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지난 1년간 탄 차들

지난 1년간 탄 시승차의 기억을 모았다. 시승하고 시간이 한참 흐른 뒤 그 차를 생각하니 새로운 감각이 떠오른다

2020.06.10

 

BMW Z4

Z4는 3시리즈 세단을 잘라 2인승으로 만든 것 같다. 그만큼 평범한 디자인이다. 대시보드 디자인도 3시리즈와 별다르지 않아 덤덤하지만, 그만큼 편하고 익숙한 것이 또 장점이다. 두 사람만 타는 로드스터의 낭만을 간직한 채, 참 실용적으로 탈 만한 컨버터블이다.

 

BMW X7

3열 대형 SUV가 인기다. 넉넉한 공간을 생각하면 더 바랄 게 없지만 내 취향은 큰 차가 아니다. BMW 성격에도 큰 차는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고급차 시장은 내버려 둘 수 없는 영역이었다. 갈수록 커지는 차들이 이기적이라 생각된다.

 

BMW 840i

그란쿠페 BMW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차일 텐데 충분히 럭셔리하지 않았다. 2도어 쿠페는 괜찮아 보이지만, 4도어 쿠페는 멋지다는 느낌이 부족하다. 가격은 벤츠 S 클래스인데, 5시리즈 같아 보인다. 실내 디자인도 덤덤하기만 하다. 이 급의 차에서는 멋이 중요하고, 플렉스가 필요하다.

 

재규어 I-PACE

주행거리 불안 같은 전기차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I-페이스는 정말 잘 달리는 자동차였다. 생긴 모양은 유별나지만 I-페이스는 주행질감이 굉장히 뛰어난 스포츠카였다. 그러나 마음 졸이며 찾아간 충전소는 제대로 작동하는 곳이 없었다.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

를 한 대만 갖는다면 가장 완벽한 형태가 아닌가 싶다. 멋진 디자인에 성능과 가격 등 모든 것이 적절하다. 왜건은 인기 없다는 말도 볼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크로스컨트리라는 차종도 SUV 유행 속에 볼보가 서둘러 개발한 임시 처방이었는데, 히트작이 되었다.

 

 

푸조 508SW

남들은 겉모습이 멋지다고 하는데 내 눈에는 대시보드가 더 멋져 보인다. 왜건이지만 달리는 맛이 좋은 차였다. 납작한 차는 안정감이 좋고, 넘치는 힘은 아니지만 스포츠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짐 싣는 차를 스포티하게 몰아간다. 왜건의 넉넉한 공간은 덤이다.

 

로터스 엘리스

이제 나이가 꽤 든 것 같은데, 만날 때마다 재미가 솟구친다. 엘리스만의 독특한 주행감각은 특별하다. 넘치는 힘은 아닌데 폭발적이고, 장난감 같은 차가 날아다닌다. 볼 때마다 너무 작다는 생각에, 당신이 쳐다볼 나의 머리 크기가 송구스럽다.

 

쉐보레 콜로라도

픽업트럭의 본고장 미국에서 온 차는 국산 트럭에게 ‘이런 것이 픽업이다’라며 알려주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마음 편하게 끌고 다니는 간단함이 픽업트럭의 매력일 거다. 기름값이 신경 쓰인다거나, 차 길이가 길어 주차 때마다 조심해야 하는 것은 현실적인 문제다.

 

기아 모하비

오래된 모하비를 페이스리프트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차로 거듭났다. 가성비 최고의 페이스리프트를 보면서 디자인의 묘미를 다시 한번 돌아본다. 군용차 K152와 많은 부품을 나누는 이유 때문에라도 함께 오래가야 할 차가 아닌가 싶다.

 

기아 K5

평범하고 대중적인 세단이 이처럼 멋질 수 있을까? 덕분에 우리의 자동차 문화가 깊이를 더해간다. 대한민국의 거리가 세련되어 간다. 현대·기아차의 대중적인 차가 이렇게 멋진 데 감사할 뿐이다. 신형 아반떼도 세련됨이 황송할 지경이었다. 대중적 세단이 이런데, 앞으로 나올 고급차는 얼마나 멋질까?

 

 

현대 베뉴

소형차 엑센트를 대신하는 베뉴는 높은 운전자세와 해치백 공간이 자랑이다. 그래, 자동차가 이 정도면 충분하다. 약간 투박한 디자인은 해외시장의 기호에 맞춘 듯하지만 그 또한 매력이다. 나의 자동차 생활을 간단하게 만들어줄 것만 같다.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시트로엥은 이상하게 생겨야 한다. 이상하지 않으면 시트로엥이 아니다. 그 이상한 모양이 내겐 끌리는 디자인이다. 왕년의 명차 2CV와 DS19에 푹 빠질 수 있었던 이유다. 그런데 C3 에어크로스의 이상함은 나를 끌지 않는다. 모양만 이상할 뿐 모험을 하지 않았다. 푸조의 작은 스티어링휠 너머 보는 계기반 같은 모험이 시트로엥에 필요하다.

 

벤츠 A 클래스

작고 간단한 차가 깔끔하다. 완벽한 느낌은 벤츠 이름을 달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이 차가 골프보다 나은 거야? 웃돈을 주고 골프 대신 이 차를 사야 하는 이유가 애매하다. 작은 벤츠의 고민은 계속되지만 벤츠 엠블럼의 가치는 차고 넘친다.

 

포르쉐 파나메라

언제 봐도 듬직한 스포츠 세단의 위용이 넘쳐난다. 신형은 좀 더 우아하게 911의 모습으로 다가갔지만, 한편으로 구형의 우락부락한 개성이 사라져 아쉽다. 파나메라를 볼 때마다 벤츠 S 클래스보다 비싼 차라는 게 새삼스럽다. S 클래스 대신 파나메라를 고른 오너에게 경의를 표한다.

 

롤스로이스 레이스

우람한 차의 운전석에 앉으면 속세를 떠난 듯하다. 차의 존재감이 차원을 달리한다. 현실적으로 내가 이 차를 탈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니 롤스로이스 오너가 정말 존경스럽다.

글_박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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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모터트렌드>편집부PHOTO : PENN STUDIO,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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