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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만나는 자동차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자동차 회사와 F1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온라인을 활용하는 거다

2020.06.17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나의 방구석 생활도 길어지고 있다. 대형 쇼핑몰이나 백화점에서 여유롭게 쇼핑을 한 게 언제였나 가물가물하다. 대신 요즘은 스마트폰을 끼고 산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옷을 사고 과일을 사고 반찬을 산다. 주말이면 침대에 기대 앉아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고 야구를 본다. 한 달 넘게 재택근무를 했던 남편은 나보다 집에 있는 시간이 훨씬 길었다. 회의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출근하지 않았다면 한 달 내내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을지 모른다.

 

나만, 아니 우리나라만 이런 건 아니다.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몇 달째 나와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슬기로운 방구석 생활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도 쏟아졌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비롯해 영국 뮤지컬 작곡가 로이드 웨버는 온라인 콘서트를 열었고, 에어비앤비는 글로벌 액티비티를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온라인 체험 상품을 출시했다. 호스트와 게스트를 연결해 공연이나 명상, 요리 등을 함께 할 수 있는 상품이다. 자동차 회사도 예외는 아니다. 이제 집에서 온라인으로 공장을 투어하거나 모터쇼를 구경하고, 박물관을 둘러볼 수 있다.

 

 

아우디 온라인 공장 투어

아우디는 온라인으로 잉골슈타트 공장을 둘러볼 수 있는 아우디스트림 투어 익스피리언스를 시작했다. 코로나 사태로 잉골슈타트 공장 투어가 중단되자 내놓은 아이디어다. 투어 방법은 간단하다. 태블릿이나 컴퓨터, 스마트폰을 켠 다음 아우디스트림 홈페이지(www.audi.stream)에 들어가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선택하고 그 시간에 다시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된다. 투어는 20분 동안 진행되는데 전문 가이드의 설명과 생산 공정이 번갈아 화면에 떠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투어 시작 전에 ‘라이브 앤 챗’을 클릭하면 가이드에게 실시간으로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모델의 생산 과정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아우디는 A3와 A4의 생산 과정만 촬영했다. 대신 프레스 공정부터 마지막 수동 조립 단계까지 꼼꼼히 촬영해 차가 만들어지는 전체 과정을 볼 수 있다. A3의 골격이 만들어지는 차체 공정과 A4 부품의 조립 라인 영상도 볼 수 있다. 중간중간 잉골슈타트 공장 전경도 펼쳐져 다 보고 나면 공장에 직접 방문한 듯한 기분이 들 거다.

 

 

현대 온라인 월드 프리미어 이벤트

지난 3월 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현대차가 신형 아반떼를 선보이는 월드 프리미어 이벤트를 열었다. 무대를 시작한 건 호세 뮤노스 현대차 글로벌 COO였다. 그는 현대차의 미래 전략과 포부를 이야기하며 관심을 집중시켰다. 뒤이어 공연이 펼쳐졌다. 공연자의 움직임에 따라 무대 뒤 스크린에 다양한 무늬와 화면이 정신없이 나타났다. 영화 <매트릭스>처럼 공연자들은 미래적인 도심을 배경으로 뛰고 날고 움직였다. 화려한 무대와 아반떼의 새로운 모습이 잘 어우러지는 공연이었다.

 

 

바닥에도 디스플레이를 입힌 무대는 한층 입체적으로 표현됐고, 디지털 세상 속을 달리는 것처럼 그 사이를 아반떼가 누볐다. 하지만 무대 앞에는 기자도, 관중도 없었다. 현대는 이 이벤트를 무관중 라이브 스트리밍 형식으로 한국과 북미, 중국, 호주 등 전 세계 주요 지역에 중계했다.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여러 자동차 회사가 신차 출시 행사를 온라인 중계로 대체하고 있다. 기아 쏘렌토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온라인 토크쇼 형식으로 공개됐다.

 

 

시트로엥 온라인 박물관

시트로엥이 온라인 박물관을 연 건 2017년이다. 시트로엥오리진스(citroenorigins.kr)에 들어가면 1919~2020년의 다양한 시트로엥 모델이 화면에 뜬다. 이 가운데 마음에 드는 모델을 클릭하면 여러 각도에서 찍은 겉모습과 실내 사진을 볼 수 있다. 사진 아래에는 모델에 관한 설명과 제원도 나온다. 사진만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주요 모델의 경적음과 와이퍼 움직이는 소리, 엔진 시동음도 들을 수 있다.

