 차데모 케이블은 차를 삐딱하게 세우지 않으면 리프에 꽂을 수 없을 만큼 너무 짧다. 이게 뭐지?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에겐 전기차가 여러 라인업의 일부지만 테슬라는 오로지 전기차만 만든다. 이 같은 집중 때문에 테슬라 엔지니어들은 전기차를 그저 라인업에 속한 또 하나의 차라기보다 하나의 시스템으로 생각한다. 충전 기반시설이 여전히 초기 단계인 환경에서 우린 여러분에게 그런 시스템과 여러분이 경험할 수 있는 것들에 관해 이야기하려 한다.

 

전기차 충전과 기반시설 전문가 알렉 브룩스는 이렇게 말한다. “현명한 충전 방법은 재생에너지가 낭비되곤 하는 낮 시간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점심 식사를 하는 한 시간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설치는 돼 있지만 쓰이지 않는 태양광발전 설비를 활용하면 7만4000대의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런 호사를 누릴 순 없다. 충전하러 돌아다녀야 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우린 현재 미국 어느 곳에서 급속 충전 시설이 가동 중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LA 사우스 베이 지역에 모여 있는 여러 급속 충전소를 골라 시승 코스를 짰다. 이 코스를 여러분의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충전 시설 일부에 여전히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될 거다.

 

EVgo 애플리케이션(위)은 잘 작동하고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 충전기보다 비용이 저렴하다.

 

우리가 처음 들른 곳은 토렌스 공공 수영장 주차장에 있는 50kW 단독 충전기였는데 작동하지 않았다. 내 실수였다. 스마트폰에 깐 플러그셰어 애플리케이션을 확인했어야 했다. 애플리케이션에는 몇 달 동안 이 충전기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표시돼 있었다. 그런데 충전기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충전 중에 뭘 하면 좋을까? 수영이라도 해야 할까? 반경 8km 이내에(작동하지 않는 다른 한 기를 포함해) 다른 단독 충전기 여덟 개가 있었다. 그러나 그곳을 먼저 이용한 사람들이 남긴 글은 수십 년 전의 자동차 동호회 게시판을 연상케 할 만큼 불만투성이였다. 내가 전기차를 처음 산 사람이었다면 별 도움이 되지 않았을 거다.

 

EVgo의 레벨 3 충전기를 쓰겠다는 우리의 희망은 접속 차단 때문에 무너져버렸다.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처럼 한 곳에 여러 대의 충전기를 설치하면 사용 가능한 충전기를 찾을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그다음으로 들른 곳은 델 아모 패션 센터 주차 빌딩 아래층에 콘크리트 동굴처럼 자리 잡은 EVgo 충전기였다. 이곳 분위기는 대략 이랬다. GPS가 안내하는 정확한 지점으로 천천히 차를 몰고 들어가면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헉. 정확히 한층 더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차를 돌려 다른 경사로를 내려가니 쇼핑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19개의 레벨 2 충전기와 두 개의 50kW 차데모 충전기 그리고 한 개의 50kW DC 콤보 충전기가 있다. 하지만 기아 쏘울 EV가 먼저 충전기를 꽂고 있어 니로 일렉트릭을 충전할 수 없었다. 두 번째 실패다.

 

남쪽으로 400m 떨어진 곳에 있는 쇼핑몰 주차장에는 새로운 충전 사업자인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의 급속 충전기가 모여 있다.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는 디젤게이트 파문에 대한 벌금으로 폭스바겐이 낸 20억 달러를 투자해 만든 충전 네트워크로 미국에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일종의 작은 슈퍼차저 충전소인데 150kW DC 콤보 충전기 다섯 개와 50kW 차데모 충전기 한 개가 놓여 있다. 며칠 전 답사차 이곳에 들렀을 때 한 커플이 충전 공간 중 한 곳에 닷지 챌린저를 주차하고 팔짱을 낀 채 베가스 시푸드 뷔페로 들어갔다. 여자가 뒤를 돌아보며 “전기차 충전 공간 아니야?”라고 묻자 남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무슨 상관이야?” 그는 리모컨으로 차 문을 잠갔다.

 

닛산 리프

 

알렉과 내가 니로의 충전 케이블을 급속 충전기에 꽂는 동안, 앨런은 리프를 차데모 충전기 가까이 대느라 애쓰고 있었다. 내 신용카드가 몇 번이나 거절당하자 은행에서 이상하게 반복되는 일에 관해 묻는 전화가 걸려왔다. “아, 별문제 아니에요.” 난 그들을 진정시켰고 마침내 충전기가 작동했다. 우리는 가까스로 충전에 성공했지만 앨런은 여전히 차를 대느라 바빴다. 여러 차례 주차 위치를 바꿨는데도 차데모 충전기 케이블은 리프 앞부분에 있는 소켓에 닿지 않았다. 놀랍게도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는 주요 고객이 될 차에 필요한 케이블 길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알렉은 테슬라에 비해 리프의 케이블이 너무 두껍고 어색해 불편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결국 우린 리프를 삐딱하게 세워야 했다.

