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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의 우주 모빌리티

미지의 우주 개척은 여태껏 해소되지 않은 인류의 숙원이자 순수한 욕망이다. 2020년 아르테미스 1호 발사를 앞둔 지금, 우주 모빌리티와 우주에서 영감을 받은 자동차를 모았다

2020.05.27

블루 오리진이 발표한 달 착륙선 블루 문의 모습

 

우주 시대 제 2막

1957년 10월, 소련은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며 우주 시대 개막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에 크게 자극받은 미국이 1958년 1월 인공위성 익스플로러 1호를 발사했고, 이후 본격적으로 항공우주과학 분야에 힘을 쏟으며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 시기이던 당시, 앞다퉈 유의미한 족적을 새기려는 두 국가의 소리 없는 ‘우주기술 전쟁’은 1969년 7월,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을 태운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하며 막을 내렸다. 지구가 아닌 땅을 밟은 최초의 인류란 휘장은 결국 미국에 돌아갔다.

 

록히드 마틴의 달착륙선 청사진.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인 달 탐사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2024년 두 번째 유인 달 착륙 계획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다. 그리스 신화 속 태양의 신 아폴로의 쌍둥이 누이인 아르테미스는 달의 여신이다. 이름에 부응하듯, 달 탐사선에 탑승할 우주비행사 11인 명단엔 여성 비행사가 포함됐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도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계 미국 이민자인 조니 김이 11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고, 이들이 달을 향하는 우주선 안에서 들을 음악 리스트에 방탄소년단의 노래 3곡이 포함됐기 때문. 나사에 따르면 2020년 7월 아르테미스 1호가 시험 발사되고, 2022년 사람을 태운 아르테미스 2호가 시험 발사될 예정이다. 2024년 발사되는 아르테미스 3호는 달 궤도 우주정거장인 루나 게이트웨이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비행사들은 달착륙선(Lunar Lander)으로 갈아타게 된다. 현재 나사의 요청으로 블루 오리진, 록히드 마틴 등 민간 우주개발 업체들이 달착륙선을 개발 중이다.

 

JAXA와 토요타가 협업해 선보인 루나 로버 콘셉트.

 

우주 시대 제2막의 도래를 알리듯,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일본·인도 등이 우주 탐사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미국이 경쟁국들을 의식한 나머지 급하게 시행된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중 일본의 JAXA(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는 토요타와 협업으로 월면 탐사선 루나 로버(Lunar Rover) 콘셉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토요타의 루나 로버는 약 6m의 길이로 캐빈에는 2인에서 비상시 4인까지 탑승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번 콘셉트는 태양광 패널과 연료전지를 동력으로 하며 탐사선으로부터 최대 1만km까지 이동할 수 있다.

 


 

화성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퍼서비어런스의 청사진.

 

호기심에서 인내심으로

일론 머스크는 2024년에 인간을 화성에 보내겠다 선언했다. 화성은 지구가 멸망했을 때 지구인이 생존할 대체 행성으로 오랜 시간 전망되었다. 인류 최초로 화성 정착 프로젝트를 출범시킨 네덜란드 기업 ‘마스원’은 지난해 파산 신청을 했고, 화성 식민지 계획을 세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큰소리친 것에 비해 여전히 성과가 미미하다. ‘이주’ ‘거주’를 논하지만 인류는 아직 화성에 첫발을 내딛지도 못했다.

 

화성에 퍼서비어런스를 무사히 착륙시킬 스카이 크레인.

 

인간이 화성에 정착하려면 일단 영하 140°C~20°C에 달하는 표면 온도를 높여야 한다.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을 인간이 살 수 있도록 지구화하는 것을 ‘테라포밍(Terraforming)’이라고 한다. 일론 머스크는 “화성 극지방에 핵폭발을 일으키면 얼어 있는 이산화탄소가 녹으면서 온실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궤변을 펼치는가 하면, “수천 개의 태양 반사판 위성을 설치해 인공 태양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수많은 과학자들이 테라포밍에 관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지만, 동시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 관측한다.