 

 

당시 광고와 포스터도 흥미롭다. 메뉴는 물론 설명까지 모두 한글로 번역돼 있어 구글 번역기를 돌려가며 해석할 필요도 없다. 메뉴에서는 앙드레 시트로엥에 관한 내용과 로고 변천사, 100주년 기념 이벤트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시트로엥은 지난 4월 9일부터 5주 동안 이 온라인 박물관에서 시트로엥의 역사를 알려주는 빈티지 레코드와 프랑스 현대철학자 뤽 페리 교수의 강연을 담은 팟캐스트 포퓰레아를 진행했다. 빈티지 레코드는 과거 프랑스의 시대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뉴스와 TV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는데 영어 자막만 입혔다. 포퓰레아는 프랑스어로만 진행됐다.

 

 

F1 버추얼 그랑프리

자동차 행사만 취소된 게 아니다. F1을 비롯한 자동차 경주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지난해 이맘때 세계 각국의 서킷을 누볐던 선수들과 경주 팀도 집에 있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이에 F1 주최 측이 버추얼 그랑프리를 열기로 했다. 서킷을 직접 달리는 대신 온라인으로 경주를 펼치는 거다. 첫 경기는 실제 경주가 예정됐던 3월 22일 바레인 그랑프리부터 시작했다. F1 버추얼 그랑프리는 레이싱 게임 개발회사 코드마스터즈가 만든 2019 F1 게임으로 펼쳐졌는데, 참가자들은 E 스포츠 대회처럼 한곳에 모일 필요 없이 집에서 PC로 게임에 접속했다.

 

 

뒤이어 베트남, 중국, 브라질 경기가 치러졌고 페라리 팀 드라이버 샤를 르클레르가 바레인과 베트남 그랑프리에서 1위에 올랐다. 이긴다고 트로피를 수여하거나 상금을 주는 것도 아닌데 첫 대회부터 드라이버들의 참가 경쟁이 치열했다. 현역 F1 선수만 다섯 명이 참가했다. F1 해설자 조니 허버트와 전 F1 드라이버 젠슨 버튼도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5월 3일 열린 브라질 그랑프리에는 이탈리아 축구팀 AC 밀란의 알레시오 로마뇰리와 노르웨이 랠리 챔피언 피터 솔베르그도 합류했다. 경주와 경기가 없어 서킷이나 그라운드에서 뛰지 못하는 선수들은 이렇게 온라인 경주로 아쉬움을 달랬다. 6월에 F1 경주가 열리지 못한대도 슬퍼하지 마시라. 대신 버추얼 그랑프리가 열릴 테니. 6월의 첫 경주는 7일로 예정된 아제르바이잔 그랑프리다.

 

 

폭스바겐 버추얼 모터쇼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자동차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다. 제네바 모터쇼와 베이징 모터쇼는 물론 부산 모터쇼도 취소됐다. 폭스바겐은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전기차 ID.3를 비롯해 신형 골프 GTI와 GTD, GTE를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모터쇼가 취소되면서 공개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래서 낸 아이디어가 버추얼 모터쇼다. 이들은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에 부스를 차리기로 했다. 가상현실 부스에는 ID.3와 투아렉 R, 신형 골프 형제들을 전시했다. 실제 부스와 똑같이 생긴 이곳에서는 전시된 모델을 한눈에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원하는 모델을 찬찬히 살필 수도 있다. 360° 체험에서는 모든 모델을 360°로 돌려볼 수 있게 했다.

 

 

실내로 들어가면 대시보드부터 시트, 뒷자리까지 샅샅이 살필 수 있다. 실제 모터쇼에서는 다른 사람들 때문에 오래 볼 수 없지만 온라인 모터쇼에서는 마음껏 차를 구경할 수 있다. 각 모델의 컬러나 휠 모양도 바꿀 수 있다. 별도의 등록 페이지도 마련했는데 이곳에서는 차에 대한 견적을 받아볼 수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4월 3~17일 2주 동안 버추얼 모터쇼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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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서인수PHOTO : 각 제조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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