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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행복할 새 친구, 르노삼성 XM3

이렇게 멋진 소형 SUV가 있을 줄이야

2020.05.20

(왼쪽부터) 메르세데스 벤츠 CLA 250, 르노삼성 XM3, 미니 클럽맨, 지프 랭글러 루비콘 2도어

 

최근 기업들이 OPAL 세대를 주목한다. OPAL은 Old People with Active Lives의 약자로,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소비하고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새로운 중장년층을 뜻한다. 2030으로 분류되는 Z세대에 비하면 5060은 주류 문화에서 소외된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Z세대가 가지지 못한 것이 있다. 바로 그동안 다져놓은 경제력과 안정적인 삶이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아 새로운 소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업에서 이들을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OPAL 세대의 특징이라면 나이에 따라 문화를 구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의 자녀인 Z세대와 같은 제품을 공유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차던 시계를 아들이 찬다든가, 아들이 입는 밀리터리 재킷을 아버지가 입는다. 또한 엄마와 딸이 함께 손을 잡고 뷰티 스토어에 쇼핑을 가기도 한다. 얼마 전 종영한 <미스터트롯>은 중장년층에서 시작된 인기가 젊은 세대로 전파되면서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었다. OPAL 세대에게 세대 간의 경계는 큰 의미가 없다.

 

 

자동차 시장도 위와 같은 특징을 보인다. OPAL 세대는 자신의 명예와 남들의 시선을 생각하며 차를 사지 않는다. 대신 성능, 스타일, 실용성 등을 두루 살핀다. 자신을 젊게 표현해주거나 자기 아들, 딸과 공유할 수 있는 차 말이다. 그런데 2030인 나로서는 그런 차가 어떤 차인지 전혀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래서 <모터트렌드>의 대표 OPAL 세대로 꼽히는 박규철 편집위원, 나윤석 칼럼니스트, 류청희 자동차 평론가, 이진우 편집장에게 OPAL 세대에게 어울리는 차를 선정해달라고 했다. 그들은 과연 어떤 차를 꼽았을까? 처음에 내가 예상했던 차는 단 한 대도 나오지 않았다.

 

 

RENAULT SAMSUNG XM3

나이가 들어 은퇴하고, 아이들은 모두 성장해 부모 곁을 떠났다. 이제 아내와 나 둘만의 행복을 찾을 시간이다. 성실한 삶을 살았기에 얼마간의 연금은 든든한 노후 자금이 될 것이다. 요즘은 100세 시대라 나의 노후생활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른다. 씀씀이에 조심스러운 이유다. 그래서 부담이 크지 않은 소형 SUV에 눈이 간다. 젊은이를 위해 개발한 소형 SUV에 장년층의 수요가 의외로 많았다.

 

르노삼성의 XM3가 눈에 띈 것은 쿠페형 SUV이기 때문이다. 쿠페형 SUV의 시작이던 BMW X6가 처음 나왔을 때 무슨 차가 이렇게 비효율적이고 무지하며 이기적인가 하고 생각했다. 자신만의 안전을 생각하는 SUV가 멋을 낸다고 패스트백 디자인을 고집해 짐도 제대로 실을 수 없는 모양새였다. 그런데 그것이 바로 최고의 럭셔리였다. 쿠페형 SUV는 사치의 정점에 선 차였다. 이제 XM3 덕분에 그 사치를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다. XM3는 쿠페형 SUV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XM3는 나를 멋쟁이로 만든다. 프랑스산 쿠페형 SUV를 타는 사람이 세련되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프랑스의 멋을 아는 지성인으로 보일 수도 있다. 고객이 차를 잘 몰라도, 자동차 회사가 세계적인 흐름을 알리고 자동차 문화를 이끄는 것은 당연하다. XM3는 유행의 첨단에 섰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가장 앞서가는 자동차 형태를 즐기는 거다.

