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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축? 이 정도는 해야지!

자동차 회사가 기념일을 축하하는 가장 흔한 방법은 기념 모델을 선보이는 거다. 그런데 여기 남다른 방법으로 축하한 브랜드가 있다

2020.05.28

 

눈밭에 대형 숫자를!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남자들은 흔히 바닷가 모래사장에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과 하트를 새긴다. 그런데 여기 새로운 방법으로 기념일을 새긴 브랜드가 있다. 모래사장 말고 눈밭에. 랜드로버가 지난 3월 19일 스웨덴 아예르플로그의 혹한 성능 시험장에 거대한 숫자를 그려 넣었다. 레인지로버 탄생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냥 눈밭은 아니다. 지름이 260m에 달하는 원선회 코스 한가운데의 눈밭이다. 랜드로버는 이곳에 큼직하게 ‘50’이라는 숫자를 그리고, ‘0’의 한가운데에 레인지로버가 태어난 해인 1970을 적었다. 보기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눈밭에 정확하게, 그리고 큼직하게 숫자를 새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작업을 위해 저명한 스노 아티스트 사이먼 벡이 나섰다. 그는 숫자에 테두리를 그려 밑 작업을 한 다음 그 안을 한발 한발 내디뎌 발자국으로 채웠다. 숫자를 완성하기까지 4만5000보를 걸어야 했다. 랜드로버는 이 작업을 기리기 위해 넉 대의 레인지로버 SV와 복싱 헤비급 챔피언 앤서니 조슈아도 불렀다. 화끈한 레인지로버 SV에 올라탄 조슈아는 원선회 코스를 드리프트로 내달리며 스릴을 만끽했다. 사이먼 벡이 한 걸음씩 숫자를 채워 넣는 동안 조슈아가 탄 레인지로버 SV는 코스를 돌고 또 돌았다.

 

 

화려한 드론 쇼

2018년 9월 아우디는 전기 SUV e-트론의 데뷔를 축하하기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기획했다. 일단 1600명의 손님을 미국 샌프란시스코 항구로 불렀다. 보트에 나눠 탄 이들은 크레인웨이 파빌리온으로 향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포드의 군용차 제조공장으로 사용됐던 크레인웨이 파빌리온은 지금 전시나 파티, 행사 등을 여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보트에서 내리자마자 사람들이 목격한 건 300대의 인텔 드론이 불을 밝혀 만든 드론 쇼다. 음악에 맞춰 반딧불 떼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밝은 불빛이 춤추듯 움직이고 파빌리온에선 화려한 라이트 쇼가 펼쳐졌다. 음악이 절정에 치달을 무렵 하늘에는 네 개의 링으로 이뤄진 아우디 로고가 나타났다. 이날 파빌리온 안팎에선 550개의 인텔 드론이 쇼를 했다. 미래적인 전기차에 걸맞은 축하 쇼였다. 참,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하늘을 오륜기로 수놓은 드론도 인텔 드론이다.

 

 

종이로 만들었어요

2015년 11월 영국의 종이 예술가 오언 길더슬리브가 종이로 만든 실제 크기의 닛산 쥬크를 선보였다. 쥬크의 다섯 살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오언이 200시간 넘게 걸려 만든 이 종이 쥬크는 닛산 로고와 ‘V’자 모양 그릴은 물론 사이드미러도 완벽히 재현했다.

 

 

타이어와 5 스포크 휠도 고스란하다. “종이로 실제 크기의 자동차를 만드는 건 굉장한 프로젝트였습니다. 보람도 컸고요. 이 작품을 완성하는 데 2000조각이 넘는 종이가 들었습니다. 종이로 만든 쥬크는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오언의 말이다.

 

 

닛산은 2015년 10월 24~11월 11일 열린 세계 종이접기의 날 행사에서 거대한 종이 쥬크를 전시했다. 그런데 어떻게 옮겼을까?

 

 

대회에 참가했어요

기념일마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친구가 있다. 벤틀리는 지난해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 경주에 참가했다. 이 대회는 미국 로키산맥에 있는 해발 4301m의 파이크스 피크를 오르는 경주로, 해발 2862m 지점에서 출발해 정상까지 약 20km의 코스를 달려 기록이 빠른 순으로 순위를 가린다. 산길이라 당연히 코너도 많고 고저차도 심해 레이서는 물론 참가 차도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벤틀리는 보디를 연두색으로 칠한 신형 컨티넨탈 GT를 선수로 내보냈다. 10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프런트 그릴에 큼직하게 ‘100’이란 숫자를 그려 넣은 모델이었다.

 

 

운전대는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 경주에서 세 번이나 1위를 차지한 리스 밀런이 잡았다. 그는 벤테이가로 10분 49.9초를 기록해 SUV 부문 신기록을 세운 인물이기도 하다. 노련한 리스 밀런은 구불구불하고 울퉁불퉁한 코스를 평균 시속 약 113km로 달려 종전 기록을 8.4초 앞당긴 10분 18.488에 주파했다. 양산차 가운데 최고 기록이었다.

 

 

이로써 컨티넨탈 GT는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 경주 양산차 부문에서 가장 빠른 차에 올랐다. 운전석에서 내린 리스 밀런은 검지를 들어 보이며 벤틀리 100주년과 신기록 달성을 축하했다.

 

 

맥라렌 세나와 모터사이클의 대결?

별걸 다 축하한다. 맥라렌은 2018년 9월 엑스박스의 게임 신작 ‘포르자 호라이즌 4’ 출시를 축하하기 위해 맥라렌 세나와 석 대의 모터사이클이 펼치는 주행 대결을 촬영했다. 굿우드 힐클라임 코스에서 촬영된 이 대결에서 맥라렌 세나는 아스팔트 깔린 코스를, 석 대의 450cc 모토크로스 바이크는 잔디밭을 달렸다. 눈요기를 위해 몇 곳에는 점프대가 마련됐는데 맥라렌 세나 위로 날아오를 듯이 점프하는 모터사이클의 짜릿한 모습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찍혔다. 맥라렌 세나는 최고시속 335km를 찍으며 좁고 구불구불한 힐클라임 코스를 거침없이 질주했다. 사실 이 영상의 진짜 목적은 맥라렌 세나를 홍보하기 위한 거다. 맥라렌은 그 목표를 충분히 이뤘다. 모터사이클의 짜릿한 질주 영상이 반복적으로 편집돼 맥라렌 세나의 주행 장면이 더 화끈하게 표현됐으니까.

 

 

 

 

모터트렌드, 자동차, 기념일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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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각 제조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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