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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좀 더 섹시하게 바꿔준다, 메르세데스 벤츠 CLA 250

우리의 늙음은 죄가 아니다

2020.05.26

 

최근 기업들이 OPAL 세대를 주목한다. OPAL은 Old People with Active Lives의 약자로,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소비하고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새로운 중장년층을 뜻한다. 2030으로 분류되는 Z세대에 비하면 5060은 주류 문화에서 소외된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Z세대가 가지지 못한 것이 있다. 바로 그동안 다져놓은 경제력과 안정적인 삶이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아 새로운 소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업에서 이들을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OPAL 세대의 특징이라면 나이에 따라 문화를 구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의 자녀인 Z세대와 같은 제품을 공유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차던 시계를 아들이 찬다든가, 아들이 입는 밀리터리 재킷을 아버지가 입는다. 또한 엄마와 딸이 함께 손을 잡고 뷰티 스토어에 쇼핑을 가기도 한다. 얼마 전 종영한 <미스터트롯>은 중장년층에서 시작된 인기가 젊은 세대로 전파되면서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었다. OPAL 세대에게 세대 간의 경계는 큰 의미가 없다.

 

자동차 시장도 위와 같은 특징을 보인다. OPAL 세대는 자신의 명예와 남들의 시선을 생각하며 차를 사지 않는다. 대신 성능, 스타일, 실용성 등을 두루 살핀다. 자신을 젊게 표현해주거나 자기 아들, 딸과 공유할 수 있는 차 말이다. 그런데 2030인 나로서는 그런 차가 어떤 차인지 전혀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래서 <모터트렌드>의 대표 OPAL 세대로 꼽히는 박규철 편집위원, 나윤석 칼럼니스트, 류청희 자동차 평론가, 이진우 편집장에게 OPAL 세대에게 어울리는 차를 선정해달라고 했다. 그들은 과연 어떤 차를 꼽았을까? 처음에 내가 예상했던 차는 단 한 대도 나오지 않았다.

 

 

MERCEDES-BENZ CLA 250

50대가 되려면 대선과 총선 투표를 한 번씩 더 해야 하는 나이임에도 OPAL 기획에 끌려왔다. < 모터트렌드>에서 나이가 가장 많다는 이유에서다. 나이 많은 것도 서러운데, 이젠 5060 취급을 한다. 서러움이 북받친다. 더불어 젊게 사는 아버지에게 추천하는 차를 꼽으라고 하는데, 난 아버지도 아니고 젊게 사는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고 꼰대는 아닌(내 생각이다) 그저 혼자 늙어가는 인간이다. 그러니 내 나름대로 의미를 변조해보기로 한다. ‘늙은이가 타는 젊은 차’는 어떨까?

 

사실 우리의 늙음은 죄가 아니다. 그런데 이 시대를 사는 중장년은 사회 곳곳에서 벌을 받고 있다. 수십 년 동안 돈을 벌어 집을 샀는데, 그 집엔 나를 위한 공간이 손톱만큼도 없다. 회사는 어떤가? 이 세상 모든 부장은 희화와 조롱의 대상이다. 세상이 꼰대를 괄시하고 혐오하는데, 그 꼰대의 중심에 부장과 임원들이 있다. 직원들은 꼰대하고는 밥도 같이 안 먹으려고 한다. 우리는 그렇게 점점 외롭다. 퇴근하고 주차한 뒤 차에서 음악을 듣거나 게임을 즐기는 가장이 많다고 한다. 자동차가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다. 우리의 늙음은 왜 이처럼 외로움이라는 형벌을 떠안아야 하는가?

 

실내는 A 클래스 세단과 비슷하지만, AMG 라인이 기본으로 적용돼 스포티하면서 고급스럽다.

 

다행히 5060세대의 문화 소비가 늘고 있단다. 그저 생계를 위한 소비가 아닌 문화와 여가를 위한 소비가 늘었다는 건 어떤 방식으로든 환영받아 마땅하다. 문화는 철저히 나를 위한 소비니 5060세대가 자신을 더 많이 챙기기 시작했다는 뜻이고, 예전 우리네 아버지 세대보다 더 젊고 활기차게 산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자동차에서도 소비 패턴의 변화가 눈에 띄기 시작한다. 현대 올뉴 아반떼 광고에선 머리가 희끗희끗한 세대가 광클릭으로 공연 티켓을 확보하고 멋지게 차려입은 후 아반떼를 탄다. 광고는 최신 트렌드를 따르거나 트렌드를 만들어야 한다. 세대를 초월한 자동차 소비가 지금의 트렌드이거나 앞으로 현상이 될 거라는 말이기도 하다. 이미 유럽과 미국에선 자동차의 크기와 형태가 나이와 세대를 가늠하는 척도가 아니다.