 

쿠페형 SUV가 그리는 유려한 루프라인이 나를 감각적인 사람으로 만든다. 쿠페형 SUV가 이해 안 된다면 차체를 살짝 들어 올린 승용차로 생각하면 된다. 그냥 그렇게 생각해도 멋지다. 최저지상고는 186mm로 차체가 껑충한데, 커다란 타이어가 듬직해 어떤 진창길도 헤쳐나갈 것만 같다. 범퍼 아래 스키드 플레이트를 달아 오프로드용 차의 멋까지 살렸다. 라디에이터에 에어 셔터가 달리고, 차 하부에 언더커버까지 달았다. 고급차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 꼼꼼하게 정성을 다한 듯하다.

 

 

XM3는 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그 가치가 크다는 데 의미가 있다. XM3는 BMW X2와 X4의 중간 크기인데, 그 차들은 값이 5000만~7000만원 하는 비싼 수입차다. XM3 최상위 모델인 RE 시그니처 트림은 2532만원이라는 경이로운 가격에 나왔다. 이 정도 크기의 쿠페형 SUV가 이 값이라면 정말 차가 필요 없어도 한 대 사야 한다.

 

최고출력 152마력을 발휘하는 직분사 터보 엔진은 조용하고, 일반적인 쓰임에 넉넉한 힘을 지녔다. 푸른 신호등에 뛰쳐나가는 기세가 통쾌한 기분마저 든다. 앞바퀴굴림인 만큼 고속에서 안정감이 두드러진다. 단단하면서 부드러운 승차감이 만족스럽다. 껑충한 키로 코너에서 과격하게 몰아대면 조금 허둥대지만 대체로 만족할 핸들링이다. 누가 뭐래도 프랑스 차 아닌가? 변속기도 비싼 7단 듀얼클러치를 달았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XM3의 많은 장비에 감탄한다.

 

소형 SUV 중에 휠베이스는 가장 길고, 트렁크 용량 또한 가장 넉넉하다.

 

큰 키 덕분에 시야가 탁 트이고, 타고 내리기도 편하다. 뒤 시야가 조금 나쁘지만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쿠페형 SUV의 답답한 뒤 시야는 오히려 자랑하고 싶어진다. XM3는 실내공간이 넉넉하고 트렁크도 큼직하다. 일상적으로 두루 쓰기에 문제가 없다. 비효율적인 차의 대명사 쿠페형 SUV가 실용적이라는 말이다. 또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지녔다. 디지털 계기반의 다양한 변화 속에 재미와 정보가 넘친다. 세로형 센터 디스플레이는 최첨단의 인테리어 감각을 제공한다. 핸드폰을 연결하지 않아도 T맵까지 연동해 커다란 내비게이션 화면을 보여주는데 감격할 지경이다.

 

나는 XM3에서 충분히 행복했다. 나의 은퇴 후 생활을 같이할 새 친구에게서 뛰어난 가치를 발견한 것 같다. XM3가 프랑스로 역수출되면 베스트 셀링카가 되지 않을까 발칙한 상상도 한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니다. XM3는 요즘 가장 핫한 차다. 젊은이들에게 XM3를 적극 추천한다. 젊은 사람들에게 작고 경제적인 차에서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XM3는 아주 멋지고, 가성비 좋고, SUV 타는 재미를 더해 프랑스의 낭만까지 누릴 수 있다.

글_박규철

 

Tester’s Comments

이 차는 세상 그 누가 타도 잘 어울린다. 젊은이가 타도 중장년이 타도 눈에 띄지 않고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한다. 지극히 쉽고 안락한 그리고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답안지 같은 차다.
이진우

 

XM3를 살 때는 아내가 주로 타고 자식들이 주말에 사용하면 되겠다고 하면 쉽게 허락이 떨어질 거다. 하지만 XM3의 진가는 쿠페형 디자인, 정확하게는 길고 넉넉한 트렁크에 있다. 새벽에 몰래 떠나자. 텐트고, 드론이고, 카메라고 다 싣고 떠나자. 다음날 돌아오더라도 내쫓진 않겠지.
나윤석

 

흔하디흔해진 소형급 SUV 가운데 가장 스타일리시한 모델이라는 점, 그러면서도 실용성을 크게 희생하지 않아 여러 용도로 쓰기 좋다는 점. 딱 두 가지 면에서 세대 공감을 끌어낼 수 있어 보인다.
류청희

 

 

 

 

모터트렌드, 자동차, 르노삼성, XM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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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 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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