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GM의 쇠락, 그 끝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을 호령하던 GM이 쇠락하는 걸 지켜보는 건 가슴 아프다. 무엇보다 더 이상 혁신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정말 슬프다

2020.05.07

테일 핀 디자인으로 유명한 파이어버드 I과 파이어버드 II, 파이어버드 III 사이에 할리 얼이 서 있다. GM은 할리 얼에 의해 구체화된 자동차업계에서 한때 야심 찬 리더로 우뚝 섰다. 하지만 그의 상징적인 리더십으로 성장한 GM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자동차는 다임러가, 자동차 공장은 포드가 발명했을지 모른다. 그리고 제너럴모터스는 현대적인 자동차 회사를 발명했다. GM은 1908년 설립됐다. 당시 미국에는 253개의 자동차 제조사가 난립했는데 이 회사들의 모험적인 사업가와 엔지니어, 재벌, 몽상가들이 세계를 변화시킬 기술로 그들의 부를 얻기 위해 경쟁했다. 포드 창립자 헨리 포드는 당시의 빌 게이츠로 자동차의 민주화 가능성을 재빨리 포착했다. 1923~56년 GM을 이끌던 앨프리드 슬론은 여러 면에서 그 시대의 스티브 잡스였다. 기능에 형태를 더하는 것으로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서는 자동차를 만들 수 있고, 그 차가 필요를 욕망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이해했다.

 

GM은 자동차 디자인 스튜디오만 개척한 게 아니다. 전자식 셀프 스타터와 자동변속기 같은 두 가지 혁신적인 기술도 개발했다. GM은 기초적인 과학 연구도 진행했는데 이는 촉매변환기와 에어백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또 GM은 일론 머스크가 태어나기도 전에 전기차와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실험도 했다. 약 80년 동안 GM은 전 세계 어떤 자동차 제조사보다 많은 차를 만들고 팔면서 몸집을 키워 자동차업계 위에 군림했다. 미국 경제지 <포춘>이 선정하는 500대 기업에서 30년 이상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1953년 GM CEO 찰스 윌슨은 이렇게 말했다. “나라에 좋은 게 GM에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 말은 미국인이 그 반대로 받아들이면서 더 유명해졌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수년간 제도화된 오만과 미숙한 리더십으로 약화된 기업에 치명타를 입혔고, 결국 GM은 2009년 6월 1일 파산했다. 그러나 GM은 연방정부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받아 살아남았고, 한때 미국 납세자의 60%가 이 회사를 소유했다. 비록 GM이 미 재무부에 지불할 의무가 있는 돈을 모두 갚긴 했지만 실제로 회사가 회복된 적은 없다. 미국 자본주의의 힘과 부를 상징했던 GM은 이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쪼그라든 자동차 제조사가 됐다.

 

2019년 GM은 770만 대의 자동차를 전 세계에서 팔았다. 이건 경기 침체로 큰 피해를 입은 2010년의 840만 대보다 적은 수치이며, 2016년 불경기 때 판매한 1000만 대보다 훨씬 적은 수치다. 지금 GM은 판매량에서 폭스바겐 그룹과 토요타,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에 이어 세계 4위의 자동차 회사일 뿐이다. 이런 순위의 일부는 GM이 2017년 PSA 그룹에 매각한 오펠의 매출 기여도를 잃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거기엔 더 큰 문제가 있다. GM의 2019년 총매출액은 1372억 달러로, 1356억 달러였던 10년 전과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음, 지난해 장기간에 걸친 미국 자동차 노동자들의 파업이 GM에 26억 달러의 손실을 입힌 것으로 추정된다). 순이익은 2010년 56억 달러에서 지난해 66억 달러로 나아지긴 했지만 GM의 글로벌 매출이 30%나 높았던 2016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GM 회계 담당자들은 아마도 이 모든 수치와 관련해 사업상 이치에 맞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GM이 유럽에서 지난 20년 동안 200억 달러를 잃었다는 사실은 유럽 시장에서 손을 떼라는 것을 암시한다는 식으로 말이다(하지만 PSA의 카를로스 타바레스는 오펠의 키를 잡은 지 1년 만에 수익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GM이 생산한 770만 대의 자동차 중 약 84%가 북미와 중국에서 팔렸다는 것을 잘 생각해보자. 한때 전 세계에 진출했던 GM은 이제 거의 전적으로 두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심지어 안방에서도 추락 중이다. 2004년 시장이 호황일 때 GM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6%였다. 하지만 15년이 지난 지금 점유율은 18%에 불과하다. 지난해 중국 내 GM 매출은 15%나 떨어졌다. 물론 대부분의 책임은 GM 자체에 있다. 그러나 더 이상 할리 얼의 로켓 시대 스타일과 에드 콜의 스몰블록 V8 엔진, 그리고 자동차 시대를 변화시킨 수천 가지의 흥미진진한 물건과 혁신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은 정말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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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Angus MacKenziePHOTO : 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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