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당연한 일은 당연하게 하자

화장실 사용 후 손 씻는 것처럼 음주운전을 하지 않고 오토바이 헬멧을 제대로 쓰는 건 당연한 일이다. 단속과 상관없이 당연한 것은 당연하게 해야 한다

2020.06.16

 

코로나19의 여파는 아직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세계적 질병 대유행인 팬데믹이 과거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반나절만에 여러 대륙을 넘나들 정도로 인간의 이동속도가 빨라지고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대도시라는 배경이 사태를 이 지경으로 끌고 왔다. 더욱이 과거 선진국이라 부르던 몇몇 나라는, 지도자들의 판단과 의사결정 실수 때문에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걸 가래로도 못 막는 상황이 됐다. 민주주의 사회라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이동의 자유를 억제한 것부터 시작해 영혼의 안식을 위한 종교 활동, 지적 호기심과 문화적 충족감을 위해 가던 공연장 등은 질병 전파를 막기 위해 폐쇄되기도 했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권리들이 더 이상의 확산을 막아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억제하는 시간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대량 감염을 막기 위해 학교는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했고, 몇몇 회사들은 재택근무를 통해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막았다. 그 덕분에 일상을 크게 제한하지 않으면서도 감염자와 사망자를 심하게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렇게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와 예방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동안, 지금은 물론이고 과거에도 당연하게 지켜야 했던 것을 잘 지키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음주운전 사고나 헬멧을 쓰지 않은 모터사이클 라이더 등을 도로에서 보는 일이 늘어났다. 사실 교통 단속은 무인단속 카메라가 아닌 이상 직접적인 대면을 기본으로 한다. 법규를 위반하는 현장에서 차나 모터사이클을 세우고 얼굴을 마주하거나 운전면허증을 주고받아야 한다. 때문에 국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던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가능한 한 일반 교통위반 단속을 자제했고 직접 감지기에 숨을 불어 음주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을 1월 28일부터 중단했다. 또 특정 시간대에 특정 지점의 통행을 막고 모든 운전자를 측정하는 일제 검문식 단속도 중단했다. 모두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일이었다.

 

음주운전 단속이 줄어들자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실제로 4월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1~3월 음주운전으로 발생한 교통사고는 4101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3296건)보다 24.4%나 늘어났다. 음주운전 사망자도 6.8% 늘어 79명이 됐다. 이 기간에는 대외적인 경제활동이 크게 줄고, 저녁 회식 등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는데 사고가 늘었다. 사회적으로 비상사태였는데도 술을 먹고, 음주 단속이 느슨하다는 걸 이용한 것이다.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다.

 

 

더욱이 봄이 되면서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의 야외 활동이 늘어났는데 단속이 느슨한 틈을 타 마구잡이로 달리는 경우를 자주 본다. 가장 큰 문제는 헬멧을 쓰지 않거나 턱끈을 제대로 조이지 않고 머리에 얹고 다니는 경우다. 도로를 달리는 모든 종류의 탈것에 적용되는 도로교통법 제50조 3항은 이륜차와 원동기장치자전거, 자전거 운전자의 의무사항으로 인명보호 장구를 착용해야 한다. 즉 헬멧을 쓰지 않았을 때는 범칙금 2만원을, 동승자가 쓰지 않았을 때는 운전자에게 과태료 2만원을 부과한다.

 

그런데 날씨가 더워지고, 도로에 단속 경찰관이 없다는 이유로 아예 헬멧을 쓰지 않은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특히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음식 배달이 늘었는데, 배달업 종사자들의 헬멧 무착용 질주가 눈에 많이 띈다. 모터사이클 라이더에게 유일하게 헬멧을 법적 의무 장비로 지정한 이유는 간단하다. 인체 장기 가운데 외부 충격에서 회복이 안 되는 유일한 곳이 뇌이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턱까지 보호할 수 있는 풀페이스 헬멧을 쓰고 턱끈을 확실하게 고정해야 한다.

 

또 단속 경찰관이 없다고 인도 위를 달리거나 횡단보도를 건너는 경우도 많아졌다. 시동을 끄고 바이크에서 내려 밀고 간다면 문제가 없지만 역시나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는 행동이다. 또 좌회전할 수 없는 곳에서 인도로 올라와 좌회전하는 경우도 종종 본다. 당연히 지켜야 할 법규인데 단속을 하지 않는다고 슬금슬금 위반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싶다.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

 

음주운전이 늘었다는 통계에 따라 경찰은 단속을 강화했다고 한다. 비접촉 감지기를 사용해 차 안에 기계를 넣어두면 알코올 입자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물론 수시로 감지기와 지지대를 소독해 이로 인한 감염은 예방하겠다고 한다. 또 도로에서 교통위반 단속도 시작됐으니 음주운전은 줄어들 것이고, 이륜차 법규 위반도 단속을 시작하면 점차 사라질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음주운전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나 헬멧을 제대로 쓰고 바이크를 타는 것은, 단속 여부와 상관없이 당연한 것이다. 화장실에서 손을 씻는 사람들의 줄이 생긴 것이 코로나19 이후에 긍정적으로 바뀐 부분이라고 하는데, 원래 화장실에 다녀오면 손을 씻는 것이 기본이었다. 마찬가지로 교통법규도 본인과 주변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당연히 지켜야 할 일이었다. 지금부터라도 당연한 것은 당연하게 하자.

글_이동희(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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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모터트렌드>편집부PHOTO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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