 

그러면 젊게 보이고 싶거나 이미 젊은 삶을 살고 있는 5060세대는 어떤 차를 타야 할까? 나이가 있으니 편한 세단이 좋겠는데, 세단은 딱딱하고 너무 점잖다. 그래서 쿠페형 세단 벤츠 CLA가 어떨까 싶다. 세단의 편의성에 쿠페의 멋을 더해 젊고 산뜻한 느낌을 주는 차다.

 

 

너무 작다고? 맞다, 작다. 그런데 나이 들면 꼭 큰 차를 타야 하나? 큰 것이 주는 공간의 충족감은 있지만, 운전자들은 작은 게 운전도 주차도 편하다는 걸 잘 안다. ‘나이 들면 큰 차를 타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늙음의 방증이다.

 

CLA를 추천하는 이유는 작음이 주는 편리함뿐만은 아니다. 우선 예쁘다. 늘씬하게 잘빠진 차체에서 슈트를 차려입은 5060세대가 내린다면 S 클래스에서 내리는 것보다 더 멋있을 것이다. 이런 걸 하차감이라고 한다. 그저 겉치레가 아닌 실속과 합리 그리고 멋진 삶을 추구하는 오너로 보일 것이다. 당신의 자녀가 타도 아빠 차 끌고 나온 것처럼 보이지 않을 터이니 꽤 만족스러울 것이다.

 

편안함도 이 차를 추천하는 이유 중 하나다. 시야가 넓고 시트 포지션이 어색하지 않다. 승차감이 부드럽다. 노면이 거친 곳에서 차체가 약간 털썩거리는 느낌이 있지만 그다지 신경 쓸 정도는 아니다. 엔진은 224마력을 내는 2.0ℓ 터보다. 작은 차체에 이 정도 힘이면 차고 넘친다.

 

 

실내는 약간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디지털 계기반 숫자들이 작고 통합 컨트롤러도 5060세대에겐 익숙하지 않다. 그래도 괜찮다. 이 차엔 MBUX라는 음성인식 시스템이 들어가니까. 오디오와 에어컨 등 웬만한 건 말로 다 컨트롤할 수 있다.

 

우리의 늙음은 죄가 아니다. 그리고 작고 예쁜 건 여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동안 5060세대는 주로 쏘나타나 그랜저 등 크고 점잖은 차를 샀다. 그게 그들에겐 가장 보편적이고 타당한 선택이었다. 그런데 세상은 그런 차를 타는 사람을 ‘노땅’ ‘꼰대’라고 부른다. 더는 양보하지 말자. 포기하지도 말자. 우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고, 이젠 우리가 살아온 삶의 보상을 받을 때가 됐다. 보편적인 것에서 탈피하고 타당한 것을 거부하자. 세상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멋지고 근사한 차가 많다. 자동차를 바꾸면 삶도 바뀐다. CLA가 당신의 삶을 조금은 더 섹시하게 바꿔줄 것이다.

글_이진우

 

Tester’s Comments

젊은 날 메르세데스 벤츠를 경험해본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번 벤츠 오너가 되면 평생 벤츠만 타는 인생이 펼쳐질 것만 같다. 깔끔한 주행질감은 작은 차가 비싼 이유를 정당화한다. 벤츠 엠블럼의 존재감은 정말 위대하다.
박규철

 

겉모습만 봤을 때는 내가 아이들의 차를 빌려서 타는 것이 아닌가 했다. 하지만 운전대를 잡은 나도 젊어진다. 네바퀴굴림 덕분인지 이 녀석은 앞바퀴가 허둥대는 경우도 별로 없다. 신난다.
나윤석

 

세 꼭지별 엠블럼은 누구에게나 선망의 대상이다. 게다가 작지만 비례가 뛰어난 4도어 쿠페 역시 누구나 좋아할 만하다. 다만 메르세데스 벤츠 소형 세단을 탄 장년층을 바라보는 시선은 메르세데스 벤츠 대형 세단을 탄 청년층을 볼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하다.
류청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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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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