 

기아 니로 일렉트릭

 

나중에 난 니로의 배터리 잔량이 40%인 상태에서 완전히 충전하기 위해 350kW 충전소에 들렀고, 40% 정도 충전한 다음 38달러가 찍힌 영수증을 들고 그곳을 나섰다. kWh당 1달러 정도로, 가정용 충전요금의 약 네 배인 셈이다. 어떻게 이런 계산이 나왔을까? 미국의 전기차 충전 요금은 충전 시간(완전 충전에 가까울수록 충전  속도가 느려졌는데도)을 기준으로 1분 단위로 붙는데, 충전 속도에 따라 요금이 0.25~0.99달러까지 네 단계로 나눠져 복잡하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1월 1일, 2023년부터 가동하는 새 충전기에서는 이런 요금체계를 금지하고 주유소처럼 공급한 전력량 단위로 요금을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법이 테슬라 슈퍼차저에 적용되면 차에 바보 같은 중복 디스플레이를 달아야 할지도 모른다.

 

테슬라 모델 3

 

석 대 중 테슬라의 충전이 가장 수월했다. 테슬라를 충전하려고 대시보드에 달린 커다란 디스플레이를 뒤적이자 오토파일럿이 모델 3를 레돈도 비치를 따라 북쪽으로 향하는 부드러운 곡선 경로로 안내했다. 난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슈퍼차저 아이콘을 눌렀다. 세 개의 목적지가 나타났고 각 지점에 몇 개의 충전기가 있으며 그 가운데 지금 쓸 수 있는 게 몇 개인지 그래픽으로 나타났다. 그중 하나를 고르자 오토파일럿이 그곳으로 안내했고, 그곳에 접근하자 도착하기 전 서둘러 충전할 수 있도록 배터리가 자동으로 조정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런 곳에서는 충전이 자연스럽고 간단하다. 플러그를 꽂기만 하면 된다. 시스템이 차를 인식하고 자동으로 신용카드로 비용이 청구된다. 충전 비용과 충전한 전력량은 차에 있는 디스플레이에 바로 뜬다. 충전하는 동안 뭘 하면 좋으냐고? 차에 달린 디스플레이에는 비디오게임이 들어 있다(차의 운전대와 페달로 조작할 수 있는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도 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선택사항에 추가됐다. 유일한 문제는 우리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 이미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는 것이다. 새로운 유행이 시작됐다는 뜻일까?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 애플리케이션을 쓰면 충전기나 스마트폰을 터치하거나 신용카드로도 충전기를 작동할 수 있다. 테슬라에 어댑터를 달면 차데모 플러스 충전기를 쓸 수 있다.

 

충전을 마치고 앨런과 난 전기공학 학위가 없어도 이해할 수 있는 몇 가지 현실적인 숫자를 기록하기 위해 쇼핑몰에 있는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 충전소로 돌아왔다. 니로와 리프가 모두 주행거리를 161km와 241km 늘릴 만큼 충전하는 데 걸린 시간을 확인하려는 것이었다(남은 주행거리가 모두 32km인 상태에서 충전을 시작했다). 니로에 연결한 충전기는 150kW급이지만 차의 수전 용량이 77kW이고, 이곳에 있는 리프의 충전기는 50kW 용량이지만 차는 최대 100kW 충전기를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수학적 방해 요소를 제거하고 싶었다. 우린 두 차에 충전기를 꽂고 숫자를 적기 시작했다. 니로는 25분이 지난 뒤에 주행거리가 161km 늘어났고, 리프는 그보다 5분이 더 걸렸다. 주행거리가 241km로 늘어나기까지 니로가 32분, 리프가 45분 걸렸다. 테슬라의 V2 슈퍼차저(더  느린 72kW 충전기가 있긴 하지만 나란히 충전하는 차에 전력을 나눠 공급하지는 않는다)를 따로 측정해 보니 주행거리를 161km와 241km 연장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각각 11분과 21분이었다.

 

 

우리가 이렇게 하는 동안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에 탄 청년이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 충전기 앞에 차를 세우더니 충전 케이블을 자기 차 충전 포트에 연결하려 애쓰기 시작했다. 응? 그 차는 급속충전을 할 수 없을 뿐더러 플러그도 맞지 않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그는 프리우스 프라임에 플러그를 꽂으려 애쓰다 잠시 쉬었고 이내 주변에 도움을 청했다. 멀리서 이를 지켜보던 난 “소용없을 거예요”라고 말하며 손을 살짝 흔들었다. 그러다 곧 그러기를 멈췄다. 순간 임팔라를 뒤쫓는 표범을 관찰하는, 영국의 방송 제작자이자 동물학자 데이비드 아텐버러 경이 된 기분이 들어서다. 자연을 방해하지 말고 그저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자. 테슬라가 평정한 세상 밖에 있는 세상은 아직 단순하거나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었다. 하지만 두 달 뒤 우리가 시승한 현대 코나 일렉트릭에서 확인할 수 있듯, 충전 네트워크는 진화하고 있고 빠르게 나아지는 중이다.

글_Kim Reynol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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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Brandon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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