 

나사는 파커 브러더스 콘셉트와 협업으로 2017년 유인 화성 탐사 자동차인 ‘마스 로버 콘셉트’를 선보였다. 오늘날 퍼서비어런스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지만 화성 탐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부침이 있을지언정 도전은 계속된다. 올 7월 나사는 화성의 지표면을 구르는 무인 탐사 로버 ‘마스 2020’을 발사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화성 표면에서 활동하는 탐사 로버는 2011년 나사가 발사한 ‘큐리오시티’가 유일하다. 큐리오시티는 2021년 2월 화성 표면에 도착할 마스 2020과 함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지난 3월, 전 세계인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마스 2020의 이름은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 ‘인내심’이란 뜻이다. 손잡기도 전에 자녀 계획부터 세우던 지구인에겐 따끔한 이름. 퍼서비어런스는 스카이 크레인에 매달려 화성에 착륙한 뒤 지표면을 누비며 생명체의 흔적을 찾고,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꾸는 실험에 착수하게 된다. 큐리오시티는 토양 시료를 분석한 데이터를 지구로 보내왔지만, 퍼서비어런스는 토양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역할도 맡았다. 비로소 화성에 첫 삽을 뜨게 된 셈이다.

 


 

전 세계 25대 한정 생산된 롤스로이스 팬텀 트랭퀼리티.

 

지구 위를 구르는 소우주

과학 기술로 정복하는 것만이 우주를 사유하는 법은 아니다. 우리는 영화, 대중문화, 예술,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주를 영감으로 한 작품과 제품을 어렵지 않게 만난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롤스로이스는 우주 탐사를 주제로 한 비스포크 자동차 ‘팬텀 트랭퀼리티’를 25대 한정 생산했다. 환희의 여신상은 티타늄으로 만들어졌고, 24K 금을 두른 대시보드 장식은 영국의 관측 로켓 ‘스카이락’을 모티브로 했다.

 

 

그중에서도 백미는 센터페시아다. 1906년 스웨덴 키루나에 떨어진 무오니오날루스타 운석에서 추출한 광물을 접목한 센터페시아의 볼륨 조절기에는 운석이 발견된 좌표도 새겼다.

 

우주에서 영감을 받은 BMW M850i 나이트 스카이 콘셉트.

 

BMW도 지난해 우주에서 영감을 받은 ‘M850i 나이트 스카이’를 단 1대 한정 출시한 바 있다. 센터콘솔은 별을 박아놓은 듯한 새카만 가죽을 둘렀고 기어노브와 센터터널, I드라이브 다이얼에는 우주에서 지구로 낙하한 운석을 비트만슈테텐(Widmanstätten)’ 무늬로 붙였다. 비트만슈테텐은 운석의 절단면에만 나타나는 독특한 직선 교차 패턴이다. 사이드미러와 에어브리더, 브레이크 디스크 등 차체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상용화된 자동차는 아니지만 닛산이 유럽우주국(ESA)과 협업으로 선보인 ‘나바라 다크 스카이 콘셉트’도 주목할 만하다. 천체 관측용으로 만들어진 나바라 다크 스카이의 새카만 차체에는 ‘성운’을 뜻하는 ‘네뷸라(Nebula) 파라트릭’ 패턴이 입혀졌다. 자동차와 연결된 트레일러에는 하늘을 관측하기 위한 반사망원경과 EV 배터리팩이 실렸다. 와이파이 시스템, UHF 통신 시스템 등을 지원해 실시간 중계도 가능하다.

 

닛산의 천체 관측용 자동차 나바라 다크 스카이 콘셉트.

 

지구를 구르면서 저 먼 우주를 올려다보는 자동차는 낭만적이다. 가보지 못한 곳을 향한 그리움은 무용해서 더욱 아름다우니까. 이렇게 하염없이 바라다보면, 언젠가 화성에서 지구를 그리워할 날도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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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장은지PHOTO : 각 제조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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